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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세계 TS물-108화 (108/295)
  • 108회

    뒤처리이쪽은 전후 처리로 어지러운 상황이었다.

    병상에 있어야 할 병사들이 밀려날 정도로 다친 여자가 많았다.

    멀쩡하면 멀쩡한 대로 병사를 유혹하기 때문에 진전이 없는 듯하다.

    곳곳에서 섹스하는 남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성 군기 위반이다.

    전시에는 사안에 따라 사형까지 당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지만, 여기는 그런 거 없다.

    "다음은 우리 차례야."

    "몇 번 했어?"

    "6번? 뼈 삭겠다."

    "부사수한테 맡기고 쉬어."

    "그래야겠다."

    이 세계에서, 정신이 오염된 여자를 추잡한 섹스로 달래는 건 모범적 지침이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서 필요하니까 등 떠밀려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그들은 아직 하지 않은 여자를 찾고 있다.

    내 곁으로 몰려드는 하이에나 같은 놈들이 그렇다.

    "그쪽도 모험가야?"

    "고생 많았겠네."

    위로하는 척 내 어깨를 감싸면서, 옷 위로 젖탱이를 주무른다.

    "황자님 명으로 왔는데?"

    "헉."

    치근덕대던 병사들이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났다.

    "다친 사람들은 어딨어? 안내해."

    "이쪽입니다."

    텐트로 들어가자 시름시름 앓는 소리가 들렸다.

    응급처치는 해둔 것 같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오크의 암컷 갑주로 쓰였기 때문에 알몸으로 창이나 칼에 베인 상처를 그대로 간직한 여성들이 많았다.

    쯧.

    혀를 차게 되는 광경이다.

    오크 놈들 다 죽여버린 건 후회하지 않는다.

    그래도 피로 샤워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찝찝한 건 어쩔 수 없지만,

    대량 학살이라는 게 그런 거 아니겠어.

    나는 병사를 돌아봤다.

    어쭈? 내 젖가슴 보고 있네?

    "야."

    "예?"

    "너희는 관등성명도 없냐?"

    병사들 얼굴에 물음표가 쓰인다.

    "하. 뭐, 됐어."

    남의 나라 군대에 뭐 하는 거람.

    "군의관….

    아니, 여기에는 치료 스킬을 쓸 수 있는 신관도 없어?

    이렇게 방치해두면 다야?"

    병사들은 서로의 얼굴을 보다가 말했다.

    "저…. 신관은 징병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

    …무안하네.

    잘 몰랐다.

    생각해 보니 유피넬을 제외한, 다른 신관이 병사들을 치료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힐러가 있으면 아주 유용할 텐데도.

    신의 이름을 빌려 사용하는 기적인 만큼, 터부시되는 무언가가 있는 듯하다.

    그러면 자기 의지로 전쟁터에 와서 치유 스킬을 행사해주는 신관은 아주 귀중한 인재라는 뜻이다.

    유피넬은 내 생각보다 고급 인력일지도.

    하지만, 정작 부를 때가 되니 꺼려졌다.

    유피넬은 여기 있는 병사들과 전부 섹스하고 싶어 할 테니까.

    나는 대신 유피와 비르의 자식인 쿠키를 불렀다.

    "키이이."

    "고블린!"

    "이쪽으로 오십시오!"

    병사들이 화들짝 놀라 검을 빼 들었다.

    이 반응도 이제 지겨워.

    "내 고블린이야."

    "예?"

    "설마…. 그 테이머?"

    "오크를 전부 몰살시킨?"

    "그 테이머 맞아.

    황자님이 나를 여기로 보냈어. 환자들 치료하라고."

    "시, 실례했습니다!"

    뭐야.

    군기 바짝 들어가네.

    아, 하긴….

    오크들 모조리 죽여서 땅을 피로 물들인 여자가 눈앞에 있다고 하면, 나 같아도 무섭겠다.

    내 권속들의 활약이었지만, 오롯이 내 공이 된 셈이다.

    "작업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나가 있겠습니다."

    "너는 남아."

    나머지는 도망치듯 우르르 텐트 밖으로 빠져나간다.

    "저, 저는 어째서…?"

    "보는 사람이 한 명은 있어야 할 거 아냐."

    별다른 뜻은 없다.

    나중에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병사 한 명을 입회인으로 두고 쿠키에게 명령했다.

    "치료해."

    "케에에엑!!"

    쿠키가 양팔을 들고 소리쳤다.

    눈앞에는 붕대를 감은 여자들이 신음하면서 누워 있기에, 사악한 부두술의 현장 같았다.

    병사가 긴장하며 지켜보는 가운데, 성스러운 빛이 내려와 여자들의 몸에 스며든다.

    "키에에!!"

    쿠키의 정신 집중이 깊어질수록 여자들의 상처도 빠르게 아물었다.

    "어때?"

    "…믿기지 않습니다.

    고블린이 이 정도의 치유력을 가진 빛의 마법을 쓰다니…."

    "신앙심이 투철한 고블린이라서."

    애 엄마한테 물려받았다고 하려다가, 적당히 둘러대고 입을 다물었다.

    신나서 안 해도 될 말까지 할 뻔했네.

    스킬을 물려받는 고블린이 드물다는 건 트리샤가 확인해준 사실이다.

    "…."

    병사가 미심쩍은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콘셉을 정해야겠어.

    지금은 내 테이밍 스킬이 뛰어나서 가능하다는 식으로 밀어붙이는 게 좋을 듯했다.

    "장난이야."

    병사의 눈빛에 안도감이 깃든다.

    "내가 가르쳐 줬어."

    "빛의 마법을 가르쳤다고요?"

    이것도 지뢰였나?

    나는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그러니까…. '조련'한 거지."

    "테이밍 스킬로…!"

    "응. 응. 테이밍 스킬."

    "대단한 재능입니다. 제국의 은총이 함께하기를."

    "어…. 은총이 함께하길."

    "좀 전에는 실례가 많았습니다. 시현 님인 줄 몰라보고…."

    "이제는 알아보겠지?"

    "예. 무척 아름다우신 데다, 강하기까지…!

    그야말로 제국의 영웅이십니다."

    후훗.

    그렇게 떠받들지 마.

    기특한데 젖가슴 정도는 빨게 해줄까?

    ….

    …뭘 빨게 해준다고?

    정신 바짝 차리자. 시현아.

    오랫동안 오크들의 보지노예를 해온 여파인지, 정조 관념이 환상적으로 일그러졌어.

    애초에 그런 게 있었는지도 의문이지만.

    "고블린을 조련하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야.

    그렇지? 쿠키."

    "키킥."

    쿠키가 고개를 끄덕인다.

    병사는 오오, 하며 탄성을 높였다.

    "고블린을 마치 자신의 수족처럼…!"

    "물구나무서기도 시킬 수 있어."

    "대단하십니다!"

    "푸흡."

    누가 구석에서 웃음을 터뜨렸다.

    헤나였다.

    아는 사람이 보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창피해서 볼이 뜨거워졌다.

    "헤나. 일어났었어?"

    "고블린이 기성을 지르는데 안 깨겠어?"

    흑역사를 하나 만들고 말았다….

    "네가 칭찬에 그렇게 약한 줄 몰랐네."

    "하나도 안 약하거든? 요즘 칭찬받을 일이 없었을 뿐이야."

    나는 헤나에게 다가갔다.

    클로라도 옆에 있었는데, 아직 눈을 뜨지 못한 듯하다.

    "알몸이라서 창피해."

    "뭐 어때. 여자끼리."

    헤나와 클로라의 알몸.

    자꾸 눈길이 가지만, 애써 참았다.

    헤나는 쓴웃음을 짓는다.

    "…사실 그렇게 창피하지는 않아."

    "그럼 왜?"

    "창피하지 않다는 사실이 내가 더럽혀졌다는 증거 같아서, 가능한 한 되새기고 있었어."

    나는 간파를 사용했다.

    헤나의 정신 오염 수치는 44%.

    클로라는 47%.

    두 사람 다 확실하게 타락했다.

    트리샤가 20% 초반일 때, 마을의 남자들과 난잡하게 뒤얽혔다는 걸 생각하면.

    이제 두 사람은 섹스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게 분명했다.

    "…네 눈에는 뭐가 보여?"

    "…."

    "뭔가 알고 있지?

    네 수수께끼 같은 능력, 잘 생각해 봤는데…."

    헤나가 내 아랫배에 손을 댔다.

    자궁 문신이 새겨진 부위다.

    지금은 보일 듯 말 듯 하게 흐려져 있지만….

    "관계있지? 시현."

    "내 눈에는 너희 둘의 정신 오염 수치가 보여."

    "흥. 역시…."

    "꼭 감추려고 그랬던 건 아니고…."

    "우리가 탈출할 때도 보고 있었지?"

    "응."

    "괜찮았어? 그때는…."

    "비교적."

    "…지금은?"

    "…."

    "괜찮아. 말해."

    "44%."

    헤나가 눈을 깜빡였다.

    "그게 어느 정도야?"

    "트리샤와 유피넬보다는 낮고, 여기 있는 사람 중에는 높은 편이야."

    "…잘 모르겠어. 그런 식으로는."

    "유피가 너희 정도일 때 비르와 짝짓기해서 내 권속으로 들어왔어."

    "짝…짓기…? 고블린과…?"

    "응."

    "아…."

    헤나는 움찔하며 허벅지를 오므렸다.

    추잡한 섹스를 연상했을 뿐인데도, 상당히 기분 좋은 듯하다….

    "안 돼…. 느끼고 싶지 않아…."

    "상상했어? 고블린과 짝짓기하는 거."

    "하지 마…. 흣."

    헤나가 내 팔에 매달려 호소했다.

    "…."

    "…."

    에로틱한 침묵이 감돈다.

    왜 내가 욕정하고 있는 것일까.

    어쨌든 남자였으니까….

    두 사람과 섹스할 수는 없어도, 왠지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든다.

    비르와 섹스하고 있는 헤나와 클로라를….

    혹은 부욱에게…?

    "패배했네. 우리는."

    "자존심 강한 헤나는 어디로 갔어?"

    "죽었어. 이제 좆집 헤나가 남았을 뿐이야."

    헤나는 내 손을 잡았다.

    "고마워.

    그것들을 전부 죽여줘서."

    "전부는 아니지…."

    나는 살짝 찔려서, 두메른을 살려준 일을 고백했다.

    "왜 살려줬어?

    충분히 죽이고도 남았을 텐데."

    "몰라. 나도.

    어지간히 떡 쳐서 정이라도 들었나 보지."

    귀찮은 티가 팍팍 났는지, 헤나가 웃는다.

    "네 권속이 되면, 우리도 아직 싸울 수 있을까?"

    "그건 아니야.

    나는 나를 위해 권속을 쓰고 있어. 사리사욕이라고 해도 좋아."

    거기에….

    엄밀히 말하면, 나중에 들어온 여자는 권속이 아니라 좆집이다.

    나는 그 사실을 알리려다가 관뒀다.

    "안녕하세요…. 시현 씨."

    "클로라. 몸은 괜찮아?"

    클로라는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까부터 얘기, 듣고 있었어요…."

    "일어났으면 말을 하지."

    "목소리가 잘 안 나와서….

    저, 작은 시현 씨를 봤을 때 죽은 줄 알았어요."

    "작은 시현?"

    아, 세이나?

    "엄청나게 강했어요. 그 아이…. 시현 씨의 동생이에요?"

    "…딸이야."

    헤나는 기가 막힌 듯했다.

    "딸까지 있었어?

    그럴 나이로는 안 보이는데."

    "사실 비르도 내 자식이야."

    두 사람은 잇단 폭탄선언에 놀라 할 말을 잃은 듯하다.

    이제 감출 것도 없지.

    "테이밍 스킬이라니, 잘 둘러댔네."

    "비슷하지. 뭐."

    점점 말소리가 늘어난다.

    깨어난 여성들이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듯했다.

    나는 일어났다.

    "진정하세요. 여러분.

    오크는 이제 없어요. 여기는 제국군 진영입니다.

    곧 집으로 돌아갈 거예요."

    "아…."

    안도 섞인 숨소리가 들리고,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집으로 간다.

    참 좋은 울림이다.

    나도 무사히 전역하고 집에 갈 줄 알았는데.

    …어쩌다 이런 야릇한 몸으로 환생하고 황자님한테 줄까지 댄 상황.

    처음에는 현실성이 없었던 여황제라는 목표도 눈앞에 보이기 시작한 것 같다.

    내 권속들이 강해짐에 따라, 사병의 규모도 커지는 셈이니까.

    "헤나, 클로라.

    얌전히 누워 있어. 나는 다른 부상자들이 있나 살피러 갈게."

    "부탁할게요. 시현 씨. 저도 돕고 싶지만, 일어날 수 없어서…."

    "클로라는 내가 붙잡아 둘게."

    텐트를 나서자마자 퀘스트가 들어왔다.

    [메인 퀘스트 - 마왕]

    [【후원자】- 거품에서 태어난 여신]

    [헤나와 클로라를 좆집으로 삼는다]

    [보상 - 크라켄의 이빨]

    거품에서 태어난 여신.

    내가 비인간적인 행위에 푹 빠지기를 바라고 있는 초월자다.

    크라켄의 이빨은 듣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아이템이지만, 황녀나 친구를 강간해서 얻어야 할 정도로 상황이 급박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안 했더니, 조바심이 난 모양이다.

    메인 퀘스트를 내건 숙녀 중에서도 가장 내 흑화를 바라고 있을 게 분명하다.

    절체절명의 위기라든지.

    "…."

    하지만, 이번에 들어온 퀘스트는 말이 된다.

    나는 이미 내 안녕을 위해서 고블린 소굴에 있던 여자들을 모조리 좆집으로 만들었다.

    당시에는 오염되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벌인 짓이다.

    그 생각은 지금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청결 관리, 영양 공급, 임신 촉진 버프가 상시 유지되고 있는 권역에서 상시 추잡한 섹스에 노출되는 삶은,

    오히려 그녀들이 바라고 있을 게 분명하다.

    아예 정식으로 건의할 마음도 있었다.

    제국군이 섹스해달라고 보채는 여자들 때문에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건, 누가 봐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부상자들을 전부 치료한 후, 여자들의 처우를 이야기하기 위해 다시 황자님을 찾아갔다.

    "황자님. 시현입니다."

    "들어와라.

    바깥 상황은 어땠지?"

    "개판…. 어흠.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서안 황자의 입꼬리가 실룩거렸다.

    "편하게 말해도 된다.

    내 사람이 된다고 해서, 네가 병사들과 같은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니니."

    "그래?"

    "말 놓으라고는 안 했다."

    "넵."

    "환자들 상태는?"

    "전부 치료했습니다. 좀 쉬면 혼자서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좋아질 거예요."

    "전부?"

    황자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러고 보니 신경 쓰이는 게 하나 있다.

    네가 기르는 고블린이나, 동료들은 어디에 있다가 나타나는 거지?"

    "필요할 때 꺼내 써요."

    "그것도 '테이밍 스킬' 인가?"

    "비슷해요."

    황자님은 살짝 말문이 막힌 듯했다.

    있는 그대로 말해도 믿을지 의문이다.

    나는 그냥 밀어붙이기로 했다.

    "트리샤와 유피넬은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어요."

    "그 둘은 이미 정신 오염이 심해서 격리 조치 혹은 제거가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은 적 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제가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생각의 근거는?"

    "지금까지 보여드렸잖아요.

    정신이 오염됐지만, 제 말에는 따르는 모습을."

    "…그랬지.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지 궁금하군. 너는 처음부터 수수께끼였다.

    정신 오염은 제국이 500년 붙들어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다. 마물을 밀어내고 제거하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지.

    그것이 아무리 비효율적이라고 해도, 누군가의 어머니와 형제가 오염된 채로 살아가는 것보다는 나았다."

    나는 다음에 나올 말을 예상할 수 있었다.

    "너는 어째서 멀쩡하지? 그런 일을 겪고도."

    "멀쩡하지는 않아요. 정신적으로…."

    "그건 안다."

    "오염 면역은… 믿어주실지 모르겠지만, 체질입니다."

    "체질?"

    "날 때부터 그랬어요."

    "그런가…. 할 말이 없군."

    "제국으로 돌아가실 거죠?

    지금 이대로는 곤란하다고 생각해요. 오염된 여자를 저한테 맡겨볼 생각은 없으세요?"

    "제국 신민들의 목숨을, 말인가?"

    "아니면 이대로 난교 파티라도 할까요?"

    욱해서 꺼낸 말이었는데, 황자님이 내 젖가슴을 흘낏거리는 걸 느낀 순간 몸이 얼어붙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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