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성자-955화 (939/1,205)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955화 >

"으으으으음······."

디아니는 식사를 하는 내내 끊임없이 바넷사의 얼굴을 엿보며 끙끙거렸다.

그 표정이 너무도 알기 쉬워서, 나는 디아나가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빤히 보이는 것 같았다.

디아나는 지금 아마 이렇게 생각하고 있겠지.

만약 아까 정말로 섹스 중이었다면, 지금 저자가 저녁을 먹으러 왔을 리도 바넷사가 저렇게 식사 준비를 지휘하고 있을 리도 없네.

하지만 정말로 아무것도 안 했다고 하기에는, 언제나 가면을 쓴 것처럼 변함없는 바넷사의 얼굴이 너무도 빨갛게 상기되어 있지 않은가?

그, 그래도 이 몸이 아까 방에 찾아갔을 때는 저렇게 얼굴이 붉지 않았으니, 어쩌면 그 이후에······으으음. 하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도 짧지 않은가?

핫?! 서, 설마······지금?! 설마 뭔가 당하고 있는 건 지금인 겐가?! 이, 이 몸이 언젠가 당했던 것처럼, 안에 뭔가 넣어진 겐가?!

전부 내 상상에 지나지 않지만, 대충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건 틀림없었다.

그 증거로.

"으으음응······."

끙끙거리는 디아나의 입에서, 침음성에 섞여 살짝 달콤한 한숨이 같이 새어 나왔다.

아마 전에 로터가 넣어진 채로 식사하러 왔던 기억을 되새기고 있는 게 아닐까?

아니. 어쩌면 로터가 넣어진 채로 저기에 가만히 서 있는 지금의 바넷사에게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여 흥분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뭐, 바넷사는 로터 같은 걸 넣고 있지 않고, 전부 디아나의 착각이지만.

바넷사의 얼굴이 붉은 건, 그냥 오기 직전에 흥분시킨 다음 제대로 섹스도 안 하고 왔기 때문이다.

즉, 저 얼굴은 바넷사가 욕구불만일 때 나오는 얼굴이라는 거지.

그 사실만으로도 바넷사의 얼굴이 너무 야하게 느껴져서, 실은 나도 입에 들어오는 음식의 맛을 제대로 음미하지 못하고 있을 지경이었다.

게다가 식사가 끝나고 나서는 아까 얘기했던······.

"으읏······?!"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바넷사를 보고 있자니, 옆에서 디아나가 또 이상한 소리를 냈다.

뭐야. 디아나, 설마 너무 흥분해서 무심코 자기 음부에 손이라도 가져다 댄 거야?

아주 잠깐 그렇게 생각했던 나였지만, 물론 그런 건 아니었다.

아무리 그래도 우리 대마법사님께서 그렇게까지 쉽게 이성을 잃을 리가 없지.

디아나가 이상한 소리를 낸 이유는 따로 있었다.

하필 내가 바넷사를 보고 있을 때 내 쪽으로 시선을 돌렸던 건지, 그 시선이 내 다리 사이로 향해있었던 거다.

역시 그런 겐가아?! 라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디아나.

일단 고개를 저어서 부정해줬지만, 디아나는 전혀 믿는 표정이 아니었다.

오히려 확신에 가득 차서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고 미묘하게 허벅지 사이를 비비면서 필사적으로 음식을 깨작이는 척을 할 뿐이었다.

뭐, 오해하면 오해하는 대로, 딱히 나쁠 건 없을지도 모르지만.

아니. 오히려 잘 된 건가?

그렇게 다른 사람과 일절 대화하는 일도 없이 식사를 마친 디아나는, 평소에 습관처럼 즐기던 식후의 티타임도 가지지 않고 곧장 식당을 빠져나갔다.

"디아나."

"흐앗?! 무, 뭔가?!"

내가 그 뒤를 황급히 따라가서 이름을 부르자, 디아나는 필요 이상으로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를 돌아봤다.

"아니. 식사하는 내내 뭔가 조용했으니까. 괜찮은가 해서."

"이, 이, 이 몸은 괜찮네! 아무렇지도 않네!"

"정말로?"

"괜찮지 않을 일이 뭐가 있겠느으으응?!"

이 자리를 피하려고 필사적으로 괜찮은 척을 하려고 했던 디아나였지만, 나한테 그런 허세가 통할 리가 없었다.

나는 디아나의 치마 아래로 손을 집어넣고, 직접 속옷 위로 디아나의 상태를 확인했다.

역시 젖어있잖아.

"정말로?"

디아나의 상태를 확인한 나는, 그런 디아나를 벽으로 밀어붙이고 그 귀에 입을 가져다 대서 다시 한번 되물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치마 아래로 집어넣은 손을 움직여서, 일자로 굳게 닫힌 디아나의 음부를 검지로 천천히 쓰다듬어줬다. 그 굳게 닫힌 선을 따라서 그리듯이.

그리고 손가락으로 그냥 쓰다듬는 것뿐만 아니라, 가끔 포인트를 주듯이 손톱으로 긁기까지 해줬다.

어차피 속옷 위로 만지고 있기 때문에 손톱으로 가볍게 긁는다고 해서 디아나의 예쁜 음부에 상처가 날 리도 없었고, 오히려 적당한 자극이 되었는지 디아나를 더욱 쾌락의 수렁으로 몰아넣었다.

뭐, 지금의 디아나에게는 몸에 느껴지는 직접적인 쾌감보다는, 언제 누가 지나갈지 모르는 복도에서 나한테 이런 짓을 당하고 있다는 상황 자체가 제일 흥분될 테지만.

"으으읍······! 으음······!"

이제는 아예 한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나머지 한 손은 내 가슴팍에 살포시 올려놓은 채 신음하는 디아나.

상당히 불안한지 그 눈동자는 끊임없이 좌우를 살피며 누가 오는 건 아닌지 경계했지만, 그 눈동자와 달리 두 허벅지는 치마 안으로 파고든 내 손을 꽉 붙잡고 놓아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무리 노출 플레이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평소의 디아나라면 곧바로 이렇게 가드가 무너져내리지는 않겠지만, 식당에서 바넷사를 보면서 혼자 망상하고 흥분했으니 말이야.

그것도 내가 만지기 전부터 이미 속옷이 젖어있을 정도로.

"정말로 내가 도와주지 않아도 괜찮아?"

"흐아응······하, 하지만······하지마안······."

다시 한번 디아나의 귀에 그렇게 속삭여주자, 디아나가 입을 틀어막고 있던 손을 살짝 떼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자신의 몸이 달아오른 것 자체는 이제 부정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한테 매달리기에는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는 모양이었다.

"왜?"

"오늘은 바넷사의······."

과연. 그런 거였나. 어쩐지 이렇게까지 무너져내린 것치고는 태도가 소극적이다 싶었더니.

하여간 바넷사는 엄청 챙긴다니까. 뭐, 바넷사랑 내가 그런 관계가 되는 걸 허락해줄 정도니까, 이제 와서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괜찮아. 바넷사의 용무가 있어서 오늘 밤은 조금 늦을 테니까. 달아오른 네 몸을 식혀줄 시간 정도는 충분히 있어."

"으응······바, 바넷사가······말인가아······?"

그 바넷사가 오늘 자기 차례인 걸 뻔히 알면서도 용무가 남아있다는 게 의아하다는 표정의 디아나였지만, 내 말은 딱히 거짓말이 아니었다.

정말로 바넷사는 용무가 있고, 디아나랑 할 시간도 충분히 있었다.

뭐, 그 용무라는 것이 디아나가 생각하는 그런 용무는 아니지만.

"그래. 그러니까. 내 방에 가자. 아니면 여기서 할래?"

"그흣······! 그런 걸 할 수 있을 리 없지 않은가아······!"

너, 지금 살짝 망설이지 않았냐?

나도 진짜로 이런 데서 할 생각은 없으니까, 별로 상관은 없지만 말이야.

"나도 알아. 농담이야."

디아나의 입술에 살짝 입술을 맞추고, 나는 디아나의 허리를 안아 들어서 그대로 내 방으로 향했다.

"아응······자네에······."

방에 들어오자마자 더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내 입술에 달라붙어 오는 디아나의 입술이 다치지 않게 조심하면서, 나는 그 몸을 천천히 침대 위로 내렸다.

그리고 그 입술 감촉을 탐닉하며 옷을 하나하나 벗겨나가서, 속옷만 남겨둔 상태로 살짝 입술을 뗐다.

"그런데 말이야."

"쪽. 으응······?"

떨어지기 싫다는 듯 내 목에 팔을 두르고 계속해서 키스하려 하는 디아나였지만, 그래도 내가 억지로 입을 열자 하는 수 없다는 듯 겨우 입술을 떼고 내 말을 기다려줬다.

그래도 아예 입술을 떼버리는 건 싫었는지, 말을 할 때마다 서로의 입술이 살짝살짝 스칠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멈췄지만.

"애초에 왜 이렇게 흥분한 거야?"

"그, 그건······!"

다시 한번 속옷 위로 음부 균열 위를 쓰다듬으면서 장난스럽게 말하자, 디아나의 눈동자가 좌우로 거세게 진동했다.

"아음!"

그리고 디아나가 내린 선택은 바로 내 입술을 틀어막아서 대답을 회피하는 것이었다.

뭐, 딱히 상관은 없지만 말이야. 나도 대답을 들을 생각으로 물어본 건 아니었고.

디아나가 흥분한 이유가 이유인 만큼 여기까지는 밀어붙이는 느낌으로 주도했던 나였지만, 딱히 섹스까지 그런 느낌을 이어갈 생각은 없었다.

얼마 전에 디아나가 좋아했던 대로, 이번에도 달달한 섹스를 해주도록 하자.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그······빠, 빨리하게······!"

달달하게 해주려고 했는데, 왜 또 이렇게 장난칠 빌미를 제공하냐.

한 번만. 한 번만 더 장난치자.

"그렇게 급해?"

"바, 바넷사가 언제 올지 모르지 않은가!"

그렇게 대답하면서, 디아나는 다시 한번 꽉 오므린 허벅지 사이에 내 손을 끼웠다.

말랑말랑한 디아나의 허벅지가 바르르 떨리면서, 손끝에 닿은 속옷이 더욱 물기를 더해가는 것이 느껴졌다.

"지금 말하면서 또 살짝 흥분한 것 같은데."

"아, 안 했네!"

"그래?"

여전히 자신의 성벽을 인정할 생각은 없어 보이는 디아나에게 다시 한번 가볍게 키스를 해주고, 나는 안심시키듯이 그 가슴을 쓰다듬어줬다.

누워있어서 보기에는 불륨감이 더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여자다운 말랑말랑한 반발력은 확실히 내 손안에 전해져왔다.

"그래도 괜찮아. 그렇게까지 걱정할 필요 없어."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디아나의 속옷을 살며시 아래로 내렸다.

말로만 걱정할 필요 없다고 해서 진짜 걱정이 안 될 리도 없으니, 우리 대마법사님이 원하시는 대로 해드려야지.

"으응······."

흠뻑 젖어서 음부에 완전히 밀착되어 있던 속옷이 떨어지면서 나는 소리가 부끄러운지, 속옷을 벗기자 디아나가 가볍게 콧소리를 흘렸다.

나는 아까부터 말할 때마다 입술 끝에 스치던 디아나의 입술을 가볍게 짓누르면서, 동시에 그 음부에 물건을 맞대고 허리를 앞으로 전진시켰다.

"으으으읏!"

디아나의 음부는 가장 안쪽까지 이미 질척질척하게 젖어있어서, 겉보기에는 그렇게 일자로 꾹 닫혀있었는데도 내 물건을 무리 없이 끝까지 받아들여서 꽉 물어왔다.

"하아······하아······낭군니임······."

"응. 사랑해."

그리고 그 이후로는 딱히 디아나한테 장난치거나 하는 일도 없이, 아니. 서로 대화를 나눌 틈도 없을 정도로 쭉 입술을 맞댄 채로 우리는 서로의 몸을 탐했다.

그다지 격하지 않게, 자극적이지 않게 느긋하게 움직이는 우리였지만, 우리가 얻는 쾌감까지 격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디아나는 식당에서부터 흥분한 상태에다가 복도에서 나한테 가볍게나마 애무를 당하며 노출증까지 자극됐던 상태였고, 나는 그보다 훨씬 전. 바넷사와 성에서 돌아왔을 때부터 쭉 바넷사한테 삽입한 상태로 사정하지는 못했으니까.

그렇다 보니 우리가 동시에 절정에 달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응······! 으으응읏······!"

내 입안으로 파고들어 온 디아나의 귀여운 혀를 가볍게 앞니로 깨물면서, 나는 디아나의 안에 그대로 정액을 토해냈다.

디아나 역시도 나와 완벽히 타이밍을 맞춰서 절정에 달한 덕분에 음부가 꾸욱 꾸욱 조이며 사정 중인 내 물건을 더욱 자극했다.

"후우우······."

느긋했던 섹스와 달리 조금 지나칠 정도로 강렬한 쾌감에 무심코 허리를 맹렬하게 움직일 뻔했지만, 나는 필사적으로 충동을 억누르며 천천히 허리를 앞뒤로 움직였다.

그렇게 사정으로 민감해진 물건에 디아나의 안쪽의 주름 하나하나까지 차분히 맛보고 난 후, 나는 겨우 디아나의 입술에서 입술을 떼고 디아나를 사랑스럽기 그지없다는 눈길로 쳐다봤다.

"역시 이런 느긋한 섹스도 좋네."

"으응······그, 그엏······구먼······."

디아나 역시도 쾌감은 상당했던 모양인지, 조금 혀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런 디아나의 혀를 입술로 가볍게 빨아주자, 다시 한번 디아나의 몸이 바르르 떨렸다.

"그럼 한 번 더 이대로 할까?"

"하으······또······하은겐가아······?"

"왜? 디아나는 싫어?"

"시은 것이 아니라······."

그렇게 말하면서, 디아나는 이제 와서 조금 마음이 불편해졌다는 듯 눈을 내리깔았다.

"바넷사가 언제 돌아올지 불안해?"

"으음······. 거기에······."

"미안하기도 하고?"

"우으······."

역시나. 아무리 자기가 나랑 바넷사를 이어주려고 했던 장본인이라고 하더라도, 연적으로서 경쟁심이 전혀 없는 건 아닐 텐데.

하여간 착해빠졌다니까.

"그러니까 괜찮대도 그러네."

"그얼 리가 없지 않은가아······."

"정말이래도? 바넷사가 직접 허락해줬는걸. 그치 바넷사?"

움츠러들며 불안해하는 디아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나는 방 한쪽 구석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네."

그리고 내 시선이 향한 그곳에서, 그림자에 몸을 숙이고 있던 바넷사가 모습을 드러내며 고개를 끄덕여줬다.

"······에?"

물론, 그 모습을 보고 디아나가 굳어버린 건 말 할 필요도 없었다.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955화 > 끝

ⓒ CurtainC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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