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성자-1103화 (1,070/1,205)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1103화

    뭐, 일단은 눈높이부터 어느 정도 맞춰놔야지. 이대로 계속 바닥에 엎어져 있으면 내가 더 불편하니까. 이 녀석이 앞으로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제대로 보고 싶고.

    중2병의 뒷덜미를 잡아서 의자에 앉히자, 놈은 제대로 된 심문이 시작되려 한다는 걸 직감적으로 느꼈는지 다시 입을 열어 허세를 부리기 시작했다.

    "네가 지금까지 어떤 방식을 써왔는지 모르겠지만, 똑같은 방법이 내게도 통할 거라는 생각은…."

    "아, 방법이 궁금해? 괜찮아. 궁금해할 거 없어. 이제 곧 알게 될 테니까. 들어와!"

    밖을 향해 외치자, 문 뒤로 몸을 감추고 있던 미리엘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어째선지 알몸에 아공간 주머니가 달린 벨트 하나만 찬 모습으로.

    저렇게까지 하라고 한 적은 없는데 말이야. 아무리 메이드를 모두 물렸다지만, 누가 보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크윽."

    아무튼 파격적인 모습으로 등장한 미리엘을 보고 당연히 중2병도 당황할 거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중2병의 반응은 훨씬 더 차분했다.

    사태를 냉정하게 파악하고 조용히 분노를 곱씹는 저 표정. 전에 잠깐 대화 나눴을 때를 생각해 보면, 얘가 이렇게 침착한 성격은 아닐 텐데.

    설마 이런 상황도 짐작하고 있었다? 아니. 하지만 어떻게?

    "미안하게 됐어. 줄리안."

    "아니…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내 옆까지 도착한 미리엘이 중2병을 향해 고개 숙여 사과하자, 중2병도 이해한다는 듯 그 사과를 받아주려다가 힐끔 내 눈치를 보고는 말을 바꿨다.

    대체 이 대화는 또 뭐야? 마치 둘이서…아, 그런가. 그런 건가. 드디어 알겠다. 그러고 보니 미리엘 이 녀석, 중2병을 꼬드길 때 자기도 성자한테 굴복하는 척하면서 기회를 보고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했던가.

    즉, 중2병은 지금 이 상황도 미리엘의 연기라고 보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 전 대화도, 미리엘을 보고 중2병이 당황하지 않은 것도 전부 이해가 됐다.

    미리엘 말대로, 중2병은 진심으로 미리엘과 공조 관계를 형성했다고 굳게 믿는 모양이다.

    그런데 어쩌냐.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닌데.

    뭐, 나야 좋지만 말이야. 그렇게 믿고 있는 만큼 나중에 얻을 절망감도 더 클 테니까.

    "그럼 성자님. 봉사할게."

    내 앞에 무릎 꿇고 앉은 미리엘은, 조심스레 손을 내 다리 사이로 가져갔다. 하지만 나는 만족스럽지 못한 목소리로 미리엘을 불러서 일단 제지했다.

    "미리엘."

    "응?"

    "누가 손을 써도 된다고 했어?"

    평소에는 얼굴부터 들이밀고 보는 주제에 말이야.

    역시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 척 시원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어도, 다른 사람 앞에서 이런 짓을 하는 건 부끄러운 걸까?

    "그랬…지."

    미리엘의 얼굴 위로 살짝 내려온 머리카락 한 가닥을 뒤로 쓸어넘기며 말하자, 미리엘은 순순히 두 손을 자기 무릎 위로 가지런히 모으고는 엉덩이를 살짝 들어서 얼굴을 내 다리 사이로 가져왔다.

    그리고 그런 미리엘을, 나는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지극히 당연하다는 듯 내려다봤다.

    오늘은 바지에 벨트까지 제대로 쓰고 있었기 때문에 입으로만 벗기는 건 꽤나 어려웠겠지만, 나한테 며칠 동안 붙들려서 제대로 조교 당한 미리엘이 이 정도도 못해낼 리가 없었다.

    조금 고군분투하기는 했지만 미리엘은 제대로 입으로만 벨트를 풀고 바지 앞섶까지 풀어냈고, 이제 내 물건을 가로막고 있는 건 속옷밖에 남지 않게 됐다.

    "오늘도 성자님의 이곳은 건강하군. 속옷을 뚫을 듯 솟아올라 있어서, 벗겨 내려면 고생해야겠어."

    "그래서, 못 하겠다고?"

    "하핫. 설마. 벗길 보람이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 뿐이야."

    으드득.

    나와 미리엘이 그런 대화를 나누고 있자니, 미리엘의 뒤쪽에서 이 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쟤는 또 왜 자기가 분노하고 그래? 우리는 그저 조교사와 피조교자로서 훈훈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을 뿐인데.

    "응…크흣…후욱…읏…."

    아무튼 미리엘은 내 물건이 다치지 않게 조심하면서 앞니로 팬티를 물고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여서 간신히 내 속옷을 아래로 내리는 것에 성공했다.

    드디어 갑갑한 구속에서 해방된 내 물건은 튕겨 오르듯이 튀어나와 미리엘의 얼굴을 때렸지만, 미리엘은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고개를 들고 가만히 받아줬다.

    "흡!?"

    오히려 미리엘보다 중2병이 더 놀란 눈치여서, 미리엘의 머리 너머로 보이는 내 물건에 시선을 맞추고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굳어져 버렸다.

    그래. 그래. 이렇게 큰 건 처음 보나 보지? 하지만 벌써 그렇게 놀라기에는 일러.

    "으윽!?"

    한 손을 주머니에서 빼서 미리엘의 뒷머리를 잡고 내 쪽으로 바짝 당긴 다음, 나는 일부러 껄렁껄렁하게 허리를 좌우로 흔들며 아래를 향해 말을 걸었다.

    "어때? 오랜만에 보는 감상은?"

    "그렇…군."

    내 허리 움직임에 따라 내 물건이 흔들리며 그 밑 부분으로 미리엘의 얼굴을 마구 비벼댔지만, 미리엘은 별로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내 난폭한 행동에 흥분한 건지, 시원스럽게 올라간 입꼬리가 파르르 떨리기까지 했다.

    으드득.

    하지만 미리엘을 뒤에서 보고 있는 중2병의 눈에는 그 모습이 전혀 다른 식으로 해석된 모양이었다.

    저 녀석은 미리엘의 지금 이 표정이 안 보일 테니까 말이야. 녀석의 눈에는 그저 떨리는 뒷모습만이 보일 테니, 미리엘이 굴욕을 간신히 참아내는 중이라고 생각하는 걸지도 모른다.

    조금만 시선을 아래로 내리면, 미리엘의 허벅지 사이를 타고 내리는 액체를 볼 수 있을 텐데. 거기까지는 시선이 안 가는 걸 보니, 겉으로는 냉정한척하고 있어도 역시 속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이틀이나 방치 플레이를 당했으니까. 평소보다 더 흥분돼."

    그러니까 방치 플레이 같은 거 한 적 없대도 그러네. 중2병만 앞에 없었으면 한 마디 해줬을 텐데.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어?"

    "우선…빨고 싶어."

    "흥분되는데 넣고 싶은 게 아니라 빨고 싶다? 그렇게 빠는 게 좋아?"

    "성자님이 나로 기분 좋아지는 모습만 봐도 기분 좋으니까."

    "미리엘. 대답은 똑바로 해."

    "하핫. 성자님은 귀축이군. 성자님의 이곳을 빠는 거…좋아해."

    "그래? 좋아. 그럼. 해봐."

    살짝 혀를 내밀어 내 물건을 핥으며 대답하는 미리엘의 모습에, 나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 뒷머리를 잡은 손에 힘을 빼줬다.

    그러자 미리엘은 기다렸다는 듯 혀를 내민 채로 내 물건을 쭈욱 타고 올라가더니, 귀두를 입술로 감싸고는 선언한 대로 쪼옥쪼옥 빨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서 전에 레이가 그랬던 것처럼 빨대 빨듯이 쪽쪽 빨기만 하는 건 아니고, 입안에서는 끝을 뾰족하게 세운 혀가 내 요도구를 정성스럽게 간질이며 자극을 가하는 중이었다.

    "…크으…윽…."

    누가 봐도 조교가 완벽하게 끝나서 남자의 것을 빨며 황홀해하는 여자의 모습 그 자체였지만, 이번에도 중2병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쟤가 무슨 생각하는지 대충 알 것 같다. 아마 조금 전 우리 대사를 듣고 이렇게 생각하는 거겠지.

    미리엘은 삽입까지 가기 전에 나와의 행위를 끝내기 위해 일부러 저런 저속한 말까지 쓰면서 내 기분을 맞춰준 거라고. 어떻게 해서든 삽입만 피할 수만 있으면 더러운 걸레신의 의도대로는 되지 않는 거니까.

    엄청난 착각이었지만, 모처럼이니 나도 그 착각에 조금 더 불을 질러 볼까.

    "미리엘. 빠는 게 좋다는 사람치고는 너무 대충하는 거 아니야?"

    "응? 성자님 그게 무…응흐읍!"

    갑작스러운 내 말에 미리엘은 당연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반응이었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았다.

    힘없이 그 뒷머리에 얹어두고 있던 손에 다시 힘을 줘서 잡아당기자, 내 물건이 한 번에 그 입안으로 쑤욱 들어가서는 아예 모습을 감추게 됐다.

    역시 내 조교를 받은 여자답게, 이렇게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내 물건을 뿌리까지 삼키는군.

    뒷머리를 잡은 손에 힘을 줘서 그 얼굴을 내 다리 사이에 비비는 것처럼 몇 차례 움직여준 다음, 나는 이번엔 손을 고정하고 거칠게 허리를 앞뒤로 움직였다.

    "크흐읍! 흐읍! 츄릅…크흥! 쪽…응그윽!"

    우리 애들 상대로는 좀처럼 하지 않는 하드한 플레이인 만큼 사실 나도 하면서 살짝 불안했지만, 미리엘은 목이 메는 것 같은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도 내 난폭한 행동을 잘 받아주었다.

    아니. 잘 받아줄 뿐만 아니라, 이런 난폭한 행위에서 오는 고통으로 쾌감마저 느끼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런 식으로."

    "푸하아! 커흑! 컥! 허억…."

    적당히 허리를 흔들다가 물건을 다시 뽑아내자, 타액뿐만이 아니라 위액까지 섞인 듯 끈적한 액체가 내 물건에 휘감겨서 딸려 나왔다.

    "이렇게 해야 제대로 빠는 거지. 설마 그새 잊었어? 진짜 재조교가 필요해?"

    허리를 움직여서 끈적한 액체가 잔뜩 묻은 물건으로 그 뺨을 툭툭 때리며 말하자, 미리엘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고개를 젓는 게 마치 뺨을 내 물건 옆면에 비비는 것 같아서 기분 좋군.

    "아니. 하아, 후우…오랜만이라서 나도 모르게 천천히 음미하고 있었어. 이제부터 제대로 할게."

    숨도 아직 제대로 정돈 못 한 채로 그렇게 말한 미리엘은, 다시 내 물건 끝에 입을 맞추더니 이번에는 제대로 뿌리까지 삼켰다.

    그리고는 아까 내가 했던 것처럼, 목구멍까지 이용해가면서 제대로 내 물건에 봉사하기 시작했다.

    그냥 목구멍에 넣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제대로 좁히기까지 하다니. 내가 한 거지만 진짜 너무 철저하게 조교했나 봐.

    "후우. 그래. 하려면 제대로 하잖아. 자 그럼."

    자신이 한 과거의 행위에 살짝 두려움까지 느끼게 됐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속내를 겉으로 티 내지 않게 조심하면서, 나는 다시 손을 주머니에 넣고 껄렁한 자세로 서서는 중2병을 바라봤다.

    "그래서? 이제 좀 입 열 마음이 생겼어?"

    응큽…쮸릅…쪽…하음….

    "크윽…뭐가 말이지?"

    정작 봉사 받는 나는 아무렇지 않은 태도로 중2병을 똑바로 바라봤지만, 중2병은 차마 그럴 수 없었는지 내 하반신에 달라붙어 열심히 봉사하는 미리엘에게 자꾸 힐끔힐끔 눈이 갔다.

    "뭐가라니. 이걸 보고도 아무것도 느끼는 게 없어?"

    "더러운 걸레신을 추종하는 놈다운 더러운 수법이군."

    자기 딴에는 최대한 표독한 말투를 고집하는 거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단순히 허세를 부리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아니. 내 수법에 주목하라는 얘기가 아니었는데. 물론 나한테 걸리면 너도 이렇게 되는 건 순식간일 테니, 거기에 집중해 버리는 것도 이해는 되지만 말이야."

    "누가 그렇게 된다는 거냐! 애초에 난 남자다!"

    "……."

    이건 또 무슨…아, 아아. 그러고 보니. 그러고 보니 지나가면서 그런 얘기도 했었던 것 같다. 이 중2병, 진심으로 자길 남자라고 생각한다 했던가?

    뭐, 이 녀석이 자길 어떻게 생각하든, 난 놈이 여자라는 걸 알고 있으니 별로 상관없지만.

    "그게 뭐 어때서?"

    "무, 뭣!? 너, 너도…설마 우리처럼…!"

    내가 진심으로 아무래도 좋다는 듯 툭 내뱉자, 중2병은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공포에 질린 반응을 보였다.

    과연. 대충 얘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어쩐지. 아무리 사라한테 호되게 당했어도, 적의 본거지에 잡혀들어온 셈인데 도망갈 생각도 안 하고 태연하게 있는 게 이상하다 했어.

    이 녀석, 자기는 남자니까 적어도 제일 위험인물인 나한테는 안 당할 줄 알았던 거군.

    "그래. 비스에서 동성애는 흔한 일이라면서? 비스 출신이라는 놈이 뭘 그렇게 당황하냐?"

    "하, 하지만 걸레신은…! 걸레신의 교리는…!"

    확실히 우리 여신님은 종의 다양화를 추구하고 아이 낳기를 장려하는 만큼, 이 세계에서 동성애자는 무척이나 드물었다.

    딱히 금기 같은 건 아닌 걸로 알고 있으니, 아예 없는 건 아니겠지만, 중2병이 그걸 믿고 안심하는 것도 일리가 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 여신님을 그딴 식으로 부르는 주제에, 여신님의 교리에는 의지하고 있었나 보지? 아이러니하군. 비스는 3세력 중에서도 제일 정정당당하게 힘으로 승부하려는 놈들이라고 들었는데, 그 비스에서 온 비장의 검이라는 놈이 이 모양이라니."

    "비스를 모욕하지 마라! 내가 비검이 되기 위하여 얼마나…어?"

    내가 있는 힘껏 비웃음을 던져주자, 놈은 살기로 전신을 휘감았다. 하지만 분노로 이성을 잃기 직전, 갑자기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듯 얼빠진 목소리를 흘리며 멍한 표정을 짓게 됐다.

    "네, 네가 어떻게…내가 비스의 비검이라는 사실을…."

    "아, 드디어 거기에 주목해 줬어? 다행이다. 네가 끝까지 눈치 못 채면 어떡하나 싶었거든. 아니 직접 말해주는 거야 별로 상관없지만, 그러면 모양이 안 살잖아?"

    츄릅츄릅…응그읍…쥬르릅…응큿….

    그렇게 말하며, 나는 한 손을 주머니에서 꺼내 미리엘의 머리 위에 올려놓고 톡톡 두드렸다.

    그리고 그런 내 손의 움직임에 따라서, 중2병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내 물건을 열심히 빨고 있는 미리엘에게로 향했다.

    하지만 그 뒷모습을 바라보는 눈동자는, 아까까지와는 전혀 다른 빛을 띠고 있었다.

    "서, 설마…."

    "그래. 네가 보기엔 이 얼굴이 싫어하는 걸 억지로 하는 사람처럼 보여?"

    나는 미소와 함께 미리엘의 머리 위에 올린 손에 힘을 주고, 그 고개를 천천히 뒤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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