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회
추적 임무"무슨 일 있었어요?"
케인이 다가와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잃은 게 없으면 됐지.
무분별한 접촉에는 어느 정도 적응했다.
트리샤는 지도와 주변 지형을 대조하며 길을 알아내고 있었다.
"이제 두 시간 정도만 더 걸으면 요새가 보일 거야.
밤에는 마물이 나타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해."
"요새가 있는데도?"
"숨어드는 마물까지 일일이 막아낼 수는 없으니까.
운 좋게 마을까지 내려간 마물은, 모험가들이 알아서 할 거야."
예상은 했지만, 제국군이 미처 막지 못한 괴물은 자경단이나 모험가가 나서서 해결하는 듯하다.
'요새'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관광지에 가면 볼 수 있을 법한 허름한 성곽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안쪽으로 갈수록 그럴싸한 성이 보이기는 했지만, 농성에 유리하게 설계됐을 뿐, 대단한 방어 능력이 겸비돼 있거나
마법의 힘으로 보호받고 있다는 생각은 눈곱 만큼도 안 들었다.
"모험가인가? 처음이면 이쪽으로 들어가라."
우리는 피로해 보이는 병사의 안내를 받아 내부 성곽 한쪽에 있는 보급소에 방문했다.
"안녕하세요?"
예쁜 아가씨가 보급소를 지키고 있다.
이 세계에 와서 좀처럼 본 기억이 없는 환한 미소에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안녕하세요."
"와. 아름다우시네요."
윽!!
명치에 한 대 맞은 기분이다.
이건 절대 익숙해지지 않겠군.
"필요한 물품이 있다면 인당 2개씩 가져가시면 됩니다!"
"포션은 제한 갯수 만큼 챙기는 편이 좋겠네요."
"시현아. 이리 와 봐. 여기 속옷도 있어."
"속옷이 있는데 왜 나를 찾아?"
"이 정도면 네 가슴에 맞는 거 아니야?"
트리샤는 내 가슴에 젖 가리개를 대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연신 감탄했다.
"안 되겠네. 시현이 가슴 짱 커."
"다른 거나 찾아보자. 속옷은 이미 샀어."
"그분이 사주셨어?"
"내 돈으로 내가 샀다."
우리는 보급품을 자유롭게 챙긴 후 외곽 지역을 지키고 있는 병사로부터, 간략한 설명을 들었다.
"북부의 요새 <르펠>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성채의 주인은 이마르 지휘관님이십니다."
"혹시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요?"
병사는 트리샤의 당돌한 질문을 받고 눈을 깜빡였다.
"멋들어진 콧수염이 있으십니다.
지휘관님은 제국의 심볼이 들어간 망토를 걸치고 계시니 쉽게 알아보실 수 있을 겁니다."
"알았어요."
"그런 건 왜 물어봐?"
작은 목소리로 물었더니, 트리샤도 소곤거렸다.
"알아두면 좋잖아.
그 사람도 귀족 신분일 텐데. 우리도 곧…."
"계속 설명해도 되겠습니까?"
"네."
케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앞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자기 책임입니다."
병사가 딱 그 말을 했을 때, 바깥에서 모험가들끼리 고함치는 소리가 들렸다.
"모험가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알력도 포함해서요."
"위험해지면 알아서 해야 한다는 얘기죠?"
"네."
병사는 나와 눈을 마주치더니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쑥스러워하는 건가?
"또, 적극적으로 마물을 토벌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 문제 삼을 수 있습니다.
그 밖에 제국군을 적대하거나 방해하는 행위는 처벌 대상입니다.
수급에 따른 보상은 모두 이 성채에서 지급하며, 오크를 처리하면 귀를 잘라서 오시면 됩니다."
귀. 기억했다.
여기서는 단순히 토벌 전과 만큼 보수를 받게 되는 듯하다.
"궁금한 점 있으십니까?"
"상황은 좀 어때요?"
"그건…."
나와 트리샤는 병사가 대답을 망설이는 걸 보고 합을 맞췄다.
"아직 어린데, 혼자서 모험가들 안내하고 있는 거예요? 대단하다."
"최소한의 병력만 남겨둔 채 밖에 나가서 싸우고 있으니까요."
"뭐 다른 건 없어요? 마물 편을 든 사람이 있다거나."
나는 은근슬쩍 우리가 찾는 자에 관해 물었다.
"제, 제가 알기로는 없습니다."
병사는 나와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눈에 띄게 당황했다.
순진한 반응이다.
적어도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현장의 판단을 우선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마물 편에 든 인간은 마물로 봅니다. 사살해도 문제없습니다."
황자님은 우리가 일을 크게 벌이지 않고 매끄럽게 처리하기를 원하신다.
병사들과 연계하면 수색하기는 더 쉽겠지만, 그만큼 마물을 조종하는 여자에 대한 소문이 퍼지게 돼.
그건 서안 황자님도 바라는 일이 아니겠지.
우리끼리 찾아보는 수밖에 없다.
거기에, 제국군들이 나가서 싸우고 있는 걸 보면 상황은 나쁘지 않은 듯하다.
"여기 병사들은 오크와 싸우고 있는데, 잘 되어가는 것 같아요?"
"솔직히 말하면 좋지는 않습니다.
모험가들의 활약으로 균형을 맞추고는 있지만요."
직접 가봐야겠어.
우리는 바로 숲속에 들어갔다.
"여기서부터는 천천히 나가자."
"네."
"알았어."
포탈을 열자 비르는 위풍당당한 걸음걸이로 나타났다.
비르의 등허리에는 나한테 받은 칼이 X자로 교차하여 걸려 있다.
이도류? 멋있는데.
"비르. 잘 부탁해."
"마망. 비르한테 맡긴다."
맡겨야지.
나는 비르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한다.
…특히 전쟁터에서는.
그래서 정령으로 권속의 레벨을 올릴 수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비르의 회복력을 중점으로 키우기로 했다.
어쩌다 얻은 '끈질긴 피' 특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함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감식.
[고블린 비르][레벨 16]
[힘 12 민첩 9 지혜 7 회복력 38]
[+끈질긴 피 - 이 크리쳐는 죽음에 몰리더라도 반드시 생환하는 회복력을 얻는다]
[父 고블린 비그][ 母 시현]
[좆집 목록]
[에나 - 마을 여자][리나 - 마을 여자][노라 - 마을 여자]
[앨리스 - 모험가][베키 - 마을 여자][유피넬 - 비르 전용 좆집【S급】]
[태교 목록]
[【고블린의 집요한 교배섹스】- 체력 UP]
[【사랑이 담긴 뒤치기 섹스】- 약점을 포착하기 쉬워진다]
[【고블린의 끈덕진 교배섹스】- 힘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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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린에게 봉사하는 입보지】- 생식 능력 크게 UP]
[【추잡한 똥구멍 섹스】- 치명적인 공격이 가능하다]
[【복종 섹스】- 명령을 잘 듣는다]
[【끊임없는 능욕】- 연속 공격 시 지치지 않는다]
[【추잡한 돌림빵】- 다수의 적을 상대할 때 3배 강해진다]
비르가 죽으면, 붙잡혔을 때 탈출할 방법이 없다.
반대로 비르만 살아있으면 다소 굴욕적인 처지에 놓이더라도, 정령을 모아서 보복할 수 있다.
권속과는 정신파로 교감할 수 있으니, 어찌 보면 상황 판단을 똑바로 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케케."
"꺅!"
비르가 장난삼아 트리샤의 엉덩이를 건드린다.
트리샤는 비르한테 뒤를 가리면서 내 눈치를 봤다.
"있잖아. 얘가 내 엉덩이 노리는 것 같은데, 기분 탓이지?"
"혹시 모르니까 조심해."
"케케케."
말은 이렇게 했지만, 비르가 내 말 안 듣고 트리샤를 덮칠 가능성은 작다.
트리샤가 엉덩이로 유혹이라도 하지 않는 한.
"걱정하지 마.
예쁜 와이프도 있는 애가 뭐하러 그러겠어?"
"그렇지? 유피랑 매일 임신섹스 하고 있을 텐데."
트리샤를 안심시키려고 꺼낸 말인데, 케인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기운차려. 인마."
"시현 씨가 안아주면 기운 날 것 같아요."
"지랄하지 말고."
"유피잇…."
진짜로 울려고 하네.
"하아. 이리 와."
나는 케인을 안아 주었다.
내 젖탱이를 쿠션 삼아 얼굴을 비비적거리는 꼴이 참 못났다.
"시현 씨…."
"이제 어쩔 거야? 저번처럼 우리는 뒤에 가 있을까?"
"여기 오크가 얼마나 강한지 모르니까 다 같이 신중하게 전진하자."
"전에 상대해 본 놈들이랑 비슷할 거 같은데."
"개들은 그냥 척 보기에도 떨거지였잖아."
"흠. 그건 그래. 이름이 뭐였지? 부옥이었나."
별로 생각해내고 싶지 않지만, 그놈이 태어날 때 부옥하고 울었다는 사실이 머리에서 안 떨어진다.
괜히 우습네.
"진정했어?"
"시현 씨의 젖가슴 덕이에요."
"그냥 내 덕이라고 해. 젖가슴 달지 말고."
"시현 씨 덕이에요. 배가 커져서 그런지, 깊은 모성애를 느껴요."
"처음보다 더 길어졌잖아!"
나는 케인의 명치를 정권으로 가격했다.
턱은 너무 높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사실 남성의 진정한 약점은 낮은 곳에 있지만, 애 아빠를 고자로 만들 수는 없기 때문에 봐주기로 했다.
"곧 태어날 아이에게 한심한 아빠라고 생각되지 않게 해."
"제 아이였어요?!"
"그래. 여관에서…."
악. 짜증 나!!
설명하려다가 참을 수 없는 짜증이 치밀어 머리털을 벅벅 긁는다.
"가자!"
우리는 비르와 함께 앞으로 나아갔다.
곳곳에서 싸우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그중 눈에 띄는 건 머리카락이 붉은 마법사였다.
그녀의 주변으로 엄청난 열기가 모여들고 있었다.
"다 죽여주마!"
호기롭게 선언한 그녀는 화염을 응축 시켜 허공에 머리통만 한 태양을 만들었다.
굉장하다!
"나는 벨레이라의 사도. 고귀한 불의 여신이여, 내 눈앞의 적을 섬멸할 힘을 내리소서! 파이어 볼!"
팽창한 화염구가 그대로 바닥에 내리꽂혔다.
고막이 찢어질 것 같은 폭발음과 눈부신 섬광 직후, 오크였던 것들이 숯덩이가 되어 바닥을 뒹구는 모습이 보였다.
"하!"
그녀는 가소롭다는 듯이 코웃음을 치고, 가슴을 활짝 폈다.
보이지 않는 스포트라이트가 그녀를 비추고 있는 듯하다.
"대단해요."
"와! 중급 공격 마법이잖아."
케인과 트리샤는 붉은 머리 마법사의 실력을 보고 순수하게 감탄한 것 같지만,
나는 통쾌함보다는 불안함을 느꼈다.
정신적으로 미성숙해 보이는 애가 대전차 병기 같은 화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좀 그래.
어찌 보면 나도 주제에 안 맞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숲 한복판에서 폭발하는 마법을 쓸 정도로 미련하지는 않다.
"흥."
우리가 구경꾼으로 참여했다는 걸 알고 새침하게 구는 모습이 귀엽기는 하다.
예쁘면 웬만한 일은 용서되기 마련이다.
물론 다른 사람이 고생할 가능성이 크다.
"불이야. 불. 얼른 꺼야 해요!"
마치 지금처럼 말이다.
그녀의 동료로 보이는 물빛 머리 아가씨가, 좀 전에 행사된 공격 마법에 비해 초라하기 그지없는 물 마법으로
진화 작업에 힘쓰고 있었다.
"클로라, 소란 떨지 마. 없어보이게! 탈 만한 걸 남겨 두지 않았기 때문에 큰 불로 번지지 않아."
"그치만…. 헤나. 불씨가 바람을 타고 갈지도 모르고…."
깔 맞춤한 마법 속성에 성격까지 대비되는 둘.
클로라와 헤나는 마침내 우리한테 관심을 돌렸다.
"뭐야, 당신들은. 구경났어? 여기 잡몹들은 내가 다 정리했으니 다른 데 알아봐."
불 끄는 거 도와주겠다고 하면 화낼 것 같다.
근거는 없지만, 왠지 그럴 것 같았다.
"이런 굉장한 마법은 처음 봤어요!"
케인은 아이처럼 신이 나 말했다.
그런 반응이 싫지는 않았는지, 헤나의 볼이 붉어진다.
"보는 눈은 있네."
"그런데 귀를 남기지 않으면, 보상은 받을 수 없는 거 아닌가요?"
앗.
시간차 공격인가?
"…취소! 방금 한 말 취소. 역시 보는 눈 없어.
나 같은 대단한 마법사는, 그런 푼돈 벌이에 관심 없거든?
두메른을 죽여서 제국 최강의 대마법사가 될 거야. 그것 말고는 관심 없어. 하나도!"
"헤나. 귀 없으면 오늘 굶어야 해…."
"시끄러웟! 불이나 끄고 있어!"
대책 없는 2인조군.
트리샤도 느낀 바가 있었는지 훗하고 웃었다.
"실력은 좋은데 벌이가 나쁘다니 안 됐네.
모험가는 간혹 그런 모순을 겪기도 하지."
"지나갑니다."
더 있다간 내가 못 견딜 것 같아서 두 사람을 지나친다.
바로 그때였다.
"파이어 볼트."
영창 없이 즉시 시전된 불타는 화살이 우리 앞을 가로막듯이 쏟아졌다.
경고 사격이었는지 맞은 사람은 없지만, 뜨거운 열기가 확 치솟아서 깜짝 놀란 마음이 비르한테 전해졌는지….
"카아악."
비르는 한 번도 들은 적 없는 흉악한 소리로 울부짖었다.
"마마. 건드렸다. 마마를 건드렸다!"
"마마?"
헤나의 표정도 심상치 않다.
"왜 고블린을 데리고 있나 했더니.
패배자들 모임이었네?"
"위험하게 무슨 짓이야?"
나는 처음으로 헤나와 마주 봤다.
쉽지 않겠는데. 나도 한 신경질 하지만, 헤나는 더하다. 싸움을 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숙녀「거품에서 태어난 여신」이 모욕을 당했다면 갚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메인 퀘스트 - 마왕]
[【후원자】- 거품에서 태어난 여신]
[비르에게 트리샤를 강간하라고 명령한다
비르에게 헤나와 클로라를 강간하라고 명령한다]
[보상 - 크라켄의 이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