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7화
그렇게 말하면서 누님은 허리를 살짝 아래로 내려서 내 귀두 전체를 자기 안쪽에 삽입했다.
눈이 보이지 않는 만큼 귀두가 음부를 가르고 지나가는 감촉이나, 그 안쪽의 세세한 주름까지 선명하게 느껴져서, 나는 흥분으로 정신이 아득해지는 기분마저 들었다.
거기에 레이첼 누님도 흥분한 건지, 음부 입구를 꾸욱꾸욱 조이면서 귀두를 마사지해주고 있어서 더욱 그랬다.
진짜 이런 플레이만 아니었다면, 당장 그 멋진 골반을 두 손으로 꽉 붙잡고 허리를 있는 힘껏 쳐올렸을 텐데.
하지만 누님이 모처럼 준비한 이벤트를 망칠 수는 없었다.
나는 두 손을 얌전히 침대 위에 늘어뜨리고, 고개만 끄덕끄덕 움직였다.
"응…그럼…아응!?"
내 입술에 입술을 스치면서 말을 건네던 누님의 목소리가 점점 멀어지는가 싶더니, 갑자기 위쪽에서 누님의 당황한 것 같은 신음이 들려왔다.
아래쪽은 아직 귀두만 삽입한 상태로 가만히 멈춰있는데, 대체 무슨 일이지?
의문스럽게 생각하며 누님을 부르려고 한 순간, 내 귀두를 머금고 있던 음부가 순식간에 아래로 내려오며 내 고간과 부딪혀서 찰싹하고 기분 좋은 소리를 냈다.
"으으응!?"
그러면서 동시에 아까보다 훨씬 더 요염한 누님의 신음이 들려왔지만, 내게는 거기에 신경 쓰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이 감촉은….
어디까지나 내 가설이지만, 이 세계는 매력의 수치가 오를수록 겉으로 보이는 미모만 예뻐지는 것이 아니라 아래쪽의 상태도 이성을 현혹하는 명기가 되어간다.
다시 말해서 하나같이 절세미인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내 여자들은, 빠짐없이 모두 엄청난 명기를 소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여자들의 안쪽이 모두 비슷한 느낌이라는 건 절대 아니다.
공통점은 하나같이 엄청나게 기분 좋다는 것뿐, 세세하게 감촉을 따지고 보면 저마다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모두를 실컷 맛본 나는, 심지어 같은 장소에 모아두고 본의 아니게 비교하는 것처럼 번갈아가며 해봤던 나로서는, 당연한 얘기지만 그 특징을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갑자기 왜 이런 얘기를 하는 거냐고?
지금 내 물건을 받아들인 음부의 감촉이, 아무리 생각해도 레이첼 누님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삽입할 때 남성기의 성감대를 정확하고 강렬하게 긁어주는 것 같은 이 감촉은…….
"응흣……! 아응……!"
침대의 스프링을 이용해서 허리를 가볍게 몇 차례 튕기며, 나는 다시금 그 음부의 감촉을 확인해봤다.
역시 내 착각이 아니야. 이 감촉은 절대 레이첼 누님의 감촉이 아니야.
내가 허리를 튕기는 타이밍에 정확히 맞춰서 레이첼 누님이 신음을 흘리기는 했지만, 심지어 그게 연기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았지만, 그래도 내 물건에 전해져오는 감촉이 증명하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즉, 여기에는 지금 나와 레이첼 누님만 있는 것이……어? 자, 잠깐만.
진실을 깨달은 순간, 내 머릿속에서 아까의 상황들이 파노라마 사진을 보는 것처럼 재생됐다.
아까 내 물건 위에 음순 키스를 한 건, 아니. 그 이전에 누님이 손가락 키스라고 했던 것부터 의심스러워. 맨 처음에 한 그 키스, 진짜로 손가락으로 한 거였어?
그리고 레이첼 누님이 둘이서 동시에 한다고 했던 말은 그럼…….
"크윽!"
아까 경험했던 플레이가 단순히 눈 가리고 레이첼 누님에게 봉사받은 게 아니었다는 걸 깨닫게 되자, 안 그래도 폭발 직전이었던 내 물건은 허무하게 폭발해버리고 말았다.
일단 사정하는 동안에도 허리를 들썩들썩 움직여서 최대한 그 성감대를 긁어주는 감촉을 즐기기는 했지만, 그동안 참은 것에 비해서는 결말이 너무 허무했다.
뭐, 이걸로 끝은 아니니까 괜찮지만 말이야.
"아흐응!? 으응……하읏……어머, 싸버린 거니?"
레이첼 누님도 일단 신음을 흘리기는 했지만, 내 물건을 받아들이고 허리를 흔들면서 안에 사정까지 당한 것치고는 너무 약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가 사정한 걸 한 박자 늦게 깨닫는 것까지.
이건 이제 확정이라고 봐도 좋겠군.
뭐, 애초에 내가 지금 박고 있는 이 음부의 주인은 지금도 엉덩이나 허벅지 안쪽 근육, 그리고 음부 안쪽까지 바들바들 떨면서 쾌감에 몸부림치고 있으니, 굳이 레이첼 누님의 말이 아니더라도 이미 결론은 난 거였지만.
"응. 하지만 걱정하지 마. 아직 팔팔하니까."
나는 증명이라도 하듯이 물건을 까딱까딱 움직였다.
뭐, 그런다고 해서 레이첼 누님이 알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말이야.
"후훗. 남자답네."
내 물건의 까딱임에 바들바들 떠는 음부의 주인과 달리, 레이첼 누님은 아직 여유가 넘치셨다.
"그렇지? 레이첼이 준비한 것도 얼마든지 받아줄 수 있어. 아직 많이 남았다고 했지?"
"응? 그럼……조, 조금만 기다려!"
나한테 박혀 있는 여자의 상태가 어떤지 드디어 파악한 걸까?
레이첼 누님의 목소리에 당혹스러움이 섞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준비한 건 해주려는 건지 내 위에 걸터앉아 있던 여자가 몸을 일으켜 세우며 삽입을 풀었다.
아니. 이건 일으켜 세운 게 아니라, 일으켜 세워진 건가?
한 번 사실을 깨닫고 나니, 이런 미묘한 차이도 느껴졌다.
"하으읏……정말로 이렇게나……."
아무튼 그렇게 내 위에 있던 여자를 치우고 내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은 건지, 그쪽에서 누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번 사정한 내 물건에 성벽을 자극받은 걸까? 목소리가 살짝 몽롱하게 변해 있었다.
"멋져?"
"멋져어……할짝."
"윽!?"
살짝 놀려줄 생각으로 물어본 거였는데, 설마 이런 식으로 반격을 당할 줄이야.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갑자기 미끈한 감촉이 물건 표면을 쓰윽 훑고 지나가자, 나는 반사적으로 몸을 떨고 말았다.
방금 그건 혀로 핥은 건가?
"이대로 깨끗하게 해주고 싶지만, 그쪽을 너무 열심히 하면 모처럼 준비한 것의 즐거움이 반감될 테니까. 우선은 이걸로 참아줘? 으음 쪽."
그렇게 말하고서 귀두 끝을 따뜻한 무언가가 포근하게 감싸더니, 쪼옥 하고 그 끝에 고인 정액을 빨리는 느낌이 들었다.
으윽. 누님. 그렇게 기습적으로 하시면…… 아니. 이런 게 눈 가리고 하는 플레이의 묘미일지도 모르겠지만.
"준비한 게 대체 뭐기에 그래?"
허리가 들썩이려는 걸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말하자, 누님도 흥분을 억누른 목소리로 대답해줬다.
"후훗. 기대되니?"
"너무 기대돼서 못 참겠어."
"어머, 큰일이네. 그럼 지금 바로……."
그렇게 말하고, 누님은 우선 손끝으로 내 귀두 끝을 살짝 집고 내 물건이 정확히 수직으로 서도록 세웠다.
그리고서는 내 허벅지 위에 살짝 고개를 얹더니.
"쪽. 쪽쪽."
하고 내 물건 옆면에 가볍게 버드 키스를 시작했다.
애태우기인가. 아니. 물론 기분이야 좋기는 하지만, 조금 전에 손가락으로 장난쳤을 때랑 별반 다를 게 없지 않아?
그렇게 생각한 순간, 누님이 고개를 든 건지 허벅지 위에 느껴지던 무게감이 사라졌다.
그리고 동시에.
"쪽."
물건의 반대쪽 옆면에서 새로운 감촉이 느껴졌다.
"윽!?"
"후훗. 어때? 어느 쪽이 진짜 입술인지, 알겠니?"
아니. 알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둘 다 진짜 입술이잖아? 또 손가락이라고 속일 생각이야?
하지만 이렇게 말랑말랑하고 탄력 있고 덤으로 살짝 촉촉하기까지 한 게 입술이 아닐 리가 없잖아?
이거 더블 펠라치오지? 더블 펠라치오 맞지?
"안 돼."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서 확인해보려고 했지만, 그마저도 사전에 레이첼 누님께 제지당했다.
"손으로 만져서 확인하는 건 반칙이야. 그래선 모처럼 눈을 가리고 있는 의미가 없지 않니?"
그야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서, 어느 쪽이 진짜 입술 같니?"
"둘 다……."
"어머……."
내 대답이 그렇게나 의외인 걸까? 누님은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혹시 누님, 내가 아직 눈치 못 채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아니. 그럴 리가 없잖아. 그렇게 누님이랑 감촉이 다른데 내가 모를 리가……생각해 보니까, 누님은 모르겠구나.
여자마다 감촉이 전혀 다르다는 것도, 심지어 이 녀석의 안쪽은 누님과 비슷한 느낌조차 안 든다는 것도.
하여간 이 누님도 묘한 데서 얼빠진 구석이 있다니까. 지금까지 해준 걸 생각해보면, 계획하고 준비는 엄청 열심히 하신 것 같은데.
아무튼 누님이 그렇게 착각하고 있는 거라면, 나도 굳이 눈치챈 티를 낼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조금 더 힌트를 줄까?"
누님도 이렇게 즐거워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쪽쪽."
누님의 말이 끝나자마자, 다시 내 물건 양쪽에서 버드 키스의 감촉이 전해져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것만으로 끝이 아니었다.
"할짝."
"아니아니아니. 이거 진짜 둘 다 입술이잖아!?"
누님, 속일 생각 없으시죠!? 지금 둘 다 아예 대놓고 혀까지 썼잖아요!?
"후훗. 그렇게 생각하니?"
누님은 입술을 살짝 떼고 그렇게 말하더니, 다시 양쪽에서 입술을 맞대고 혀를 내밀어서 혀끝으로 할짝할짝 내 물건을 간질였다.
그러다가 갑자기 오른쪽을 간질이던 혀가 떨어지는가 싶더니, 입술은 그대로 내 물건에 휘감겨오면서 움켜쥐었……으응!?
"후훗. 어떠니? 깜빡 속았지? 이래 봬도 누나가 재주가 좋단다."
아니아니. 이건 단순히 재주가 좋다는 말로 설명될 수준이 아니잖아요.
뭐야 이거? 아까 그게 진짜로 혀가 아니었다고? 아니. 그럴 리가 없는데? 하지만 내 물건을 지금 움켜잡고 있는 건, 확실히 누님의 오른손이었다.
모르겠다. 진짜로 모르겠다. 이렇게까지 감각에 혼동을 주니, 아까 내가 느낀 그 음부 감촉마저도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했어.
그게 진짜 누님 감촉이 아니었나? 혹시 내가 착각하고 있는 거 아닐까?
"그러면 이번에는 조금 난이도를 높여볼까?"
내가 혼란스러워하는 사이에 누님의 목소리가 위로 올라오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내 왼쪽 유두를 혀로 할짝할짝 간질이기 시작하셨다.
그러면서 동시에 깍지 낀 두 손이 내 물건을 움켜잡고는 정액과 애액, 타액을 윤활유 삼아서 천천히 위아래로…….
"아니. 그러니까 누님. 누님은 제 왼쪽에 있는데 깍지 낀 두 손이 제 물건을 잡는 건 이상하잖아요!? 인체 구조상 말이 안 되잖아요!? 역시 둘 맞죠? 둘이서 각각 한 손씩 내밀어서 깍지 끼고 있는 거죠?"
"어머. 하렘 플레이를 했다고 해서, 여럿이 하는 것에만 집착할 생각은 전혀 없는 거 아니었니?"
"지, 집착하는 게 아니라……."
"후훗. 미안해. 누나가 조금 장난이 지나쳤지? 사실대로 말하자면……."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내 오른쪽 유두에도 말랑말랑한 입술의 감촉이 느껴졌다.
"아까부터 계속 정답이었어."
그 말과 동시에 왼쪽과 오른쪽 양쪽에서 내 유두를 쪽쪽 빨며 혀로 할짝할짝 핥는 감촉이 느껴졌고, 물건을 잡고 있는 깍지 낀 두 손은 찔꺽찔꺽 소리가 날 정도로 더욱 격렬하게 위아래로 움직였다.
"그럼 또 한 명은 누군지 알겠니?"
"글쎄? 이것만으로는 힌트가 너무 부족하잖아. 조금 더 애무를 감상하지 않으면 잘 모르겠는데?"
사실은 삽입했을 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나는 일부러 모르는 척 그렇게 뜸을 들였다.
그러자 아마 못 맞추게 할 셈으로 그런 거겠지. 오른쪽에서 내 유두를 애무하는 혀의 움직임이 훨씬 더 격렬해졌다.
"으윽…… 이렇게 소리도 내지 않고 격렬하게 유두를 빨면서 열심히 대딸까지 해주는 야한 여자라면……."
못 맞추게 하려고 일부러 그런 거지만, 그래도 내 입에서 이런 감상이 나오니 굴욕적으로 느껴졌겠지. 내 오른쪽에 있는 여자는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며 반응을 보였지만, 그래도 여전히 소리는 내지 않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아까 삽입했을 때도 소리는 전혀 안 냈었지. 혹시 마법 같은 걸로 막고 있는 건가?
레이첼 누님도 얘도, 둘 다 그 정도쯤을 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야.
"바넷사밖에 없네."
"어머."
"크윽…… 하앗…… 하앗……."
역시나 마법으로 소리를 없애고 있었던 건지,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바넷사의 침음성이 들려왔다.
저렇게 숨을 헐떡이는 걸 보니, 아까 삽입했을 때부터 몇 번이나 느껴버린 여파가 아직까지 남아 있는 건가.
"바넷사 씨, 사랑받고 있네요."
"뭐야. 둘이 내가 맞출지 못 맞출지 내기라도 했어?"
"으응. 내기는 아니었지만, 바넷사 씨가 자신 없어 하셨거든."
"그래? 잘됐네, 바넷사. 이제 좀 사랑받고 있다는 실감이 들어?"
이제 수수께끼는 전부 맞췄으니, 만져도 되겠지.
손을 뻗어서 바넷사의 엉덩이를 꽉 붙잡고 내 옆으로 바짝 끌어당기자, 바넷사는 딱히 저항하는 기색 없이 순순히 내 옆에 달라붙어 왔다.
"……절 맞춘 이유가 부당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사실은 보이는 것 아닙니까?"
뭐, 그래도 바넷사는 바넷사라는 건지, 입으로는 이렇게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했지만.
"얘는 또 이런다. 그렇게 부끄러워?"
"크윽……."
내가 이렇게 말해버리면, 이 이상 무슨 말을 해도 앙탈로밖에 들리지 않는다는 걸 본인도 아는 거겠지.
바넷사는 굴욕이라는 듯 침음성을 흘리며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하지만 이러는 와중에도, 여전히 날 향한 애무는 멈추지 않고 있었다.
혀로 유두를 간질이는 것도, 깍지 낀 손으로 대딸을 해주는 것도.
"위험해. 둘이서 이러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또 싸고 싶어졌어."
"괜찮아. 또 남자답게 금방 부활할 거지?"
"물론! 부활은커녕 죽지도 않을 자신 있어."
"후훗. 그럼……."
바넷사와 눈으로 대화한 건지, 둘은 동시에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잠깐 앞쪽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더니, 각각 한쪽씩 내 손을 잡아끌어서는 말랑말랑하고 탄력 있는 곳 위에 척 하고 올려줬다.
이건…… 엉덩이? 둘이서 후배위 자세로 나란히 있는 건가?
"레이첼? 바넷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