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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1108화 (1,075/1,205)
  • 1108화

    뭐, 뭘요!?

    그렇게 물을 새도 없이, 마틸다가 입고 있던 치마의 슬릿에 슬쩍 손을 가져갔다.

    훈련을 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마틸다는 평소의 그 거추장스러울 정도로 복잡한 추기경복 대신, 훨씬 간편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치마의 슬릿에 손을 넣고 슬쩍 들춘 것만으로도 그 안쪽이 훤히 들여다보이게 됐고, 그 안에 숨어 있던 가터벨트를 확인한 순간 내 물건도 반사적으로 움찔거리고 말았다.

    물론, 나와 몸을 밀착시키고 있던 마틸다도 그걸 눈치챘겠지.

    "아흥. 당신, 너무 성급하세요."

    아니. 성급한 건 마틸다라고 생각해. 난 딱히 이런 짓을 하러 온 게 아니라고.

    물론 아침에 네 저주 얘기로 디아나한테 한 소리 들었으니, 빨리 저주를 치료해야겠다는 생각도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 이런 짓을 할 생각은 없었다고!

    그런 내 마음속 외침은, 그냥 마음속 외침만으로 남게 됐다.

    어쩔 수 없잖아. 마틸다가 두 손을 치마 아래에 집어넣고 팬티를 내렸단 말이야. 무릎까지 내린 팬티를 한 다리씩 빼서, 완전히 벗어 던지셨단 말이야.

    지금 저 치마 안은 노팬티에 가터벨트만 착용한 상태라고! 그만하라는 말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래. 좋게 생각하자. 어차피 저주도 치료해야 했으니, 동시에 두 가지 일을 하는 거야.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잖아?

    나는 마틸다의 스킬창을 열어서, 성기사의 마음가짐이 필요 레벨에 도달했는지 확인했다.

    좋아. 역시나 예상대로야. 성실한 성격인 만큼 성기사 강습을 열심히 운영했던 모양인지, 이미 마틸다의 스킬 레벨은 충분한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

    그렇다면 당장….

    "아응…."

    마틸다도 성녀로 전직시킬 수 있어. 그렇게 생각하고, 또 실제로 스테이터스 창을 열어서 전직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어느샌가 내 바지까지 벗겨 버렸던 마틸다도 자신의 치마 안쪽의 음부에 내 물건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엄청난 감각이 내 온몸을 덮쳤다.

    "하으으으읏?!"

    뭔가 평소보다 훨씬 더 신성한 느낌으로 방안에, 아니. 신전 전체에 울려 퍼지는 신음과 함께.

    지금 느끼는 이 감각을 쾌감이라고 표현해도 좋은 걸까?

    그런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내 몸을 타고 흐르는 감각은 이질적이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감각.

    굳이 비슷한 예를 찾자면 예전에 전생 전 디아나에게 매혹되어 홀린 것처럼 삽입했을 때의 그 감각과 흡사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것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렬한 감각.

    내 성자 스킬 한방에 절명하는 몬스터들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쾌감이라는 이름의 폭탄이 몸 안 곳곳에서 터지면서 전신을 두드리는 것 같은 감각.

    하반신에서부터 시작된 그 폭발은 순식간에 내 뇌까지 도달해서 그대로 뇌까지 폭발할 것 같았지만……어째서인지 내 뇌만큼은 그 폭발 속에서도 멀쩡했다. 마치 그곳만큼은 그 무엇도 침범할 수 없는 보호막이 쳐진 것처럼.

    지금도 온몸이 성감대가 되어서, 그것도 100배 1000배 감도가 올라간 성감대가 된 것처럼 바람만 스쳐도 눈알을 까뒤집고 죽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난 이렇게 살아있었다.

    "서, 성자 구원. 정신을 차리세요. 어, 어쩜……으읍."

    그리고 귀를 타고 들리는 성스러운 목소리를 인지한 순간, 나는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내 위에 올라탄 마틸다……아니. 여신님의 입을 틀어막았다.

    으윽. 젠장. 손바닥에 닿은 입술 감촉만으로 죽을 것 같아.

    "여신님……신전 안에서 여신님이 그렇게 당황하시면, 신도들이 혼란……."

    소리를 내기 위해 입술을, 그리고 혀를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죽을 것 같았지만. 아니. 내 목소리가 성대를 울리는 그 감각만으로도 뇌가 하얗게 타는 기분이었지만, 나는 가까스로 목소리를 자아냈다.

    이런 상황에서조차 여신님을 위하는 이 마음. 그야말로 성자 아니냐?

    "아, 그, 그렇군요. 그러면……."

    "끄아그으으윽!"

    하지만 우리 여신님은 그런 내 마음도 몰라주시는지, 아니면 진짜 실수인 건지, 자기 이마를 내 이마에 맞대고 전에도 사용한 적 있는 그 뇌를 울리는 것 같은 텔레파시를 사용했다.

    문제는 그러면서 자연히 그 몸과 내 몸이 맞닿는 면적도 늘어나게 되어서, 지금까지 느꼈던 것 이상으로 내 몸이 쾌감에 얻어맞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위험해. 뇌를 지켜주는 보호막이고 뭐고, 이대로 가다가는 진짜로 죽…….

    "아, 아앗. 그, 그렇군요. 우선……성자 구원. 조금 찌릿할 거예요. 조금만 참으세요."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이 이상 찌릿하면 견딜…….

    "……!"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몇 초? 아니면 몇 분? 몇 시간? 반사적으로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른 후 지나간 알 수 없는 공백의 시간. 그 후 겨우 뇌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자신이 바닥에 엎어져 미친 듯이 몸을 들썩이고 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렇게 엎어져 있다는 얘기는, 내 위에 올라탔던 마틸다와의 삽입은 풀렸다는 얘기다.

    그러고 보니 몸의 감각도 조금은 정상으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여전히 여운이 남아있기는 하는지 제대로 몸을 가누기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계속 이러고 있을 수는 없으니 일단 바닥을 짚고 몸을 일으키니, 또 다른 이상 감각이 하반신에서 느껴졌다.

    아니. 느껴졌다기보다는, 인제 와서야 깨달은 거겠지만.

    여전히 빳빳하게 서 있는 내 물건에서, 정액이 마치 오줌처럼 세차게 뿜어져 나오고 있었던 거다.

    뭐, 뭐야 이거. 무서워.

    "성자 구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굳어져서 멍하니 자기 하반신만 들여다보고 있자니, 머릿속에서 성스러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네? 아, 네."

    그제야 고개를 들어 위를 보자, 거기에는 마틸다가 눈꼬리를 내리고 살짝 곤란해 보이는 미소로 날 내려 보고 있었다.

    "우선은 정리부터 하는 게 어떨까요?"

    지당하신 말씀이었다. 드디어 사정도 멈췄고 몸 상태도 점점 더 괜찮아지고 있었으니, 나는 물의 정령과 바람의 정령을 불러 바닥 청소와 환기를 부탁했다. 덤으로 내 물건이나 옷도.

    "성자 구원."

    "아, 네. 여신님. 바로 바지 입을게요."

    "아, 아니요. 보채는 것이 아니에요. 그런 것이 아니라 그……."

    응? 보채는 게 아니면 뭐지? 그런 생각으로 여신님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자, 여신님은 괜히 더 말하기 부끄럽다는 듯 뺨을 살포시 붉히면서 슬쩍 치마를 걷어 올렸다.

    "이, 이왕이면 이 아이의 몸도……."

    그렇게 걷어 올린 치마 안에는 내가 싸지른 정액이 그 음부 안에서 줄줄 새어나오고 있어서, 나는 나도 모르게…….

    "서, 성자 구원! 이성을 잃으면 안 됩니다! 진정하세요!"

    이번에는 내가 여신님을 덮칠 뻔했지만, 다행히도 뇌를 울리는 그 신성한 목소리에 제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뭐, 뭐지 방금은? 여신님이 강림한다고 딱히 매력 수치가 올라가는 것도 아닐 텐데. 마치 매혹에 걸린 기분이었어.

    아무튼 여신님의 말대로 마틸다의 몸까지 깨끗하게 씻어주고, 나는 드디어 여신님과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됐다.

    "성자 구원. 다음부터 절 부를 때는 때와 장소를 생각하도록 하세요."

    그전에 불평부터 한마디 들어야 했지만. 하지만 이번만큼은 나도 할 말이 있었다.

    "아뇨. 부른 적 없는데요."

    여신님을 부르기 위해 여기까지 찾아왔던 건 맞지만, 적어도 섹스 중에 부를 생각은 없었어.

    "성자 구원. 이 아이가 성녀 후보였던 것은 알고 있죠?"

    "네."

    모를 리가 없지. 자기 딴에는 내색 안 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지만, 내 눈은 속일 수 없지. 성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이후로, 마틸다는 줄곧 꿈을 되찾은 것 같은 모습이었다.

    내 여자가 그렇게나 간절히 원하던 소망을 내가 모를 리가 없잖아?

    "그러면 성자 구원. 성녀의 역할이 무엇인지도 알고 있죠?"

    그야 물론 여신님을 강림시켜서……아.

    성녀가 되면 자연스럽게 여신 강림도 배우게 된다는 건가. 레이아의 경우는 그전에 이미 여신 강림을 배우고 있었으니까 몰랐어.

    그리고 여신 강림을 배운 순간, 언제나 자기 몸에 여신님이 강림되길 꿈꾸던 마틸다가 무의식적으로 스킬을 발동해버렸다는 얘기다.

    "앞으로 조심하겠습니다."

    "꾸중하는 게 아닙니다. 당신의 안전을 위한 일이에요. 당신을 지켜준 불굴의 성욕 스킬도 결국은 제가 당신에게 내려준 힘의 일부. 본신이 아닌 강림 상태라고 할지라도 절 견뎌낸 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니까요."

    ……바꿔 말하면, 나 방금 진짜로 죽을 뻔했다는 얘기인가?

    새삼 자신이 겪은 일의 위험성을 깨닫고, 나는 등 뒤를 식은땀으로 축축하게 적셨다.

    "그래서 성자 구원. 제게 묻고 싶은 것이 있으시죠?"

    네. 제 생각도 읽을 수 있으시니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요. 제 생각한 게 다 맞죠?

    그래. 죽을 위기였든 어땠든 지금 이렇게 살아있으면 됐잖아. 당장 중요한 건 여신 강림의 시간이 끝나기 전에 필요한 정보를 여신님에게 듣는 거다.

    "성자 구원. 질문은 정확하게 하세요."

    어차피 생각을 읽으니 구구절절 말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째선지 여신님은 정확한 질문을 요구하셨다.

    뭔가 이유가 있는 건가? 뭐, 정확히 말하는 게 딱히 힘든 일도 아니니, 큰 문제는 아니지만.

    "……마틸다한테도 안 들리게 가능한가요?"

    "마음의 대화는 이 아이에게도 들리지 않으니 안심하세요."

    그러고 보니 전에 이런 식으로 대화를 나눴을 때, 레이아도 대화 내용을 몰랐지.

    "일단 사도 임명이요. 이거 조교로도 되는 거 맞죠?"

    안심한 나는, 우선 제일 먼저 이 질문부터 던졌다.

    내가 지금까지 플레이한 그레이트 어스의 다른 게임에서는, 조교치를 100으로 올렸을 때 부여할 수 있는 인장 스킬과 100으로 올렸을 때 쓸 수 있는 인장 스킬이 따로 존재했다.

    하지만 지금 내 스킬 목록에서는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조교했을 때 찍을 수 있는 스킬이 존재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모든 이를 교화하는 역할을 가진 성자로서 그런 스킬을 쓰는 건 말이 안 되니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지만, 조교한 미리엘에게 사도 임명이 써지는 걸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조교라는 표현보다는 사람 대 사람으로서……하아. 네. 맞아요."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엄청나게 많은 느낌이었지만, 괜히 그런 설교로 낭비할 시간은 없다는 듯, 여신님은 한숨과 함께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줬다.

    "휴우. 다행이다. 그럼 역시 미리엘한테 사도 임명이 되는 것도 그런 거죠?"

    "……."

    "여, 여신님? 왜 말이 없으세요?"

    "……네. 그 아이에게는 그런 이유로 발동되는 것이 맞습니다."

    왠지 엄청나게 뒤끝이 안 좋은 대답 같은데. 아까 조교라는 단어에 반응을 보인 것도 그렇고, 이런 식의 사도 임명 활용은 선호하지 않으시는 건가?

    "여신님도 이런 식으로 사도 임명을 적극 활용하라는 얘기 아니었어요?"

    "전혀 아니에요."

    "……그럼 진짜 전부 다 사랑으로 감싸 안으면서 사도 인장을 찍고 다니라는 얘기였어요? 아무리 그래도 그건 절 너무 높게 평가……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여신님. 여신님은 그렇게 흘겨만 봐도 죄책감이 온몸을 짓누르는 느낌이 드니까 그만둬주세요. 이거 신성력 같은 거 쓰는 거 아니죠?

    "아, 아무튼 그건 그렇고 말이죠. 여신님도 아시겠지만 지금 미리엘이 조금 골치 아픈 제안을 했거든요. 혹시 괜찮으시면 여신님이 미리엘의 마음을 살짝 엿봐서 걔가 하는 말이 다 진실인지 확인해주실 수 있을까요?"

    사랑이 아닌 조교에 의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사도 임명이 찍힐 수준이다. 그 수치가 최대치에 도달했다는 얘기니, 날 배신하는 짓 같은 건 안 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확실한 게 좋잖아?

    "성자 구원. ……하아. 그 아이의 마음을 읽으려면, 힘을 사용해야 해요. 제가 내려준 힘을 매개로 직접 연결된 당신과는 달라요.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고 계시죠?"

    또 뭔가 할 말이 많지만 참겠다는 표정을 한 번 지어주신 후, 여신님은 내 질문에 대한 답변만을 말해줬다.

    힘을 사용해야 한다는 말의 의미라는 건, 아마 그 얘기겠지. 우리 여신님이 이 세계에서 힘을 쓰면, 과거의 맹약에 따라 전쟁신도 그만큼 힘을 쓸 수 있게 된다는 얘기. 즉, 전쟁신의 부활이 그만큼 빨라진다는 거다.

    물론 전에 아직 여신님의 힘에 여유분이 조금 있다고 듣기는 했지만, 이런 곳에 낭비할 수는 없다는 건가.

    "그래요. 이 힘은 보험이니까요."

    역시나. 하지만 묘했다. 미리엘은 용사의 핏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여신님이 보낸 이방인의 핏줄이기도 하잖아?

    심지어 사라랑 달리 그쪽 핏줄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는 얘기마저 있었는데? 그래서 용사도 못 된 거고 말이야.

    그런데 여신님과 연결되어 있지 않다고?

    "성자 구원. 물론 그 이야기가 어느 정도 사실이기는 합니다만, 그 아이가 지닌 제 힘은 티끌과도 같은 잔재에 불과해요.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 아이가 지닌 제 힘은 강하지 않아요. 과거의 이방인들에게 부여한 제 힘의 대부분은 회수되어 당신에게 깃들었어요. 과거에는 수없이 많았던 이방인이 모습을 감추고 오랜만에 찾아온 이방인이 당신이라는 이야기는, 기억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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