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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1200화 (1,167/1,205)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1199화

"에에…하지만…."

"기분 좋게 자고 있으니 깨우기 미안하다면, 기분 좋게 깨우면 문제없는 것 아닙니까? 분명 좋아할 겁니다, 이 사람."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말소리가 들려왔다.

고음의 똑 부러지는 목소리와, 여자치고는 저음의 허스키한 목소리.

앞뒤에서 들려오는 전혀 다른 느낌의 두 목소리는 미묘하게 어울려서, 마치 좋은 음악을 듣고 있는 것 같은 기분 좋은 느낌을 선사해 줬다.

거기에 앞뒤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까지 더해지니, 이게 바로 천국인가 싶을 정도였다.

"그건 그렇겠지만요…바넷사 씨는 부끄럽지 않으신가요?"

"부끄럽습니다."

"부, 부끄러우시군요…."

아무튼 기분 좋은 건 기분 좋은 거고, 둘은 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걸까?

확실한 건, 이 둘은 지금부터 내가 좋아할 만한 행동을 하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대로 자는 척하고 있어야지. 얘기를 들어보니 내가 깨어나면 그만둘 것 같으니까.

"슬슬 시간이 아슬아슬하지 않습니까? 이 이상 지체하면 지각하실 겁니다."

바넷사의 얘기를 듣고 나도 눈을 감은 채 시야 구석에 시계만 띄워서 확인해 보니, 확실히 평소보다 훨씬 늦은 기상 시간이었다.

어제는 눈이 안 보이는 만큼 더 불타올라서, 결국 날이 밝아오기 직전까지 했으니까 말이야. 이 시간에 일어나도 정작 수면 시간은 평소보다 짧을 정도였다.

뭐, 힐링 섹스 덕분에 피곤하지는 않지만.

"아앗…저, 정말이네요. 그, 그럼…으, 으응…하으…."

누님도 시계를 확인한 거겠지.

당황한 것처럼 몸을 파닥파닥 움직이더니, 누님은 결국 천천히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다만 자세가 자세이니만큼 쉽게 몸을 일으킬 수 없는 모양이었다.

옆을 보고 누워 있는 내 품에 정면으로 마주 보고 누워서 삽입까지 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보통이라면 크게 문제 될 것 없지만, 내 물건이 보통이 아니라는 게 문제였다.

게다가 누님은 날 깨우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움직이고 있다 보니, 필연적으로 그곳이 엄청나게 비벼지는 모양새가 됐다.

"응…흐읏…!"

하지만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노력한 끝에, 레이첼 누님은 겨우 삽입을 풀 수 있었다.

"하앗…하앗…그럼 이제…바넷사 씨?"

"…아무래도 그럴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네?"

"으하악!?"

"꺅!?"

바넷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갑자기 귀와 유두, 그리고 물건까지 세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쾌감의 전류가 휘몰아쳐서, 나는 반사적으로 몸을 들썩이고 말았다.

"가, 갑자기 뭐 하는 거야!?"

"일어나셨습니까."

조금 전에 내 귀를 핥고 손으로 유두를 간질이면서 다른 손으로 물건까지 흔들어준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냉정한 얼굴.

심지어 뿔도 꼬리도 사라져서, 진짜 이게 어젯밤에 본 그 여자랑 동일인물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깨어나 있었니?"

"응? 아, 아니. 그게…가만히 있으면 좋은 걸 해준다는 얘기가 들려서."

"정말…안 되잖니. 누나, 정말로 늦을지도 모르니까."

자신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누님은 서둘러 옷을 입기 시작했다.

서, 설마 이대로 가시려는 건가!? 이걸 이렇게 방치하고!?

"자, 잠깐!"

"응?"

"그…참고로 만약 내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뭘 해줄 생각이었어?"

"궁금한 마음은 알겠지만, 얘기를 들으면 더 간절해지지 않겠니?"

크윽…드, 듣고 보니.

"그런 것보다, 누나 이제 출근해야 하는데…."

"아, 응. 그렇지. 잘 다녀와."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자기주장만 하다가 보낼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일어나서 가볍게 키스를 하며 인사하자, 누님은 보답으로 환한 미소를 지어주셨다.

"구원이도 잘 다녀와. 오늘 내려가는 거지?"

"아, 응. 조금 이따가 보게 될 거야."

"응. 그럼."

까치발을 하고 내 어깨를 살짝 안으며 뺨에 가볍게 입술을 맞춰준 다음, 누님은 갑자기 무릎을 꿇고 내 물건 옆면에 쪽하고 키스를 했다.

그리고 동시에, 침대에 있던 바넷사도 내려와서 반대쪽에 가볍게 입술을…서, 설마. 안 일어났으면 해주려는 게 이거였나!?

"후훗. 이따가 봐."

아플 정도로 딱딱해진 내 물건을 내버려 두고, 자리에서 일어난 누님은 살랑살랑 손을 흔들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방을 빠져나갔다.

너, 너무해…진짜 더 간절해졌잖아.

"후우…그럼 저도 이만…."

그리고 레이첼 누님이 만든 흐름에 동승하듯이, 바넷사도 자연스럽게 주섬주섬 옷을 주워 입으려고 했지만.

"어딜 가려고."

그렇게 가만히 놔둘 내가 아니었다.

누님은 출근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쳐도, 넌 아니잖아.

"저도 일이 있습니다."

"뻔뻔하게 말해 봤자 안 통한다. 나랑 같이 밤을 보낼 거면서, 네가 그 정도 준비도 안 했을 리가 없잖아? 아침에는 조금 늦어도 괜찮도록 전부 제대로 준비해놨지?"

"……."

역시나. 대답을 못 한다는 건, 긍정으로 받아들여도 되겠지.

멋대로 그렇게 판단한 나는, 바넷사를 일으켜서 다시 침대 위로 눕혔다.

"곧 중요한 일을 하러 가실 분이 아침부터 힘흐으을!?"

"네가 그런 말을 하기냐?"

마지막 같은 분위기 내지 말라고, 자기가 먼저 그렇게 말했던 주제에. 오히려 난 네 말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 거라고.

나는 곧장 바넷사의 음부에 물건을 밀어 넣고, 그 얼굴 쪽에 바짝 얼굴을 들이밀었다.

"눈 가린 채 하는 것도 좋았지만, 역시 보이는 건 더 좋네. 네 이런 표정도 볼 수 있고."

"크흐읏…으응…!"

그렇게 차가웠으면서 넣자마자 바로 녹아 버린 바넷사의 얼굴을 한차례 쓰다듬어준 다음, 나는 입을 맞추며 그대로 허리를 움직였다.

"그럼 갈까?"

바넷사와 조금 늦게 아침을 시작한 나는, 같이 갈 둘과 합류한 후 곧장 구미호 마을로 내려왔다.

"조심하게. 그리고 레이아 양이 함께한다고 해서 연락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네."

"그야 물론. 우리 디아나가 걱정하느라 늙으면…."

"이 몸은 아직 탱탱하네!"

바, 반응 엄청 빠르네. 진정해. 그냥 관용적인 표현이잖아. 이쪽 세계에는 그런 표현 없어?

그리고 젊은 걸 탱탱하다고 표현하는 거, 왠지…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뭐, 확실히 탱탱하네."

나는 디아나의 말을 지적하기보다는, 그 말을 긍정해주는 길을 택했다.

"어딜 만지면서 말하는 겐가아!?"

그러다가 딱밤을 한 대 맞게 됐지만.

아니. 네가 탱탱하단 말을 하면서 자랑스럽게 앞으로 내미니까 만져본 것뿐이잖아.

그리고 너도 실은 그다지 싫지 않지?

두 팔을 X자로 만들어서 가슴을 가리면서도, 왠지 기뻐 보이는 디아나였다.

가장 자신 없는 곳을 칭찬받았을 때, 여자는 가장 기뻐한다는 건가. 오늘도 하나 배우고 가는군.

"뭐, 아무튼 다녀올게."

"음. 몸조심하게."

디아나의 뺨에 마지막으로 입맞춤을 해주고 나서, 나는 텔레포트 마법진으로 몸을 던졌다.

뭐, 그렇다고 해서 곧장 비스로 가는 건 아니지만 말이야.

아직 인사가 다 끝나지 않았잖아? 난이도만 따지고 보면, 오히려 지금부터가 진짜라고 해도 좋을 정도지.

나는 각오를 다지고 발걸음을 내디뎠다.

"좋아."

"으, 응?"

하지만 모처럼 각오를 다진 보람도 없이, 바프라에 있는 셋은 너무도 간단하게 내 비스행을 허락해 줬다.

아니. 물론 디아나한테 미리 이렇게 될 거라고 듣기는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쉽게 승낙하는 거 아니야? 다른 사람은 몰라도 사라 얘는 무조건 따라온다고 난리 칠 줄 알았는데.

"좋다고. 레이아도 같이 가는 거잖아?"

"응…."

"그러면 됐어. 레이아가 함께라면 구원은 그러지 말라고 해도 신중하게 움직일 테니까. 그리고…."

"그리고?"

"아무것도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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