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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953화 (937/1,205)
  •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953화 >

    "후우······."

    한 차례 더 키스를 하고서 입술을 떼니, 바넷사의 얼굴은 키스 전과 또 달라져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얼굴 근육이 풀려서 녹아내려 있다든가 그런 건 아니다.

    평소보다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다고 해서, 그렇게 가드를 전부 풀어버리는 건 바넷사답지 않으니까.

    무표정은 평소와 마찬가지였지만, 키스 후의 바넷사는 평소보다 조금 더 뺨이 상기되어 있고 눈빛에 살짝이나마 애틋함이 담겨있었다. 머리 위에 뿔이 돋아난 상태로.

    ······응? 뿔?

    아니. 그야 언제나 이렇게 키스로 분위기를 잡으면 폴리모프가 풀리기는 하지만, 지금은 딱히 섹스할 생각으로 분위기를 잡은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옷을 전부 입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머리 위에 이렇게 뿔이 나 있다는 건······신경 쓰인다. 꼬리 부분이 어떻게 됐을지 엄청나게 신경 쓰인다.

    딱히 옷이 찢어지는 소리가 들리지는 않았지만, 나도 바넷사의 탱탱한 입술 감촉에 정신이 팔려있었으니까 못 듣고 넘어갔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으니까.

    하지만 모처럼 바넷사랑 이렇게 달달한 분위기를 만들었는데, 엉덩이를 만져서 분위기를 깨는 건······하지만 신경 쓰인다.

    "너도 의외로 키스 좋아하지."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그대로 분위기를 이어나가면서 한 손을 자연스럽게 아래로 내리는 것이었다.

    등과 엉덩이의 경계 부분에 가볍게 얹듯이. 이러면 허리를 끌어안은 것 같은 모양새니까, 전혀 어색하지 않다.

    문제는 꼬리를 확인하려면 손을 조금 더 아래로 내리지 않으면 안 돼서, 아슬아슬하게 확인을 못 하고 있다는 점이었지만.

    "싫어하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 그리고······."

    마치 립스틱을 입술에 고르게 펼 때처럼 입술을 한 차례 오물거린 다음, 바넷사는 평소보다 살짝 고양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리고?"

    "꼬리는 아직입니다."

    어, 어떻게 알았냐? 내 행동은 이 이상 없을 정도로 자연스러웠을 텐데.

    당황한 나는 미소를 지은 상태 그대로 딱딱하게 굳어져 버렸고, 바넷사는 그런 날 보면서 살짝 한숨 아닌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하지만. 이대로 있으면 또 돌아갈 때 창피한 모습이 되겠군요."

    그렇게 말하면서, 바넷사는 자신의 바지 벨트를 철컥철컥 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바지 양옆에 엄지를 끼운 다음, 상체를 앞쪽으로 기울이며 바지를 천천히 아래로 내렸다.

    그야 내 눈에는 바지가 내려가는 게 보이지 않았지만 말이야.

    바넷사는 신장이 크다 보니, 살짝 내민 엉덩이 쪽을 머리 너머로 엿보는 건 어렵단 말이지.

    게다가 안 그래도 밀착해있었는데, 바넷사가 상체를 살짝 숙이기까지 한 거다. 덕분에 그 집사복 안에 숨겨진 커다랗고 탄력 있는 가슴이 내 가슴팍에 강하게 짓눌려서, 내 모든 신경은 오로지 가슴팍에 느껴지는 감각만 집중되었다.

    하지만 그 황홀한 감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바넷사가 금방 몸을 다시 일으켰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몸은 밀착해있고 바넷사의 가슴도 크기가 있다 보니, 여전히 내 가슴팍에는 바넷사의 가슴 끝이 동그랗게 살짝 눌리고 있기는 했지만.

    "됐습니다."

    그렇게 바지를 내리고 나서, 바넷사는 별거 아니라는 표정으로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그리고 동시에, 그 허리 위에 얹어져 있던 내 손등 위로 무언가가 살포시 얹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으흣······."

    여전히 꼬리는 민감한지, 자신도 모르게 달콤한 한숨을 내쉬어버리는 바넷사.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저녁까지는 섹스 없이 알콩달콩한 시간만 보내려고 했던 내 머리도 슬금슬금 성욕이 잠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성욕은 몸에도 더욱 변화를 일으켜서.

    "······후우. 아까보다 더 커졌군요. 맨살에 닿아서 그렇습니까?"

    맨살에 닿고 있어?! 생각해보니 바지를 벗었으니까 그럴 수도 있겠네! 그럼 지금 내뱉은 그 살짝 달콤한 한숨도, 하복부의 맨살에 닿은 내 물건이 떨리니까 반응한 거야?!

    젠장! 난 바지를 입고 있어서 그렇게 상세하게 안 느껴진다고!

    아니. 그보다, 바넷사 얘 절대로 지금 나 유혹하고 있는 거지?!

    "혹시 너, 하고 싶어서 그러냐?"

    "······딱히. 몸이 달아오른 건 아닙니다."

    확신을 가지고 한 질문에, 바넷사는 살짝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불리하면 아예 대답을 안 해버릴지언정 거짓말은 하지 않는 바넷사답게, 내 말을 완전히 부정한 건 또 아니었다.

    즉, 몸이 달아오른 건 아니지만, 하고는 싶다는 거다. 쾌락 때문이 아니라, 스킨십의 연장선 같은 느낌으로.

    "내 쪽도 부탁해도 될까?"

    "······네."

    이번에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바넷사는 내 바지에 손을 가져다 댔다.

    아까 자신의 바지를 내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벨트부터 풀고, 상체를 살짝 기울이며 스르르 바지를 내려간다.

    앞쪽이 불룩해진 상태라 속옷까지 벗기는 건 쉽지 않아서, 이번에는 내 가슴팍에 닿은 뭉클한 감촉이 아까보다 오래갔다.

    게다가 팬티를 벗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좌우로 움직이며 비벼지기까지 해서, 바넷사의 몸을 끌어안고 있는 팔에 무심코 힘이 들어가 버렸다.

    "읏······! 하아······그렇게 강하게 끌어안으면, 벗기기 힘듭니다만."

    두 팔이 각각 등 뒤와 허리를 끌어안고 있는 모양새였기 때문에, 팔에 힘이 들어가자 당연히 바넷사의 몸 전체가 내 몸에 바짝 밀착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바넷사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그렇게 말했지만, 말과는 달리 그 표정은 그다지 싫은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살짝 기뻐하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저런 표정을 보면, 왠지 이대로 놔주기 아쉬운데.

    게다가 내 바지는 이미 허벅지 중간까지 내려가 있었기 때문에, 이제 가로막는 건 속옷밖에 남지 않은 내 물건 뒤편이 귀두 끝부터 뿌리 부분까지 전부 바넷사의 하복부에 꽉 짓눌리는 감각이 아까보다 더욱 생생하게 느껴지고 있기까지 했으니까.

    "으응······큿······."

    하지만 이대로 속옷을 걸치고 있는 것보다 빨리 해방되는 게 더 기분 좋을 것이라는 건 확실했기 때문에, 나는 아쉽지만 허리를 살짝 움직여서 물건을 그 하복부에 가볍게 비벼주기만 하고 팔에 다시 힘을 뺐다.

    하복부에 비벼지는 감각에 바넷사는 살짝 눈을 찡그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다시 상체를 살짝 숙이고 내 속옷을 벗기는 것에 집중했다.

    "······구원 님이야 말로. 하고 싶으신 것 아닙니까?"

    그리고 드디어 내 속옷을 아래로 내리는 데 성공한 후, 바넷사는 손가락을 튕겨서 내 물건을 톡 치며 아까 내가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줬다.

    "처음에는 그럴 생각 없었는데 말이야······바넷사도 그렇잖아?"

    "······."

    솔직하게 잘 대답한다 싶더니 또 입 다물기냐.

    뭐, 상관없지만. 직접 확인하면 그만이고.

    나는 바넷사의 허리에 얹고 있던 손을 살짝 아래로 내렸다.

    손날 부분이 그 탄력 있는 엉덩이 위쪽에 닿으려는 찰나에, 먼저 그 두툼한 꼬리가 손끝에 닿았다.

    "흐으읏······?!"

    그 꼬리를 손끝으로 스치면서 계속해서 손을 아래로 내려 그 엉덩이 위에 올리자, 바넷사는 가볍게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살짝 발뒤꿈치를 들었다가 내렸다.

    이런 반응까지 봤으면 이제 확정이나 다름없지만, 그래도 확인은 해줘야지.

    나는 계속해서 꼬리와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손을 아래로 내려서, 엉덩이가 접히는 부분에 도착했을 무렵 안쪽으로 파고 들어갔다.

    "으흣······하앗······."

    내 어깨에 양손을 올리고, 상체를 내게 바짝 밀착시킨 채 엉덩이를 살짝 내민 자세로 몸을 바르르 떠는 바넷사.

    엉덩이 너머로 확인한 그 음부는, 역시나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음부 입구에 검지 끝만 살짝 가져다 대서 톡톡 두드려보니, 끈적끈적한 애액이 손끝을 적시며 젖은 물소리를 들려줬다.

    "역시."

    미소 지으면서 그렇게 가볍게 손끝으로 어루만지며 계속해서 젖은 물소리를 내자, 바넷사가 살짝 눈을 흘기면서 한 손을 아래로 내려 내 물건을 잡았다.

    그렇다고 해서 위아래로 흔들어주는 건 아니었다. 바넷사는 엄지로 내 물건 끝을 지그시 누르면서 비비더니, 엄지를 뗐다가 붙였다가 하면서 새어 나온 쿠퍼 액을 이용해 미약하게나마 젖은 물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마치 내가 자신의 음부에 하고 있는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처럼.

    즉, "구원 님도 이러면서 남 말하지 마십시오."라는 거다.

    뭐, 확실히 그 말대로다.

    "어떻게 할래? 조금 더 준비가 필요할 것 같아?"

    사실 나 정도 되면 굳이 이런 질문을 할 필요도 없이, 여자의 몸이 내 물건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는지 안 됐는지 정도는 알 수 있다.

    그리고 바넷사의 몸은 날 받아들 준비를 완벽히 마친 상태였다.

    그걸 알고도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필요 없습니다."

    당연히 바넷사가 스스로 이런 말을 하는 걸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바넷사도 그 사실을 아는지 여전히 날 흘겨보고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입을 다물지 않고 제대로 대답해줬다.

    "그러면······."

    한 손은 여전히 음부 바깥쪽을 어루만지면서, 나는 나머지 손으로 바넷사의 허리를 휘감고 마치 사교댄스를 추는 것처럼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바넷사의 손도 각각 내 어깨 위와 허리 부근, 정확히는 물건을 잡고 있는 거지만. 아무튼 그쪽에 있었기 때문에, 멀리서 얼핏 보면 정말로 춤추는 것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뭐, 내가 사교댄스 같은 걸 출 수 있을 리도 없어서, 그런 관점에서 보면 스텝이라든가 자세라든가 여러모로 엉망이었겠지만.

    아무튼 그렇게 해서 내가 향한 곳은, 침대가 아니라 의자 쪽이었다.

    디아나가 집무실 같은 분위기라도 내라면서 가져다준 커다란 책상에, 그에 어울리는 사장님 의자. 그 의자에 엉덩이를 내리고, 나는 바넷사를 올려다봤다.

    "자, 바넷사도 앉지 그래?"

    당연한 얘기지만, 아무리 책상이 넓다고 해도 의자가 두 개나 붙어있지는 않았다.

    "······후우."

    앉을 곳이 한정된 바네사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기 힘든 눈으로 날 지그시 내려다보더니, 가벼운 한숨과 함께 몸을 뒤로 돌렸다.

    정말로 이제 와서 하는 얘기지만, 바넷사의 바지와 속옷 역시도 나와 마찬가지로 허벅지 중간쯤에 걸쳐져 있었다. 바지를 내릴 때 상체를 그 정도밖에 안 숙였었으니, 당연한 얘기다.

    그렇다 보니 바넷사의 몸 대부분은 여전히 새까만 집사복으로 가려져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유일하게 집사복에 가려져 있지 않은 그 새하얀 엉덩이가 유독 더 눈에 띄었다.

    뭐, 그마저도 두꺼운 꼬리에 의해서 반쯤 가려져 있었지만.

    아무튼 뒤로 돈 바넷사는 한 손을 등 뒤로 뻗어서 내 어깨를 살며시 짚더니, 그 매력적인 엉덩이를 천천히 내밀어서 위를 향해 우뚝 솟아있는 내 물건에 자신의 음부를 맞댔다.

    "후우······으읏······."

    그런 다음 두꺼운 꼬리는 자신의 허리에 감아서 방해가 되는 걸 최소화하고, 바넷사는 고개를 돌려 나와 눈을 마주치며 천천히 엉덩이를 아래로 내려갔다.

    흥건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이미 촉촉하게 젖은 음부는 아무런 어려움 없이 내 물건을 꾸욱 감싸며 받아들였고,

    "하아아아······."

    내 물건을 끝까지 받아들여 그 탄력 있는 엉덩이가 내 몸에 완벽히 밀착시킨 다음, 바넷사는 숨을 고르는 것처럼 길게 한 번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바넷사의 허리에 팔을 감아서, 그 몸을 내 쪽으로 바짝 밀착시켰다.

    바넷사는 키가 워낙 커서 이런 자세가 되면 그 어깨너머로 얼굴을 빼는 것조차 힘들었기 때문에, 나는 그 목덜미에 얼굴을 박고는 가볍게 뺨을 비비며 바넷사의 향긋하면서 포근한 살 내음을 맡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기계처럼 딱딱한 이미지의 바네사지만, 이렇게 안고 있으면 이보다 더 생기있을 수가 없었다.

    "감각적으로는 왠지 실제보다 훨씬 더 오랜만인 느낌이야."

    "······저도, 그렇습니다."

    살짝 목소리를 떨면서도, 바넷사는 침착한 말투로 내 말에 동의해줬다.

    "오랜만에 나랑 이어져서 기분 좋아?"

    "······네."

    역시 바넷사도 나랑 이렇게 되기를 엄청 기대하고 있었잖아.

    원래부터 나랑 이렇게 단둘이 있을 때는 평소보다 솔직해지는 바넷사였지만, 오늘은 여느 때보다 더 솔직한 느낌이 들었다.

    기분이 좋아진 나는 코끝을 간질이는 그 머리카락의 향기를 맡으며, 바넷사의 목덜미에 가볍게 버드 키스를 몇 번 해줬다.

    "그러면 오늘은 저녁때까지 이러고 있을까?"

    "······네."

    그리고 바넷사 역시도, 나와 같은 기분이라는 듯 살며시 고개를 끄덕여줬다.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953화 > 끝

    ⓒ CurtainC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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