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충 이세계 TS물-105화 (105/295)

105회

오크 격멸트리샤는 내 처지를 잘 이해하고 있다.

나는 두 개의 길 앞에 서 있다.

서방님의 곁에서 방종한 삶을 보내는 길, 황자님 명에 따라 포로를 구하고 오크에 맞서 영웅적 위업을 세우는 길.

후자가 명예롭다는 건 누가 봐도 알 수 있지만, 그 길은 가시밭길이다.

반면 서방님을 지지하는 건 어렵지 않다.

어려운 일은 모두 서방님이 할 테니까.

나는 사랑받는 암컷으로 여생을 보낸다.

하….

이런 생각을 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

하지만, 트리샤 말처럼 결단이라고 부를 정도로 거창한 일은 아니다.

내 마음은 일찍이 정해졌으니까.

포탈을 타고 오크 진영으로 돌아오자마자, 제일 먼저 보인 얼굴은 부옥이었다.

부욱이 아니라, 부옥.

부욱의 아빠다.

"부옥. 시현이다."

"오랜만이야."

날은 이미 밝았고.

오크들은 출정 준비 중이었다.

알몸 아니랄까 봐, 노골적인 시선이 젖탱이와 엉덩이에 꽂힌다.

부옥은 내 젖가슴을 보며 군침을 삼켰다.

"만지고 싶어?"

나는 겁 없이 등을 곧게 펴고 가슴을 살짝 흔들었다.

"…부옥!"

"앙."

부옥이 내 젖가슴을 손에 쥐고 감격한 듯 몸을 떨었다.

"만지고 싶었다. 부옥."

"왜 그렇게 위축됐어?

두메른보다 먼저 나를 임신시킨 오크잖아. 어깨 펴."

"아이가 보이지 않는다."

"응?"

"분명히 잘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없어졌다."

"아. 부욱이는 잘 있어."

"부욱이?"

나는 부욱을 향해 웃어주었다.

"너와 내 자식 이름."

"…부옥!!"

부옥이 갑자기 나한테 달라붙었다.

"인마. 떨어져."

"흑발 암컷. 천사다!"

"응…. 웁…."

키스까지….

"이제 알았어? 야…. 다들 보잖아."

부옥은 목숨이 아깝지 않은지, 내 몸에 자지를 문질러대면서 입을 빨아댔다.

거절하면 울 것 같아서, 하는 수 없이 부옥에게 젖가슴을 문지르며 딥키스에 응했다.

"츄루룹. 쥬웁. 쯉. 쯉."

"…부옥! 츕. 츕."

"진정했어?"

"하아…. 하아…."

부옥은 내 허벅지 사이에 자지를 끼우고 열심히 허리를 흔들었다.

"싸우지도 못하면서 왜 여기까지 왔어?"

"아이가 없어져서…."

"걱정됐구나."

"그렇다. 부옥."

"이제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어디 틀어박혀 있어."

허벅지를 꼭 조여주니까, 부옥은 좋아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암컷식 대응에 익숙해진 스스로가 두렵다.

"하앗. 싼닷. 싼다…."

"벌써?"

"시현이 허벅지 보지에 싼다…!"

"응. 싸버려."

부옥은 내 허벅지 사이, 보지 틈새에 딱딱한 자지를 문지르다가 그대로 반대편 흙바닥에 정액을 싸질렀다.

뷰르릇. 뷰르르릇.

허벅지 사이에 움찔거리는 좆을 느끼며, 살짝 뿌듯했다.

"옷 가져왔다. 부옥."

"내 옷이네. 빨아서 왔어?"

부옥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향기 난다. 잘 말렸네?"

"햇볕이 잘 들어준 덕이다. 부옥."

나는 그 자리에서 바로 옷을 입었다.

속옷을 입을 때 제일 짜증 나는 건 젖가슴 위치다.

너무 커서 자꾸 삐져나오려고 해.

"끄응."

임신한 탓에 사이즈가 커졌는지, 내가 고른 브래지어인데 맞지 않게 되었다.

젖가슴을 억지로 욱여넣고 재킷을 걸친다.

좀 답답하지만, 참는 수밖에.

"성에 가서 기다리고 있어."

"부옥도 같이 간다."

"응?"

"시현이의 뒤치다꺼리하겠다."

"현모양처 납셨네."

나는 킥킥 비웃었지만, 부옥의 결심은 흔들리지 않았다.

"마음대로 해."

"부옥! 마음대로 한다."

"위험하면, 알지?

그때처럼 죽은 척하는 거야."

"죽은 척 자신 있다. 숨도 6분이나 참을 수 있다."

서방님은 부옥이 내 옆에 있는 걸 보고도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애초에 부옥을 내 하인으로 삼은 게 두메른이었으니….

두메른은 우리와 떨어진 곳에서 도열한 오크 부대를 앞에 두고 연설 중이었다.

"제국군이 코앞에 있다.

우리가 할 일은 단순하다! 수컷은 죽이고, 암컷은 범한다!"

"우오오!"

"수컷 죽이고, 암컷은 범한다!"

"서안 황자를 죽여라. 유리검을 범해라! 황자를 죽인 오크에게는, 큰 상이 따를 것이다!"

"시현! 시현! 시현!"

"흑발 암컷의 보지!"

"오오오!"

…내 보지로 의기투합하는 오크들의 모습이다.

한결같네.

오크의 함성에 반응하듯, 숲 한가운데 제국군의 신호탄이 터져 올랐다.

그것이 작전 개시의 신호였다.

"시현. 타라."

나는 두메른의 말에 올라탔다.

"어디로 가는 거야?"

"코스카가 적의 주둔지를 알아냈다.

곧장 그리로 향하는 중이다."

"상대도 우리가 오는 걸 아는데, 괜찮을까?"

"적이 있는 곳을 알아내면, 다음은 힘으로 쳐부술 뿐이다."

두메른다운 간결한 대답이다.

언뜻 미련해 보여도, "기형"이 보이지 않는 걸 보면 병력을 둘로 나누어 각각 다른 루트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두메른이 노리는 목표는 최소 둘 이상이다.

서안 황자님이나 아스테가 어디에 있는지까지는 알 수 없었겠지.

이 시점에 양측의 전력은 겉으로 보기에도 한쪽으로 기운 상황이었다.

제국군이 압도적으로 불리하다.

오크는 일당백까지는 아니더라도 제국군 병사 셋을 한 번에 상대할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상대는 헤나와 클로라를 잃었으니, 믿을 구석이 아스테와 황자님뿐.

황자님은 우리를 버리지 않는다고 했지만, 일시 후퇴하는 게 좋지 않을까….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앙…. 아아앙!"

"흐읏…. 응…!"

"히히, 가만히 있어라."

오크들의 "암컷 갑주"도 변수다.

오크는 갑옷 대신 정신이 오염되도록 흠씬 범한 여자들을 장비처럼 입고 있다.

보지에 자지를 넣어 단단히 결합하고, 팔다리를 허벅지와 목에 묶은 모양새다.

실용성이 있는지는 둘째 치고….

그 암컷 갑주 중에는 아는 얼굴이 압도적으로 많을 테니까, 사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니면 지나치게 흥분해서 일을 그르치거나.

암컷 갑주가 된 여자 중에는 헤나와 클로라도 있었다.

허벅지에는 질내사정한 횟수만큼, 무수한 빗금이 그어져 있다.

…포로 대우가 엉망이네.

서방님한테 뭐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불평할 틈 없다.

제국군과 오크의 물러설 수 없는 전투는 시작되었다.

"지금이다. 쏴라!"

매복해 있던 병사들이 화살을 쏜다!

몇몇 오크는 그대로 머리에 화살을 맞고 쓰러졌지만, 나머지는 죄 없는 여자 병사들의 몸에 박혔다.

"악!"

"아파…!"

화살을 쏘라고 명했던 제국군 지휘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주눅 들지 마라! 계속 쏴!"

"흠. 매복인가.

이 정도는 예상했다."

두메른이 코스카에게 턱짓했다.

코스카의 단창 부대는 수레바퀴에 암컷을 매달아, 방패처럼 내세워 돌격했다.

"후퇴!"

제국군은 즉시 물러났지만,

몇몇은 창에 꿰뚫려 죽었다.

"더 쫓지 마라. 이대로 계속 간다."

두메른이 말했다.

"예!"

오크는 함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용감해서가 아니라, 몸으로 밀어버리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그런 것처럼 보였다.

진격을 늦추기 위한 발판 함정, 구덩이 함정이 계속 나타난다.

그렇다고 우회하는 방법은 모르기 때문에, 코스카가 입을 열었다.

"안 쓰는 암컷을 먼저 보내라."

"코스카."

두메른이 코스카를 불렀다.

"예."

"서두르지 마라. 시현. 함정을 해체할 수 있는 암컷을 불러다오."

"…알았어."

나는 권역 포탈에서 트리샤를 불렀다.

트리샤는 험악한 표정으로 줄지어 서 있는 오크들을 보고 깜짝 놀란 듯 어깨를 움츠렸다.

"트리샤! 함정을 해체해 줘."

"함정? 알았어."

혹시 실수라도 할까 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보고 있었지만,

트리샤는 내가 기대한 것 이상으로 함정 해체 전문가였다.

흙에 덮인 장치를 세심한 눈썰미로 찾아내어, 키트에 있는 작은 도구를 몇 개 번갈아 쓰는 것만으로 간단히 해체했다.

"많이도 해 놓았네.

이 길은 이게 마지막일 거야."

"왜지?"

"일련 번호순대로 깔려 있었거든.

제국군이 가진 함정 키트가 그리 많지는 않을 거야.

갑자기 마법 함정이라도 나오면 모르겠지만, 음…."

트리샤는 오크의 몸에 장착된 헤나와 클로라를 쓱 보고 말했다.

"마법 함정을 설치할 수 있는 마법사는, 그리 많지 않아."

"수고했다. 암컷.

나중에 상을 주지."

"좋아. 살아남길 바라. 자지가 실한 오크 아저씨들."

함정 해체 후.

오크들의 진격은 범람한 강줄기처럼 기세 좋게 뻗어 나갔다.

제국군의 매복 기습은 까다로웠지만, 숙련된 오크에게 큰 피해를 줄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두메른은 이 길 끝에 아스테가 있다고 확신하는 눈치였다.

유리검 아스테.

헌터 길드 모험가 출신인 그녀가, 제국군의 희망이다.

유피가 회복했는데도, 두메른의 팔에는 아스테가 남긴 참격의 흉터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다음에는 누가 죽어도 이상할 게 없다.

둘 다 한쪽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메른과 아스테의 대결은 필연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숲길을 지나 널찍한 공터로 나온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건 황자님이었다.

"기다리고 있었다. 두메른."

두메른은 주변을 둘러봤다.

"아스테는?"

"이곳에 없다."

황자님 곁에는 무장한 제국 병사들이 줄지어 있다.

그들은 지금껏 상대했던 병사들과는 어딘가 분위기가 달라 보였다.

장비도 훨씬 좋았다.

"아스테 없이 나를 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나?"

"상관없다. 너를 여기에 붙잡아 두는 것이 우리의 목적."

…포위됐어!

뒤를 돌아보니 적지 않은 수의 제국 병사들이 모여, 우리의 퇴로를 막고 있었다.

황자님의 지휘다.

매복은 두메른의 동선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던 거야.

그러나….

깃발과 소리 신호만으로 멀리 떨어진 병사들을 수족처럼 부리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황자님의 역량을 엿볼 수 있는 순간이다.

나는 두메른을 올려다봤다.

"그래서?"

두메른이 말에서 내렸다.

거구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민첩함으로.

전쟁의 신이 있었다면 이런 모습일까?

두메른의 근육은 무참한 살육을 기대하면서 살아 숨 쉬고 있는 듯했다.

키가 2m를 훌쩍 넘는 오크의 왕 앞에서 주눅 들지 않는 사람은 없다.

제국 병사들이 마른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나를 붙잡아두면, 너희는 살아서 돌아갈 수 있나?"

두메른의 묵직한 위협이 전장의 공기를 팽팽하게 만들었다.

"그대의 무력에는 경의를 표한다.

하지만, 오만은 죽을 때를 앞당기는 법."

서안 황자님은 차가운 표정으로 칼을 빼 들었다.

"너는 여기서 죽게 될 것이다. 두메른."

"누가 힘을 막는가!"

두메른의 양팔이 부풀어 올랐다.

"모조리 깨부숴주마!!"

"수컷 죽이고, 암컷 범한다!"

오크와 제국군이 격돌했다.

형세를 보면 포위당한 오크가 불리할 것 같은데, 막상 부딪쳐보니 그렇지 않았다.

…강하다!

"하하하!"

황자님 곁을 지키던 병사들이 정예 중 정예라는 건 움직임만 봐도 알 수 있었지만.

두메른의 강함은 상상 초월이었다.

달라붙는 병사들을 떨쳐내고 황자님한테 돌격한다.

"흡!"

두메른의 주먹이 허공을 가른다.

맞으면 황자님의 잘생긴 얼굴을 밀가루 반죽으로 만들고도 남을 공격이었다.

황자님은 바람의 흐름을 제어하는 듯한 검술로, 두메른의 팔을 흘려보내며 병사들을 격려했다.

"거리를 유지하고 싸워라."

"예, 옛!"

"계속 도망칠 수 있으리라 믿는가!"

두메른이 발로 지면을 찍었다.

엄청난 땅 울림과 함께 흙먼지가 피어오르고, 박살 난 바위 파편이 주변으로 비산했다.

그 난리 속에 두 사람의 모습은 지워져, 보이지 않게 되었다.

뒤에서는 코스카와 단창 부대가 암컷 방패를 내세워, 수가 훨씬 많은 제국 병사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방어!"

"아악!"

"살려주세요. 제발…!"

"아파요…!"

"아파!!"

여자들의 비명이 울려 퍼진다.

제국 병사들의 표정이 새파래졌다.

"동요하지 마라!

정신이 오염되면, 마물이나 다름없다. 신경 쓰지 마라!"

오크는 새빨개진 얼굴로 소리쳤다.

"감히!!

감히 내가 아끼던 암컷을! 죽여버리겠어!!"

"으아앗!"

코스카는 후방으로, 두메른은 전방으로 치고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나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 위치에 있게 되었다.

나는 포탈을 열고 기다렸다.

내가 원하는 흐름이 올 때까지.

아무도 이쪽에 관심을 주지 않는다. 전장의 폭풍, 그 중심에는 두메른과 서안 황자님이 있었다.

두메른의 철권이 돌풍을 일으켜 흙먼지를 걷어낸다.

황자님이 피를 흘리고 있었다.

"후…. 후우…."

"화, 황자님!"

"물러나 주십시오! 나머지는 저희가 맡겠습니다."

"너희로는 역부족이다.

내가 직접 막겠다."

"잘 알고 있군."

두메른의 주먹 뼈에서 우두둑하는 소리가 났다.

…저게 내가 알기로는 기포 터지는 소리였을 텐데.

진짜 뼈를 풀기라도 하는 것처럼 섬뜩한 소리가 났다.

"곱게 자란 샌님인 줄 알았는데, 제법 싸우는구나."

"알아주니 고맙다고 해두지. 부득이하게도, 나는 다른 형님들보다 부족하기에 사선도 많이 넘었다."

"너라도 날 막지 않으면 모두 죽는다. 나 두메른이 그렇게 할 것이다!"

두메른이 포효했다.

그 기백만으로 모든 제국군과 오크가 두메른을 돌아볼 정도였다.

대단한 놈인 건 알았지만, 쉽지 않아.

두메른은 계략 같은 게 필요 없는 존재다. 그냥 존나 세.

저런 걸 다 같이 덮친다고 이길 수 있을까?

나는 등줄기로 땀이 흐르는 걸 느꼈다.

'이기는 편이 내 편' 간 보고 있는 게 아니다.

황자님이 죽기라도 하면 큰일이지만, 아직은 움직일 수 없다.

두메른을 단독으로 마크할 수 있는 여자가 오지 않았으니까!

이 자리에 아스테가 없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

두메른의 발을 묶을 수 있는 건 아스테 뿐이다.

아스테가 오기 전까지는 행동을 취할 수 없다.

황자님의 계획은 뭐지?

내가 모르는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지금은 알 길이 없었다.[작품후기]스토리 쭉쭉 진행 !

스테이터스는 잠시 후 업데이트 됩니다.

+오늘 시현이의 지명도는 7,407!

추천 감사합니다.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