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성자-1011화 (995/1,205)
  •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1011화 >

    "내 손으로는 불만이라는 거야?!"

    에이. 그래. 아니지? 얘는 자기가 미약을 먹은 바람에 섹스를 하게 됐다고 알고 있으니까 말이야.

    아마 자기 때문에 이렇게 되어버렸다는 죄책감 때문에 억지로 하는 거겠지.

    이거 봐. 손으로 하는 것도 참고 참아서 겨우 해주는 거라 입으로는 죽어도 하기 싫다고······.

    "······입으로는······어떻게 하는 거야?"

    그렇게 필사적으로 행복 회로를 돌려봤던 나였지만, 이어지는 레이의 말은 그런 내 행복 회로를 산산이 부숴버렸다.

    가볍게 인상을 쓰고 토라진 표정을 지으면서도, 레이는 입으로 해달라는 내 부탁을 거절하지 않을 모양이었다.

    "그냥. 평범하게 빨면 돼."

    물론 손으로는 한참이 걸릴 것 같다는 말도 거짓말은 아니었지만, 사실 입으로 해달라고 한 이유는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였다. 덤으로 나중에 또 키스를 시도할 수도 있으니까 그것도 막을 수 있고.

    그러니까 얘한테 펠라의 기술을 하나하나 가르쳐줄 생각은 애초에 없어서, 나는 대충 그렇게 말하고 시간을 벌기로 했다.

    어차피 가르쳐준다고 이 상식이라곤 하나도 없는 애가 곧바로 잘하게 될 것 같지도 않고.

    일단 그렇게 시간을 벌면서 이 상황을 벗어날 좋은 아이디어가 더 떠오르기를 빌자.

    "이걸?"

    "그래."

    내 물건을 가볍게 흔들면서 되묻는 레이에게 고개를 끄덕여주자, 레이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묘한 눈으로 내 물건을 지그시 바라봤다.

    그렇다고 해서 빨아달라는 말 자체를 이해 못 한 것 같지는 않았다. 다만 입으로 빨아주는 게 왜 기분 좋은지를 이해 못 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이해가 안 돼도 일단 해보자고 생각한 건지, 레이는 천천히 상반신을 앞으로 숙였다.

    다리와 허리를 쫙 편 상태에서 상체를 90도 각도로 숙이고 내 물건과 똑바로 마주하는 레이.

    보통은 무릎을 꿇지 않냐? 라고 잠깐 생각했지만, 얘한테 그런 상식을 기대해봤자 의미 없겠지.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신체 라인을 강조하는 것 같은 자세가 되어서 눈요깃거리가 되기도 했다.

    가느다란 허리와 하트 모양의 예쁜 엉덩이의 라인이 고스란히 내려다보이는 거니까.

    아마 뒤에서 보면 더 장관이었을······아니. 딱히 관심 없지만! 다른 여자 따윈 아무래도 좋지만!

    아무튼 내 물건과 얼굴을 똑바로 마주하게 된 레이는, 곧바로 입을 가져다 대지는 않고 또 몇 초 동안 내 물건을 지그시 바라봤다.

    얼굴 바로 옆에서는 실비아의 딜도도 열심히 손으로 훑어주고 있었지만, 레이는 실비아 쪽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모양이었다. 아니. 의도적으로 관심을 안 주려고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나저나 아까 서서 할 때는 아래쪽으로 시선을 주지 않아서 딱히 와 닿지 않았지만, 이렇게 레이가 몸을 숙이고 그 얼굴 바로 앞에 물건 두 개가 향해있는 모습을 보니 상당히 기분이 묘했다.

    지금까지 다양한 플레이를 해본 나지만, 남자 둘 여자 하나의 쓰리썸 만큼은 해본 적이 없으니까 말이야.

    아니. 실비아는 남자가 아니니까 정확히 따지면 이것도 보면 여자 둘 남자 하나지만,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그림만 놓고 보면 그렇잖아?

    솔직히 레이가 내 여자도 아니고, 옛날에 이런 야동을 본 적 없는 것도 아니니 흥분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이런 광경을 눈앞에서 보니 흥분보다는 짜증이 더 컸다.

    괜히 독점하고 싶어진다고 할까? 역시 난 그런 류의 취향은 절대 없다고 재확인할 수 있었다.

    "뭐해? 빨리해!"

    그래서일까?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레이에게 짜증스러운 말투로 재촉하고 있었다.

    "알았어······."

    하지만 레이는 그런 내 말투가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 듯, 아니. 지금 그런 것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다는 듯, 내 물건을 손으로 받치고 그 끝에 자신의 말랑말랑한 입술을 가져다 댔다.

    그리고 그대로 쪼오옥하고, 내 물건을 강하게 빨았다. 그래. 마치 빨대를 빠는 것처럼.

    심지어 자기 딴에는 그게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 건지, 레이는 계속해서 내 물건을 빨대 빨 듯이 쪽쪽 빨면서 눈을 위로 치켜떠서 어떠냐는 듯 내게 눈짓까지 했다.

    아니. 빨아주는 건 고마워. 참 고마운데 말이야. 넌 진짜······.

    너 전에 쓰레온이랑 헬레나랑 하는 거 봤잖아? 그때 내가 가르쳐주는 것도 봤잖아?

    그런데 어떻게 빤다는 말을 그런 뜻으로 해석하냐?

    그야 그때는 헬레나가 쓰레온한테 애무해준 적은 없고, 쓰레온이 헬레나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만 알려줬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골자는 같잖아?

    "야. 잠깐만 일어나봐."

    결국 도저히 참을 수 없어진 나는, 레이의 몸을 일으켜 세우기로 했다.

    "왜?"

    레이는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상체를 세우고는, 또다시 손으로 내 물건과 실비아의 딜도를 열심히 위아래로 흔들어줬다.

    또 이렇게 빼지 않고 열심히 하기는 하니까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진짜.

    "잘 봐."

    "꺅!"

    그렇게 말하고, 나는 레이의 한 손으로 레이의 가슴을 덥석 잡았다.

    옆에서부터 손바닥으로 감싸듯, 그리고 엄지만 아래에서부터 받쳐서 마치 통이라도 잡는 것처럼.

    그렇게 잡자, 당연히 내 엄지와 검지가 만들어낸 동그란 원 안에 레이의 가슴 끝 유두와 유륜이 볼록하고 튀어나와 그 존재감을 뽐냈다.

    그리고 그 가슴 끝에, 나는 살며시 입술을 가져다 댔다.

    "내가 말한 빤다는 건 말이야. 이렇게······."

    "으흣?! 아응······으읏?! 흐응?!"

    먼저 입술로 그 유륜을 가볍게 깨물어주고, 혀에 타액을 듬뿍 묻힌 후 조금 질척한 느낌으로 혀를 움직여서 그 유두를 자극해주자, 레이는 곧장 콧소리를 흘리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대체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무릎이 살짝 접히기까지 해서는, 내가 이렇게 가슴을 잡고 있지 않았으면 그대로 바닥으로 무너져 내렸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내게 잡힌 가슴 하나에 지탱해서 겨우 쓰러지지 않고 있는 레이를 보니, 나는 또다시 의구심이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역시 너무 반응이 과한데?

    혹시 얘 아직도 미약 기운이 안 빠진 거 아니야?

    그때 헬레나도 그랬잖아. 겉보기엔 별다른 이상이 없어 보이는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섹스를 하고 싶어서 적극적이었지.

    그런 것처럼, 레이도 그런 상태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별다른 거부감 없이 나는 물론 실비아까지 달래주겠다고 하기도 했고.

    하는 행동만 보면 의심할 여지가 없었지만, 그래도 나는 선뜻 그렇게 결론 내릴 수 없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나랑 섹스를 했는데 미약 기운이 안 빠졌다고?

    그 펠리시아의 서큐버스 파워도 섹스 한 번. 아니. 성자의 손길만으로 없앨 수 있는 나랑 섹스까지 했는데?

    "으흐읏?! 으으으응!?"

    머리로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기계적으로 혀를 움직이고 있었던 모양이다.

    정신을 차리자, 레이는 높은 신음과 함께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절정에 달하고 있었다.

    "아, 미안."

    깜짝 놀라서 입을 떼고 그 가슴을 놔주자, 레이의 몸은 그대로 아래로 무너져내렸다.

    그나마 두 손은 여전히 나와 실비아의 물건을 단단히 잡고 있어서, 아예 쓰러지지는 않고 무릎만 꿇은 상태에서 상체를 나와 실비아의 다리에 기대어 버티고 있었지만.

    참고로 말하자면 실비아는 하마터면 딜도가 빠질 뻔했는지, 황급히 다리를 오므리고 손으로 딜도를 잡아서 빠지지 않게 버티고 있었다.

    실비아야. 너도 괜히 휘말려서 고생하는구나.

    "크, 크흠. 아무튼 나는 이런 식으로 빨아달라고 한 거야. 잘 알았지?"

    "하앗······으흐읏······하으읏······."

    나는 무안한 말투로 그렇게 말했지만, 레이의 대답은 없었다.

    뭐, 보아하니 지금껏 자위 한 번 안 하고 살았던 것 같으니까 말이야.

    이런 식의 절정을 맛본 건 인생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적겠지.

    이렇게 정신 못 차리고 헐떡이고 있어도 충분히 이해는 됐다.

    고작 가슴을 빨아준 것만으로 이렇게까지 느끼는 건 이해가 안 됐지만.

    이 녀석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실비아가 ‘구원 님. 스킬이라도 쓰셨습니까?’라는 표정으로 날 쳐다봤을 정도였다.

    물론 스킬같은 건 전혀 쓰지 않았다. 단지 이 녀석이 지나치게 민감한 것뿐이야.

    "알······하아······았어······."

    뭐, 그래도 일단 내가 한 말을 듣기는 했는지, 잠시 후 레이는 필사적으로 숨을 고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내 다리 사이에 기댄 상태로 고개를 끄덕이니까, 뺨을 내 허벅지에 비벼대는 것 같아서 뭔가 기분이 묘했다.

    그래서 나는 무심코 손으로 그 머리를 쓰다듬었고, 레이는 그런 날 올려다보면서 희미하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는 땅에 완전히 붙어있던 엉덩이를 일으켜서 무릎 꿇고 앉은 자세가 되어서는, 다시 내 물건과 똑바로 마주 봤다.

    "이······이어케······하며은······."

    그리고는 천천히 고개를 내밀어서, 아까 내가 자신의 가슴에 해줬던 것처럼 내 물건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입술로 내 귀두를 가볍게 깨물더니, 타액이 듬뿍 묻은 혀를 귀두에 빙글빙글 돌리며 자극하기지.

    뭐야 이 녀석. 생각보다 잘하잖아? 상식이 없어서 그렇지, 배우면 곧잘 한다는 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하는 레이의 혀 움직임에, 나는 반사적으로 물건을 움찔하고 떨고 말았다.

    그리고 그런 내 반응이 기분 좋아서 나오는 반응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았는지, 레이는 날 올려다보며 어떠냐는 듯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상식이 없으면 끝까지 없을 것이지. 왜 이런 건 또 빨리 눈치채냐.

    "하지만 아직 멀었어. 이건 기본 중에 기본이야. 이번에는 물건을 입에 넣어봐."

    그 환한 미소에 왠지 곧이곧대로 칭찬해주고 싶지는 않아서, 나는 조금 심통 맞은 목소리로 다음 단계를 주문했다.

    자신감에 물이 오른 레이는 그런 내 말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곧바로 내 물건을 자신의 입에 담아서는······.

    "아야?! 뭐 하는 거야?! 이빨은 안 닿게 조심해야지!"

    바로 또 사고를 쳤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아이언 페니스 때문에 아프진 않았지만, 아프지 않아도 물건에 이빨이 파고드는 그 감각은 고스란히 느껴지니까 본능적으로 소름이 돋는다고.

    "응? 아, 미, 미······이어케······?"

    "아야!"

    그런 내 반응에 레이는 화들짝 놀라면서 입을 크게 벌렸지만, 기껏 그러고 나서 또 말을 하는 바람에 다시 내 물건에 이빨이 닿게 됐다.

    "······너무 커서 잘 안 된단 말이야! 왜 이렇게 큰 건데?! 전에 봤던 그건 이렇게 안 컸는데!"

    내가 다시 한번 허리를 빼자, 레이는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자기가 화를 내면서 내 물건을 탓하기 시작했다.

    전에 봤던 그거라니······혹시 쓰레온 거 말하는 거냐?! 그런 놈이랑 비교하지 말라고! 아무리 그래도 너무 불쌍하잖아!

    "그럼 됐어. 그만해. 괜히 입에 넣을 필요는 없으니까······."

    "싫어! 할 거야!"

    나는 그렇게 말하고 그냥 아까 했던 것처럼 혀로 귀두나 자극해달라고 하려 했지만, 이 철없는 녀석은 또 괜한 오기가 생긴 모양이었다.

    레이는 다시 고개를 내밀어서는, 덥석 하고 내 물건을 물어버렸다.

    "아야! 그러니까 아프다니까!"

    "이씨······!"

    당연히 나는 허리를 뒤로 황급히 뺐고, 레이는 분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날 노려봤다.

    그리고는 잠시 뭔가를 생각하는 것 같더니, 갑자기 고개를 옆으로 홱 돌려서 지금까지 눈길조차 주지 않던 실비아의 물건······아니. 딜도에 시선을 맞췄다.

    야. 잠깐만. 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두고 봐······."

    그리고 나서 다시 찌릿하고 날 노려보더니, 실비아의 딜도 끝에 천천히 입술을 맞추기 시작했다.

    "잠깐 네 걸로 연습할 테니까. 아파도 닥치고 참아."

    그리고 마치 부모의 원수라도 보는 것 같은 표정으로 실비아를 노려보면서, 그 딜도를 자신의 입안에 담았다.

    그 모습을 보고, 온갖 생각이 내 머릿속을 휘저어놓는 기분이 들었다.

    야. 넌 그걸 정면으로 보고도, 알이 없는데 아무런 위화감이 안 드냐? 부터 시작해서.

    아무리 생긴 게 리얼하게 생겼어도 그렇지, 감촉은 전혀 다를 텐데 그걸 입에 담고도 이상한 점이 안 느껴지냐?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내 머릿속을 제일 강렬하게 헤집어놓은 감정은 바로 질투였다.

    아니. 알고 있다. 얘가 물고 있는 건 다른 남자의 물건이 아니다. 그냥 단순한 모형. 딜도에 불과하다. 게다가 그걸 차고 있는 것도 남자가 아닌 내 여자, 실비아다.

    그리고 애초에 레이 이 녀석은 내 여자도 아니니, 질투할 이유는 전혀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물건은 손으로만 훑고 있으면서 입으로는 다른 물건을 빨아주고 있는 그 광경이 내 질투심을 활활 불태우게 만들었다.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1011화 > 끝

    ⓒ CurtainCall#o87y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