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성자-1113화 (1,080/1,205)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1113화

    "저……레이 씨? 그건……?"

    아까부터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행동해서 아무도 지적을 안 하고 있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런 상황에서까지 물건에 말을 걸며 입을 맞추고 있는 거다.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고 싶어도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는지, 결국 천사님이 총대를 메고 레이에게 질문을 던졌다.

    "네? 이게 예절이잖아요?"

    하지만 레이로서는 이곳 사람에게 이런 질문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겠지. 얘는 이게 이곳의 예절이라고 알고 있으니까.

    "……."

    "……쮸릅."

    내 물건을 입으로 물고 있는 레이와, 내 왼팔을 껴안은 마틸다 사이에서 잠시 묘한 침묵이 흘렀다.

    침묵을 먼저 깬 건, 바로 천사님이었다.

    "아, 아앗. 그렇군요. 예절……저, 저도 해봐도 될까요?"

    ……처, 천사님? 어째서 수긍한 표정이신가요?

    설마 내가 한 짓을 깨닫고 감싸주시려고……아니. 표정을 보니까 그런 게 아닌 것 같은데? 진심으로 이해했다는 표정이신데? 대체 무슨 오해를 하신 거야!?

    차라리 내 말도 안 되는 장난을 깨닫고 꾸짖거나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짓거나 했으면 마음이 편할 텐데, 천사님이 저렇게 나오자 괜히 더 불안해졌다.

    게다가 레이는 레이대로 또.

    "……여기요. 섹스하기 전에는 기분 좋게 해달라고 부탁해야 하지만, 지금처럼 애무만으로 쌌을 때는 기분 좋았니? 하고 부드럽게 물어봐 주면 돼요. 끝에 키스해주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그러면 얘가 까닥하고 고개를 끄덕여줄 거예요."

    이런 식으로 잘못된 예절을 레이아에게 진짜로 가르쳐주기 시작했다.

    태클 걸 데가 너무 많아서 뭐부터 태클을 걸어야 할지 감도 안 잡히네.

    우선, 걔한테 말 거는 게 아니라 나한테 말 거는 거야! 걔한테 고유 의지 같은 건 없고, 까닥일 수 있는 고개 같은 건 더더욱 없어!

    그리고 무엇보다도, 너도 아는 예절은 너보다 한참 선배인, 그것도 아예 처음부터 이곳에서 살았던 레이아가 모르는 이 상황에 왜 의문을 느끼지 못하는 건데!? 이상하잖아!?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잖아!?

    레이아를 똑바로 보라고! 너 아까 레이아랑 서로 조용히 마주 보고 있기까지 했잖아! 확실히 레이아는 청순하지만, 그래도 구미호로 변한 지금은 청순하면서 동시에 요염한 분위기도 풀풀 풍기고 있잖아! 이런 사람이 너보다 먼저 나랑 이어져서 기초 상식도 모를 거라고……잠깐만. 구미호?

    구미호는 분명, 전쟁신 쪽 종족이지? 7계층에도 있었고.

    성적인 방면으로는 상식조차 존재하지 않는 레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7계층의 일반 상식 같은 것도 모르는 건 아니다. 실제로 비스에서 동성애가 유행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다시 말해서, 레이도 구미호가 자기와 마찬가지로 전쟁신 종족이라는 건 알고 있을 수 있다는 거다.

    ……이거, 둘 사이에 어떤 오해가 발생하고 있는지 알 것 같은 느낌인데.

    "그런 예절이 있었네요."

    "모를만해요. 저도 말해주기 전에는 몰랐으니까요."

    왜 둘 다 오해하고 있는데 대화는 제대로 성립하는 거야!?

    젠장. 그냥 가만히 봉사나 받고 있을 생각이었는데, 너무 황당하니까 나도 모르게 참견하고 싶어지잖…….

    "많이 쌌네……그렇게 기분 좋았니? 응……쪽."

    아후읏. 아니다. 그냥 가만히 내버려 두자.

    내 왼쪽에 앉아있던 천사님이 물건에 키스하기 위해서는 상체를 잔뜩 숙여야 했고, 그러면서 그 커다란 가슴이 내 옆구리 쪽에 꾸욱 밀착되자, 지금까지 신경 쓰고 있던 게 정말 아무래도 좋아졌다.

    난 대체 왜 그렇게 헛된 심력을 쓰고 있었던 걸까. 이대로 앞뒤 좌우에서 느껴지는 쾌락에 몸을 맡기고 있으면 그저 좋은 것을.

    으윽……마틸다. 유두를 간질이는 것으로 모자라서 이제는 혀로 귓바퀴를…….

    "자, 잠깐 기다려요!"

    꿈꾸는 것처럼 몸에 힘을 축 빼고 다시 늘어지려고 한 그 순간, 익숙한 일갈이 내 정신을 다시 깨웠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언제까지 고개를 돌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는지, 욕조 안에서 벌떡 일어나 이쪽을 바라보며 새빨갛게 얼굴을 붉히고 있는 사라였다.

    그 다리 사이에서 떨어지고 있는 액체는, 과연 욕조물일까 아니면 사라 자신이 만들어낸 액체인 걸까.

    "다들 지금 뭐하는 거예요!? 특히 레이아! 마틸다! 둘은 성직자잖아요! 규율에 어긋나는 거 아니었어요!?"

    "하읏!?"

    사라의 지당하신 일갈에 천사님은 화들짝 놀라서는 입술을 내 물건 끝에서 뗐다.

    하지만 그런 레이아와 달리, 마틸다는 내 몸에서 전혀 몸을 떼려 하지 않았다.

    "레이아 씨. 괜찮아요. 그저 예절을 배운 것뿐이니까요. 인사였잖아요? 그렇죠? 당시인?"

    ……마틸다야. 핑크빛 모드로 추기경님 같은 냉철한 상황 판단하지 말아 줄래?

    그리고 아까부터 계속 하는 말이지만, 애초에 왜 아직도 핑크빛 모드가 되는 건데? 너 진짜 저주 풀린 거 맞지?

    당연히 전라 상태로 있는 마틸다의 몸에 새삼 다시 눈길을 주자, 역시나 그 몸을 잠식하고 있던 검은 저주의 상흔은 완벽히 사라져 있었다.

    팔로 은근슬쩍 그 왼쪽 가슴을 들어 올려서 아랫부분을 확인하자, 저주가 완벽하게 지워졌을 때에야 완전한 모습을 드러낼 장소에 새겨둔 사도 인장마저 확실히 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역시 저주는…….

    "으으응……당시인……."

    아, 눈이 마주쳤다.

    "아, 아니. 이건 가슴을 만지려고 한 게 아니라."

    "알아요오. 들으셨죠? 구원 씨와 마찬가지로, 저도 딱히 여러분 앞에서 성행위를 한 게 아니에요."

    내가 당황해서 내뱉은 변명을 마틸다는 황홀한 미소로 받아주고는, 사라의 말을 반격하는 도구로마저 사용했다.

    "그게 말이……!"

    "바넷사 씨도 그렇잖아요?"

    "……네? 아, 저 말입니까?"

    물론 사라가 그런 말에 납득할 리도 없었지만, 우리 추기경님은 집사까지 끌어들이면서 자신의 논리를 완성해나갔다.

    우와. 그 바넷사가 순간 당황해서 바로 대답을 못 했어. 강하다. 추기경님.

    "그래요. 아니면 바넷사 씨는, 성행위를 할 생각이셨나요?"

    "……큭. 아, 아닙니다."

    "그렇죠? 그저 기분 좋게 씻겨 드리고 있었던 것뿐이죠? 이렇게……."

    "으윽……."

    마틸다가 이번에는 손을 아래로 내려 내 하복부를 살살 어루만졌고, 그것만으로도 나는 고간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반사적으로 물건을 떨었다.

    제, 젠장. 안 그래도 기술 좋은 애가 레벨까지 엄청 높으니까 진짜 죽겠네.

    차라리 디아나처럼 매력이 높은 거였으면 나도 높은 매력 스탯으로 어느 정도 참을 수 있겠는데, 레벨 보정은 도저히 못 참겠어.

    "씻겨 드리고 있는 것뿐이에요."

    "지, 지금 그 변태 반응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와요!?"

    "어머. 당시인? 이렇게 만지면 기분 좋으신가요오? 어쩜 좋죠? 전 성행위를 할 생각이 아니었는데……."

    마, 마틸다? 너 오늘따라 진짜 왜 그러니? 그 이상 사라를 도발하면…….

    뚜둑.

    그 순간,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 실제로 대기 중에 울려 퍼진 소리는 아니었을 거다. 하지만 나는 확실히 인지할 수 있었다. 사라의 머릿속에서 이성의 끈이 끊어지는 소리를.

    "잠깐 비켜봐요."

    사라는 욕조에서 나오더니, 그 특유의 늘씬한 다리를 뽐내며 모델 워킹하는 것처럼 성큼성큼 이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너무도 간단하게 내 앞에 있던 레이를 치워버리더니, 날 이글이글 거리는 눈으로 내려다보았다.

    왜, 왜 그래 사라야. 무섭잖아. 이성을 되찾아.

    "후우……하아……후우……."

    내 마음속 바람이 통했는지, 사라는 크게 심호흡을 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레이아랑 마틸다는 고개 돌리는 게 좋을걸요? 지금부터 할 거예요."

    "네? 뭘……설마!? 꺄악!?"

    "사, 사라 씨!? 진심이세요?! 꺅!?"

    되찾기는 무슨!

    사라는 나지막한 경고와 함께, 그대로 내 위에 다리를 벌리고 걸터앉듯이 허리를 내렸다.

    "야! 잠깐만! 진정해! 진정하라고!"

    다행히도 삽입 직전에 엉덩이를 손으로 받쳐서 멈춰 세웠지만, 이미 몸을 돌리고 귀까지 틀어막고 있는 레이아와 마틸다에게는 얘기해봐야 소용없겠지.

    그나저나 이 녀석, 왜 이렇게 조준이 정확해!? 지금 정확하게 입구랑 물건 끝이 맞닿았어!

    "너나 진정하고 말해 이 변태야!"

    난 진정하는 걸 뛰어넘어서 너 때문에 찬물이 확 끼얹어진 기분이거든!? 진정하기는 뭘……아, 설마 여기 말하는 거냐?

    "네가 이렇게 비비는데 어떻게 진정을 해!? 엉덩이 그만 움직여!"

    "나로는 불만이라는 거야!? 다른 사람들이 할 때는 그렇게, 그렇게 흥분해서는……하아……하아……."

    그러니까 흥분하지 말라고 이것아!

    제, 젠장. 내가 뭐가 아쉬워서 섹스를 거부하고 있어야 하는 거지!? 그냥 콱 손에 힘 빼고 해버려!?

    "얘, 얘들아! 보고 있지만 말고 좀 말려!"

    "용사를 무슨 수로 말리라는 거야……."

    "자업자득입니다."

    "사, 사, 사라양까지……이, 이 몸도……아니. 하지마안……."

    "때, 때로는 대담하게 행동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거네요……."

    아오! 진짜! 어떻게 도움 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냐!?

    특히 바넷사! 넌 이 상황을 만든 장본인 중 하나거든!? 이제 와서 혼자 빠지려고 하기냐!?

    그리고 레이첼 누님! 이런 걸로 학습하려고 하지 마세요! 이건 엄청 안 좋은 본보기에요! 얜 지금 그냥 흥분해서 눈 돌아간 것뿐이에요!

    "야! 사라야! 잠깐만! 진짜 잠깐만 진정해봐!"

    "포기하고 힘 빼! 왜 이렇게 버티는 거야!? 마틸다가 만져줄 때는 그렇게……."

    "그럼 마틸다 레벨이 318인데 내가 무슨 수로 버텨!?"

    "너 내가 바보로 보여!? 오늘 전직한 사람이 어떻게 레벨이 그렇게 높아!?"

    "아니! 진짜로! 비키면 설명해줄게! 진짜라니까?"

    "……말해봐."

    내 필사적인 모습에 겨우 들을 마음이 생겼는지, 아래를 향하던 사라의 엉덩이에서 드디어 힘이 빠졌다.

    그래도 비킬 생각은 없는지, 여전히 자기 음부를 내 물건 끝에 맞추고 있었지만.

    "사라야. 이왕이면……."

    "싫어."

    말이라도 끝까지 하게 해줘라…….

    야. 네가 남자가 아니라서 모르는 모양인데, 보통 남자는 말이지. 이런 자세로 차분하게 설명할 수가 없어요.

    너같이 예쁜 애의 음부가 귀두 끝에 찰싹 달라붙어 있고 손에는 탄력 넘치는 엉덩이가 만져지는데, 내가 무슨 수도승도 아니고 어떻게 차분히 얘기하라는 거야!?

    "사, 사라양. 일단 진정하고 들어보세."

    "네? 꺄악!? 디, 디아나! 뭐하는 거예요?! 내려줘요!"

    "진정하세. 그런 자세로는 저자도 신경 쓰여서 제대로 말을 못할 것 아닌가."

    다행히 디아나는 마틸다가 갑자기 레벨이 저렇게 올라간 비밀이 궁금한지, 마법으로 사라의 몸을 들어 올려 다시 욕조 안으로 담가버렸다.

    오오. 대마법사님. 역시 최후의 순간에 이성적인 판단을 하시는 건 우리 대마법사님뿐이셔.

    하긴 디아나는 다른 것 필요 없이 레벨만 올려도 순식간에 강해질 수 있으니, 남들보다 더 궁금하겠지.

    "휴우우……."

    ……뭐, 그것만이 이유가 아닌 것 같지만.

    저 녀석, 가만히 보고 있으면 자기도 위험해질까 봐 미리 선수를 친 거였군.

    아무튼 이렇게 된 이상, 아까 못다 한 얘기를 여기에서 해야겠군. 원래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할 얘기할 생각은 없었지만, 하는 수 없지.

    "레이아. 마틸다."

    "꺄아악!?"

    "저, 저흰 보면 안 돼요오!"

    뒤돌아있던 둘의 등을 톡톡 건드려주자, 둘은 기겁하면서 몸을 웅크렸다.

    그러자 그 가슴이 무릎에 짓눌리면서, 등을 돌리고 있는데도 겨드랑이 쪽 너머로 그 웅장한 자태를……아, 아니. 이게 아니지.

    아무튼 일단 둘을 진정시키고 다 같이 욕조에 들어간 다음, 나는 마틸다의 레벨에 관한 얘기를 시작했다.

    참고로 말하자면 앉은 위치는 여성진이 다 같이 반대편에 앉고, 나 혼자 이쪽에 앉은 모양새였다. 욕조에 들어오면서 자기들끼리 살짝 쑥덕이는 것 같더니, 아무도 손대지 않기로 합의를 본 모양이다.

    덕분에 난 조금 쓸쓸했지만, 지금은 눈앞에 여성진의 알몸이 보이는 것만으로 만족하자.

    "그, 그런 일이……."

    우선 가볍게 마틸다의 레벨이 엄청나게 오른 이유부터 설명하자, 다들 어떻게 반응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듯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뭐, 이 세계에서는 누구나 신앙하는 여신님을 이용해서 레벨업을 한 셈이니까 말이야.

    하지만 아직 제일 중요한 얘기는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그래. 그래서 실은 내가 생각한 게 하나 있는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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