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성자-1051화 (1,035/1,205)
  •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1051화 >

    멍한 표정으로 방에서 나오던 실비아는 아무 생각 없이 이쪽으로 몸을 돌렸고, 그 순간 작은 몸이 공중으로 50cm 정도 튀어 올랐다.

    "히약?! 구, 구원 님?! 으······!"

    특유의 그 멍한 무표정이 완전히 무너져 내려서는 한순간에 다양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실비아.

    깜짝 놀람. 이해 안 됨. 그리고 약간의 질투까지. 그렇게 자기감정을 얼굴에 고스란히 내비친 다음, 실비아는 레이를 바라본 채 미묘한 표정을 짓는 것으로 표정을 고정시켰다.

    "아니. 실비아. 이건 말이지."

    실비아가 대놓고 저런 표정을 지을 정도라니.

    레이가 실비아를 싫어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역시 실비아도 레이랑 평범하게 접하기는 힘든 걸까? 뭐, 내가 없던 사이에 그런 일도 있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레이의 얼굴을 힐끔 보니, 이 녀석은 또 이 녀석대로 실비아한테 눈빛만으로 뭔가 말하고 있었다. 물론 뭘 말하는 건지 나로서는 알 길이 없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있었다. 레이가 지금 속으로 엄청 동요하고 있다는 것 말이다.

    레이? 너 뭐하냐? 그리고 실비아는 또 왜 그걸 알아듣는 것처럼 미묘하게 고개를 흔드는 거야? 얘들 언제부터 눈빛만으로 대화가 통하는 사이가······아, 그러고 보니. 아까 부르러 왔을 때 레이 이 녀석 내 방에서 나왔지? 그렇다면 이 눈빛 교환도 그 얘기의 연장

    선이라는 건가.

    "하으응?!"

    무슨 얘기를 했는지도 무척이나 궁금했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지금 얘들이 날 내버려 두고 둘만의 세계에 빠져 있다는 점이었다. 뭐, 좋은 의미로 둘만의 세계에 빠진 건 아니지만.

    아무튼 그래서 나는 잡고 있던 레이의 유두를 가볍게 비틀어줬고, 겨우 둘은 내게도 시선을 주게 됐다.

    "무, 뭐 하는 거야?!"

    "둘이서 그러다가 정분나겠네. 무슨 눈빛을 그렇게 진하게 주고받냐?"

    "읏! 그런 거 아니야!"

    "아, 아닙니다아!"

    가볍게 장난칠 셈이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상당히 필사적이었다.

    어쩌면 실비아가 둘이 있을 때 따로 오해를 풀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그런 건 아닌 모양이다.

    아마 내 계획을 어긋나게 하고 싶지 않아서겠지. 실비아도 너무 착실해서 탈이란 말이야.

    "아니면 아닌 거지 뭘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그러냐."

    하지만 레이가 필사적이라고 나까지 거기에 맞춰주면 괜히 분위기만 더 이상해질 뿐이다.

    나는 끝까지 장난스러운 자세를 잃지 않고, 가볍게 몸을 움츠리며 그 가슴에서 손을 뗐다.

    레이는 여전히 내 물건에서 손을 떼지 않았지만.

    "야. 치사하게. 이런 건 한 명이 뗄 때 같이 떼줘야 하는 거 아니냐?"

    "······시, 싫어."

    떼기는커녕, 레이는 오히려 내 물건을 더욱 꽉 잡았다.

    그러니까 찌부러진대도! 거기 민감한 곳이라고! 그리고 떼기 싫다니 너······설마 손을 떼면 내가 어디 가버릴까 봐 그러냐? 걱정하지 않아도 어디 안 가요. 그냥 잠깐 실비아랑 둘이서 얘기만 하고······그런가. 이 녀석. 나랑 실비아랑 둘이서 얘기하는 상황을 경계

    하는 건가. 대체 무슨 말을 했길래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그렇게 하고 싶어?"

    "하, 하고 싶어!"

    우와. 얘 좀 봐. 다 큰 여자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그렇단 말이지?"

    "읏?! 자, 잠깐! 여기서?! 할 거면 안에 들어가서······아응!"

    레이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끄럽게 하기조차 안 통했다면, 남은 방법은 하나밖에 없지.

    나는 각오를 다지고, 레이의 몸에 바짝 밀착시켰다.

    그리고 레이의 목덜미에 키스하면서, 어깨너머로 실비아에게 눈빛을 보냈다.

    ‘실비아. 아무래도 지금은 둘이서 얘기할 상황이 안 될 것 같아. 어차피 감정 공유 때문에 실비아랑 둘이서 있어봤자 실비아 테라피조차 못 즐기고 어색하게 있어야 하니까, 일단 오늘 밤은 얘 방에서 지낼게. 미안한데 오늘 밤은 혼자 있어 줘. 자세한 얘기는 내일

    하기로 하자.’

    그런 식으로. 눈빛만으로 하고 싶은 말이 얼마나 전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나와 실비아의 유대감을 믿었다.

    실비아라면 다는 아니더라도 분명 어느 정도 이해해 줬을 거야.

    "······."

    그런 내 기대대로, 우리 착실한 기사님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조용히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면서 레이를 힐끔 보고 또다시 미묘한 표정을 짓기는 했지만.

    진짜 실비아마저 저런 표정을 짓게 하다니. 얜 대체 무슨 말을 한 거야?

    뭐, 좋아. 어차피 내일이 되면 다 알게 될 테니까.

    나는 레이의 엉덩이를 받쳐서 그 몸을 들어 올리고, 그대로 레이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자, 그럼."

    "흐읏······하앗······하앗······."

    레이의 몸을 침대에 내려놓고 내려다보자, 레이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사지를 축 늘어뜨린 채 거친 숨만 몰아쉬었다.

    이 아가씨야. 겨우 그걸로 완전히 무장해제가 되면 안 되잖아.

    뭐, 가벼운 애무였다고는 해도 감정 공유로 흥분이 증폭됐으니까, 이렇게 되는 것도 이해 못 할 건 아니지만.

    실제로 나도 아플 정도로 발기해 버렸고.

    "흐음."

    그래서 마음 같아서는 이 무방비한 다크 엘프의 몸을 당장 즐기고 싶었지만, 그 옷을 벗겨 버리기 전에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그냥 평범하게 섹스하는 건 아까운 짓 아닐까?

    아니. 생각해 봐. 이런 몸에 이런 미모를 가진 애가, 성 지식은 거의 없다고 해도 좋을 수준인 거잖아? 입으로 빨라고 하면 빨대 빠는 것처럼 쪽쪽 빨 정도로.

    얘를 내 여자라고 생각 안 했을 때는 의식적으로 그런 생각도 안 하도록 하고 있었지만, 얘도 내 여자가 될 거라고 의식하게 된 지금은 달랐다.

    이런 애가 이렇게 성적인 상식이 전혀 없는 건, 일종의 기적이라고 해도 좋을 수준이었다.

    "무, 뭐야······."

    "아니. 생각해 보니까 말이야. 애초에 내 물건을 잡고 안 놔줄 정도로 하고 싶어 했던 건 너잖아?"

    "누, 누가······!"

    "그런데 내가 일방적으로 힘쓰는 그림이 이상한 것 같아서 말이야."

    레이는 말을 더듬으면서 반박하려고 했지만, 나는 깔끔하게 무시하고 내가 할 말만 했다.

    "그리고 어차피 너도 이 기회에 상식을 조금 더 배울 필요가 있고. 그러니까."

    "꺅!"

    나는 그 몸을 끌어안고, 침대에서 빙글 반 바퀴 회전했다.

    나는 침대 헤드 보드에 등을 기대고 앉은 자세가 되고, 레이는 그런 내 몸 위에 걸터앉는 자세가 되도록.

    "오늘은 네 행위 위주로 기본 교육을 좀 하도록 할까."

    "기, 기본 교육?"

    "그래. 너도 알겠지만 모든 일에는 순서라는 게 있고 예절이라는 게 있는 법이거든. 섹스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야. 지금부터 그걸 알려주겠다는 거지. 자, 우선은 내 물건을 꺼내 봐."

    "읏?!"

    내 천연덕스러운 말에, 레이는 침음성을 흘리며 아래쪽을 힐끔 내려다봤다.

    "왜? 못 하겠어? 아까는 그렇게 놓으라고 해도 안 놔줄 정도로 적극적이었으면서."

    "그, 그러니까 그건······!"

    "심지어 어제는 내 성욕은 자기가 풀어주겠다고 호언장담까지 했잖아. 그런데 이래서야······."

    "하, 하면 되잖아! 하면! 내가 겨우 바지도 못 벗길 줄 알아?!"

    내 가벼운 도발에, 레이는 결국 욱하면서 거칠게 내 바지를 벗겨 냈다.

    진짜 색기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을 정도로 난폭하게.

    얘는 입 다물고 가만히 있으면 상당히 색기 있게 생겼는데, 하는 짓이 다 망친다니까.

    뭐, 이것도 나름 매력이라면 매력일 수 있겠지만.

    "자! 이러면······으읏! 이, 이거······."

    아무튼 거칠게 내 바지를 벗겨서 바닥에 던져 버린 다음, 레이는 호기롭게 내 물건을 잡고 가볍게 흔들었다.

    그 시선이 내 물건에 닿은 순간, 조금 전의 호기로움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지만.

    "응? 그게 왜?"

    "아, 아무것도 아니야."

    야. 뻔히 보이는 거짓말하지 마라. 누가 봐도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데.

    "왜? 뭔데 그래?"

    "그러니까 아무것도······."

    "사랑하는 사람한테는 웬만하면 숨기는 거 없이 속내를 전부 털어놓는 게 건전한 연애의 지름길이야."

    내가 다 겪어보고 하는 말이니까 믿어도 돼. 지금까지 우리 애들한테 뭐 숨기려고 해서 잘 된 적이 없거든.

    ······얘한테 숨기는 거 엄청 많은 내가 이런 말 하기에는 양심이 조금 찔렸지만, 이것만큼은 어쩔 수 없잖아. 나중에 때가 되면 전부 숨김없이 얘기할 테니까 조금만 봐줘.

    "연······!"

    아무튼 레이는 내 충고보다 다른 점이 더 신경 쓰이는 모양이었다.

    "응? 왜 거기에 놀라냐? 연애잖아? 너 나 좋아하지? 그리고 나도 너한테······."

    "커서! 커서 그랬어!"

    말해두지만, 이번에는 괴롭히려고 한 말 아니야. 그냥 진짜로 별생각 없이 당연한 얘기를 당연하게 한 것뿐이야.

    하지만 그 당연한 얘기가 레이에게는 자기 속내를 드러내는 것보다도 더 부끄러웠는지, 레이는 결국 그런 말을 외치고 말았다.

    "응?"

    "그, 그러니까! 이, 이렇게 컸었나······해서······."

    아, 과연. 그런 건가.

    펠라해 줄 때는 자기가 남자한테 이런 걸 한다는 생각에 제정신이 아니었을 테고, 어제도 내 물건 크기나 확인하고 있을 정신머리는 없었을 테니까.

    게다가 오늘은 그 지옥을 직접 눈으로 봐 버려서 비교 대상까지 생겼으니까 말이야.

    새삼 이렇게 다시 보니 그 크기에 놀란 모양이었다.

    "훗."

    "무, 뭘 웃는 거야."

    아니. 이번에는 딱히 널 놀리려고 웃은 게 아니야.

    애초에 놀릴 거였으면 뭐랑 비교해서 큰 거냐고 짓궂게 물어봤겠지.

    "아무것도 아니야. 그 보다 벗겼으면 이제 인사부터 시작해야지."

    "알았······뭐어어?! 인사?!"

    반 박자 느리게 깜짝 놀라는 레이에게, 나는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무슨 일이든 처음 시작할 때 인사를 하는 건 기본이잖아? 자, 얘한테 인사해. 오늘도 잘 부탁한다고. 그리고 기분 좋게 해달라는 마음을 담아서 가볍게 키스를······."

    "너 나 바보 취급하고 있지?!"

    쳇. 역시 안 되나. 얘가 진짜로 이런 지식은 전혀 없는 데다가, 일단 본인도 자기가 몇몇 상식이 부족하다는 자각은 있으니까, 이런 식으로 잘못된 상식을 심어주면서 가지고 노는······장난치는 것도 가능할 거라 봤는데.

    아니. 아직 포기하기는 일러. 이 좋은 기회를 이렇게 놓칠 수는 없어.

    후우우. 침착하자. 침착하자 구원아. 넌 할 수 있어. 중요한 건 마인드 컨트롤이야.

    "그래 보여? 물건한테 잘 부탁한다는 인사를 하는 게 그렇게 이상해?"

    최대한 진지한 표정을 지으면서, 나는 레이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물론 이런 바보 같은 주장을 하면서 진지한 표정을 지어봤자 보통이라면 아무런 효과도 없겠지만, 레이만큼은 달랐다.

    "아, 아니. 하지만······."

    진짜로 상식이 하나도 없는 데다가, 심지어 내 감정까지 읽을 수 있는 레이라면 가능해.

    중요한 건 내가 진짜로 마음속부터 진지한 자세를 취하는 거야. 그러면 감정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해서······.

    "저, 전에는······아까도······."

    레이의 목소리가 점점 약해져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얼굴에는 점점 망설임이 엿보이기 시작했다.

    좋아. 구원아. 역시 넌 성자야. 할 수 있어!

    "그 아저씨들도 좋아하는 사람과 이런 식으로 섹스하는 건 처음이니까 예절 같은 건 모르는 게 당연해. 그리고 전에는 예절 같은 거 챙길 상황이 아니었고. 하지만 지금은 아니잖아? 연인끼리 제대로 사랑을 나누려고 하는 거잖아?"

    "으······으으······."

    설마 정말인가? 진짜 여기에 인사를 하는 게 보통인가? 부끄러워하는 게 이상한 건가?

    내 진지한 설득에, 레이의 표정에서 그런 감정이 강하게 엿보였다. 그리고 결국.

    "오, 오늘은······자, 잘 부탁할게. 쪽."

    힐끔힐끔 엄청 내 눈치를 살핀 끝에, 레이는 결국 새빨개진 얼굴을 내 물건 바로 앞까지 가져가서는 어색한 미소와 함께 인사말을 건넸다. 그리고 마무리로 물건 끝에 키스까지.

    어색하게 인사를 건넨 순간부터 솔직히 한계였지만, 나는 몰래 허벅지까지 꼬집으면서 필사적으로 참았다.

    참아라 구원아. 이제 와서 망칠 수는 없어.

    "으, 으으으······! 야! 이거 진짜 이러는 거 맞는 거지!?"

    "당연하지. 그럼 내가 이런 걸로 거짓말을 하겠어? 자, 그러면 다음은 타액을 물건으로 흘리고······."

    하지만 이 이상 이 얘기가 계속되면 참기 힘들 것 같았기 때문에, 나는 곧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로 했다.

    "타······! 침 말하는 거야!?"

    하지만 이것조차도 레이한테는 받아들이기 힘든 행위인 모양이었다.

    이건 아까에 비하면 그렇게까지 이상한 행위도 아닌데.

    "그런데? 왜?"

    "왜, 왜라니! 더럽잖아! 어떻······응읍!"

    새빨개진 얼굴로 열변을 토하는 레이의 턱을 붙잡아서 살짝 들어 올리고, 나는 그대로 그 입술에 입을 맞췄다. 물론 혀까지 섞어서 진하게.

    처음에는 움찔움찔 떨리기만 하던 레이의 혀는 이윽고 어색하게 내 혀에 맞춰 움직이기 시작했고, 거기서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힘이 풀린 듯 입안에서 축 늘어져 버렸다.

    그러니까 함락되는 게 빠르다고. 이 다크 엘프 아가씨야. 아무리 감정 공유 중이라고 해도 그렇지.

    "헤아으······하앗······."

    내가 살짝 고개를 뒤로 빼자, 레이의 혀가 그대로 입 밖으로 같이 딸려 나왔다.

    축 늘어진 혀를 살짝 내밀고 풀린 눈으로 날 바라보는 그 얼굴은, 내 물건을 더욱 자극시키기에 충분한 모습이었다.

    진짜 누가 순혈 다크 엘프 아니랄까 봐 생긴 건 최고라니까.

    "지금 키스하면서 더럽다고 생각했어?"

    자칫하면 정신줄 놓고 멍하니 바라만 보게 될 것 같은 미모였지만, 레이에게는 아쉽게도 나는 여자의 미모에 어느 정도 면역이 있는 몸이었다.

    내밀어 진 그 혀끝에 가볍게 입술을 맞춰주고 나서, 나는 아까 하던 얘기를 계속했다.

    "하으······후으······."

    하지만 레이는 대답할 기운도 없어졌는지, 여전히 멍한 표정으로 간신히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면 알지?"

    그리고 내 말에, 레이는 천천히 고개를 숙여서 내 물건을 마주 보고는 축 늘어진 혀끝으로 자신의 타액을 주르륵 늘어뜨렸다.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1051화 > 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