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성자-1031화 (1,015/1,205)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1031화 >

"아."

문득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아무래도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어차피 밤의 차례를 대신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서일까? 그 이후로도 사라와 몇 차례 더 알콩달콩한 시간을 가진 다음, 우리는 자연스럽게 서로의 몸을 껴안고······잠깐만. 그럼 지금 대체 몇 시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고, 나는 화들짝 놀라서 상체를 일으켰다.

"아음. 쪽. 일어났어?"

하지만 그렇게 깜짝 놀란 날 반겨주는 건, 여유가 넘쳐흐르는 사라의 목소리였다.

태연하게 인사하고 다시 내 물건에 입을 가져다 대고는 막대 사탕을 빨아 먹는 것처럼 귀두만 입에 담은 채 가볍게 혀를 굴리는 사라를 보고 있자니, 방금 잠깐이나마 당황했던 내가 바보같이 느껴졌다.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니, 새빨간 저녁노을이 방안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있었다.

시야 구석에 있는 시간을 확인하니 잠이 들었던 건 고작해야 30분 정도였던 모양이다.

"응. 사라는 안 잤어?"

"응. 그냥."

마찬가지로 새빨간 저녁노을에 물들어있는 사라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물어보니, 이번에는 내 물건에서 혀도 제대로 떼지 않고 대답을 해줬다.

아무래도 우리 용사님은 내 물건을 빠는 것에 여념이 없으신 모양이었다.

하지만 뭘까 이 느낌. 너무 태연하게 빨아주고 있어서, 야하다는 생각보다는 지극히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스킨십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게 맛있어?"

"으응? 제대로 안 먹어 봐서 모르겠어."

내 귀두 때문에 볼록하고 살짝 부풀어 오른 볼을 손가락으로 콕콕 찌르며 장난치자, 사라도 피식 웃으며 장난스럽게 이빨을 세워 내 물건을 살짝 깨물었다.

설마 장난을 이렇게 받아치다니.

"근데 진짜 뭐 하는 거야?"

계속해서 볼을 콕콕 찌르자, 방해되는 건지 사라가 살짝 고개를 흔들어 하지 말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래서 볼은 포기하고 다시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넘겨 주자, 사라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다시 내 물건을 빠는 것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그냥. 조금."

"조금?"

"어디에 싸고 싶어?"

누가 봐도 대답을 피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사라는 대놓고 화제를 바꿨다.

"······그럼 이대로 입안에."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나는 화제에 맞춰줄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잖아. 남자란 그런 생물이라고.

"음. 응읍······응······쭈릅. 하음. 쪽. 하아······."

그리고 대화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나는 간단하게 사라의 입에 사정을 해버렸다.

잠든 사이에 얼마나 가지고 논 건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한계에 달해있었던 모양이다.

잠들기 전에 느꼈던 강렬한 쾌감에 비하면 부드러운 쾌감이었고, 정액도 마치 소변을 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싸버렸지만, 그래도 내 손에는 살짝 힘이 들어가서 자기도 모르게 사라의 머리를 다리 사이로 당기고 있었다.

하지만 사라는 아랑곳하지 않고 사정이 끝날 때까지 입술을 붙이고, 정액을 완전히 다 마신 다음에야 겨우 내 물건에서 입술을 떼고 몸을 일으켰다.

"후우. 이 정도로 쌌으면 오늘 밤 정도는······잠깐. 왜 다시 커지는 거야."

어딘지 모르게 만족감까지 감돌고 있는 표정이었지만, 표정은 몸을 완전히 일으키기도 전에 깨져버리고 말았다.

과연. 목적은 바로 그거였나.

내 물건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튕기면서 내 얼굴을 흘겨보는 사라의 뒷머리에 손을 가져다 대고, 나는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괜찮다니까. 말했잖아. 아침에 그건 사고였다고. 충분히 만족했어."

"정말이야?"

"오빠 말 못 믿겠어?"

"그치만 오늘 내내 왠지 평소보다 빨리 쌌잖아."

"아니. 그러니까 그건······."

그냥 오랜만에 너랑 하니까 더 좋았고, 어차피 난 정력이 무한대나 마찬가지니까 굳이 참을 필요도 없어서 그런 거지.

그렇게 말하려는 순간, 다른 가능성이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레이의 감정 공유에 휘둘린 기억이 없는데.

혹시 사라하고의 알콩달콩한 시간에 너무 집중해서 레이의 감정이 공유돼도 신경을 안 쓸 수 있었을 뿐, 실은 계속 영향을 받고 있었던 거 아닐까? 평소보다 빨리 싸버린 것도 그 영향일 수도 있고.

뭐, 다 가정일 뿐이고, 확실한 건 실비아한테 연락을 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밤이 되려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니, 조금만 참자.

"부족하면 조금 더 해? 서두르면 한 번 정도는 더 할 수 있을 시간인데."

갑자기 입을 다물어버린 날 보고 역시 아직 부족한 거라고 판단한 건지, 사라는 슬그머니 내 물건을 잡고 부드럽게 흔들어줬다.

상당히 매력적인 제안이었지만, 나는 가볍게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모처럼 뭐든 해준다고 했는데, 처음 그것만 빼면 결국 평소랑 똑같았잖아. 그러니까 오빠가 더 원하는 게 있으면······."

사라야! 모처럼 오빠가 멋있는 말 하려고 하는데 흔들지 마라! 결심이 흔들리잖아!

"평소랑 똑같았으니까 좋은 거 아니야. 나는 사라랑 이렇게 사랑한다는 느낌만 공유할 수 있으면 그걸로 만족이야. 그러니까 남은 시간은 그냥 껴안고 알콩달콩하게 보내자. 섹스 없이. 그간 밀린 얘기도 더 하고."

"응!"

내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렇게 말하자, 우리 파티의 막내라는 나이에 걸맞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사라가 내 품에 안겨들었다.

"그리고."

"응?"

그런 사라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춰준 후, 나는 사라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가, 가능하다면 뭐든 해준다는 건 다음 기회에 이어서······."

"진짜 분위기 망치는데 일가견 있다니까. 조금 전까지 멋있었는데."

"지금은 안 멋있다는 얘기야?"

"응. 조금 빛이 바랬어."

"너무해!"

그렇게 키득키득 거리면서 둘이 다시 입술을 맞춘 후, 우리는 창밖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서로의 몸을 껴안고 알콩달콩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드디어 찾아온 저녁 시간.

둘이서 알콩달콩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 너무 즐겁다 보니 시간 확인에 소홀해져서, 우리는 조금 늦게 식당에 도착했다.

점심시간에 그랬던 것처럼 우리가 저녁도 거를 거라고 생각했는지 식사는 이미 시작되어 있었고, 식사를 하면서 다른 애들끼리 어느 정도 얘기도 나눈 모양이었다.

"구, 구원아!"

퇴근하고 돌아와서 자리에 앉아있던 레이첼 누님은, 내 얼굴을 보자마자 얼굴이 백지장처럼 새하얘져서는 황급히 이쪽으로 달려왔다.

"누, 누나가! 그러니까! 누나가!"

"응. 누나. 진정해. 심호흡부터 하자. 자, 스읍. 하아."

누님이 이렇게까지 당황하는 걸 봐서는, 내가 해명하기도 전에 자기들끼리 얘기를 나누며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다 알게 된 건가.

상황을 파악한 난 일단 누님부터 진정시키려고 했지만, 당황하면 극심한 패닉 상태에 빠지는 누님답게 그다지 소용은 없었다.

"하, 하지만 누나가! 아침에! 이, 이렇게!"

"으악! 누나! 재연 안 해도 되니까!"

"어, 어머! 미안! 누난 그저······!"

안 되겠다. 이건.

그렇게 생각한 나는 재빨리 다른 애들한테 눈짓을 보냈다.

다행히 바로 옆에 있는 사라까지도 다 이해해줘서, 나는 재빨리 누님의 몸을 끌어안고 식당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문을 닫자마자 곧바로 벽에 누님을 몰아붙이고는 그대로 딥 키스를.

다른 애들은 다 식사하는 와중에도 누님은 음식에 손 한번 대지 못한 건지, 입안에서 음식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식사도 제대로 못 할 정도라니. 대체 얼마나 당황하고 계셨던 거야.

"진정했어?"

그렇게 딥 키스를 하고 있기를 수 분. 누님의 몸에서 힘이 빠졌다고 느낀 다음에야, 나는 겨우 입술을 뗄 수 있었다.

사실 맞닿은 가슴 너머로 느껴지는 누님의 심장 박동은 여전히 시끄러워서 정말 진정했다고 확신하기는 힘들었지만, 다행히 어느 정도 효과는 있었던 모양이다.

"으, 응······."

"우선 난 괜찮고 아무 문제없어. 반응을 보아하니 다른 애들도 오해가 풀린 거잖아? 덜 풀렸으면 지금부터 풀면 되고. 그러니까 당황할 거 없어. 침착해. 화 전혀 안 났어."

"응······누나가 미안······."

"미안하다고 하지 마. 화 안 났다니까. 한 번만 더 미안하다고 해봐. 그땐 진짜 화낸다?"

"응······."

그렇게 말하자, 어째선지 누님의 심장박동이 아까보다 더 커지기 시작했다.

아까도 너무 빠르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더 빨라지다니. 이러다 심장 터져서 죽는 거 아냐?

"나 방금 좀 멋있었지?"

그래서 장난이라도 좀 쳐서 분위기 전환을 해보려고 했지만, 그마저도 지금의 누님에게는 소용이 없었다.

"아니······엄청······."

아, 지금 조금이 아니라 엄청 멋있다는 뜻으로 아니라고 한 거야?

누님. 아무리 사실이라도 그렇지 그걸 그렇게 순순히 인정하시면 어떻게 해요. 저 같은 놈은 기 살려 주면 끝도 모르고 설치는 놈이라 그렇게 곧이곧대로 칭찬해주면 안 된다고요.

"그래서 말이야. 결국 내 물건은 왜 꺼내놓은 거야?"

"······."

아무튼 누님도 조금 진정한 것 같으니까 제일 궁금했던 점을 물어봤지만, 역시나 누님은 눈을 내리깐 채 대답이 없었다.

"그래. 딱히 얘기하고 싶지 않으면······."

"······보여서."

뭐, 어쩔 수 없나. 어차피 문제가 해결된 이상 크게 중요한 것도 아니니까.

사정을 듣는 건 깔끔하게 포기하려고 했던 그 순간, 누님의 입술 사이에서 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응?"

"다, 답답해 보여서······."

그리고 그 이유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단순한 이유였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자는 사이에 몰래 냄새라도 맡고 가려고 했다든가, 그런 조금 더 변태 같은 이유일 줄 알았거든.

"······그것뿐?"

누님도 황당하고 바보 같은 이유라는 자각은 있는지, 누님은 긴 귀 끝까지 새빨갛게 물들이고는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하필 내가 그 타이밍에 일어나 버려서, 이상한 오해 살까 봐 황급히 도망간 거야?"

다시 한번 작게 끄덕이는 누님.

뭐, 예상치 못한 일에 누님이 남들보다 더 당황해서 이상해지는 건 한두 번도 아니니까, 이것도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그리고 그냥 도망가도 어차피 내가 일어났으니 알아서 수습할 거라는 계산도 있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양발 양손이 다 묶여 있는 내가 혼자 수습할 수 있을 리가 없으니, 완전히 틀린 계산이었지만.

패닉 상태의 누님한테 완벽한 계산을 기대할 수는 없는 일 아니겠어?

그나저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답답해 보여서 벗겨줬다니. 그야 아침이니까 바지를 뚫을 기세로 텐트 치고 있었겠지만 말이야.

그런 게 한두 번 있는 일도 아니고······아, 그러고 보니 누님이랑 잘 때는 항상 둘이서만 잤던가?

그러고 보니 가끔씩 이렇게 다 같이 잘 때에 누님이 낀 적은 없었던 것 같아.

다시 말해서 아침에 일어날 때 내가 바지 입고 있는 걸 누님은 본 적이 없고······.

"누나. 혹시 아침만 되면 남자 거기가 자연스럽게 커진다는 거 몰랐어?"

"그, 그랬, 그런?! 그, 그럴 리가 없잖니? 얘, 얘는 참."

······몰랐구나. 그러고 보니 이 누님, 연애 경험 풍부한 척만 하는 연애 경험 제로의 허당이었지.

"누, 누나는 그저, 그, 그래! 구원이 것은 조금 많이 크니까! 그래서!"

"응. 알았어. 진정해. 다 이해했어."

"저, 정말로 누나는······!"

손까지 파닥거리면서 어떻게든 말을 끼워 맞추려고 노력하시는 누님의 등을 쓰다듬으면서,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다시 누님과 함께 식당으로 들어갔다.

설마 누님의 이런 점 때문에 이 고생을 하게 될 줄이야.

아니. 결과적으로는 잘 마무리됐고, 덤으로 누님의 귀여운 모습도 볼 수 있었으니 나로서는 대만족이지만 말이야.

"음. 왔는가."

"구원 씨. 이쪽이에요."

식당에 들어가니 사라와 다른 애들끼리 상호 정보 교환을 통해 사태를 완벽히 이해했는지, 다들 뭔가 뜨뜻미지근한 표정으로 우리를 맞이해줬다.

아무튼 그렇게 누명이 풀려서 홀가분한 기분으로 식사를 마친 나는, 지금 한가롭게 다시 침대에 누워있었다.

오늘은 결국 하루 종일 침대에서 지내게 되네. 뭐, 밑에서 그렇게 고생하다 왔으니, 가끔은 이런 날도 있어야겠지. 내일은 또 바쁘게 움직여야 할 것 같고.

내일 밤에는 돌아가야 하니, 위에서 해결해야 할 일은 내일 중으로 다 처리해야 하니까 말이야. 어쩌면 우리 애들이랑 노닥거릴 시간도 없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식사하면서 그 얘기도 미리 했고, 그래서 오늘도 결국 다 같이 한 침대에서 자기로 결정됐다.

그래서 지금은 다 같이 대욕실에서 몸을 씻는 중.

정말 오랜만이다 보니 오늘 정도는 같이 씻자고 말했으면 나도 데려가 줬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오늘은 내가 일부러 말을 꺼내지 않았다.

왜냐고? 훗. 남자라면 더 큰 꿈을 가져야 하지 않겠어?

이런 기회에서 찬스를 써버릴 수는 없지. 내 목표는 바로 구미호 마을의 노천 온천!

우리 애들뿐만이 아니라 온갖 미녀들이 드나드는 지상의······아니. 지하의 파라다이스! 그곳밖에 없어!

아무튼 그런 이유로 일부러 같이 씻자는 얘기를 하지 않은 나는, 이렇게 혼자 침대에 누워서 다른 애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사실, 그사이에 할 일도 있었고 말이야.

반지를 낀 손을 위로 들고, 나는 반지에 마나를 흘렸다.

아마 반대편에서도 오매불망 내 연락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거겠지. 마나를 흘리기가 무섭게 바로 반대편 반지와 음성이 연결됐다.

거기까진 좋았다. 거기까진 좋았는데 문제는.

"구원니이임! 실비아는······! 실비아는 더는······!"

우리 기사님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갑자기 뚝 하고 음성이 끊어져 버렸다.

실비아가 말을 멈춘 게 아니다. 아예 통신이 끊어져 버린 거다.

빛을 잃은 반지는 마치 마나의 힘이 다한 것처럼······아, 아차! 그러고 보니 디아나가 전에 설명할 때, 거리에 따라 마나 소모량이 다르다고 했던 것 같은 느낌이!

여기 올라와서 쓰면 안 되는 거였잖아?!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1031화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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