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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1210화 (1,177/1,205)
  • 1209화

    그렇군. 레이아랑 이러고 있으면서 왜 자기를 쓰고 있냐는 건가.

    "넌 날 대체 얼마나 제멋대로인 놈으로 생각하는 거야? 너와는 달리, 레이아는 어제 새벽까지 날 받아내면서 고생했다고. 이대로 조금 더 자게 해주는 게 사람 된 도리라는 거잖아?"

    급하게 생각해낸 구실이었지만, 적어도 거짓말은 아니었다.

    내가 이렇게 흥분하고도 허리를 흔들지 않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잖아?

    뭐, 중2병의 몸을 만져서 쌓인 성욕을 천사님한테 푸는 게 미안해서 가만히 있는 것이기도 했지만.

    "뭐, 하지만 너도 자는 걸 깨워서 미안하기는 하네. 아직 한잠 더 잘 시간이니, 원한다면 이대로 다시 재워줄까?"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만, 상당히 야한 제안이었다. 내가 재워준다고 하면, 그 방법은 하나밖에 없으니까.

    중2병도 당연히 그걸 알고는 잠깐 당황한 눈치였지만, 말 그대로 잠깐뿐이었다.

    "으, 응…."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리면서, 중2병은 미약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냐. 그럼…."

    "응흐윽!? 히이으읏!?"

    처녀막을 건드리지 않게 조심하면서 중지를 격하게 움직이자, 중2병은 이제 허리까지 활 모양으로 꺾으면서 몸서리쳤다.

    "다시 한번 기분 좋게 잠들어."

    "히긋! 흐읏! 으흣…히으으으응…."

    그 상태에서 내가 중지를 폭 하고 뽑자 다시 한번 몇 차례 분수를 뿜더니, 마치 브릿지 자세를 하는 것처럼 위로 잔뜩 들렸던 중2병의 몸이 다시 아래로 힘없이 푹 꺼졌다.

    이것만으로 진짜 기절해 버리다니. 매일같이 잘 때마다 이런 식으로 잠드니, 이제는 아예 버릇이 들어 버린 걸까?

    뭐, 내로서는 편하고 좋지만.

    "후우. 이제 어쩌지."

    "무슨 문제라도 있으신가요?"

    손가락에 묻은 애액을 중2병의 허벅지에 문질러서 적당히 닦으며 중얼거리자, 갑자기 정면에서 아름다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으헉!? 레, 레이아! 깼어!?"

    대체 언제부터? 설마 중2병한테 한 짓을 본 건…미안해! 내가 잠깐 어떻게 됐었나 봐!

    매일 밤 레이아의 눈앞에서 하는 건, 그래도 목적이 있어서 하는 거니 변명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조금 전 그건 성욕에 눈이 멀어서 그랬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일단 선을 넘지는 않았으니 조교의 일환으로 봐줄 수도 있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결과론이다.

    "후훗. 어째서 그렇게 흥분하셨던 건가요?"

    하지만 천사님은 전혀 화나지 않았다는 듯, 오히려 행복해 보이는 미소까지 지으며 내 뺨을 쓰다듬어줬다.

    "그건…."

    레이아한테 삽입하고 있어서 엄청 기분 좋은데, 깨우게 될까 봐 맘대로 흔들지는 못하니까.

    말해두지만, 이건 진짜다. 그런 게 아니었다면 결코 중2병의 몸을 가지고 놀면서 대리만족하는 일 따윈 없었을 거라고 장담할 수도 있었다.

    실제로 천사님과 함께 다닌 이후로 중2병한테 성욕을 푼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을 정도니까.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그렇게 말해 봤자 대체 천사님이 어디까지 믿어주실지….

    "믿어요."

    크흑…처, 천사니임….

    아무래도 믿음이 부족했던 건 나였던 모양이다.

    "그럼 아까 하신 말도…그런 의미였나요?"

    "으, 응? 뭔가?"

    "조금 전에 말씀하셨잖아요. 이제 어쩌지. 라고. 그 말은…."

    천천히 그렇게 속삭이면서, 천사님은 마찬가지로 천천히 엉덩이만을 들어 올렸다. 찔꺼억 하는 소리가 아래쪽에서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이 쌓여 버린 성욕을, 레이아가 깨어날 때까지 어떻게 참지. 라는, 그런 의미였나요?"

    그렇게 말하면서, 레이아는 이번에는 천천히 엉덩이를 아래로 내렸다.

    그것도 그냥 일자로 곧게 내린 게 아니라, 일부러 옆으로 크게 커브를 그리면서.

    물건 옆면을 천사님의 부드러운 안쪽이 강하게 비벼주는 감촉도 그렇지만, 그 천사님이 이렇게 적극적으로야한 모습을 보여주시는 상황 자체가 너무도 강렬한 자극으로 다가왔다.

    어, 어라? 그러고 보니 천사님. 지금 눈에서 보랏빛 안광이….

    "응…."

    "후훗. 하지만 전 이렇게 깨어나 있는걸요?"

    찰싹하고 맞부딪히는 소리가 날 정도로 완전히 엉덩이를 내린 천사님은, 자신의 대음순을 내 다리 사이에 비벼주듯 좌우로 살랑살랑 엉덩이를 흔들어주기까지 했다.

    "그러면 이제…어떻게 하고 싶으신가요?"

    던전을 드나들 때도 매번 같이 행동하다가, 7계층으로 오면서 오랫동안 못 보게 된 반동일까? 아니면 중2병에게 애무해주는 걸 먼저 보고 나서 하는 거라 그런가? 요즘 천사님은 옛날보다 더 적극적인 것 같아.

    물론 싫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너무 좋다.

    게다가 적극적이라고 해서 마냥 이렇게 대범하게 행동하는 게 아니라.

    "이대로 레이아의 안을 쑤컹쑤컹 처박아서 그대로 제일 안쪽에 기분 좋게 싸고 싶어."

    "네…쑤…!? 네, 네헤…. 저기, 그게…구원 씨가…원하신다면…."

    부끄러워할 때는 제대로 부끄러워하시거든.

    아무리 구미호 모드가 되어서 적극적으로 행동하셔도, 결국 천사님의 본질은 천사님이라는 거지.

    "쑤컹쑤컹 박아도 돼?"

    "그, 그…쑤, 쑤우…."

    직접 말하는 건 부끄러워서 도저히 안 되겠는 모양이다.

    "미안. 레이아가 너무 야해서 장난 한번 해봤어."

    "정마알! 너무하세요!"

    입술까지 덜덜 떨면서 말문이 막힌 레이아에게 가볍게 키스를 해주자, 레이아는 꼬리로 내 허벅지를 탁탁 때리면서 토라진 표정을 지었다.

    저런 표정까지 아름다우시니, 진짜 말이 안 된다니까.

    "하지만…."

    "응?"

    "쌓인 건…해결하실 거죠?"

    "레이아!"

    "꺄악!"

    부끄러워하면서도 슬쩍 곁눈질로 유혹하는 천사님의 모습에, 나는 결국 이성을 잃고 말았다.

    "단 하나?"

    아침보다는 점심에 더 가까운 시간.

    내 테크닉에 기절해 버린 중2병이 일어날 때까지 천사님과 농밀하면서 알콩달콩한 시간을 보내고 있자니, 어느샌가 시간이 이렇게 지나 버리고 말았다.

    아니. 시간이 되면 알아서 부르러 올 줄 알고 마음 놓고 있었는데, 어제 내가 보여준 힘이 상당히 두려웠는지 안 오더라고.

    그래서 결국 상당히 늦은 시간에 방을 나오게 된 우리는, 지금 고릴라와 대면하고 있었다.

    "네."

    우리한테 사람을 보내지는 않았지만, 자기 자신은 제대로 일찍 일어나서 우리를 대접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거겠지.

    차갑게 식어 버린 식사를 빨리 다시 덥혀오도록 시종들을 독촉한 후, 고릴라는 생긴 것답지 않게 간사한 미소를 지으며 내 질문에 대답했다.

    "제대로 로빈에게 정보를 듣고 보낸 거 맞지? 몇 개나 보냈는데?"

    "그러니까 어디 보자…네 군데에 보냈습니다."

    일일이 손가락을 접어가며 세어보길래 내심 얼마나 많이 보낸 거야 싶었는데, 의외로 적잖아?

    뭐, 로빈이 감시하고 있었던 건 전부 카이젤에게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는 가문이었을 테니, 저 정도 숫자가 적당한 걸지도 모르겠지만.

    게다가 비스 내부를 감시하는 비수가 로빈 혼자도 아니니까.

    아무튼 4곳 중에서 단 한 곳에서만 결투를 받아들였다는 건가….

    무명인 내 도전을 한 곳이라도 받아준 걸 놀라워해야 할지, 아니면 블래스터 가문을 이기고 그 블래스터의 가주에게 직접 추천서까지 받은 내 도전을 세 곳이나 무시한 걸 기분 나빠해야 할지.

    "나한테 졌다고 제대로 공표한 거 맞지?"

    비스의 결투는 결국 도전자도 도전을 받아들인 가문도 자신들의 명성을 드높이기 위해 행하는 것이다. 그러니 원래는 결투가 정해진 순간부터 결투가 행해진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그 결과도 대대적으로 공표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나와 블래스터 가문의 결투는 그런 일반적인 과정을 거친 게 아니니까 말이야.

    혹시 우리가 결투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르는 거 아니야?

    내가 나서서 알리고 다닌 것도 아니니, 이 녀석들이 입 다물고 있었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어.

    "무, 물론입니다!"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내게, 고릴라는 두 손을 황급히 저으며 외쳤다.

    거짓말은 아닌 것 같지만, 말을 더듬는 게 상당히 수상해. 분명히 뭔가 있어.

    "하지만?"

    "하지만…왠지 믿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내가 운을 띄우자, 고릴라도 내 눈치를 보면서 사실을 실토했다.

    역시나. 하지만 이상하군. 패배한 놈들이 직접 패배를 인정한다는데도 남들이 그걸 부정하다니.

    "블래스터 가문은 그 대쪽 같은 성품으로도 유명하니, 믿기 힘든 것이 아닐까요?"

    "응?"

    그렇게 생각한 순간, 옆에서 천사님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말투 자체는 평소의 나긋나긋하고 정중한 말투 그대로였지만, 목소리가 중저음의 중성적인 목소리가 되니, 왠지 유능한 남자 부하가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 풍겼다.

    "패배를 인정한 건 그나마 이해할 수 있다고 치더라도, 그 블래스터 가문이 이전까지 이름도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에게 마치 부하라도 된 것처럼 몸을 낮추고 일일이 추천서까지 써준 거니까요."

    "그렇군. 나일이라는 인물은, 블래스터가 무언가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낸 인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군."

    "네. 그렇지요?"

    날 향해 눈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여준 후, 천사님은 고릴라를 향해서도 똑같이 되물었다.

    천사님. 아무리 남장을 했다지만, 그렇게 남한테 함부로 눈웃음 짓지 말아 주세요.

    "네,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저것 봐요. 고릴라 놈이 주제도 모르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잖아요.

    천사님한테 엄한 놈들이 추파 던지는 게 싫어서 일부러 남장까지 시킨 건데, 남장을 하고도 천사님의 매력은 감출 수 없는 모양이다.

    "크흠. 아무튼 그래서, 그 받아들였다는 한 곳은 어디야? 여기에서 가까워?"

    "플레체 가문 말입니까. 멀지는 않습니다. 마차로 3, 4일이면 충분히 도착할 거리입니다. 바로 출발하실 계획이십니까?"

    "수장 선발 의식까지 그리 시간이 많이 남은 것도 아니잖아? 서둘러서 나쁠 건 없지."

    "네. 그러면 당장 플레체 가문의 무술과 대응법을 정리하여…."

    "필요 없어."

    생긴 건 그런 거 하나도 신경 안 쓰고 그냥 막 들이대서 싸울 것처럼 생겼으면서, 의외로 꼼꼼한 녀석이야.

    "네?"

    "모처럼 강자와 싸우는 거다. 미리 다 알고 가면 재미없잖아? 거기에…상대가 누구든, 난 지지 않아."

    내가 한 말이지만 진짜 전투광이나 할 만한 오만한 대사로군.

    하지만 아무리 오만하게 들릴지라도, 전부 사실이니 문제없다. 어제 잠깐 바닥을 보였던 마나도 천사님 덕분에 꽉꽉 채워진 상태니까 말이야.

    지금의 내가 누구한테 진다는 건, 그야말로 진짜 용사라도 나타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아니. 만약 진짜 용사가 나타나더라도, 성자 스킬이 있으니 충분히 이길 자신 있다.

    "그러니 넌 아무 걱정하지 말고, 또다시 도전장을 보낼 준비라도 해둬. 다음에 내가 돌아왔을 땐, 이번에 무시한 놈들도 계속 무시하고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명성을 떨치고 있을 테니까."

    "크으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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