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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1167화 (1,134/1,205)
  • 1167화

    이렇게까지 기뻐해 주시니, 나도 몰래 가져온 보람이 있었군.

    실은 레이의 대관식에서 쓸 꽃을 몰래 몇 다발 더 주문해서 가져온 거거든.

    "하지만 조금 의외네요. 구원 씨가 이렇게…아, 죄송해요."

    "아니. 후후훗. 레이아한테 의외의 일면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만으로 충분해."

    라고 일단 허세를 부려봤지만, 당연히 내가 꽃 종류 같은 걸 알았던 건 아니다.

    아니. 실은 사라가 말이지. 시골에서 산을 타며 자란 만큼 꽃 종류에도 박식한 모양이라서, 레이의 대관식에 쓸 꽃다발을 보더니 지나가는 말로 그런 말을 하는 걸 들었거든.

    그래서 그 자리에서 사라 몰래 주문서에 몇 다발 더 추가했다는 얘기다.

    "어때? 마음에 들었어?"

    사실 아침에도 줄 기회는 있었지만, 이런 건 둘이 있을 때 줘야 분위기가 살잖아?

    "네. 기뻐요. 소중히…아, 이대로 두면 금방 시들겠네요. 잠깐 꽃병에 꽂아두고 올게요."

    대체 얼마나 들뜬 건지, 레이아는 모처럼 나랑 둘이 있는 시간인데도 등을 돌려 쪼르르 복도 너머로 달려가 버렸다.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일 때마다 좌우로 살랑살랑 기분 좋게 흔들리는 꼬리가 천사님의 기분을…아니. 지금 꼬리에 홀려 있을 때가 아니잖아! 천사님! 모처럼 둘만 있는데 그렇게 가버리시면 어떡해요!?

    잠깐 꽂고 온다니, 꽃병이 미리 준비되어 있는 것도 아니잖아!?

    "우왁!?"

    황급히 그 뒤를 따라가기 위해 달려간 바로 그 순간, 복도의 모퉁이에서 갑자기 천사님의 얼굴이 불쑥 튀어나왔다.

    "가, 같이 가실까요?"

    들떠서 혼자 달려 나간 천사님도 겨우 현 상황을 인지했는지, 부끄러워 죽을 것 같다는 표정을 짓고 계셨다. 귀여우시다.

    "그래. 어차피 꽃병도 따로 준비해야 하잖아? 이왕 이렇게 됐으니 그냥 같이 나가서 어울리는 꽃병 하나 사 오자."

    "네!"

    돌려 말한 데이트 신청에 천사님은 들고 있는 꽃보다 더 활짝 만개한 미소를 지으시더니, 쪼르르 이쪽으로 다가와서는….

    "앗, 이렇게 하면 걸리적거리시나요?"

    품에 안은 꽃을 도저히 놓을 수 없었는지, 내 팔과 꽃을 동시에 끌어안고는 조금 불안한 눈빛으로 날 쳐다봤다.

    "아니. 걸리적거리는 건 없는데, 대신 죽을 것 같아."

    "네에!?"

    "천사님 향기랑 꽃향기가 뒤섞이니까 이게 바로 천국인가 싶어서."

    "정마알. 놀랐잖아요."

    그렇게 말하면서 꼬리로 내 엉덩이를 떼찌떼찌 하고 귀엽게 두드리는 천사님이었지만, 그 얼굴은 그야말로 행복의 절정에 있는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물론 행복의 절정을 느끼고 있는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아까 말한 향기도 그렇고, 좌우로 살랑살랑 크게 흔들리면서 내 다리에 슬쩍슬쩍 닿는 꼬리도 그렇고, 무엇보다 팔에 느껴지는 압도적인 중량감이. 진짜 매번 느끼는 거지만, 나한테는 천사님이 있는 그곳이 바로 천국이야.

    "미안미안. 그럼 가실까요."

    "후훗. 네!"

    팔짱 끼기 편하도록 팔에 각을 만들고 에스코트하듯 앞장서자, 레이아는 재미있다는 듯이 쿡쿡 웃으면서 더욱 내 팔을 강하게 끌어안았다.

    온 세상이 저녁노을로 붉게 물든 시간이었지만, 이곳은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모험가들의 도시. 꽃에 맞는 꽃병을 찾으러 돌아다니며 데이트를 즐기기에 문제 될 건 하나도 없었다.

    물론 나나 레이아나 얼굴이 알려진 유명인인 만큼 어딜 가든 우릴 바라보며 수군거리는 사람이 많기는 했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하잖아?

    최근에는 나도 슬슬 적응되어서, 나는 오로지 레이아 에게만 온 신경을 집중하며 데이트를 즐길 수 있었다.

    마침 시간대도 시간대인 만큼 저녁도 둘이서 외식으로 마치고, 시간을 듬뿍 들여서 꽃에 어울리는 꽃병을 산 다음, 우리는 꽃병을 레이아의 방에 장식하기 위해 저택으로 돌아왔다.

    "후훗. 여기에 두는 건 어떨까요?"

    역시나 레이아에게 배려해 준 건지, 바넷사는 물론 이제 퇴근했을 시간인 레이첼 누님도 모습을 보이지 않아서, 나와 레이아는 데이트하던 분위기를 깨지 않고 그대로 레이아의 방까지 올 수 있었다.

    "글쎄."

    "정마알. 진지하게 생각해주세요."

    "아니. 내가 생각하기에 그 꽃이 어울리는 장소는 아무리 봐도…여기라서."

    그렇게 말하면서 레이아가 손에 든 꽃병을 그 품 안에 슬며시 밀자, 레이아의 뺨이 홍시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

    "어, 엉큼하세요."

    그래. 내가 생각해도 살짝 느끼하기는…으응!? 엉큼!? 아니 갑자기 왜!?

    예상외의 반격을 맞아서 천사님의 시선을 따라 나도 시선을 아래로 내려보니, 천사님이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단번에 깨달을 수 있었다.

    아니. 난 딱히 그럴 의도 없었는데 말이야. 긴 꽃병이 정확히 천사님의 가슴 가운데에 파묻힌 모양새가 마치….

    꽃병으로도 이런 광경을 연출해내는 천사님의 가슴에 건배하고 싶군.

    "구원 씨?"

    "으, 응!? 아니야! 나 이상한 생각 안 했어!"

    일단 황급히 아닌 척해 봤지만, 우리 천사님한테는 소용이 없었다.

    "후훗. 뭔가요. 그렇게 말씀하시면 마치…."

    그렇게 말하면서, 천사님은 들고 있던 꽃병을 슬며시 옆에 있던 탁자 위에 올려놓으시고는 천천히 내게로 다가왔다. 그 예쁜 눈동자에 슬쩍 보랏빛 안광을 내비치면서.

    "하지만…그런 벌써 시간이네요."

    한 손을 가슴 위에 사뿐히 올리고 작게 심호흡을 한번 한 후, 레이아는 내 눈을 곧게 마주 보며 그렇게 말했다.

    보랏빛 안광을 슬쩍슬쩍 내비치면서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디까지나 수줍음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이, 진짜 우리 천사님은 남심을 간질이는 것에 타고났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저기, 구원 씨는 저한테…뭔가 원하시는 것 없나요?"

    그렇게 말하면서, 레이아는 가슴 위에 얹은 손을 천천히 움직였다. 손끝으로 사도 인장 부근부터 가슴골까지 슬쩍 훑는 것처럼.

    저게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행동이니, 심지어 저러면서도 목소리나 표정은 한없이 수줍은 느낌이니, 대체 어떤 남자가 홀리지 않을 수 있겠어.

    "레이아한테 원하는 것?"

    그나마 나니까 이렇게 평범하게 대화를 이어가는 거지, 다른 놈이었으면 벌써 저 가슴에 달려들었을 거다.

    "네. 뭔가 해줬으면 한다든가…아앗."

    내 시선이 가슴 쪽에 고정된 건 레이아도 눈치챘겠지.

    말하면서 내 시선을 따라서 자기 가슴 쪽으로 슬쩍 시선을 내린 레이아는, 그제야 자기가 무의식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고 있었는지 깨달은 모양이었다.

    "후, 후후훗."

    레이아는 두 손을 황급히 뒤로 돌려 마주 잡고는, 몸을 베베꼬면서 어색한 미소로 무마시켜보려고 했다.

    레이아의 그 행동은, 아마 일반적으로는 애교 넘치고 귀여운 행동일 거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그것도 레이아가 하기에는 그다지 적절하지 않은 행동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두 손을 등 뒤로 모으면서 자연스럽게 가슴이 앞으로 내밀어진 자세에서 몸을 좌우로 살랑살랑 흔드는 거다.

    내 시선이 어디에 고정되게 될지는, 말 안 해도 뻔하잖아?

    "아읏. 저, 저어…!"

    내 시선이 계속해서 자기 가슴에 고정되자, 레이아도 다시금 자기 행동이 어떤 파급 효과를 가져왔는지 깨달은 모양이었다.

    좌우로 살랑살랑 흔들던 몸을 우뚝 멈추고,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는 레이아.

    그래도 두 손을 등 뒤로 돌린 자세는 풀지 않는 걸 보면, 이 자세를 풀면 오히려 더 어색해진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나로서는 감사하기 그지없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저 구원 씨한테 너무 고마워서요!"

    아무튼 그렇게 두 손을 등 뒤로 돌려 가슴을 내민 자세를 유지한 채, 레이아는 필사적인 목소리로 그렇게 외쳤다.

    지나친 부끄러움에 조금 전까지의 야릇한 분위기도 날아가 버린 건지, 어느새 그 눈동자에서는 보랏빛 안광이 완전히 사라졌다.

    "응? 고마워?"

    "네. 오늘 일 전부…그러니까, 구원 씨가 원하시는 게 있으면, 뭐든 해드리고 싶어서…."

    아…그러고 보니 그런 얘기 하고 있었지. 천사님 가슴에 넋이 나가서 잠깐 잊고 있었어.

    하지만 고맙다니.

    "딱히 레이아가 나한테 일방적으로 고마워할 일이 아니잖아? 나도 레이아같은 천사님이 나랑 같이 데이트해 줘서 고마워. 데이트하는 내내 내가 마음속으로 감동의 눈물을 몇 번이나 흘렸는지, 레이아는 말해 줘도 모를걸."

    "정마알. 구원 씨는 또 그렇게…."

    아마 내가 장난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레이아는 부끄러운 표정을 지으며 몸을 대각선 방향으로 돌리더니, 꼬리로 내 몸을…이번엔 떼치떼치하고 때리는 게 아니라 그 끝으로 붓글씨를 쓰듯이 빙글빙글 돌렸다.

    천사님. 제가 언제나 말하는 건데, 천사님처럼 아름답고 가련하신 분이 이렇게 귀여움까지 겸비하시는 건 죄악…아니.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지. 또 우리 천사님의 여우짓에 홀릴 뻔했네.

    "아니. 농담 아닌데. 이 눈이 거짓말하는 눈으로 보여?"

    우리 천사님의 미모는 그냥 보고만 있어도 감동의 눈물을 흘릴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거든.

    그런 의미로 눈을 반짝이며 얼굴을 들이밀자, 천사님은 손을 가슴 앞으로 가져와서 꼬물꼬물 움직이며 "아으읏…." 하고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오랜만에 이런 짓이 통하는 사람이랑 있으니 신선한 기분이군. 뭐, 애초에 통하는 사람은 천사님밖에 없지만.

    "어, 어쨌든! 전 구원 씨한테 뭔가 해드리고 싶어요!"

    "그런 거야?"

    "그런 거예요."

    "뭐든지?"

    "넷!? 네, 네헤…."

    그런 거 안 해줘도 괜찮다는 분위기였던 내가 갑자기 이렇게 태도를 바꿔서 덥석 물 거라고는 레이아도 생각 못 한 거겠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란 다음, 레이아는 다시 자기 가슴골을 쓰다듬는 것 같이 손가락을 꼼지락꼼지락 움직였다.

    아마 또 무의식적으로 저러는 거라고는 생각은 하지만. 혹시 천사님, 내가 가슴으로 뭔가 해주길 바랄 거라고 생각하시는 건가? 애초에 이런 분위기가 된 원인이 꽃병을 가슴 사이에 끼운 것 때문이니, 그렇게 생각하는 게 자연스러운 걸지도 모른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나도 아까부터 천사님의 가슴에 넋이 나갔던 만큼 저 가슴을 이용한 플레이가 엄청 끌리기는 했다.

    "그럼 말이야."

    "네."

    천사님이 먼저 뭐든지 해주고 싶다고 말한 만큼 이미 어느 정도 각오는 한 건지, 천사님은 떨리는 눈동자를 다잡고 곧게 내 눈을 마주 보며 대답했다.

    "키스하고 싶어."

    하지만 말이야. 남들이 예상하는 대로 순순히 따라가 주지 않는 게 나란 놈이잖아?

    "네…네? 키, 키스?"

    역시나 천사님도 이 대답은 전혀 생각 못 했는지, 새총 맞은 참새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쳐다봤다.

    "응. 키스. 안 돼?"

    "아, 아니요! 안 되는 건 전혀 아니지만요…."

    아마 ‘그런 건 이런 때가 아니더라도 말씀만 하시면 언제든지 해드릴 텐데요….’ 라고 말하고 싶은 거겠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듯 석연찮은 표정의 레이아를 향해, 나는 조금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안 되는 건 아니지만…레이아는 뭔가 다른 걸 기대했어?"

    "아, 아니요!"

    말하면서 시선을 다시 천사님의 가슴 쪽으로 슬쩍 내리자, 천사님은 또 자기가 무의식중에 가슴골을 쓰다듬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는지 황급히 손을 뒤로 돌리며 외쳤다.

    귀여우시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자, 천사님도 살짝 토라진 표정으로 "정마알…."이라고 중얼거리신 후 날 마주 보며 같이 쿡쿡하고 웃어주셨다.

    "그럼 부탁할게."

    "네…."

    똑바로 선 자세로 고개만 살짝 내밀며 말하자, 천사님도 등 뒤로 손을 깍지 낀 자세 그대로 까치발을 들고는 고개를 들어서 내 입에 그 부드러운 입술을 맞춰줬다.

    처음 꽃병을 내려놨을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그저 한없이 달콤하기만 한 키스.

    다만 자세가 조금 불안정하다 보니 천사님의 몸이 자연스럽게 내 쪽으로 기울 게 됐고, 뒤늦게 천사님이 두 손을 내 어깨 위로 올려서 균형을 잡았지만 그것도 살짝 늦어서, 그 커다란 가슴 끝이 내 가슴 위에 살짝 닿게 됐다.

    물론 거기까지만 놓고 보면 아직 아무 문제 없었다. 나도 가슴 좀 닿은 거로 이성을 잃을 정도로 경험이 없는 게 아니니까.

    문제는 그다음. 점점 거칠어져 가는 천사님의 호흡에 맞춰서 맞닿은 가슴이 위아래로 흔들리며, 자연스럽게 내 가슴에 비벼지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게다가 왠지 모르게, 비벼지는 가슴 가운데에 있는 천사님의 유두가 딱딱하게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아니. 물론 옷과 속옷 너머로 느껴지는 감촉이니 내 착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착각이라고 해도, 내 물건을 세우기에는 충분한 착각이었다.

    "아음…."

    비록 둘 다 옷을 갖춰 입고 있다고는 하지만, 내 물건은 바지나 속옷 따위로 다 막을 수 없는 강직도를 자랑했고, 천사님이 입고 있는 사제복은 내 의뢰를 통해 몸에 딱 달라붙는 옷이 되어 있었다.

    "응흣…."

    거기에 천사님이 까치발을 들고 내 앞에 밀착해 있는 지금의 상황까지 더해지니, 내 물건 끝이 바지와 치마 너머로 천사님의 음부를 압박한다는 결과가 나오고 말았다.

    그것도 그냥 균열에 살짝 맞닿은 정도가 아니다. 이건…혹시 음핵에 비벼지고 있는 거 아니야?

    나도 모르게 허리를 살짝 움직여 보니, 바지 너머로도 어렴풋하게 천사님의 균열과 그 위에 있는 음핵의 감촉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하아…구원 씨…."

    그리고 거기에서, 결국 천사님도 더는 참을 수 없게 된 모양이다.

    마지막으로 내 혀를 강하게 빨고 나서 입술을 뗀 천사님은, 날 올려다보는 눈동자에서 보랏빛 안광을 줄줄 흘렸다.

    "정말로…키스만으로 괜찮으신 가요…?"

    이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있기나 할까?

    자신의 음부에 끝이 맞닿은 내 물건. 그 위쪽을 바지 너머로 쭈욱 쓸어 올리며 던지는 천사님의 질문에, 나는 아까 예상대로 흘러가는 건 재미없다고 생각한 것이 무색하게도 이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가슴으로 해주세요!"

    "후훗. 솔직하시네요."

    최근에는 구미호화 된다고 해서 성격까지 변하지 않게 된 만큼, 천사님의 이런 모습은 무척이나 신선했다.

    일부러 그러는 걸까? 철컥철컥하고 평소보다 더 요란하게 내 벨트와 바지를 벗겨 낸 다음, 천사님은 보란 듯이 자기 옷을 넘겨서 양어깨와 가슴골을 훤히 드러냈다.

    평소에는 피부 노출이 없는 사제복이라서 그런지, 이런 모습이 괜히 더 흥분된단 말이지.

    "그럼…."

    그리고 그렇게 상반신만 살짝 노출한 상태에서, 천사님은 천천히 무릎을 꿇고 내 앞에 앉았다.

    "가슴으로…말이시죠?"

    그리고는 두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아래에서 위로 받치듯이 든 다음, 살짝 앞으로 내밀면서 또다시 요망한 눈웃음을 짓는 천사님.

    아무리 이런 분위기가 됐어도 부끄러운 건 부끄러운 건지 뺨이 빨개지시기는 했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

    "부탁합니다."

    "후훗.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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