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충 이세계 TS물-47화 (47/295)
  • 47회

    추적 임무가만히 좀 있어!

    죄다 강간하래. 인성에 문제 있나?

    싸움이 나더라도 제압하는 선에서 그쳐야 해. 비르는 힘 조절 할 줄 모르니까, 최악의 경우 한 사람이 죽겠지만.

    반대로 우리가 질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그러니, 나는 헤나가 왜 다짜고짜 공격했는지부터 생각해보기로 했다.

    비르.

    비르 때문이구나.

    생각해 보니, 우리 일행은….

    도적 한 명, 검사 한 명, 임산부 한 명이라는 독특한 조합이다.

    마물이 여자를 타락시키는 세계에서 임산부가 끼는 구성은 의외로 드물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고블린이 같이 걸어 다닌다면?

    수상한 걸 넘어서 이상해.

    "오해하지 마.

    비르는 내가 조련한 고블린이야."

    "조련했다고? 널 엄마라고 부르는데?"

    "간단한 이치야. 그래야 날 따르니까."

    "흐음."

    비르는 나와 정신파로 교감하고 있기 때문에 오해가 없다.

    오히려 내 의도를 여기에 있는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어서 극도로 흥분한 상태였지만, 헤나를 덮치지는 않는다.

    반대로 내가 아주 조금이나마 적대감을 품었다면 헤나를 향해 즉시 뛰어들었겠지.

    아주 위험한 줄타기였다.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서 난장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훨씬 조심스럽다.

    "네가 고블린 테이머라면, 그 배는 뭐야?

    설마 고블린과 교미했다거나 그런 건 아니겠지."

    헤나는 경멸 어린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클로라도 대놓고 표현하지는 않지만, 거리를 두려는 듯한 낌새를 보아

    고블린에게 범해진 여자 모험가들 인식이 어떤지는 알겠다.

    트리샤는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지.

    그게 여자 잘못은 아니잖아?"

    "패배한 것 자체가 잘못이야. 그 시점에서 뭘 당해도 할 말이 없어.

    당연히 그 후에 모험가를 하겠다는 발상도 글러 먹었고."

    "안심해. 내 배 속에 있는 건 이 녀석의 아이니까."

    케인은 바보같이 좋아하는 얼굴로 헤실거렸다.

    "아. 제가 남편…."

    케인의 옆구리를 쿡 찌른다.

    "시현 씨의 남자친구입니다. 애 아빠예요."

    헤나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거두지는 않았지만, 팽팽한 긴장감은 해소되었다.

    "헤나. 오해였어."

    "알아. 섣불리 공격해서 미안. 임산부 상대로 점잖지 못했어."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할 줄은 몰랐는데.

    마지못해서 하는 느낌이 없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납득이 가는 사과였다.

    "대신이라고 하기는 뭣하지만, 도움이 될만한 얘기를 해줄게.

    오늘은 깊이 탐색하지 말고 돌아가."

    "깊이 탐색하지 않고 돌아가는 게 도움이 되는 얘기야?"

    "타이밍이 나쁘다는 뜻이야.

    톱날 오크가 전장에 나와서, 제국군이 맞서 싸우고 있어"

    "톱날 오크?"

    "아, 정말 아무것도 모르네!"

    헤나는 짜증을 내면서도 말을 이어나갔다.

    "두메른 밑에 있는 오크 대장군들 말이야.

    톱날 오크, 기형 오크, 말뚝 오크."

    그래서 요새 내부가 허전했구나.

    최소한의 인원만 남기고 싸우러 나갔다는, 병사의 말이 사실로 증명되는 셈이다.

    마침 멀리서 함성 같은 게 들려왔다.

    "어설픈 모험가는 끼어들면 죽을 뿐이야. 알았어? 가자. 클로라."

    "고마워."

    헤나는 대답 없이 등을 돌렸다.

    바로 그때.

    이번에는 가까운 곳에서 비명이 들렸다.

    "도와주세요!"

    "아악!"

    다들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뛰쳐나갔다.

    몸이 무거운─정확히는 배가 무거운─ 나는 가장 뒤늦게 현장에 도착했는데, 큰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남녀 혼성으로 구성된 4인조가 오크 무리에게 패배해서 능욕당하고 있었다.

    "으극! 읏! 윽! 윽!"

    "악, 아아. 싫어…. 싫어!"

    오크는 여자를 통나무 같은 팔뚝으로 단단히 붙잡고 망가뜨릴 기세로 자지를 처박고 있었다.

    남자들은 초주검이 되어 신음만 흘린다.

    "이래서 약한 녀석들은!"

    헤나는 바로 마법을 시전하려고 하지만, 오크는 아직 살아있는 여자를 방패로 내세워 다가왔다.

    "윽!"

    "옥! 살려…. 옥…. 살려어…!"

    여자는 말을 끝맺지도 못했다.

    아랫배가 볼록 올라올 정도로 격렬한 좆 찌르기가 그녀의 사지를 마비시키고 있다.

    오크는 그 여자를 마법에 대항하기 위한 인간 방패로 쓰면서도, 약간의 흥분된 숨소리와 함께 계속 허리를 흔들었다.

    그리고 폭발하는 것 같은 질내사정.

    순간 여자의 배가 부풀어 오르는 게 보일 정도로 엄청난 사정이었다.

    양도, 기세도, 지금까지 만난 수컷과는 비교할 수 없다.

    여자는 그 질내사정을 마지막으로 완전히 실신해버렸다.

    다른 오크는 여자를 깔아뭉개고 힘껏 허리를 흔들고 있었는데, 기세가 얼마나 격렬한지 좆두덩이 부딪칠 때마다 샌드백을 때리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헤나의 결단은 빨랐다.

    "그렇게 됐으면 이제 어쩔 수 없어.

    내가 아플 틈도 없이 불태워주지."

    "기다려!"

    나는 헤나를 말리고 앞으로 나갔다.

    "뭐야. 너도 같이 죽고 싶어?"

    "비르! 해치워."

    "케에엑!!"

    비르는 억눌렸던 분노를 폭발시켰다.

    벼락의 칼과 여신의 칼이 서로 맞부딪치며, 금빛의 뇌전을 주변에 흩뿌렸다.

    "뭐. 뭐야, 이 마법은!"

    헤나가 놀라서 주춤한 사이, 비르는 붉은 돌풍이 되어 오크를 휩쓸고 지나갔다.

    여자와 섹스하느라 무방비했던 오크들은 순식간에 절명했다.

    "…고블린의 움직임이 아니야…."

    클로라가 중얼거렸다.

    실력 있는 마법사들이 보기에도 비르는 특출난 고블린이었던 모양이다.

    "비르. 잘했어."

    "마망!"

    비르는 칼을 집어넣고 나한테 달라붙었다.

    "…."

    헤나의 눈빛이 이상하다.

    비르의 강함이 경각심을 일깨웠는지, 나를 잠재적인 적으로 보는 듯한 눈치였다.

    하지만 표면적으로는….

    "제법이네. 테이머. 이름이 뭐야?"

    "시현."

    "기억해두겠어."

    "나는 트리샤."

    "저는 케인…."

    "나머지는 관심 없어! 가자. 클로라!"

    두 사람은 이번에야말로 가버렸다.

    남겨진 우리들 앞에는, 충격적인 능욕으로 반쯤 정신이 나간 여자 둘과 죽어가는 남자들만이 남았다.

    "성채까지 옮길까요?

    거기라면 보호받을 수 있어요."

    "우리 셋이서 옮기자고?"

    "넷이죠. 비르까지 해서."

    "안 돼. 비르는 우리 파티의 전투력을 담당하고 있는걸."

    "저는요?"

    "너는 짐꾼. 트리샤는 길잡이."

    "너무해."

    "나는 길잡이 마음에 드는데? 내가 백 명 있어도 비르는 못 이겨."

    "그렇다고 놓고 갈 수는…."

    "기다려 봐. 시험해볼 게 있으니까."

    나는 피의 권역에서 또 다른 고블린을 불렀다.

    바로 유피가 낳은 자식.

    신관 고블린이다.

    신관 고블린은 겉보기에 유별난 특징은 없었다.

    피부가 녹색이었고, 다른 고블린들처럼 똑같이 못생겼다.

    굳이 다른 점을 들자면 분위기가 다르다.

    입을 꾹 다물고 차분하게 서 있을 뿐인데도, 다른 고블린들과는 전혀 달라 보였다.

    감식.

    [신관 고블린][레벨 1]

    [힘 3 민첩 2 지혜 11 회복력 4]

    [【신앙의 힘으로】신실한 여성 신관의 자궁에서 태어난 영향으로, 치유 능력을 타고나게 되었다]

    [父 키크][ 母 유피넬]

    전남편 사이에서 나온 자식이구나.

    비르가 알면 좀 불편하겠는걸.

    눈에 띄는 특징은, 역시 치유 스킬을 가지고 있다는 점.

    예상대로 <태교 버프>는 없다.

    유피넬은 특수 임신 스킬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르처럼 정예 권속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도움이 안 되는 건 아니었다.

    나는 시험 삼아 비르가 신관 고블린에게 지시를 할 수 있게 유도해 봤다.

    "비르. 다친 모험가들을 치료하라고 명령해."

    "비릇."

    비르는 즉시 내 말을 이해하고 신관 고블린에게 지시한다.

    여기서 밝혀진 재밌는 사실은, 내가 낳은 자식이 아니더라도 정신파로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피의 권역에 속한 좆집이 낳았기 때문에?

    아니면 피의 권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명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필요하다면 비르를 거치지 않고 내가 직접 명령을 내리는 것도 가능해 보였다.

    "키르르."

    신관 고블린은 잽싸게 움직였다.

    남자들이 의식을 되찾았다.

    "여기는…."

    "헉!"

    "오필리아. 어딨어!"

    남자는 엎어진 여자들을 보고 몹시 격앙되었다.

    "고블린! 고블린의 짓인가!"

    "기다려. 그 고블린은 널 치료한 거야."

    "다, 당신은?"

    "테이머야. 이 고블린들은 내가 기르는 애들이고."

    두 고블린이 내 다리에 달라붙었다.

    "여자들 데리고 성채로 돌아가.

    목숨만 건져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감사합니다!

    생명의 은인이십니다. 이름을 알려주세요."

    "시현."

    남자들은 힘겹게 몸을 일으켜, 여자들을 데리고 성채 방향으로 가버렸다.

    "이번에는 치료하는 고블린이야? 대단하네.

    유피넬의 힘을 그대로 물려받은 것 같아."

    트리샤는 얌전히 서 있는 신관 고블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나는 오히려 치유능력만은 유피넬보다 뛰어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몸에 있는 피를 거의 쏟아낸 남자도 살려냈으니.

    "고블린이 부모의 능력을 물려받는 게 특이한 일이야?"

    "그럼. 특이하지.

    이런 예는 없다고 봐도 좋아. 만약 고블린이 부모의 스킬을 그대로 가지고 태어날 수 있었다면, 세상은 이미 마물한테 넘어갔을걸."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신관의 치유 능력은 고행을 통해 얻는 신앙의 힘입니다. 신실한 신도라면 모를까,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마물이 다룬다는 건 있을 수 없어요."

    피의 권역과 얽혀 있기 때문에 생긴 특수한 능력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어떤 여자든 좆집으로 만들어서 교배시키면, 그 여자의 능력을 물려받은 마물을 양산할 수 있다.

    그런 무시무시한 결론에 다다르는 셈이다.

    즉, <마왕> 퀘스트의 내용이 죽이고 겁탈하는 데 집중된 건 이상한 일도 아니다.

    능력 있는 여자들을 비르와 짝짓기시키는 게 가장 빨리 강해지는 길.

    <마왕>으로 군림하는 길이 아닐까?

    어쨌거나, 새 가족에게 이름을 지어줘야지.

    엄마는 유피넬이니까 유피넬과 상담해 봐야겠다.

    "돌아가 있어."

    "키르르."

    신관 고블린은 포탈을 열지 못하는 것 같다.

    비르가 포탈을 대신 열고, 신관 고블린은 그 속으로 뛰어들었다.

    "한 번 돌아갈까? 위험을 무릅쓸 필요는 없는데."

    좀 겁난다.

    방금 망가질 정도로 겁탈당하는 게 우리가 될 수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트리샤와 케인은 그다지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눈치였다.

    "더 가보자. 비르가 있잖아. 오히려 지금 뭐가 위험한지 봐두는 게 좋을지도 몰라."

    "비르가 싸우는 동안, 시현 씨는 제가 지킬게요."

    "으음."

    뭐야.

    나만 사리고 싶은 거였어?

    얘넨 다 진짜배기 모험가였지.

    "아…! 미안해요. 배려가 부족했어요."

    케인이 갑자기 날 껴안았다.

    왜 지랄이야?

    "임신해서 쉽게 피곤하고 지치는 거예요. 돌아갑시다. 제가 부축해줄게요."

    "그냥 가자."

    나는 케인의 팔을 뿌리쳤다.

    "시현 씨!"

    "꺼져. 달라붙지 마.

    내가 네 와이프야?"

    임신해서 지쳤다는 말 듣고 보살핌받을 바에는 걷고 말지!

    뭐에 화가 났는지도 잘 모르겠다.

    남자인데 그런 취급을 받은 게 용납할 수 없어서?

    어떤 건 괜찮고, 어떤 건 안 되고.

    내 안에서 그런 건 뒤죽박죽 섞여버린 지 오래라서, 더욱더 혼란스러웠다.

    "귀 챙기고 가!"

    트리샤는 오크의 뾰족한 귀를 챙기고 뒤늦게 따라붙었다.

    요새 근처의 숲은 잘 정비된 보급로였다.

    길도 뚜렷했고 헤맬 일도 없었다.

    그저 오크들이 몇 마리 배회하고 있었을 뿐.

    우리는 곧 탁 트인 땅으로 나오게 되었는데,

    오크 몇 마리는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돌격! 밀어붙여라!"

    "악!"

    "배에 힘 딱주고 버텨! 오크들한테 짓밟히고 싶냐?"

    족히 천 명은 될 법한 제국 병사들이 수백 마리의 오크들과 맞서 싸우고 있다.

    얼마나 치열한지, 우리한테 눈길을 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한눈에 보이는 형국은 모두 하나로 뭉쳐서 부딪치기보다는 수십 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각개격파로 맞서는 모양새였다.

    어딜 봐도 누가 죽거나 다치는 모습밖에 보이지 않아서, 나는 한순간 패닉에 빠졌다.

    "시현 씨!"

    "어, 어어…."

    "정신 차려요. 멍하니 있으면 죽어요."

    "고마워."

    웬일이지?

    케인이 좀 믿음직스러워 보였다.

    자기도 손 떨고 있으면서.

    "우리도 가세할까? 참전한 모험가도 꽤 있는 것 같은데."

    "비르. 할 수 있겠어?"

    "비르릇!"

    좋아.

    "매번 왜 고블린을 데리고 다니는지 설명하기도 귀찮은데.

    이 기회에 이름 한 번 알리자!"

    "두나라만!"

    비르가 칼을 빼 들었다.[작품후기]스테이터스는 잠시 후 업데이트 됩니다!

    +오늘 시현이의 지명도는 2874!

    여러분의 추천으로 시현이를 혼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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