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성자-1061화 (1,045/1,205)
  •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1061화 >

    "저쪽으로 가!"

    "싫습니다!"

    나란히 무릎을 꿇고 앉은 실비아와 레이. 둘은 지금 뺨을 찰싹 붙인 상태에서, 서로의 얼굴을 옆으로 밀어내기 위해 힘쓰고 있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밀어내려는 건 레이 혼자였고 실비아는 자리를 지키기 위해 버텨내고 있었다.

    당사자들은 꽤나 진지한 모양이었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그저 흐뭇해 보이기만 할 뿐이었다.

    각기 다른 타입의 미인 둘이 손은 전혀 쓰지 않고 뺨만 밀어붙이고 있으니까 말이야. 게다가 그렇게 맞붙은 뺨의 살짝 위에 빳빳하게 선 남성기까지.

    이런 광경을 흐뭇하게 바라보지 않을 남자 따위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겠지.

    갑자기 왜 이런 상황이 됐냐고? 간단하다.

    날 사이에 두고 펼쳐진 실비아와 레이의 공방전이 도저히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내가 억지로 화해시키기로 한 거다. 둘 다 사이좋게 내 물건에 봉사하는 것으로.

    왜 그런 거 있잖아. 어렸을 때 학교에서 친구랑 싸우면 선생님이 억지로 악수하게 해서 화해시키는 느낌으로.

    전혀 느낌이 다르다고? 하하. 그럴 리가. 잊었어? 우리 여신님의 캐치프레이즈는 "싸우지 말고 섹스해! 섹스!"라고. 내가 뭐 하러 이런 땀내 나는 세계로 내려왔는데.

    아무튼 마음 같아서는 난 빠지고 둘이서 섹스하며 화해하도록 하고 싶었지만, 호모호모 연호하며 기겁하는 레이한테는 아무래도 무리 같아서 말이지.

    그러니 그런 건 만약 다음에 또 기회가 있다면 시도해 보기로 하고, 오늘은 우선 중간에 날 끼운 상태로 둘이서 같이 봉사하게 시켰다는 얘기다.

    그리고 막상 시키고 보니, 이건 이거대로 나쁘지 않았다. 아니. 좋았다.

    "너희는 싸우지 말라고 시킨 걸 하면서까지 싸우냐."

    나도 남자니까 말이야. 물건 너머로 보이는 둘의 귀여운 다툼에 무척이나 흐뭇한 마음이 들었거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 이대로 계속 놔두면 자세만 .

    "하지만 이 여자가 방해하잖아!"

    "저, 전 잘못 없습니다! 중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서로 뺨을 떼려고 하지도 않고, 둘은 시선만을 위로 올려서 내게 억울함을 호소했다.

    확실히. 실비아의 말대로 둘의 얼굴은 내 물건을 기준으로 정확히 좌우에 위치하고 있어서, 맞닿은 뺨이 내 물건으로 가려져 있었다.

    이렇게만 보면 실비아는 정말로 잘못이 없고 레이 혼자 욕심부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레이는 레이대로 실비아를 밀어내려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그러니까 그게 방해라고 하는 거야! 다 알면서!"

    "뭘 말입니까!"

    "이, 인사야! 인사! 상식이잖아?!"

    이 며칠 동안 당연하게 했으면서도 여전히 부끄럽기는 한지, 뺨을 살포시 붉히면서 외치는 레이.

    그래. 내가 레이랑 제대로 섹스를 하게 된 이후로 벌써 3일이 지났다.

    그동안 나는 줄곧 레이와 밤을 보냈고, 그러면서도 단 한 번도 레이가 행하는 예절을 지적하지 않았다.

    즉, 그런 거다. 레이는 레이대로, 당연히 해야 할 걸 방해하고 있는 실비아가 심술을 부린다고 생각하는 거다.

    "인?!"

    물론 그런 상식 따윈 들어본 적도 없을 실비아는 화들짝 놀라서 시선을 옆으로 돌려 레이를 쳐다봤다.

    그 눈동자에는 명백하게 경악이라는 두 글자가 쓰여 있었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레이의 시선은 내 물건에 고정되어 있었다.

    "흥! 알았으면 비켜!"

    실비아가 놀라서 힘이 빠진 틈을 타 뺨으로 그 뺨을 힘껏 밀어낸 다음, 드디어 내 물건의 정면 자리를 차지한 레이는 승리에 도취되어 활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뭐, 그 밝은 미소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고, 곧바로 어색한 미소로 변하게 됐지만.

    "그럼······오늘도 잘 부탁해. 쪽. 잔뜩······기분 좋게 해줘?"

    어색한 미소를 지으면서도 할 건 하는 그 모습은 낭심을 떨리게 하기에 충분하고도 남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응······쪽. 기대할게."

    그리고 여전히 내 물건을 별개의 인격체처럼 인식하고 있는 건지, 내 물건이 끄덕거리자 레이는 손끝으로 귀두를 살살 쓰다듬듯이 비벼주며 다시 한번 쪽 하고 키스를 해줬다.

    지금 문득 든 생각인데 말이야. 얘 그냥 내 얼굴 보고 말할 때보다 물건 보고 말할 때가 더 상냥한 것 같지 않아? 애완동물처럼 인식하고 있어서? 그래서 그런 거야?

    아니. 뭐 딱히 얘가 나한테 상냥하게 해줬으면 하는 것도 아니고, 물건한테만 상냥한 것도 왠지 야해서 좋지만 말이야.

    "무, 뭘 그렇게 보는 거야?! 자!"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인사를 전부 마친 레이는, 나와 실비아의 시선이 자신에게 쏠려 있는 것을 보고는 황급히 옆으로 비켰다. 그리고 내 물건을 덥석 잡아서는, 그 방향이 실비아 쪽을 향하게 했다.

    이건······역시 실비아도 하라는 거겠지? 아니. 레이한테는 이게 상식일 테니까, 딱히 문제 될 행동은 아니지만.

    문제는 여기서 실비아가 분위기 파악을 못 하면, 지금까지 내가 예절이라면서 주입한 레이의 잘못된 상식들이 전부 깨져 버리고 만다는 거다.

    ‘실비아! 부탁해! 얘한테 맞춰줘! 그냥 인사만 하면 돼!’

    나는 필사적으로 실비아에게 눈으로 대화를 시도했다.

    다행히도 우리 실비아는 눈치가 매우 빠른 편에 속하는 여자니까, 분명 내 마음의 소리를······.

    "아, 아으······아으으······."

    시, 실비아?! 왜 눈이 팽글팽글 돌아가는 거니?! 설마 내 뜨거운 시선 때문에 그래?! 며칠 안 했다고 또 내성이 약해진 거야?!

    아, 안 돼! 실비아! 날 의식하지 말고 레이를 의식해! 아까까진 멀쩡했잖아! 내 시선은 의식할 필요 없어!

    이대로 가면 시작도 하기 전에 실비아가 정신을 잃어버리고 만다.

    그 미래가 현실이 되려던 찰나, 갑자기 옆에서 구세주가 등장했다.

    "잠깐. 뭘 그렇게 뜸 들이는 거야? 처음 하는 것도 아닐 거 아니야?"

    바로 레이라는 이름의 구세주가.

    뭐, 자기는 도와줄 생각으로 말한 게 전혀 아니겠지만.

    아무튼 레이의 재촉 덕분에 실비아의 의식은 다시 어느 정도 레이에게 쏠리게 됐다.

    "핫! 조, 조금 빠져든 것뿐입니다!"

    겨우 정신을 차린 실비아는, 레이한테 약점을 보이기 싫은 건지 일단 변명부터 했다.

    "뭐? 이걸 빠져들 듯이 봤다는 거야? 너 변태야?"

    변명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어설퍼서, 바로 레이한테 반격을 맞았지만.

    야. 솔직히 말해서 틀린 말은 아닌데 말이야. 물건을 애완동물 다루듯 다루면서 말까지 거는 네가 할 말이냐?

    아무튼 그런 레이의 반격에도 실비아는 전혀 움츠러들지 않았다. 움츠러들기는커녕, 생각지도 못한 반격까지 했다.

    "왜 변태입니까! 구원 님은 멋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멋있습니다! 빠져들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겁니까?!"

    "무, 무슨······!"

    할 말을 잃었다는 건 딱 이럴 때 쓰는 말이겠지.

    말 그대로 할 말을 잃어버린 레이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고 입만 뻐끔뻐끔 움직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부끄러울 정도였다.

    위험해. 이대로 나랑 레이가 동시에 부끄러워하면, 또 그 지옥의 연쇄 부끄러움 스파이럴이······.

    "어떻습니까!"

    게다가 실비아는 대답 못 하면 용서 안 하겠다는 듯 레이를 한층 더 몰아붙였고.

    "나, 나도······그게······나도······머, 멋지다고는······."

    실비아와 내 얼굴을 힐끔힐끔 정신없이 번갈아 보면서, 레이는 뜨문뜨문 대답을 내뱉었다.

    "세상에서 제일입니까?!"

    "으으으으으으! 그, 그렇게 생각 안 했으면 좋아하지도 않으아아앙!"

    마지막에는 반쯤 우는 것 같은 목소리로, 레이는 그렇게 말하면서 내 한쪽 허벅지를 끌어안고 얼굴을 비벼댔다.

    ······야. 레이야. 너 설마 진짜 우는 건 아니지? 약점 한 번 찔렸다고 이렇게 멘탈이 터지다니. 자기가 먼저 시비 건 주제에 말싸움 너무 약하잖아.

    "저, 저어······."

    본의 아니게 넉다운을 시켜 버린 실비아도 당황할 정도였다.

    괜찮아. 실비아는 잘못 없어. 넌 얘가 그런 얘기에 쥐약이라는 것도 몰랐잖아.

    "······얘는 잠시 이대로 놔두고, 실비아는 일단 하던 거나 하자."

    한쪽 허벅지에 달라붙어 있는 레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나는 그렇게 실비아와 행위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부끄러워서 얼굴을 가리고 있는 것뿐, 진짜로 우는 건 아니니까. 실비아랑 하고 있다 보면 알아서 회복되고 끼어들겠지.

    그리고 빨리야 한 짓이라도 하지 않으면, 나까지 얘가 느끼는 감정에 휩쓸려서 재기불능이 될 것 같으니까.

    "네헤······흐헷?! 네, 네헵! 하으······이, 인사······말씀이십니까아······."

    아까 그렇게 혼란에 빠졌으면서도 일단 돌아가는 분위기 자체는 파악하고 있었는지, 실비아는 다시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고 내 물건을 쳐다보며 그런 말을 중얼거렸다.

    "그, 그러엄······하, 하겠습니다! ······우으."

    내 한쪽 허벅지에 매달린 레이가 방해되기는 하겠지만, 덕분에 이성을 유지하고 있을 수 있는 면도 있겠지.

    아까처럼 눈이 팽글팽글 돌아가는 일도 없이, 실비아는 자기 자신에게 기합을 넣듯이 그렇게 외치고는 고개를 앞으로 내밀었다.

    다만 내 물건 끝에 그 귀여운 입술이 닿기 바로 직전, 실비아는 뭔가 망설이는 표정을 보이더니.

    "······쪽! 아음······햐음······할짝······쪽."

    살짝 몸을 내려서 내 물건 아래쪽으로 파고들더니, 고환에다가 살짝 키스했다.

    그리고는 그 보드라운 입술로 쓰다듬어주는 것처럼 오물오물 몇 번 움직이더니, 혀로 살짝 핥고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키스했다.

    "오, 오늘도······! 자, 잔뜩 싸실 수 있도록! 힘내겠습니다아!"

    ······실비아는 대체 레이의 인사를 어떤 종류의 인사라고 오해한 걸까.

    인사라기보다는 각오를 표명하는 것 같은 외침이었지만, 이건 이거대로 나쁘지 않을지도 모른다. 내 허벅지에 얼굴을 파묻고 있던 레이의 몸이 움찔 떨리기도 했고.

    레이 이 녀석, 은근히 신경 쓰이는 모양이다.

    "그래? 그렇게나?"

    "네, 네헤?! 네, 네에······."

    실비아야. 아무리 말만이라도 이왕 각오를 다진 거니까 조금만 더 의욕을 불태우자. 별것도 아닌 질문에 벌써부터 죽을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면 어떻게 해.

    "어떤 식으로?"

    "그, 그거슨······이, 이렇게에······?"

    살짝 내 눈치를 살피면서, 실비아는 일단 내 물건 뿌리 부분에 쪽 하고 입술을 맞췄다.

    그리고 그 순간, 다시 한번 레이의 몸이 움찔하고 떨렸다.

    야. 신경 쓰이면 너도 슬슬 참전해라. 아까 데미지 입은 건 어느 정도 회복됐잖아? 안 끼어들면 나 실비아랑만 한다?

    "괜찮네. 그럼 처음에는 입으로 해줄래?"

    "네, 네헵!"

    내가 그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자신감을 얻은 건지, 실비아는 본격적으로 펠라를 하기 위해 자리를 잡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내 허벅지에 매달려 있는 레이의 몸도 밀어내야 했고.

    "자, 잠깐! 밀지 마!"

    이대로 밀릴 수는 없다고 생각했는지 드디어 레이도 다시 회복하여 실비아를 밀어내려고 했다.

    "왜 이쪽까지 넘어오는 거야! 저쪽으로 가!"

    "여기가 정확히 절반입니다!"

    왠지 상황이 처음으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기분 탓일까?

    뭐, 상관없지만 말이야.

    "자, 자, 진정들 하고."

    "흐야읏?!"

    "꺄악!"

    다시 찰싹 맞닿게 된 레이와 실비아의 뺨. 그 경계선에 물건을 얹어놓고, 나는 천천히 허리를 앞뒤로 흔들었다. 물론 맞닿은 뺨이 떨어지지 않도록 둘의 뒷머리를 각각 손으로 잡아 고정하고서.

    음. 둘 다 피부가 환상적으로 좋으니까 이것만으로도 제법 기분이 좋군.

    "무, 무······이거······."

    "아으······으으······쪽."

    갑자기 얼굴에 물건이 비벼지는 상황. 그것도 별로 달갑지 않은 여자와 뺨을 맞댄 상태에서 비벼지는 상황에 둘 다 곤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 이후 행동은 조금 달랐다.

    레이는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굳어져 버린 반면, 실비아는 조금 떨면서도 입술을 내밀어 내 물건에 키스해온 거다.

    아무리 실비아가 내성이 약하다고 해도, 쌓아온 경험이라는 건 무시 못 한다는 얘기다.

    "읏?! 쪽. 쪽."

    아마 레이도 그걸 느꼈겠지.

    깜짝 놀란 표정으로 실비아 쪽을 한 번 바라본 다음, 레이는 황급히 자기도 내 물건에 입술을 맞추기 시작했다.

    좋아. 이 정도면 이제 내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하겠지.

    잡고 있던 둘의 뒷머리를 놔주자, 둘은 뺨을 떼고 각각 물건의 좌우로 이동해서 내 물건 옆면에 키스를 해나갔다. 귀두 바로 옆쪽부터 시작해서, 점점 더 아래로.

    어설프게 키스만 하는 레이와 달리, 실비아는 혀까지 써가며 본격적으로 내 물건을 기분 좋게 해줬다.

    입술을 문질러서 비벼주기도 하고, 혀로 물건을 할짝할짝 핥아주거나, 혀를 길게 내밀어 물건 아래쪽을 비벼주기까지.

    과연 펠리시아에게 직접 펠라 강의를 듣고 같이 합까지 맞춰본 적 있어서 그런지, 실비아는 둘이서 같이 내 물건을 빨아줄 때 어떻게 하면 좋은지 완벽히 알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펠리시아랑 같이할 때도 느꼈던 거지만, 실비아는 다른 사람이랑 같이할 때 더 빛을 발하는 타입 아닐까? 혼자 할 때처럼 죽으려고 하지도 않고.

    아무튼 그런 식으로 실비아가 능숙하게 내 물건을 빨아줄수록, 애가 타는 건 레이였다.

    자기도 실비아만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조바심에 휩싸인 건지, 레이는 어설프게 실비아를 따라 하면서 혀를 내밀었다.

    하지만 이미 실비아가 내 물건 아래를 혀로 비벼주고 있는 상태에서 레이까지 혀를 내밀면, 당연히 두 혀는 맞닿게 되어서······.

    "꺄악! 퉤! 퉤! 무, 뭐 하는 거야 이 호모!"

    "거, 건드린 건 당신입니다!"

    얘들아. 내 물건을 사이에 두고 싸우지 말아 줄래?

    그리고 레이 넌 내 물건이 침 뱉지······아니. 그건 딱히 상관없나. 어차피 자기가 핥아먹게 될 테고.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1061화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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