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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1085화 (1,052/1,205)
  • 1085화

    분위기 전환을 위해, 나는 빨리 화제를 바꾸기로 했다.

    데려온다면 당연히 이곳에서 지내는 네 명이 다 올 줄 알았는데, 어째선지 사라의 모습만 보이지 않았다.

    "사라 양은 안 왔네. 그자를 감시할 사람도 필요하니 말일세."

    그자? 아, 중2병을 말하는 건가. 하지만 딱히 사라가 그 녀석 담당인 것도 아니라면서? 그런데도 사라가 빠지다니.

    오랜만에 내 얼굴을 보는 거니까 무조건 같이 올 줄 알았는데. 어차피 저택에는 바넷사도 남아 있을 테니, 맡기고 올 수도 있을 테고.

    "후훗. 전에 그런 식으로 사라씨 만 구원 씨를 독점한 게 아직도 마음에 걸리나 봐요. 나중에 구원 씨가 직접 찾아가 주세요."

    표정을 보고 내 생각을 읽었는지, 레이아가 쿡쿡 웃으면서 그렇게 대답해 줬다.

    그건 사라 차례를 까는 것으로 끝난 얘기 아니었던가? 하여간 사라도 너무 고지식해서 탈이라니까.

    아무튼 사라가 안 왔다니 한편으로는 다행이기도 했다.

    아니. 딱히 사라가 문제아라는 건 아니지만, 우리 애들 중에서 레이랑 트러블이 생길 사람을 딱 한 사람만 꼽자면 솔직히 말해서 누가 봐도 사라잖아. 겉보기에는 차가운 도시녀에, 심지어 직업은 용사니까 말이야.

    만약 어제 처음 만난 게 디아나가 아니라 사라였으면…뭐, 아무튼 잘 됐지.

    "구원 씨. 그런데 이번에는 언제까지 계실 수 있는 건가요? 디아나 씨에게 텔레포트 마법진을 설치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아마 며칠은 괜찮을 거야."

    어차피 지금 내가 가봤자 할 일도 없다.

    슬슬 지하 감옥에 풀어놓은 몬스터들을 바프라의 수하들이 발견했을 타이밍이니까. 그 소문이 성내로 퍼져 나가고, 그에 맞춰 그렉과 듀크, 그리고 케이로스가 소문에 살을 덧붙여 공작을 가할 때까지 내가 나설 차례는 없으니까.

    "어머, 그러면 오늘은 느긋이 얘기할 수 있겠네요. 듣고 싶은 얘기가 너무 많아요."

    그렇게 말하면서, 천사님은 내 팔을 껴안아 자신의 가슴 사이에 파묻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리 오래된 것도 아닐 텐데, 무척이나 오랜만에 맛보는 기분이었다. 행복하다.

    "자, 레이 씨도요. 같이 가요."

    "네, 네에."

    내 팔을 껴안은 천사님은 나머지 팔로 레이의 등까지 떠밀면서, 다 같이 지하로 내려갔다.

    얘기라고 하길래 우리끼리 알콩달콩한 얘기라도 나눌 줄 알았는데, 일단은 쓰레온과 헬레나가 있는 곳으로 가는 건가.

    아니. 그대로 내버려 둘 수도 없으니 걔들이랑 같이 얘기하는 게 우선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말이야.

    가끔은 자신의 욕망을 우선시해도 될 텐데. 천사님은 배려심이 너무 많아서 탈이라니까.

    지하에 다 같이 모인 우리는, 제일 먼저 헬레나의 거취에 관한 얘기부터 하게 됐다.

    감정 공유 해결을 위한 사도 임명 문제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당장 더 급한 건 이 지하에서 마음대로 나가지도 못하는 헬레나니까 말이야. 게다가 쓰레온이나 헬레나의 앞에서 사도 임명 같은 얘기를 하기도 좀 그렇고.

    "그래서, 나도 웬만하면 헬레나를 안전한 곳에 있게 하고 싶은데…."

    지금처럼 곁에 두고 싶은 욕망은 있지만, 그래도 헬레나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 게다가 이제는 텔레포트 마법진도 설치해서 저쪽과 이쪽을 왕래할 수도 있으니, 헬레나는 이곳에 남겨두는 게 제일이다.

    어젯밤 둘이서 얘기를 나누고 그런 결론을 내린 거겠지. 쓰레온은 복잡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얘기가 아니었다.

    헬레나는 레벨이 낮은 만큼 여신님의 마나에 남들보다 더 심하게 영향을 받으니까 말이야. 여기에 놓고 간다고 해도 지낼 수 있는 곳은 여기 지하뿐. 아무리 우리 애들이 도와준다고 해도 반쯤 감옥에 갇힌 거나 다름없는 생활을 보내게 될 거다.

    "텔루나 님. 어떻게 방법이 없겠습니까?"

    힐끔힐끔 내 눈치를 보다가 난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했는지, 쓰레온은 잽싸게 디아나 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고개를 숙였다.

    현명한 판단이다. 아마 이 방에 있는 마나 변환기도 디아나가 만든 것일 테니, 이런 걸 더 만들어서 설치해놓으면 그만큼 헬레나의 행동반경도 넓어질 테니까.

    그러니 현명한 판단은 맞지만, 왜 이놈은 이렇게 밉상일까.

    "흠. 이 몸보다는 우선 신전의 도움을 받아 보는 것이 좋을 것일세."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그런 건 아니겠지만, 디아나는 일단 쓰레온의 부탁을 보류했다.

    "네? 신전…말씀입니까?"

    "아, 제가 설명해 드릴게요. 실은 말이에요. 레온씨."

    "네, 넵!"

    자식. 그래도 나름 지조는 있네.

    우리 천사님이 저렇게 미소 지으면서 말을 걸면 웬만한 남자는 옆에 애인이 있든 없든 침을 질질 흘리면서 홀린 듯이 쳐다볼 텐데, 쓰레온은 진심으로 헬레나의 문제밖에 머릿속에 없다는 듯 필사적인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안 그래도 남 돕기를 좋아하는 천사님은, 쓰레온과 헬레나 커플을 도울 수 있게 되어 기쁘다는 듯 환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천사님. 다 좋은데 말이에요. 고개 끄덕일 때 너무 몸까지 흔들지 마세요. 천사님은 조금만 흔들어도 그…미드가….

    "헬레나 씨가 여신님의 마나에 영향을 받지 않을 방법이 있어요."

    "뭐? 그런 게 있었어!?"

    잠시 딴 곳에 한눈을 판 사이에, 천사님의 입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정보가 튀어나왔다.

    이건 나도 몰랐던 사실이었기 때문에 깜짝 놀라서 되묻자, 천사님이 미소와 함께 한 번 더 가슴을 출렁…아니. 지금 거기에 집중할 때가 아니지.

    "그, 그 방법이라는 게 뭡니까!?"

    "헬레나 씨께서 사제가 되시는 거예요."

    옆에 있는 헬레나의 손을 꽉 잡으면서 몸을 내미는 쓰레온에게, 레이아는 미소와 함께 대답했다.

    그런가. 그런 간단한 방법이 있었던 건가. 확실히. 생각해 보니 일리 있는 방법이었다. 여신님의 사제가 여신님의 마나에 이상 반응을 보이는 건 말이 안 되니까. 용케 그런 방법을 생각해냈네.

    "생각해낸 게 아니에요. 알게 된 거죠."

    감탄하는 내게, 마틸다가 옆에서 고개를 저었다.

    응? 그게 무슨…아, 그런가. 그러고 보니 구미호들을 선발해서 위로 데려가 교육하는 활동을 한다고 했었지. 난 그냥 구미호들 성욕이나 풀어주는 활동인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응? 잠깐만. 하지만 그러면 이상한데? 그런 방법으로 구미호들에게 여신님의 마나에 대한 저항력을 심어줄 수 있다면, 이방은 대체 왜 존재하는 거지?

    그것뿐만이 아니다. 그 외에도 이것저것 의문점이 있었다.

    "당신 생각이 맞아요. 모두가 사제가 될 수는 없어요. 당신. 여신님의 사제가 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자질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세요."

    자질? 사제 레벨을 엄청 올리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얻기만 하겠다는 건데 자질까지 필요해? 그냥 여신님을 믿기만 하면 되는…아, 그런가.

    "그런 거예요."

    이곳 사람들은 당연한 얘기지만 전쟁신을 믿는다. 그리고 전쟁신을 믿는 대부분은 여신님을 증오한다.

    아무리 우리를 만나고 여신님에 대한 인상이 변하더라도, 여신님의 사제가 될 수 있을 만큼 진실한 믿음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는 얘기인가.

    솔직히 지금까지 새로운 마법 계열 학습에 집중하는 디아나를 제외한 나머지는 여기에서 무슨 할 일이 있다는 건지 잘 이해가 안 됐었는데, 드디어 그 답이 보이는 기분이었다.

    진짜로 그냥 날 기다리려고 여기에 있는 게 아니라, 다들 나름대로 할 일을 하고 있었구나.

    "하지만 헬레나 씨라면 분명 괜찮으실 거예요. 레온 씨와 정말 잘 어울리시는걸요."

    뭐, 확실히. 내가 천사님처럼 세상 모든 걸 긍정적인 눈으로만 보는 성격은 아니지만, 헬레나라면 괜찮을 거라는 말 자체는 동의했다.

    헬레나는 지금까지 줄곧 우리가 여신님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러면서도 쓰레온과 저렇게 이어진 거니까. 실제로 우리가 여신님의 사람들이라는 걸 밝혔을 때도 거부감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그러니 사제가 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지도 모른다.

    "네! 게다가 사제가 되면 저희 세계의 특성을 전부 가지게 되는걸요. 레온 씨와 앞으로 같이 지내는 데에도 분명 도움이 되실 거에요."

    생각보다 이 문제는 쉽게 해결되겠군.

    그렇게 생각한 순간, 천사님의 입에서 또다시 생각지 못했던 정보가 튀어나왔다.

    "잠깐만. 레이아. 우리 세계의 특성이라고 말하면…레벨 업 방식도 포함되는 얘기야?"

    "…네."

    돌려 말했는데도 조금 부끄러운지, 천사님은 살포시 뺨을 붉히며 쑥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가련한 표정과 묵직한 가슴의 출렁임이 대비되어 무척이나…아, 아니. 그게 아니라.

    "야. 쓰레온. 잠깐 나랑 얘기 좀 하자."

    마음 같아서는 나도 남의 커플 얘기는 대충 정리하고 빨리 우리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같이 지옥까지 헤쳐나오면서 지낸 놈이다. 같은 남자로서 파국이 다가오는 걸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잖아?

    "뭐, 뭐야? 왜?"

    "잔말 말고 따라와."

    아직도 상황 파악을 못 하고 있는 쓰레온을 잡아끌고, 나는 방을 벗어났다.

    "야. 너 괜찮겠냐?"

    "뭐가?"

    하. 이것 봐라. 이 형님이 기껏 생각해서 걱정해 줬더니 표정하고는. 진짜 내가 착해서 다행인 줄 알아라. 딴 놈 같았으면 네 면상 보고 기분 더러워서 그냥 가버렸을 테니까.

    "야. 만에 하나 헬레나 씨가 성공적으로 사제가 됐다고 치자."

    "그게 뭐?"

    "섹스로 레벨이 오르게 되겠지? 너 헬레나랑 레벨 차이 몇이냐?"

    "잘됐잖아. 헬레나가 레벨이 쑥쑥 오르면 나도…."

    거기까지 말하고 나서야, 쓰레온은 드디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했다는 듯 입을 다물었다.

    "그래 새끼야. 너랑 섹스하면 헬레나는 순식간에 쑥쑥 레벨이 오를 거야. 그나마 직업 레벨에 제한이 걸려서 100에서 멈추겠지만, 너 그 정도 레벨 여자랑 섹스해 본 적 있지? 어땠냐?"

    "……."

    이 반응을 보아하니, 굳이 확인해 볼 필요도 없겠군. 몇 번 흔들다가 찍. 여자랑 레벨이 100이 넘게 차이가 나도, 압도적인 매력 수치 차이 앞에서는 소용이 없는 모양이었다.

    "게다가 여신님의 사제는 기본적으로 다들 예쁜 거 알지? 헬레나 씨도 사제가 되면 날이 갈수록 더 예뻐질 거야. 그렇게 되면 너…."

    "그, 그만! 그만해! 아, 아니야! 난 조루가 아니야! 너희가! 너희가 너무 명기인 거야! 나, 난…난 평범! 안 돼! 그런 눈으로 보지 마!"

    …야. 반응하기 힘든 트라우마 발동하지 마라. 뭐라고 해줘야 할지 모르겠으니까.

    "그래서, 어쩔래? 네가 싫다고 하면 내가 어떻게든 둘러대서 반대해 줄게. 지금까지처럼 헬레나 씨를 같이 데리고 다니는 것도…."

    "그, 그건 안 돼! 그런 이유 때문에 헬레나를 위험에 빠트릴 수는 없어!"

    쓰레온이 처음 헬레나에게 빠지게 된 이유를 생각해 보면, 속궁합이라는 건 이 커플에게 있어 엄청나게 중요한 문제일 거다.

    그래서 나도 일부러 이렇게 이놈을 데리고 나온 건데, 쓰레온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헬레나에게 더 푹 빠진 모양이었다.

    "그럼 어쩌려고? 이대로 헬레나가 사제가 되도 된다고?"

    "…그, 그래! 이, 이렇게 된 이상…! 야!"

    자기도 고민되는지 잠깐 동공이 진동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쓰레온은 이내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내 어깨를 움켜잡았다.

    이놈이 또 무슨 말을 하려고.

    "이렇게 된 이상, 빠르게 전쟁신을 없애는 수밖에 없어!"

    "…즉, 헬레나 씨가 레벨이 오르기 전에, 네 저주를 풀겠다?"

    "그래!"

    야. 그게 그렇게 말처럼 쉬웠으면, 나도 진작에 전쟁신을 해치우고 우리 애들이랑 하하호호 느긋하게 인생을 즐기고 있었겠다.

    그런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괜히 꿈을 꺾을 필요는 없겠지. 이 녀석이 의욕에 불타는 건 나로서도 나쁜 일이 아니고.

    "뭐, 힘내자고."

    "조, 좋았어! 빨리 바프라를 해치우고, 그다음 나머지 둘도 해결하면 되잖아! 별거 아니잖아! 다 덤비라고 그래! 이 용사님이…!"

    "비스는 동성애가 만연하는 남탕이라는 소문이 있던데."

    "…다, 다 덤비라고 그래!"

    야.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 뭐, 이놈도 나랑 같이 5.5계층의 지옥을 겪었으니까, 그럴만하지만.

    "미안. 기다렸지. 잠깐 남자끼리 할 얘기가 있어서."

    아무튼 대충 쓰레온도 결심이 선 것 같으니, 우리는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후훗. 아니요. 저희도 할 얘기가 있었는걸요."

    천사님의 말대로 여자끼리도 뭔가 얘기를 나눴는지, 방안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레이의 표정도 아까보다 더 부드러워진 걸 보면 디아나나 레이아, 마틸다가 분위기를 잘 만들어준 모양이다.

    여기에 있는 셋은 내 여자들 중에서도 특히나 어른스럽고 온화한 멤버들이니까 말이야. 참으로 믿음직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아까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아, 헬레나 씨가 사제가 되면 된다는 거였지? 그러면 지금 당장 시험해 보는 게 어때?"

    "여기서는 안 돼요. 사제가 되려면 그에 맞는 의식이 필요한걸요."

    "그러면 신전으로 가야 해?"

    "네! 그럼 지금 당장 가볼까요?"

    위기에 빠진 쓰레온 커플을 어서 빨리 도와주고 싶은지, 천사님은 짝하고 손뼉을 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행동이 한편으로는 쓰레온을 위기에 빠뜨리는 행동이라는 것도 모르고.

    "지, 지금 당장이요?"

    "괜히 시간 끌 이유도 없잖아? 가자고."

    …쓰레온. 굳세게 살아라. 미안하지만 같은 남자로서 도와주는 건 아까 그걸로 끝이야. 나도 언제까지 너한테 시간 잡아먹히고 있을 수 없잖아?

    그런 이유로, 우리는 우선 다 같이 구미호 마을 중앙에 있는 텔레포트 마법진을 통해 위로 이동했다.

    도중에 남자 냄새를 맡고 구미호들이 몰려오기는 했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나는 폴리모프 팔찌에 약자태세까지 사용해서 평범한 꼬맹이로 둔갑했고, 쓰레온은 뭐…쓰레온이니까.

    그럼에도 나와 쓰레온의 정조를 노리는 구미호가 없는 건 아니어서, 우리 애들이 왜 그렇게 구미호들 앞에 날 보이지 않으려고 했는지 실감하기는 했지만.

    안 그래도 남자의 정기를 빨아먹는 구미호가 여신님의 마나로 몸까지 달아오르니, 여러모로 대단하더라고.

    아무튼 무사히 위로 올라온 우리는, 곧장 신전으로 향하기로 했다.

    이러고 있는 동안에도 헬레나는 계속해서 여신님의 마나에 영향을 받고 있으니까 말이야. 최대한 서두를 필요가 있었다.

    "흠. 자네. 헬레나 양은 성직자 둘에게 맡기고, 이 몸들은 저택으로 돌아가는 게 어떻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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