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성자-1170화 (1,137/1,205)
  • 1170화

    쳇. 어느 정도 분위기를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본제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펠라를 멈추고 굳어 버리는 중2병을 보며, 나는 속으로 혀를 찼다.

    "누가 멈춰도 좋다고 했지? 계속 빨면서 들어."

    "으응읏…!"

    중2병의 가슴 한가운데. 유두가 있는 위치를 손끝으로 살살 긁으면서 말하자, 중2병의 고개가 다시 앞뒤로 천천히 움직였다.

    그나저나 이 녀석, 진짜 가슴이 없네. 이렇게 귀갑 묶기를 하면 보통 가슴이 없어도 어느 정도 강조되게 마련인데도 이렇게나 평평하다니. 이 정도면 실비아와 좋은 승부가 될지도 모른다.

    아니. 실비아는 그래도 몸집이 작고 전체적으로 가냘픈 이미지라서 여성스럽지.

    이 녀석은 키도 제법 크고 호리호리한 것이, 괜히 내가 처음에 남장한 모습을 보고 속아 넘어간 게 아니라니까.

    뭐, 아무튼 볼륨이 부족하다고 해서 성감대까지 부족한 건 절대 아니다.

    특히나 이 녀석은 내 성자 스킬에 당하고 한참을 지낸 경험이 있기 때문인지, 이러니저러니 해도 쾌감에 약한 것 같은 모습을 보이니까.

    "응…흐아아…츄릅…흐으응…."

    내 물건을 물고 있는 그 입에서 점점 더 타액이 늘어나다가 결국 입가를 타고 흐르기까지 하는 걸 보고, 나는 다시 내가 얻고 싶은 정보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비스에는 너 같은 녀석이 몇 명이나 있지?"

    이건 비스의 전력을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꽤나 중요한 질문이다.

    이 녀석은 내가 7계층에서 만난 녀석 중, 바프라를 제외하면 제일 강한 전투력을 가진 녀석이니까. 게다가 종족은 또 마인이다. 지금까지 용사 일족들 말고는 본적도 없는 마인.

    만약 이런 녀석이 비스에 우글우글거리고 있는 거라면, 상당히 골치 아픈 얘기가 된다.

    뭐, 괜히 비장이라는 단어를 붙인 게 아닐 테니, 그렇게 많은 수가 존재할 거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지만.

    "으읍…쯉…비록 졌더라도…내가 비스를 배신하고 여신의 개 따위에게…."

    아무튼 그렇게 골치가 아파지는 것도, 일단 정보를 캐내야지 골치가 아파지든 말든 할 텐데.

    이 녀석, 빠는 건 이렇게 순종적으로 빠는 주제에 이런 건 또 왜 이렇게 반항적인지 몰라.

    "내가 지금 여신의 사자로서 비스의 비수한테 대답을 애원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하는 수 없이, 나는 조금 더 이 녀석을 위협해주기로 했다.

    "난 지금, 네놈을 굴복시킨 남자로서, 나한테 굴복당한 여자한테 대답을 강요하고 있는 거야. 아직 완전히 여자가 되지 않아서 제대로 실감이 안 나나 보지?"

    "으으윽…."

    그럼 대답을 듣기 전에 먼저 여자로 만들어 주기부터 할까?

    그런 의미로 손을 그 엉덩이 사이로 뻗어서 음부를 바지 위로 꾹 눌러주자, 중2병의 엉덩이가 움찔하고 떨리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바프라와 마찬가지로 여자를 천대하는 비스지만, 아니. 바프라 이상으로 여자를 천대하는 비스지만, 그렇다고 해서 바프라처럼 섹스를 금지하는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는다.

    진 여자는 이긴 남자의 소유물. 아기를 낳기 위해 섹스를 하는 건 당연하다. 애초에 무성별자에게 패배자라는 낙인을 찍고 여자로 만드는 과정의 마지막 단계가 바로 섹스다.

    즉,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면, 자기가 남자가 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는 이 중2병마저도 그런 쪽 지식이 없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으으응! 으으으읍!"

    그래서 내가 이렇게 자신의 음부를 옷 위에서 어루만지자, 이 녀석도 지금부터 내가 뭘 하려는 건지 깨닫고는 격하게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

    뭐, 발버둥을 치려고 해도 손발이 다 꽁꽁 묶여 있는 만큼, 그저 공중에서 대롱대롱 흔들리는 게 고작이었지만.

    "이건 또 싫다는 건가? 진 주제에 바라는 건 많군."

    "으응!? 쭈우읍…."

    그렇게 말하면서 허리를 뒤로 빼자, 중2병은 입술을 꼭 조이고 강하게 빨면서 내 물건이 빠져나가는 걸 멈추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강하게 빨아도 사람의 허릿심을 이길 수는 없는 법.

    "아아! 아, 안 돼! 안 돼!"

    결국 물건이 완전히 입에서 뽑히자, 중2병은 혀까지 같이 따라오면서 안타깝게 외쳤다.

    "여길 사용되는 게 싫으면 제대로 협조해주는 게 어때?"

    원래는 정말로 비스의 방식대로 빨리 굴복시키고 끝낼 생각이었지만, 이렇게까지 애절한 모습을 보이니 한 번만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 안 하고 끝낼 수 있으면 나로서도 나쁠 건 없지.

    "하아…할짝…하읏…."

    아무리 이런 상황이더라도, 음부를 툭툭 두들겨지며 사용된다는 말을 듣는 건 상당히 굴욕적일 거다.

    그런데도 중2병은 그저 사용되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별 내색을 하지 않았다.

    내색은커녕 다시 얼굴 쪽으로 들이 밀어진 내 물건을 아까보다 훨씬 더 정성껏 봉사하기 시작했다.

    우선은 안면으로 내 물건을 아래쪽에서 받치려는 건지, 유일하게 제대로 움직일 수 있는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이는 중2병. 안대 때문에 제대로 보이지 않아서 그런지 몇 번 미끄러졌고, 그러면서 내 물건에 묻은 자신의 타액에 얼굴이 더럽혀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중2병은 끝내 내 물건을 자기 얼굴 위에 올려놓고는 혀를 뻗어서 내 고환을 할짝할짝 핥았다.

    "그래서, 비스의 비수라는 놈들은 너 말고 몇이나 더 있지?"

    하지만 다시 이 질문을 던지자, 또다시 움직임을 우뚝 멈추는 중2병이었다.

    너 말이야. 이러면 의미가 없잖아. 지금 네 입장이 어떤지 알고 있는 거지? 아니면 뭐야? 혹시 협조하라는 말을 오해하고 있는 거야? 입으로 하는 봉사에 협조해달라는 뜻이 아니었는데 말이지.

    "고작 비수의 숫자로 자신의 성별을 포기하다니. 대단하신 충성심이군."

    하지만 아무리 이 녀석의 충성심이 두터워도, 결국 비스에서 나고 자란 녀석이다.

    자기가 진심으로 남자가 될 수 있다고 믿을 정도로 비스의 상식이 머리에 박혀 있으니, 분명 자신을 여자로 만든 남자에게 평생 복종해야 한다는 인식도 머릿속에 뿌리 깊이 박혀 있을 거다.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하나뿐이지.

    "그럼…."

    그렇게 생각하고 엉덩이 위에 올려놓은 손에 힘을 준 바로 그 순간, 중2병이 황급히 입을 열었다.

    "다, 다섯 명!"

    "응?"

    "다섯 명…있어."

    그래. 네가 생각해 봐도 겨우 숫자 알려주는 걸로 성별을 포기하는 건 수지타산이 안 맞는 것 같지?

    그런 의미로 웃으며 머리를 살짝 만져준 다음 슬쩍 안대를 들춰보자, 중2병의 얼굴이 굴욕과 절망으로 물들어 있는 것이 보였다.

    괜찮아. 그런 표정 지을 필요 없어. 사람은 다 그렇게 타락해가는…아니. 이러니까 진짜로 내가 나쁜 놈 같네. 따지고 보면 오히려 나쁜 건 마신 진영인 이 녀석인데.

    "널 제외하고?"

    아무튼 이 녀석이 하는 대답의 진위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이대로 안대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것보다는 표정을 볼 수 있게 하는 게 좋겠군.

    나는 안대 한쪽을 위로 걷어서 얼굴 반쪽이 드러나게 하고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나까지 합해서…다섯 명…."

    이런 녀석이 다섯 명이나 있다니.

    만약 나머지 넷을 한자리에서 만나게 된다면, 상당히 일이 피곤해질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넌 바프라에서 정찰 임무를 맡고 있었지?"

    "……."

    인원수를 알려주는 것 정도야 괜찮지만, 그 이상은 도저히 안 되겠다는 건가.

    하지만 처음에는 인원수도 안 알려주려고 했던 걸 생각해 보면, 조금만 더 몰아붙이면 될 것 같기도 하단 말이지.

    "그런데 아까부터 입이 쉬고 있잖아."

    "응아읍…할짝…쯉…."

    진짜 섹스하기 전 마지막 기회를 준다는 생각으로, 나는 입술에 다시 물건을 비집어 넣었다.

    "조금 더 강하게 빨고, 혀도 제대로 움직여."

    "츄르르릅… 낼름. 낼름."

    중2병도 내 질문에 대답하느니 차라리 물건이나 빨고 있는 게 낫다는 듯 순순히 내가 시키는 대로 봉사했지만, 이것도 전부 내 작전이라는 걸 얘가 알면 어떤 표정을 지으려나.

    "그래. 그렇게. 잘하네. 좋아. 이렇게까지 기억하고 있는 걸 보니, 그동안 혼자서 꽤나 되뇌었던 모양이지?"

    "저급한…."

    "누가 멈춰도 된다고 했지? 함부로 입 떼지 마. 내 말에 대답할 때는…그렇군. 맞으면 빨고, 아니면 핥아."

    "……!"

    그렇게 말한 다음,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는 중2병의 머리를 한 손으로 붙잡고 허리를 움직였다.

    이렇게 도구처럼 사용된다는 느낌을 주면, 언제 아래쪽도 이런 식으로 사용될지 모른다고 생각하게 될 테니까.

    그리고 그렇게 두려움에 정신을 못 차리는 사이에 더욱 몰아붙이면.

    "내가 움직인다고 해서 네가 쉬어도 된다는 뜻이 아닌데 말이야. 왜? 조금 빨았다고 벌써 입으로 하기 싫어졌나 보지?"

    "으으읍! 할짝할짝."

    이런 식으로, 내가 제안한 바보 같은 대답 방법에 순순히 따르는 중2병이 완성된다는 얘기다.

    "그래서, 넌 바프라에서 정찰 임무를 맡은 것 같았는데, 혹시 다른 녀석들도 비슷한 임무를 맡고 있나?"

    "……."

    "…멈추지 말라고 했을 텐데. 한 번만, 한 번만 더 멈추면…."

    "으흡!? 츄릅."

    손을 뻗어서 다시 한번 엉덩이 너머로 음부를 터치하자, 중2병이 황급히 내 물건을 빨았다.

    물론 그냥 생각 없이 반사적으로 움직인 것일 수도 있고, 아예 거짓말할 목적으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츄르릅…쭈읍…."

    계속해서 내 물건을 빠는 얼굴이 점점 절망으로 물들어가는 걸 보니, 아무래도 급해진 나머지 사실대로 대답해 버린 모양이었다.

    "그렇군. 그러면 배치는 어떻게 되어 있지? 바프라에는 너 혼자였나?"

    "츄릅…."

    "그렇군. 그러면 플리투스는? 그쪽에도 보냈겠지? 그쪽도 한 명만 보냈나?"

    "쭙…."

    "흠. 그렇다면 비스 내부를 세 명이서 정찰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는데. 인원 배치가 이상하군."

    물론 비스가 다른 나라에 비해 최고 권력자의 위치가 불안정한 나라인 건 맞다.

    아무래도 힘이 전부인 나라인 만큼, 최고 권력자보다 강한 사람이 나오면 권력도 자연스럽게 그 사람에게 옮겨간다고 하니까 말이야. 증거로 현재 비스를 다스리는 최고 권력자의 성은 비스가 아니라고 하고.

    아무튼 그런 사정을 생각해 보면, 최고 권력자가 다른 경쟁자들을 감시하고 필요하면 제거할 목적으로 자기만 아는 강자를 시켜 나라 안을 순찰하게 하는 게 이상한 건 아니다.

    이상한 건 아니지만, 아무리 그래도 보통 적국에 보낸 것보다 더 많은 인원을 투자할까?

    "흐음."

    "쮸르르… 뽀옥!"

    잠깐 생각한 끝에, 나는 허리를 뒤로 빼서 다시 중2병의 입에서 물건을 뽑았다.

    빨고 있던 물건이 갑자기 뽑히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부끄러운 소리를 내게 된 중2병은 지금 자신의 처지도 잊고 날 원망하려고 했지만.

    "가, 갑자기 뭘 하는…! 자, 잠깐만! 기다려! 그렇게까지 대답했는데!"

    내가 밧줄에 매달린 몸을 빙글 돌려서 엉딩이를 이쪽으로 향하게 하자 바로 태도를 바꿨다.

    "거짓말이잖아."

    젠장. 왜 이렇게 꽁꽁 묶어 놓은 거야? 벗기기도 쉽지 않네.

    마음 같아서는 밧줄을 잘라 버리고 싶지만, 왠지 그러면 안 될 것 같단 말이지. 전에 디아나가 포박용 밧줄을 새로 개발했다고 자랑한 적이 있는데, 아무래도 이게 그거 같아서 말이야.

    "응흐읏!?"

    그래서 나는 중2병이 날뛰지 못하게 일단 성자의 손길로 엉덩이와 가슴을 한차례 쓰다듬어 주고, 몸을 묶고 있는 밧줄을 하나하나 차례차례 풀었다.

    하지만 그 행동이 오히려 천천히 다가오는 공포감을 조성한 모양이다.

    "거짓말 아니야! 정말이야! 애슐리와 로빈은 정말로 비스 내부를 감시하는 일을 맡고 있어!"

    밧줄이 다 풀기도 전에, 중2병은 비스의 숨겨진 검이라는 동료의 이름까지 입 밖에 내뱉고 말았다.

    물론 그 직후에 다시 좌절하기는 했지만, 뱉어진 말을 주워 담을 수는 없는 법이지.

    그런 것보다도 더 신경 쓰이는 건.

    "두 명이잖아. 세 명이라면서."

    "브…한 명도…비스에 있어."

    그냥 그 브 어쩌고도 시원스럽게 이름 밝히지 그러냐?

    벌써 두 명 밝혔는데 한 명 더 밝힌다고 해서 달라질 것 없잖아?

    "정찰역이 아니라 다른 역할로?"

    "……."

    그러니까, 뒤늦게 의리 지키는 척하지 말자고. 서로 귀찮잖아?

    뭐, 이건 말 안 해줘도 대충 짐작이 가지만.

    적국에도 한 명씩밖에 안 내보낸 정찰을, 자국에는 두 명이나 돌아다니게 하고 있는 거다. 그렇다는 말은 즉.

    "한 명은 주군을 지키고 있겠군."

    "딸꾹!?"

    아니. 그게 딸꾹질할 정도로 놀랄 일이냐?

    지금까지 나온 내용을 종합해 보면 뻔한 얘기잖아. 지금 비스의 우두머리는 자기 실력에 자신이 없거나, 지위가 불안정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심하게 남을 용의주도한 성격이라는 얘기가 되니까.

    마지막 순간에 자신을 지킬 최후의 방패 하나 정도는 남겨뒀겠지.

    "그리고 비스의 숨겨진 검이라는 놈들은 전부 너처럼 무성별자인가."

    "어, 어, 어떻게…!?"

    진짜냐. 아니. 왠지 모르게 아까 들은 이름 둘이 중성적이라고 할까, 남자 이름으로도 여자 이름으로도 쓰는 이름 같아서 말이야.

    거기에 숨겨진 검이 비스를 다스리는 우두머리의 직속 비밀 부대라고 생각해 본다면, 남자를 쓰는 것보다는 무성별자를 쓰는 것이 여차할 때에 제압하기도 쉬울 테니까.

    신중한 성격이라면 그런 점도 고려했을 것 같다고 생각한 것뿐이야.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아… 역시 무성별자인가."

    왠지 모르게, 그런 느낌이 들었단 말이지.

    내가 아까 우리 천사님한테 치유 받았을 때, 겨우 중2병이랑 섹스해야 한다는 이유로 그렇게 죄책감에 시달린 게 아니라는 얘기다.

    얘 한 명 정도였으면 나도 그냥 별생각 없이 저지르고 넘어가려고 했을지도 몰라.

    "무, 무슨 뜻이지…?"

    "뻔한 걸 묻는군. 아무튼 그래서, 그 녀석들의 위치를 파악할 방법은? 있겠지? 말해."

    이 녀석도 바프라에 있으면서 비스에 보고를 올리기는 했을 테니, 분명 플리투스나 비스에서 돌아다니는 녀석들도 같은 방식으로 보고하겠지.

    즉, 녀석들의 위치를 알기 위해서는 보고 방법만 알아내서 역추적하면 된다는 얘기다.

    "말할 리가…응흐으읏!?"

    물론 중2병은 반항하려 했지만, 너 말이야. 아까 성자의 손길에 당한 건 잊었냐? 너무 놀라서 잠깐 몸이 기억을 못 하고 있는 모양인데, 네 몸은 지금 이렇게 옷 위로 유두만 살짝 꼬집어줘도.

    "으흐읏!? 그, 그먀안…안 대애…그먀아안…."

    바닥에 가랑이를 필사적으로 비비면서 느껴 버릴 정도로 달아올라 있거든.

    게다가 얘기하는 사이에도 꾸준히 밧줄과 씨름한 결과, 몸을 묶고 있던 밧줄도 전부 풀 수 있었으니.

    "머, 멀…멀 하려는…!"

    바지의 앞섶을 풀고 내리자, 아까와는 달리 바지가 순식간에 벗겨져서는 하얀 속살을 내 눈앞에 드러냈다.

    솔직히 아까 옷 위로 가슴 만질 때는 여성성이 심하게 부족한 몸매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벗겨놓고 보니 그렇지도 않네.

    확실히 굴곡은 조금 부족하지만, 잘 단련된 늘씬한 몸은 늘씬한 슬랜더 미녀로 통하기 충분할 정도로 훌륭했다.

    뭐, 얼굴은 처음에 남자인 줄 알았을 때부터 곱상하게 생긴 미남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괜찮았고 말이야.

    아무튼 그렇게 바지와 함께 속옷까지 완전히 벗겨 버리고 나서, 나는 허벅지를 잡아당겨 중2병의 고간과 내 고간을 바짝 밀착시켰다.

    "안 돼애애!"

    "소리 지르지 마 이것아. 아직 넣지도 않았어."

    "읏!?"

    두 눈을 꼭 감고 소리 지르던 중2병은 내 말을 듣고 나서야 겨우 한쪽 눈을 찔끔 뜨고 자신의 하반신 쪽을 엿봤다.

    그리고는 자신의 하복부에 얹힌 내 물건을 눈에 담더니,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보여? 이게 들어오면 네 안쪽 어디까지 닿을지, 제대로 느껴지지?"

    일부러 물건을 눌러서 하복부에 비비자, 중2병의 다리가 자연스럽게 오므려졌다.

    "이런 걸 받아들이면 한순간에 여자가 되어 굴복하고 말 거다.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하지?"

    "아, 아니…."

    절정을 느끼는 것으로 몸을 자극하던 성자 스킬의 효과는 사라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달아오른 몸은 식지 않은 건지, 아니면 단순히 내 말에 중2병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여자가 자극된 건지, 중2병의 목소리에서는 평소의 패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기는. 내가 그런 녀석을 한두 명 본 줄 알아? 미리엘 기억하지? 용사의 피를 이어받은 그 녀석이, 처음부터 그런 식으로 내 물건에 흐트러지는 여자였을 것 같아?"

    "서, 설마…."

    "그래. 그리고 너도 곧 동료가 되는 거지. 처음부터 이래야 했어. 귀찮게 그런 식으로 물어볼 게 아니라. 괜히 시간 낭비만 했군."

    그렇게 말하면서 귀두를 중2병의 음부 입구에 맞대자, 중2병의 눈동자에서 심각한 고뇌가 엿보였다.

    그리고 결국.

    "기, 기다려줘!"

    내 물건이 파고들기 바로 직전,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귀두가 1mm 정도 파고든 바로 그 순간, 중2병은 결심했다는 듯 두 눈을 꼭 감고 그렇게 외쳤다.

    혹시 얘는 날 바보로 아는 걸까?

    물론 자기 딴에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외친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도 처음에나 통하는 거지. 그런 식으로 다 불 것처럼 해놓고 중요할 때 입 꾹 닫은 게 벌써 몇 번째인지 알기나 하냐?

    "싫어."

    "싫…!?"

    그래서 나는 너무도 당연하게 거절했지만, 중2병으로서는 당연한 대답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모양이었다.

    뭐야. 그 마치 네가 이럴 줄 몰랐다는 표정은. 너 언제는 나한테 간악한 여신의 말에 충실히 따르는 비열한 놈이라고 하지 않았냐? 네가 생각하는 인물상 그대로 움직여주고 있는데 대체 뭐가 문제라는 거야?

    아니. 따지고 보면 딱히 비열한 짓을 한 것도 아니지만 말이야.

    "저, 정보를 원하는 거잖아!? 이런 짓을 하면 난 절대 말하지 않겠어! 난 한다면 하는 사람이야!"

    뭐, 그야 그렇겠지. 내 성자 스킬에 그렇게 오래 시달리고도 끝끝내 날 쫓아왔으니까. 근성 하나만큼은 이미 제대로 증명된 녀석이기는 하지.

    물론 그런다고 해서 저런 협박에 겁먹을 내가 아니지만.

    "풉."

    "우, 웃어? 뭐가 웃기다는 거지!?"

    "말했잖아? 너 같은 녀석을 한두 명 본 게 아니라고. 이걸 받아들인 순간, 넌 내게 굴복한다. 네가 아무리 끈질겨도, 네 자제심이 아무리 강해도 소용없어. 그게 바로 무성별자의 핏속에 각인된 본능이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물건을 다시 그 아랫배 위에 올려놓고 까딱까딱 움직여서 툭툭 두드려주니, 그때마다 중2병의 다리가 움찔움찔하면서 다시 자연스럽게 오므라졌다.

    "나, 난…."

    "아니라고 믿고 싶겠지. 하지만 네 반응을 보면."

    이번에는 중2병의 가슴 위까지 올라가서 물건을 그 얼굴 위에 얹자, 중2병은 압도된 표정으로 가만히 자기 얼굴에 위에 얹어진 물건을 바라봤다.

    몸을 묶고 있던 밧줄은 진작에 풀렸는데도 이렇게 가만히 있는 거다.

    "너라고 해서 그다지 다를 것 같지는 않군."

    물건을 잡고 좌우로 흔들어서 그 얼굴에 비벼댔지만, 역시나 중2병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다.

    "넌 나로 인해 여자가 되고 굴복하고 복종해서 결국 내게 모든 걸 털어놓게 될 거다. 그게 정해진 운명이라는 거지. 그런데도 내가 그만둬야 할 이유가 있다면, 어디 한번 말해 보시지?"

    도발하는 것처럼, 혹은 보채는 것처럼 툭툭. 물건을 휘둘러 그 뺨을 툭툭 때려도, 중2병은 아무 말 없이 침묵을 유지했다.

    "…여."

    그렇게 한참의 침묵 후 중2병은 겨우 입을 열었지만, 목이 타들어 가는 건지 아니면 메이는 건지 그 입에서 흘러나온 소리는 제대로 말이 되지 못하고 있었다.

    "뭐?"

    "여자는…되고 싶지 않아…."

    그렇게 뜸을 들이고 겨우 한다는 소리가 고작 이런 소리라니.

    그야 비스에서 태어나서 그런 생각을 주입받으며 컸으니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겠지.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건 네 사정이잖아?"

    내가 무슨 피도 눈물도 없는 성격인 것도 아니니, 솔직히 말해서 이런 때가 아니었으면 나도 이 녀석 사정을 생각해 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가정은 의미가 없지. 결국 이 녀석과 나는 적으로 만났고, 난 이 녀석한테 알아내야 할 정보가 있다.

    "뭐든…시키는 건 뭐든지 할 테니까."

    "그게 비스를 배신하는 일일지라도?"

    "……."

    하아. 각오를 다 끝내고 하는 말인 줄 알았더니, 역시 아니잖아. 이래선 아까랑 다른 게 뭐야?

    "마지막 기회다. 한 번만 더 바로 대답 못 하고 망설이면, 그걸로 끝이야."

    "읏…! 뭐든 하겠어! 배신이든 뭐든…!"

    "내가 그 말을 어떻게 믿지?"

    "그…건…."

    "하아…."

    보란 듯이 크게 한숨을 한번 쉬어주고 나서, 나는 인벤토리에서 의자를 하나 꺼내 걸터앉았다. 그리고는 다리를 크게 벌리고 다리 사이를 가리키면서.

    "빨아."

    여자가 되는 것 말고는 시키는 건 뭐든 하는 거잖아?

    만약 중2병이 망설인다면 그런 말을 덧붙이려고 했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다. 아무래도 아까 말한 한 번만 더 망설이면 끝이라는 말이 제대로 먹혀든 모양이라서 말이지.

    "하음! 쪽…쮸릅…흐음…."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중2병이 내 다리 사이로 파고들어 와서는 입으로 내 물건을 빨아주기 시작한 거다.

    자신가 해놓고도 상당히 굴욕적이었는지 몸을 부들부들 떨기는 했지만, 그 정도는 나도 눈감아줄 수 있지.

    "그래. 전에 배운 걸 되새기면서 더 제대로 빨아. 아까부터 너무 못해서 전혀 못 싸고 있잖아. 앞으로는 자주 하게 될 텐데, 숙달되는 게 서로 좋지 않겠어?"

    앞으로는 자주 하게 될 거라는 말에 중2병은 상당히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그래도 고개를 앞뒤로 움직이는 것은 멈추지는 않았다.

    잠깐 멈추는 것 정도는 나도 이해해 줄 생각이었는데 말이지. 한다면 하는 성격이라는 게 이런 식으로도 작용하는군.

    뭐, 아무리 그래도 냉큼 믿어줄 생각은 없지만.

    지금까지 지하에 감금되어 있으면서도 그렇게 완고하게 여신에 대한 적의를 드러냈던 녀석이다. 시키는 대로 물건 좀 빨아준다고 해서 곧이곧대로 믿는 건 바보지. 조금 더 시험해 보지 않으면.

    "여자가 되고 싶지 않아서 남자의 물건에 달라붙어 정성껏 봉사하는 모습이라니. 아이러니하군."

    사실 비스놈들의 성 개념을 생각해 보면, 그렇게까지 이상한 모습이 아니기는 하다. 그 녀석들은…됐다. 괜히 그 생각하면 물건에 힘만 빠질 테니까.

    아무튼 그런 성 개념을 가지고 있는 놈이라고 해도, 이렇게 직접 굴욕적인 말을 들려주면 자신의 행동에 적잖이 회의감이 들 거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해도 중2병은 그저 필사적으로 내 물건을 빨기만 했다.

    그렇게까지 여자가 되고 싶지 않은 걸까?

    그야 비스에 있는 힘 있는 모든 무성별자들이 그렇게 생각하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지금 이 녀석의 모습은…뭐랄까. 집념 같은 것이 느껴졌다.

    뭐, 좋아. 그렇게까지 여자가 되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다면, 난 그걸 철저하게 이용해주면 되는 거니까.

    그러니까 지금은 일단.

    "응으읍!? 크흡!? 콜록! 콜록!"

    말도 없이 갑자기 내가 사정을 시작하자, 중2병은 깜짝 놀라서 황급히 입을 뗐다.

    "누가 흘려도 된다고 했지?"

    "응읍!"

    하지만 내가 그렇게 말하며 그 머리를 붙잡고 물건을 입속에 깊숙이 넣자, 중2병도 딱히 저항하지 않고 꿀꺽꿀꺽 목을 울리며 내 정액을 받아줬다.

    물론 익숙하지 않은 냄새가 적응 안 되는지 인상을 찌푸리기는 했지만…잠깐만. 이 녀석 지금 엉덩이 떨고 있는 거 아니야? 잘 보니까 애액도 흘리고 있는 것 같고.

    아무리 내 성자 스킬에 시달린 덕분에 몸이 민감해졌다고 하지만, 이런 걸로 느낄 정도라고?

    "후우. 전부 다 마셨냐?"

    이 녀석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건 조금 예상외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는 건 아니었다. 애초에 내가 이 녀석이랑 즐기려고 이러고 있는 것도 아니니까.

    "…마셨어."

    "입 벌려서 보여줘 봐."

    "윽…아아…."

    아무리 그래도 부끄럽기는 한 모양이었지만, 중2병은 이번에도 망설임 없이 입을 벌려 안쪽을 보여줬다.

    "좋아. 그럼 마지막으로. 맹세해."

    "맹세…?"

    "그래. 만약 네가 내 명령대로 움직이지 않거나 배신할 생각을 조금이라도 품는다면, 그 즉시 나한테 패배한 몸임을 인정하고 스스로 내 물건을 받아들여 여자가 되겠다고."

    "그, 그런 저속한 맹세를…!"

    역시 여자가 되는 게 끔찍하게도 싫은 모양이군.

    뭐, 그렇기 때문에 이 맹세가 더욱더 의미 있는 거지만.

    "맹세를 어기지 않으면 문제없는 거잖아? 설마 벌써부터 배신할 생각인가? 그렇다면…."

    "매, 맹세할게! 맹세하겠어!"

    "제대로 네 입으로 내용을 말해."

    "…만약 내가 널 배신할 마음을 조금이라도 품는다면, 그 즉시…네, 네 그걸 스스로 받아들이고…으크윽…여자가…되겠어…."

    "좋아. 그럼 마무리로 맹세를 키스다."

    "거, 거기에!?"

    "눈치 빨라서 좋군. 그래. 여기에."

    지금가지 실컷 빨아놓고 뭘 이제 와서 그렇게 굴욕적인 표정을 지어?

    "응…크으윽…쪽. 맹세할게."

    "좋아. 그럼 나도 네가 배신하지 않는 한 여자로 만드는 건 참아준다고 약속하지."

    뭐, 하는 짓은 이미 내게 굴복한 여자 그 자체였지만.

    굳이 그걸 말해서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는 없지.

    "그럼 상호합의가 끝났으니, 슬슬 네가 알고 있는 정보를 말해주실까? 우선 네 동료들을 위치를 파악하는 방법부터. 당연히 알고 있겠지?"

    "…그래."

    맹세를 했다지만 그래도 동료를 배신하는 게 마음에 걸리는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중2병은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말해."

    그렇게 그 입에서 흘러나온 정보를 토대로, 나는 드디어 비스 공략의 방향성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금 당장 계획을 실행하러 출발하겠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우선은 아라크네 클랜에서 연락이 오기를 기다려야지.

    어차피 비스 공략은 바프라 공략 이상으로 플리투스에 가 있는 미리엘과 타이밍을 맞추는 게 중요해질 테니, 나 혼자 빨리 가서 비스를 공략해 봤자 크게 의미가 없기도 하고.

    "뭐 하시는 겁니까?"

    당장 머릿속에 생각나는 필요한 정보를 다 듣고 나서, 나는 중2병을 데리고 지하실을 나왔다.

    그리고 그 순간, 우리의 기척을 읽은 건지 바넷사가 스르르 모습을 드러냈다.

    그제부터 계속 배려니 뭐니 하는 이유로 모습을 거의 안 보인 주제에, 이럴 때는 귀신같이 나타나네.

    "뭐가?"

    "그자를 지하실 밖으로 내보내는 건 위험합니다."

    "아, 그거라면 이제 괜찮아. 그렇지?"

    이제 우리 편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중2병에게 어깨동무를 하면서 말했지만, 중2병은 내 말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대신 시선을 바넷사에게 고정시키고는, 평생의 호적수라도 만난 것처럼 천천히 잡아가는 것이…그러고 보니.

    "괜찮아 보이지 않습니다만."

    "그야 얠 그렇게 묶어둔 게 바넷사 너라면서? 그래서 좀 긴장했나 봐. 진정해. 이제 둘 다 같은 편이니까."

    "같은 편…입니까."

    바, 바넷사야? 목소리가 왠지 무서운 것 같은데 내 기분 탓이니?

    한쪽 눈썹을 움찔움찔 움직이는 걸 보아하니, 내가 어떤 식으로 중2병을 우리 편으로 만들었는지 어렵지 않게 상상이 되는 모양이었다.

    그런 거 아닌데 말이지. 아니. 아주 아니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결국 끝까지 하지는 않았어!

    "그래. 그러니까 진정해. 줄리안 너도. 자세 안 풀어? 바넷사가 진짜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사람 같아? 그럴 리가 없잖아. 이것 봐. 이렇게 말랑말랑…."

    "……."

    손가락을 세워서 바넷사의 그 앞으로 내밀어 진 커다란 가슴을 콕콕 찔렀지만, 바넷사는 무표정으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바넷사라도 이렇게까지 무반응이면 조금 무서운데.

    중2병은 중2병대로 ‘이게 여신 세계의 일상이란 건가….’ 라고 말하는 것 같은 표정으로 굳어져 버렸고.

    농담이 안 통하는 사람들하고만 있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아, 아무튼. 이 녀석도 결국 우리 편이 되기로 했어. 앞으로는 제대로 손님 대접해 줘."

    "…나중에 자세한 얘기를 들려주십시오."

    바넷사는 할 말이 무척 많은 것 같았지만, 그래도 눈치 백 단 집사님답게 이 자리에서 날 추궁하지는 않고 모습을 감춰줬다.

    다행이다. 아니. 내가 얘랑 섹스했다는 건 바넷사의 오해니까 그 오해를 푸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그러면 아무래도 내 위엄이 깎이지 않겠어?

    모처럼 그런 식으로 우월한 남성성을 내세워 이 녀석을 굴복시켰는데, 조금은 강한 모습을 유지해야지.

    "저 여자도…네 여자지?"

    …이미 늦은 감도 없잖아 있었지만.

    그야 그런가. 하긴. 얘 앞에서 다른 애들이랑 떠든 게 한두 번도 아닌데, 얘가 그정도 분위기 파악도 못 했을 리는 없지. 중2병이지만 눈치 없는 녀석은 아니니까.

    아니. 그래도 아직 완전히 늦지는 않았어! 나라면 할 수 있어!

    "훗. 그래. 겉으로는 저래 보이는 저 녀석도 결국…."

    "윽…."

    그렇게 말하면서 중2병의 손을 내 다리 사이로 가져가자, 중2병도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이해했다는 듯 손을 움츠리며 시선을 아래로 떨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내가 시키기 전에 손을 뗄 수는 없다는 듯이….

    "아니. 무슨 말인지 이해했으면 이제 그만 떼도 되거든."

    그러니까 괜히 내가 너한테 성희롱한 것 같잖아.

    그래도 아직 자기는 남자가 될 거라고 믿고 있는 거라면, 조금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게 어떠냐?

    "그, 그런가…나는 분명…."

    분명 뭐? 분명 뭐 이것아!?

    "넌 그 비열하고 음탕한 여신의 사자니까, 분명 그렇게 싸고도 아직 성욕이 제어되지 않아서…."

    "…너 내 말은 뭐든 따르는 거 맞지?"

    "여, 역시 그런 건가!?"

    역시 그렇기는 또 뭐가 역시 그렇다는 거야 이 중2병아! 아니! 망상병 환자야!

    난 그저 네 태도를 지적하고 있는 거라고! 그게 내 말에 순순히 따르겠다는 사람의 태도야!?

    "이, 이 비열하아안……."

    "야. 욕을 하든 신음을 하든 둘 중 하나만 하면 안 되냐?"

    "누, 누가 계집애처럼 신음을 흘렸다는 거야!?"

    아니. 그렇게까지 말한 적 없는데. 뭐, 여자 같은 신음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거야 진짜 여자니까 어쩔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나는 중2병의 말을 긍정해주기로 했다.

    "하긴. 너 정도면 이제 익숙할 텐데 그럴 리가 없지."

    당연한 얘기지만, 날 노려보는 저 눈빛이 무서워서 그런 건 아니다. 두 손으로 다리 사이를 누르고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노려보는데 무섭긴 뭐가 무섭겠어?

    난 단지, 어차피 지금 풀어줘 봤자 조금 있으면 같은 짓을 또 해야 할 텐데, 그 수고를 덜 수 있으면 나도 편하고 좋을 것 같아서 말이지.

    "그래! 이런 저열한 수단도 견디지 못할 정도로, 난 약하지 않아! 이런 거, 이런……이런 것쯔으음……."

    야. 목소리에 점점 색기가 섞이기 시작했는데, 진짜 괜찮은 거 맞냐? 조금 더 참아봐. 몇 분이나 지났다고 벌써 그래? 몇 날 며칠도 잘만 참았던 녀석이.

    "그럼 내일 아침까지 그대로 있을 수 있지?"

    아무튼 중2병의 입에서 예상했던 그대로의 말이 나왔으니, 나는 그 뜻을 존중해서 그대로 중2병을 방치해두기로 했다.

    "뭐어!?"

    중2병이 이럴 줄 몰랐다는 듯 당황한 눈빛을 이쪽으로 보내고 있기는 하지만, 신경 쓸 필요는 없겠지.

    "으으윽……협력한다고 했는데에……비열하안……."

    아니. 네가 그동안 보인 반항적인 태도를 생각해봐라. 협력한다는 말 하나만 믿고 자유롭게 풀어줄 리가 없잖아?

    도망가거나 사고 칠 걸 대비해서, 이런 안전장치는 하나쯤은 마련해둬야지.

    이렇게 성자 스킬을 걸고 풀어주지 않으면, 만에 하나 이 녀석이 도망간다고 하더라도 결국에는 다시 날 찾아올 수밖에 없을 테니까.

    물론 나도 이 안전장치를 계속 걸고 있겠다는 얘기는 아니다.

    어디까지나 내가 이 녀석 옆에 있을 수 없을 때만 이렇게 하겠다는 얘기다.

    내가 곁에 있을 때라면 바로 제압할 수 있으니까 상관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계속 얘랑 딱 붙어 다닐 수도 없는 일이니까.

    조금 전만 하더라도…….

    "저 아이, 정말로 자기가 여자라고 생각 안 하는 거니?"

    "응."

    귓속말하는 레이첼 누님께 고개를 끄덕여주자, 누님은 뺨에 손을 살포시 가져다 대고는 "정말로 별난 아이네……."라고 중얼거리셨다.

    그래. 내가 조금 전 중2병과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건 바로 내 여자들에게 사정을 설명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역시나 어제는 레이아를 위해 다들 배려해줬던 건지, 오늘은 다들 저녁 시간에 맞춰서 모여서 말이야.

    원래 집에 있던 바넷사는 물론, 아래에 내려가 있던 디아나와 마틸다 그리고 퇴근하고 돌아오신 레이첼 누님까지.

    의외로 레이아가 없었지만, 얘기를 들어보니 아래로 내려가서 디아나와 교대해줬다는 모양이다. 하여간 천사님은 너무 착하시다니까.

    아무튼 그렇게 모일 수 있는 사람은 전원 모였으니, 잠깐 중2병을 놔두고 다른 방으로 가서 사정 설명을 해줬다는 얘기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까 지하에서 있었던 일을 자세하게 설명했다는 건 아니다. 당연하잖아?

    그냥 우리 애들이 상황 파악을 할 수 있도록, 여자가 되길 싫어하는 중2병의 마음을 이용해서 구슬렸다고 두루뭉술하게 설명한 것뿐이야.

    "으응……하지만 대체 어떻게……."

    그런 이유로 사정은 알게 됐지만, 아무래도 우리 애들은 중2병을 어떻게 접해야 할지 망설여지는 모양이었다.

    하긴. 난 그냥 편하게 찍어누르는 태도만 관철하면 되지만, 우리 애들이 덩달아 그럴 성격은 아니니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같은 편으로 대하자니 조금 애매하고.

    "그런 것이 아니라 저런 모습이니 함부로 못 다가가는 것일세! 저래서는 제대로 식사도 하지 못할 것 같지 않은가!"

    디아나야. 멋대로 사람 마음 읽지 말아 줄래.

    그리고 다른 애들은 몰라도 넌 그냥 중2병의 모습이 안쓰러워서 그러는 거 아니잖아.

    "아니기는 뭐가 아니라는 겐가!? 이 몸에게 어떤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겐가!"

    그렇게 흥분하는 것이 바로 다른 이유가 있다는 증거야.

    "흥분하지 않았네! 아무튼! 침실로 들어가기 전까지는 편하게 해주게! 저래서는 이 몸들도 식사 자리가 불편해지네!"

    하는 수 없지. 우리 변태 대마법사님이 감정이입해서 진짜로 흥분하면 곤란하니까.

    "그러니까! 하지 않았다고 하지 않았는가!"

    얼굴을 빨갛게 붉히고 토닥토닥 어택을 감행하는 디아나였지만, 내가 중2병에게 다가가서 손을 뻗자 화들짝 놀라서는 쪼르르 식탁 반대편으로 가버렸다.

    "그럼 간다."

    "뭐어……? 또 뭘 하려는……응흐으으읏!?"

    뭐긴 뭐겠어. 지금까지 우리 얘기 안 들었냐?

    설명해주기도 귀찮아서, 나는 성자의 손길을 두른 손으로 중2병의 다리 사이를 툭툭 가볍게 두드려줬다.

    사실 성자의 손길을 쓰고 있으니 꼭 거길 건드릴 필요는 없었지만, 배신하면 여기가 위험해질 거라는 인식을 뿌리 깊게 심어주기 위한 좋은 구실일 것 같아서 말이지.

    뭐, 우리 애들 쪽에서는 식탁에 가려져서 어딜 건드렸는지 보이지도 않을 테니까 괜찮겠지.

    "자, 이제 됐지?"

    "으, 으으음……."

    줄리안을 간단히 절정에 달하게 하고는 디아나에게 다가가니, 디아나는 귀 끝까지 새빨개져서는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아니라고 했으면서, 역시 살짝 감정이입하고 있었잖아. 만약 저 자리에 있는 게 저자가 아니라 이 몸이었다면……같은 생각이라도 한 거겠지. 이 변태 대마법사님.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디아나한테도 장난을 쳐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러기에는 보는 눈이 너무 많았다.

    "되지 않았어요. 당신, 혹시 줄리안씨를 저대로 내버려둘 생각이신가요?"

    이렇게 마틸다는 옆에서 꾸중까지 하고 있으니까.

    "……."

    "왜, 왜 그러시죠?"

    아니. 주변이 다 혼란한 와중에 유일하게 제정신으로 냉철하게 태클 거는 사람이 마틸다라는 게 조금 신기해서.

    물론 추기경님 모드인 마틸다는 항상 이렇게 분위기를 잡는 역할을 해주기는 하지만, 그래도 핑크빛 모드가 남긴 인상이 너무 강렬하다 보니, 볼 때마다 살짝 적응이 안 돼.

    "아니. 괜찮을 거야. 저래 봬도 저런 걸로는 지지 않는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니까. 그렇지?"

    "다, 당연하지이……나, 나느으은……."

    아무튼 내가 그런 식으로 적당히 말하자, 중2병도 테이블에 얼굴을 박고 바들바들 떨면서도 허세를 부렸다.

    "하아……. 생각보다도 더 곤란한 분이네요."

    중2병 본인이 괜찮다고 하자 제아무리 추기경님이라도 더 할 말이 없었는지, 마틸다는 그렇게만 말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마틸다도 슬슬 중2병의 본질을 깨달은 모양이군. 그렇다니까. 진짜 곤란한 녀석이야.

    아무튼 그렇게 중2병의 몸을 쑤셔대던 성자 스킬의 기운을 풀어주고, 우리는 드디어 식사를 하게 됐다.

    모두가 다 모인 건 아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여럿이 모여서 같이 즐기는 식사였기 때문일까? 중2병이라는 이단분자가 끼어있는데도, 걱정과 달리 식사 내내 분위기는 전혀 어색해지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 애들은 중2병까지 틈틈이 챙겨가면서 자연스럽게 대화에 낄 수 있도록 유도해줬지만, 중2병 본인이 이런 분위기가 적응 안 된다는 듯 침묵 혹은 어색한 단답으로 일관할 정도였다.

    쟤가 원래 저런 성격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말이야. 처음 만났을 때는 풍류니 뭐니 떠드는 여유로운 성격이었는데.

    입으로는 비열하니 뭐니 떠들어대도, 일단 자기 입지가 어느 정도인지 자각은 있다는 건가?

    저렇게 기죽은 모습을 보니 솔직히 조금 불쌍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에 휩쓸려 행동할 수는 없는 법이었다.

    "그럼 바넷사. 이 녀석이 지낼 침실 좀 하나 준비해줘."

    "이미 준비했습니다."

    역시 우리 완벽 집사님. 아까 지하실 입구에서 마주친 직후에 바로 준비를 시작한 건가?

    그렇다면 이제 나도 침실에 가기 전에…….

    "내 스킬에 걸려도 잠 정도는 잘 수 있지?"

    "이, 이 나한테 불가능이란 없어!"

    아니. 없긴 뭐가 없어. 있잖아.

    진짜 종잡을 수가 없는 성격이라니까.

    "그래? 그럼……."

    "힉!"

    어이 없어하면서 손을 들어 중병을 터치하려고 하자, 중2병은 곧장 이상한 소리와 함께 몸을 움츠렸다.

    "……."

    "와, 와라! 나는 도망가지 않아!"

    이제 와서 당당한 척해봤자 늦었거든.

    그래도 성자 스킬에 걸리고 참아낸 시간 부문 최고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녀석이니, 어느 정도 내성이 있을 줄 알았는데. 내성은커녕 오히려 성자 스킬의 위력이 그 몸에 제대로 각인되어 버린 모양이었다.

    뭐, 효과가 좋아서 문제 될 건 없지만.

    "응히으으……나, 난 안 져어……이런 걸로……이런 걸로느으은……."

    앞으로 비스를 완전히 정복할 때까지, 난 이 모습을 몇 번이나 더 봐야 하는 걸까?

    왠지 벌써부터 앞날이 막막해지는 기분이었다.

    "마틸다!"

    "네에에! 당시이인!"

    뭐, 그런 막막한 기분은 우리 추기경님과의 포옹 한 번에 깨끗이 씻겨 내려갔지만.

    그나저나 역시 우리 핑크 추기경님이야. 보통 내가 이렇게 가슴에 안기면 머리를 감싸 안아주기 마련인데, 나랑 똑같은 텐션으로 마주 안기다니. 아까까지의 그 분위기 잡아주던 추기경님은 어디로 가신 건지.

    그게 우리 추기경님의 매력이기는 하지만 말이야.

    "이렇게 둘이서만 있는 건 엄청 오랜만인 것 같네."

    섹스 자체는 지난번의 하렘 플레이 때 같이 했다지만, 둘이서만 한 건 전에 신전에서……아니. 그때도 결국 여신 강림으로 흐지부지 끝났으니까, 온전히 둘이서만 있었던 게 대체 언제인지 기억도 제대로 안 날 정도였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 보면…….

    "음……. 쪽. 쪽. 하으……정말로요……."

    내 목덜미에 키스 세례를 하고는, 그대로 뺨을 비비면서 황홀한 표정을 짓는 마틸다. 이제는 익숙한 핑크빛 모드 마틸다였지만…….

    생각해 보면, 여신 강림 섹스로 저주가 풀리고 나서 이렇게 마틸다와 둘만이 된 건 처음이란 말이지.

    그리고 그걸 깨달으니 새삼 느낀 건데, 저주는 이미 풀렸는데도 마틸다는 여전히 핑크빛 모드를 발동한단 말이지.

    "마틸다."

    "네에?"

    "옷 좀 벗어볼래?"

    "……쿡. 급하신가요?"

    내 너무도 직설적인 요구에 잠깐 할 말을 잃은 마틸다였지만, 그래도 핑크빛이 되면 나 말고는 눈에 보이는 게 없어지는 추기경님은 피식 웃으면서 한 손으로 천천히 옷을 한 꺼풀 한 꺼풀 벗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다른 한 손으로 내 다리 사이를 천천히 어루만져주는 것이……오랜만이라 그런가? 우리 추기경님이 평소보다 더 적극적인 것 같아.

    "하읏……조그만 기다려 주세요."

    내 물건이 손안에서 움찔움찔 떨리는 게 느껴졌는지, 마틸다는 바지 위로 한 번 더 부드럽게 쓰다듬어주고 나서, 두 손을 등 뒤로 가져갔다.

    그러고 나서 뭔가를 툭툭 푸는 소리가 들리자, 드디어 마틸다의 몸을 감싸고 있던 복잡한 추기경 복이 스르르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그렇게 드러난 추기경님의 속옷은, 추기경이자 성녀라는 직위에 걸맞은 새하얀 색이었다.

    그리고 속옷과 색을 맞춘 건지 그 예쁜 다리를 감싸고 있는 하얀 사이 하이 삭스 스타킹과, 그 스타킹을 위에서 잡아주는 하얀 가터벨트까지.

    시야에 담은 것만으로도 이성을 잃을 것 같은 매력적인 모습이었지만, 지금 내가 주목해야 할 것은 우리 추기경님의 속옷 차림이 아니었다.

    "저주……이제 완전히 사라진 거지?"

    그 반신을 덮고 있던 검은 상흔이 거짓말처럼 사라진 하얗고 투명한 피부. 원래 상흔이 있던 자리를 손끝으로 살며시 쓰다듬으며 말하자, 마틸다가 간지럽다는 듯 몸을 떨면서 내게 달라붙어 왔다.

    "하읏……네에."

    "교황청에서는 별말 없었어?"

    진짜로 묻고 싶은 말은 이게 아니었지만, 바로 본론에 들어가기보다는 이런 것부터 묻는 게 좋겠지.

    "조금은……하지만 괜찮아요. 당신은 지금 당신이 해야 할 일에 전념해주세요."

    말하는 걸 보니, 뭔가 귀찮은 일이 있는 걸 마틸다가 자기 선에서 차단해주고 있는 모양이다.

    이런 대답은 예상 못 했는데. 아니. 하지만 생각해보면 당연한 건가. 교황청은 저주의 피해자를 전부 점검하고 있을 정도로 저주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었으니까.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하면, 하나밖에 없는데."

    "아아……당시인……."

    다시 내 목덜미에 키스 세례를 퍼부으려는 마틸다의 턱을 붙잡고 들어 올려서 부드럽게 입술을 맞추자, 마틸다도 행복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으며 내 혀를 살짝 빨아줬다.

    "그런데 저주가 풀렸으니, 돌아다니는 것도 편해졌겠네? ……혹시 말이야."

    그렇게 마틸다와 달콤한 키스를 마친 후 드디어 내가 본론을 꺼내자, 마틸다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더 들을 필요도 없다는 표정으로 쿡쿡 기분 좋게 웃었다.

    "혹시 질투하시는 건가요? 괜찮아요. 저주는 풀렸는걸요. 그 이후로 다른 남성분과 얼굴을 마주해도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아니. 질투가 아니라……."

    "아, 그렇군요."

    드디어 내 생각을 알아준 것인지, 마틸다의 표정이 살짝 진지해졌다.

    "걱정할 것 없었어요. 당신을 향한 제 마음은……저주 같은 것으로 만들어진 가짜 감정이 아니었는걸요. 전 이제 당신만의 마틸다에요."

    아니. 그런 얘기도 아니었는데 말이야.

    평소에는 말 안 해도 내 생각을 척척 읽으면서, 오늘은 유독 착각이 심한 마틸다였다.

    애초에 난 말이지.

    "그 점은 걱정 하나도 안 했어. 만에 하나 저주가 풀리고 마틸다의 마음이 변하더라도, 되찾아올 자신 있었으니까."

    "아으읏……! 다, 당시인……!"

    내 말에 감격한 건지, 마틸다는 잠깐 진지해졌던 눈동자에 다시 핑크빛 하트를 띄우고 내 목덜미에 안겨들었다.

    그러니까 이거!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이거였는데……뭐, 아무래도 상관없기는 하지만 말이야.

    저주 풀린 마틸다가 계속 핑크빛 모드를 유지한다고 해서 나한테 나쁜 게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음……쪽. 쪽. 당시이인……."

    나쁘긴커녕 아주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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