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충 이세계 TS물-49화 (49/295)

49회

타깃 확보!전투가 끝났으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인원 체크다.

"다들 무사해?"

케인은 검을 내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무사합니다."

"지쳤어. 기분 좋은 보지섹스 하고 싶어."

이제 우리 파티에 트리샤의 언행에 동요할 순진한 사람은 없다.

"비릇?"

비르는 트리샤에게 강한 흥미를 느끼고 다가갔다.

"아니, 비르한테 한 말이 아니라…!"

트리샤는 황급히 엉덩이를 가리며 물러난다.

비르는 퍽 유쾌한 듯 혀를 드러내며 웃었다.

"비르. 잘했어."

"마망. 마망."

오늘은 코 만져주기로는 부족했는지, 자꾸 어리광을 부린다.

나는 손으로 비르의 얼굴을 고루 문질러 주었다.

조물조물.

"잘했다. 잘했어."

"케케…."

강아지 같은 녀석.

유피는 비르의 뒤에서 내 모습을 빤히 지켜보고 있었다.

"유피. 괜찮아?"

"괜찮고말고. 서방님을 돌보는 건 내 일이니까."

그게 아니라….

네 정신 오염 수치가 두려울 정도로 올라간 상태인데 괜찮냐고.

차마 지금 무슨 생각 하는 중이냐고 물어보지는 못했다.

"오랜만이에요. 트리샤."

"어, 음…."

트리샤는 멋쩍은 듯 말했다.

"거기 생활은 좀… 괜찮아?"

"네. 아주 행복하고 충실해요. 트리샤한테도 추천해주고 싶어요. 날마다, 매 순간 보지 팡팡…."

"권유는 고맙지만, 지금은 사람이랑 섹스하는 정도로 만족할래…."

유피와 케인.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옷. 잘 어울려."

"서방님도 마음에 든대."

"…잘됐네."

비르는 유피를 잡아당겨서 내 근처로 오게 하더니, 그녀의 엉덩이를 마구 주물렀다.

"앙. 서방님…."

"케케. 유피. 내 좆집."

"당연하죠."

유피는 허리를 숙이고 비르와 진하게 입맞춤했다.

비르의 긴 혀가 목구멍까지 넘어가는데도, 유피는 불편한 기색 하나 없이 비르의 타액을 받아먹으며 혀를 할짝거렸다.

…누가 볼까 봐 겁나는 광경이다.

"유피. 여기서는 자중해."

"서방님. 이따 많이 해요."

"비릇."

"…못 보던 사이에 참을성이 많이 늘었네."

트리샤가 신기한 듯 말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보스 말은 들어야죠."

"보스?"

"시현이 내 보스예요."

"나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 무슨 보스야."

"보스는 보스니까 아무것도 안 해도 돼. 그렇죠? 서방님."

"마망을 편안히 모신다. 비르 효자."

하하. 고맙기도 하지.

그렇게 나를 계속 떠받들어 줬으면 좋겠다.

"아무튼, 덕분에 살았어. 고마워. 유피넬."

"천만에요."

"아이에게 이름은 지어줬어?"

나는 힐링 쓰는 고블린을 옆으로 데려왔다.

내 곁이 익숙하지는 않은 듯하다.

어미 품이 더 좋은 걸까?

손을 놓자, 신관 고블린은 유피의 다리에 달라붙었다.

"쿠키라고 지었어."

귀여운 이름이군.

생긴 거랑 안 어울려서 기억하기는 쉬울 듯했다.

"신관님. 도와주십시오!"

"여기에 다친 사람이 많습니다!"

병사들이 유피넬을 찾는다.

나는 그녀에게 넌지시 말해봤다.

"저쪽에 신관이 필요한 것 같은데?"

"갔다 올까?"

"부탁해."

"부담 없이 맡겨줘. 보스!"

유피는 고블린 쿠키와 함께 여신의 기적을 전파하러 갔다.

"우악. 고블린!"

"놀라지 마세요. 제 조수랍니다."

"조, 조수요?"

"네. 귀엽지 않나요?"

"……."

병사들은 유피의 기행에 경악하면서도, 치료의 손길을 거부하지는 않았다.

모두 비르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비르는 이름을 알렸지만, 시현 씨를 알아보는 사람은 없네요."

"알아보는 게 이상해."

제삼자가 어떤 단서도 없이 비르와 나의 연결 고리를 찾아내기는 몹시 어렵다.

보이지 않는 정신파로 교감하기 때문이다.

비르가 나한테 달라붙어 있으면 모를까. 찢어져서 싸우고 있을 때는, 우리들은 연관성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사실, 내 얼굴 못 본 사람이 태반이겠지.

하지만 붉은 고블린과 하얀 머리 신관은 기억에 남을 만하다.

그래서 직접적으로 나를 보는 사람은 주변을 둘러봐도 헤나 파티뿐.

그리고 또 한 명.

멀찍이 떨어진 곳에 로브를 뒤집어쓴 여자가 보였다.

…나를 보고 있어?

우리가 찾던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리샤. 봤어?"

"응. 대놓고 수상하네."

"추적하자."

"유피는? 같이 안 가?"

"포탈을 통해 다시 만날 수 있어."

"지휘관에게 생색 좀 내고 싶었는데."

"요새 지휘관이랑 황자님 중, 어느 쪽이 더 좋아?"

"황자님!"

우리는 로브 쓴 여자를 쫓아 울창한 숲으로 진입했다.

아니나 다를까 계속 오크 진영 깊숙한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우리를 이대로 뿌리칠 생각인 것 같은데.

동시에, 교묘한 함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멈출까요? 함정 같은데."

케인이 말했다.

슬슬 어두워질 무렵이다. 돌아가지 않으면 파티 전체가 위험해질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여기서 놓아주면 다시는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겠지.

"단숨에 끝내자. 머리 들이밀었을 때 확 잡아채야 해!"

발로 뛰어서 잡는 게 확실해.

대침투 훈련 때 기동타격대로 뛰었던 일이 생각나, 실없는 웃음이 나왔다.

설마 여기서 군대 생각을 하게 될 줄이야.

「전쟁에서 공을 세운다」

이번 여황제 루트의 보상은 <이계의 포탈>

혹시 현실로 돌아갈 수 있는 포탈이 아닐까?

'설마. 그렇게 쉽게 열어주지는 않겠지.'

피의 어머니는 현대로 돌아갈 방법이 몇 가지씩은 되는 것처럼 말하긴 했지만,

아직은 제대로 된 단서조차 없다.

갑자기 떨어진 보상이 현대 포탈일 가능성은 작겠지.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미루어보건대,

피의 어머니가 주는 보상은 무조건 도움이 된다.

어쨌든 지금은 뛴다!

시야 끝에 간신히 잡히는 옷자락을 쫓아 달린다.

"비르. 먼저 가! 죽이지는 말고. 그냥 확 들이받아서 넘어뜨려!"

"두나라만!"

비르가 우리를 간단히 추월했다.

숲 지형이 아무리 복잡해도, 비르에게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벼락의 칼이 웬만한 정글용 마체테보다 나았기 때문에 비르는 막힘 없이 전진했다.

그런데 쉽게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

"으윽. 젠장. 헤이스트 링이야!"

트리샤가 소리쳤다.

"그게 뭔데!"

힘들어 죽겠다.

이놈의 젖통. 출렁거려서 신경 쓰여.

머리카락이 긴 것도 거슬려!

내 몸은 달리기에 좋은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지치지 않고 남들보다 세 배는 빨리 뛸 수 있어.

저 비싼 걸 어디서 구했대. 성 하나는 살 수 있는데!"

"좋은 방법 없어?"

그때, 우리 앞으로 헤나와 클로라가 끼어들었다.

"너희들!"

"헤나…!"

우리는 멈춰서 헤나와 맞닥뜨린다.

이러는 중에도 타깃은 계속 멀어지고 있는데…!

"지금 바빠."

"뭐가 그리 바쁜데? 좀도둑처럼 숨어서 살금살금.

내가 깊이 들어가지 말라고 조언한 건 벌써 잊어버렸어?"

"찾는 사람이 있어. 나중에 얘기하자!"

"누군지 말하면 도와줄게."

"우리도 몰라!"

헤나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녀의 성격을 잘 알기 때문에 불안함이 엄습했다.

"그럼 이런 임무를 맡긴 게 누군지 말해."

눈치 빠른데?

헤나가 냄새를 맡았다.

수상쩍은 인간만 찾느라, 반대로 우리가 어떻게 보이는지 신경 쓰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걸 생각하고 있을 겨를이 없었다.

"우선 도와줘.

도와주면 빠짐없이 전부 말할게!"

"약속했어. 시현!"

헤나와 클로라는 모습을 감추더니,

우리가 눈을 깜빡이는 찰나의 순간 다른 위치에서 나타나기를 반복하며 점점 멀어졌다.

"블링크예요. 저 나이에 차원 마법까지 쓸 수 있다니…."

"최소한 금급이라는 게 확실해졌네."

"우리도 가자."

그대로 삼십 분은 내리달았나.

우리가 도착했을 때 상황은 이미 끝나 있었다.

"학. 학."

아, 죽겠다.

잡은 건 좋은데 힘들어서 땀이 비 오듯 흐른다.

반면 마법사들은 산책이라도 나온 것처럼 여유가 넘쳤다.

"멈추라고 했지? 여기가 얼마나 위험한 줄 알고 계속 뛰어다니는 거야. 겁도 없이!"

"잠시 묶을게요."

클로라는 허공에 큰 물방울을 만들어, 타깃의 손과 발을 자물쇠 잠그듯이 고정했다.

타깃은 체념한 듯 움직이지 않는다.

헤나는 고개를 홱 돌리고 이쪽으로 다가왔다.

"자. 이제 알고 있는 걸 말해."

"기다려. 얘기 좀 해볼 테니까."

나는 로브를 쓴 여성에게 다가갔다.

"잠시 얼굴 좀 확인할게요."

후드를 걷어 올리자, 화려한 금발이 드러났다.

뽀얀 피부에 오똑한 코. 보석 같은 녹색 눈동자가 숨 막히게 조화를 이루며, 아름답다.

그녀는 나와 눈을 마주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함부로 내게 손대지 마라."

"자기소개 좀 해주시겠어요?"

"밝힐 이름 따위 없다."

나는 비르를 불렀다.

"마마! 마마. 이 여자 마음에 든다."

"무, 무슨 짓을 할 생각이냐."

"살려서 잡아 오라는 말은 있었는데, 안전하게 보호하라는 말은 없었거든요."

"……."

금발 미녀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서로 편하게 갑시다."

"닥쳐라. 네까짓 게 뭘 안다고 함부로 끼어들어?"

"그러면 어쩔 수 없지."

비르가 대물 자지를 꼿꼿이 세우고 다가간다.

금발 미녀는 몸을 움츠리고 허겁지겁 뒤로 물러났다.

"시현. 치졸한 협박 같은 거 보려고 도와준 거 아니야. 당장 그만해."

헤나가 말했다.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가만히 있어."

지령서의 내용을 생각해보면, 이 여자는 당해도 싸.

하지만 본인이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는 필요하다.

나는 심호흡하고 말했다.

"한 번만 더 물어볼게.

대답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비르한테 널 덮치라고 할 거니까."

"……."

"이름이 뭐야."

그녀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작품후기]오늘 시현이의 지명도는 2,992!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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