소설리스트

대충 이세계 TS물-144화 (144/295)
  • 144회

    슬라임 동굴

    균형을 잃고 풀썩 쓰러지자, 숨어 있던 식인 슬라임들이 나타나 내 다리를 붙잡았다.

    "잠깐…!"

    좆됐다.

    언제 다가온 거지?

    약한 빛이 있기는 해도 동굴은 동굴이라서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나는 촉수 갑옷의 힘을 빌려 슬라임을 떨쳐냈다.

    "안 와도 돼!"

    혼자 힘으로 하겠어.

    정확히는 촉수 갑옷의 힘을 빌려, 단신으로.

    이런 경험은 언젠가 도움이 된다.

    한때 나도 속으로 바라지 않았던가?

    권속을 부르는 것 말고도 내 힘을 강화하는 방법이 있었으면, 하고.

    촉수 갑옷은… 내가 바라던 것과는 좀 다르지만, 결과적으로는 내 힘을 강화하는 소중한 방편이다.

    나는 몸을 일으키고 손발을 풀었다.

    "내 정기, 가져가."

    전신 타이즈가 내 피부에 바짝 달라붙는다.

    가진 정기의 10% 정도를 소진해서, 촉수 갑옷의 힘을 강화했다.

    그러자 식인 슬라임의 움직임이 선명하게 보였다.

    더 나아진 순발력으로 공격을 회피하고, 손바닥으로 내리치거나 옆으로 쳐내면서 짧은 동작으로 공격한다.

    "흡…!"

    여러 마리가 달라붙으니 힘드네.

    신애는 이미 나보다 많은 슬라임을 정리하고, 끼어들 틈을 보고 있었다.

    내가 안 와도 된다고 하지 않았으면, 이것들은 진작 신애 손에 죽었겠지.

    주먹이나 발보다 좀 더 치명적인 무기가 있으면 좋겠어.

    내 손에도 신애의 단검을 흉내 낸 듯한 날렵한 단검이 쥐어졌다.

    황금 촉괴의 작품…?

    [??? 단검…… 어떤 생물체의 경질화된 피부로 만들어진 칼.

    단검의 정체를 알게 되면 정신이 오염된다]

    좋은데!

    나는 뛰어오른 슬라임을 단검으로 힘차게 갈랐다.

    신애처럼 요령껏 해체하지는 못해도, 반으로 갈라버리는 거라면 어렵지 않았다.

    "흐읍! 핫!"

    뭐야, 나 지금 굉장히 잘 싸우는 것 같은데?

    이세계 모험 같아!

    나는 속으로 들뜨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단검을 막 휘둘렀다.

    "반으로 갈라져서 죽엇!"

    식인 슬라임은 반으로 갈라져도 다시 두 마리로 부활했다.

    아니, 뭐 이딴 게 다 있어?

    신애는 분명히….

    "…알려드릴까요?"

    "훈수 금지!"

    에라, 모르겠다!

    다시는 살아나지 못하게 짓뭉개 주마.

    나는 헤이스트 링의 가속 능력을 사용해서 한 놈 한 놈 빠르게 접근해 동체에 칼을 찔러 넣었다.

    사방팔방에 슬라임 조각이 튄다.

    지저분해 죽겠네.

    결국 다 잡긴 했지만,

    종합 능력치가 슬라임보다 훨씬 우수한 상태에서 최악의 결과를 낸 것 같아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신애가 처음 일 맡았을 때도 이랬어?"

    "훨씬 좋아요."

    "정말?"

    "네."

    신애는 나를 보며 따스하게 미소지었다.

    "이제 어쩌지?"

    오늘로 두 번째 꺼내는 말이다.

    이제 어쩌지.

    근처에 있는 슬라임을 다 정리하고 알아낸 사실은, 이 부근에는 숨겨진 장소가 없으며, 숨겨진 열쇠 또한 없다는 것뿐이었다.

    돌아가는 수밖에 없나?

    "신애는 어떻게 생각해?"

    "저는…."

    신애가 석재 문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열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

    "문이 최근에 열린 흔적이 있어요."

    문이 질질 끌린 흔적에 주목한다.

    그게 최근에 생겼는지 어떤지는, 내 눈으로는 알 수 없지만….

    신애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그런 큰 열쇠를 들고 다닐 리도 없으니, 이 동굴 어딘가에 숨겨져 있지 않을까요."

    결국 숨겨진 열쇠를 찾아야 한단 얘긴가.

    나는 좀 더 날로 먹고 싶은데.

    이세계 모험이고 나발이고 벌써 지치고 힘들어서 세이나와 함께 낮잠이나 자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찼다.

    좀 전까지 열심히 섹스하기도 했고….

    "그냥 그 새끼한테 물어보자."

    "…?"

    "듀롯 공급하는 애 말이야.

    오늘 해가 뜰 무렵에 만나기로 했잖아."

    "네. 나가죠."

    "신애는 어떻게 하고 싶어?"

    신애가 난처한 듯 머뭇거린다.

    "제 생각은….

    시현 님의 결정에 따르는 겁니다."

    "친구끼리 거짓말하기 없음이야."

    "…아직 시간이 있으니, 좀 더 끈기 있게 단서를 찾아봤으면 합니다."

    "음."

    왠지 그럴 것 같았어.

    신애는 포기가 빠른 타입이 아니니까.

    "짚이는 데 있어?"

    "왔던 길을 되돌아가 보려고 합니다."

    "왔던 길…."

    쭉 떠올려 본다.

    이 동굴 어딘가에 열쇠가 있다고 한다면, 그건….

    "그 슬라임 무리가 가지고 있을까?"

    "가능성은 있습니다.

    찾아보지 않은 건 그곳뿐이니까요."

    "위험하다고 했지?"

    "네."

    "싹 태워버리는 건 어때."

    "시현 님의 힘을 사용한다면… 제가 나설 일은 없겠네요."

    신애는 한 걸음 물러났다.

    나는 바로 권역 포탈을 열어, 비르를 부른다.

    "비르!"

    ….

    아무 일도 없었다.

    엥.

    나는 진짜 당황해서, 입을 뻐끔거렸다.

    "비르?"

    설마 반항기?

    아니야. 포탈이 안 열려!

    나는 당황한 나머지 말도 안 나왔다.

    "…왜 그러시죠?"

    "포탈이 안 열려!"

    "여기가 포탈 안이니까요."

    "아. 그럼 못 열어?"

    "…네."

    설마 나만 모르는 상식이었나?

    이럴 수가.

    언제든 위험하면, 나를 위한 권속들을 꺼낼 수 있다고 굳게 믿었는데.

    나는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한가하게 슬라임과 격투전이나 벌이고 있었다니!

    불안한 나머지 신애와 바짝 붙는다.

    "신애…."

    "시현 님?"

    "포탈 안 열려."

    "…제가 지켜드리겠습니다."

    "으응…. 지켜줘."

    나는 꼴사납게 신애한테 매달렸다.

    남자답지 못하다고? 알 게 뭐야. 이제 고추도 없는데.

    어두운 동굴만으로 무서워 죽겠다.

    지금 보니 내 자신감과 용기의 근거는 대부분이 권역에서 나오고 있다는 걸 알았다.

    동굴 구석진 곳.

    새카매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 곳은 쳐다보기도 싫다.

    귀신 같은 게 나올 것 같아서.

    신애는 내 어깨에 손을 얹고 타이르듯 말했다.

    "괜찮습니다.

    만에 하나 그것들과 싸우게 되더라도, 저는 지지 않습니다."

    "…."

    떨림이 멎었다.

    "슬라임 따위에게 질 제가 아닙니다."

    "아까는…."

    신애의 볼이 붉어졌다.

    "그, 그건….

    소리를 내면 시현 님이 위험해질까 봐 취한 조치입니다."

    "알지. 고마워."

    한순간 패닉에 빠졌는데, 잘 생각해보니 두려워할 이유가 없었다.

    열두 마리나 되는 촉괴들이 내 피부에 달라붙어 밀착 경호해 주고 있으니까.

    지금만은 젖탱이랑 보지 얼마든지 빨아도 좋아….

    촉괴들에게 젖과 보지를 빨리면서 느낀다.

    혼자가 아니야.

    슬양이도 있잖아.

    "열쇠 안 찾아도 될 것 같아."

    번뜩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네?"

    "돌아가자."

    …이건 상관없지만,

    신애는 돌아가는 길에도 성추행당했다.

    안 그래도 나처럼 몸에 착 달라붙는 슈트를 입고 있는데, 똥구멍과 보지를 집요하게 애무 당해서 그 부분이 슬라임의 체액으로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보라색 속옷이 훤히 보였다.

    "보라색…."

    "부끄럽습니다…."

    신애는 허벅지를 붙이고 젖은 팬티를 손으로 가렸다.

    이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자꾸 눈이 가네.

    "가리고 다니면 의식하게 돼서 더 민망하지 않을까…?"

    "너무 보지 말아주세요…."

    "알았어."

    신애가 손을 치우고 앞장서서 걸었다.

    야하다….

    젖은 속옷이 착 달라붙어서 신애의 걸음걸이에 따라 외음부의 굴곡을 그대로 드러냈다.

    다른 데는 다 멀쩡한데, 하필이면 엉덩이 부분만 까놓고 있어서 더욱 두드러졌다.

    "슬라임, 정말 싫습니다."

    "빨리 끝내고 나가자."

    "열쇠를 안 찾아도 된다는 건 무슨 말씀인가요?"

    "슬라임으로 열면 될 것 같아서."

    "아…."

    "마침 우리한테, 협조적인 슬라임이 있잖아?"

    "…그렇군요."

    신애는 결정적인 순간에 슬라임의 도움을 받는 것이 내키지 않는 듯, 다소 힘이 빠진 표정이었다.

    "여기까지 왔으니, 안에 뭐가 있는지는 보고 가야지."

    신애가 쿡쿡 웃었다.

    "좀 전에는, 저를 놓아주지 않으실 것 같았는데…."

    "자, 잠깐 당황했던 거야.

    처음 겪는 일이었으니까."

    "제 몸과 맞바꿔서라도 지켜드릴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말이 씨가 된다."

    "그러면 좋은 거 아닌가요?"

    "아니, 애초에 그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보자고."

    "네. 알겠습니다."

    슬양이를 데려가서 열쇠 구멍에 끼워 맞출 뿐이다.

    모퉁이를 돌아 처음 왔던 것으로 오니,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져 있었다.

    우리가 자리를 비운 틈에 다른 슬라임이 몰려와,

    슬양이를 일방적으로 구타하고 있었다.

    "슬양아!"

    그것뿐이 아니었다.

    슬양이의 여자친구 분홍이가 식인 슬라임들에게 둘러싸여 온몸을 빨리고 있었다.

    저런…!

    "뀨우우웅!"

    양아치들에게 여자친구를 빼앗긴, 슬양이의 귀여운 비명이 동굴에 울려 퍼졌다.

    …심각한 상황 맞지?

    지금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야?

    나조차 당황스러운데, 신애는 얼마나 어이가 없을까.

    이러는 사이에도 분홍이는 양아치 슬라임에게 온몸을 뒤덮여, 쭈읍 쭈읍 당하고 있었다.

    우리가 출발하기 전 슬양이가 하던 것과 똑같은… 교미 비슷한 행동이다.

    분홍이는 그걸 세 마리에게 동시에 당하며 부르르 떨고 있었다.

    그녀를 구하려고 나아가는 슬양이를, 다른 양아치 슬라임이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상황 파악 끝.

    "신애. 돕자."

    "…네."

    우리는 먼저 슬양이를 괴롭히는 못된 슬라임을 파괴했다.

    아예 올라타서 미확인 단검─촉괴의 몸으로 만든 칼─으로 마구 찌른다.

    신애는 비교적 작은 슬라임을 축구공 다루듯 발등으로 툭 쳐서 띄우고, 날붙이를 두 번 휘둘러 깨끗이 갈랐다.

    "뀽…. 뀨응…."

    "무리하지 마."

    아픈 게 싫다고 도망치던 놈이,

    두들겨 맞으면서 분홍이를 구하려고 하다니….

    슬양이는 내 품도 마다하고, 강제로 교미 중인 분홍이에게 뛰어올랐다.

    양아치 슬라임은 우리도 예상하지 못한 행동 패턴으로 움직였다.

    분홍이를 데리고 도망치기 시작한 것이다!

    "뀽!! 뀨웅!"

    급하게 따라가는 슬양이를 두고, 우리는 멍하니 서 있었다.

    "…따라갈까요?"

    "열쇠가 도망갔으니, 가야지."

    거기다 저쪽은 위험한 슬라임이 잔뜩 있는 곳이다….

    자칫하면 슬양이가 죽을지도 모른다.

    나는 서둘러 뛰어갔다.

    "슬양아!"

    예상대로 슬라임은 거대한 슬라임 군집 앞에서 멈춰 있었다.

    분홍이를 데리고 도망친 놈은, 같은 편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들여보내 줬지만….

    슬양이는 들여보내 줄 것 같지 않다.

    한바탕 소란이 일어난 탓에 모든 슬라임이 깨어났다.

    양아치 슬라임이 건너편에서 보란 듯이 분홍이를 쭙쭙 빨면서 과시한다.

    나는 거기서 살짝 이성이 끊어졌다.

    "저 새끼 봐라?"

    "뀨응."

    슬양이가 분노로 몸을 떨었다.

    얘가 이러는 건 처음 보네.

    나도 여자를 빼앗긴 수컷의 마음을 알 것 같아서, 두려움 따위 어딘가로 던져버리고 같이 분노했다.

    "죽여버리자. 슬양아!"

    "뀽!"

    뚫고 지나가는 수밖에!

    그때 천장에서 슬라임이 쭉 뻗어 나왔다.

    "앗."

    함정…!!

    허리를 포박당하기 직전에, 신애가 나를 밀쳤다.

    "시현 님!"

    "아…."

    아니, 나는 잡혀도 상관없는데…!

    네가 잡히면 어떡해!

    그런 속마음이 전해질 턱 없이, 신애는 시원스럽게 나 대신 천장으로 끌려갔다.

    "신애!"

    "괜찮습니다. 이 정도는…!"

    "수트 반쯤 녹았잖아. 조심해!"

    아니나 다를까, 신애는 보지에 달라붙는 슬라임 때문에 아등바등하면서 허덕였다.

    "아, 앗…!"

    어쩌지?

    손을 뻗기에는 너무 높다.

    주변에는 던질만한 짱돌도 없고, 만약 있다고 해도 신애를 다치게 할 가능성이 컸다.

    촉괴는 원거리 공격 수단이 없어.

    정신파를 보내 봐도, 불가하다는 답이 돌아올 뿐이었다.

    "흐으윽!"

    놀랍게도 신애는 천장에 매달린 상태에서도 단검을 휘둘러, 두 자릿수가 넘는 슬라임을 죽여버렸다.

    슬라임 비가 내린다!

    화르륵!

    천장이 푸른 불꽃으로 타올랐다.

    신애의 스킬이다.

    가릴 것 없이 모두 쏟아부어, 슬라임을 학살하고 있다.

    허리를 붙잡혀 있는데도!

    나는 지면을 기어 오는 슬라임을 하나둘 쳐내면서 상대했다.

    저 많은 게 득달같이 달려들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그럴 낌새는 없었다.

    만약 그렇게 되면 도망쳐야 하나? 신애를 버리고?

    포탈도 열 수 없는 상황에 둘이 같이 슬라임의 씨받이가 된다면…?

    하루나 이틀로 풀려날 수 있을까?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한다.

    신애는 분투했지만, 천장에 붙은 슬라임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많아서 어쩌지도 못하고 온몸을 포박당했다.

    반투명한 슬라임의 체내에, 붙잡힌 신애의 몸이 보였다.

    "읏, 아아아…!!"

    신애의 보지에 붙은 슬라임이 진동하듯이, 신애를 애무로 응징한다.

    쥬부부부부…!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이런 별 볼 일 없는 녀석들한테…!

    그때, 슬양이가 무서운 기세로 가시를 세우고, 다른 슬라임을 밀쳐냈다.

    "너…?"

    마치 각성한 것 같다.

    다른 슬라임의 맹공을 몸으로 받아내면서, 방패막이를 자처하는 슬양이라니!

    분홍이를 되찾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느꼈다.

    물러설 수 있을 리 없지!

    "너도 수컷이구나."

    "뀽."

    "좋아하는 슬라임을 구하고 싶어?"

    "뀨웅!"

    "제길…."

    가슴이 뜨거워지네.

    신애를 구출할 방법을 모색해 봐야겠어…!

    쥬부부붑!

    "흐으응…. 으긋…!!"

    보지에 달라붙은 슬라임의 진동 애무로 쉼 없이 절정하고 있는 신애를 구해야 한다.

    아낌없이 모두 내어 주마.

    나는 정기의 30%… 아니 50%를 소진해서 촉수 갑옷의 잠재력을 끌어 올렸다!

    [작품후기]

    와! 오늘 시현이의 지명도는 10,018!

    마침내 추천 수가 1만을 넘었습니다.

    많은 지지와 격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스테이터스는 잠시 후 업데이트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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