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성자-936화 (920/1,205)
  •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936화 >

    "으하읏······아응······흐읏······."

    처음 내가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을 때의 그 시원스러운 미소는 어디로 갔는지, 미리엘은 침대에 엎드려서 엉덩이만 위로 높게 추켜올린 채 바들바들 몸을 떨었다.

    사정하기 직전에 물건을 빼서 그 엉덩이 구멍에 다시 한번 정액을 채워준 나는, 다시 미리엘의 음부에 물건을 밀어 넣고는 앞뒤로 부드럽게 몇 번 흔들었다.

    그렇게 미리엘의 음부를 사용해 안에 남아있는 정액까지 전부 짜낸 다음, 나는 겨우 물건을 뽑고 미리엘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야. 일어나. 정신 차려."

    "응흣?!"

    이번에도 엉덩이를 맞으면서 민감하게 반응한 미리엘이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 몸은 반사적으로 내 말에 반응하게 된 모양이었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반응한 건 아니었지만.

    "아아음······."

    팔을 바들바들 떨면서도 힘이 들어가지 않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서, 몸의 방향을 뒤로 돌리는 미리엘.

    그러고 나서 미리엘은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내 물건을 입으로 물려고 했다.

    "아니. 이번엔 그냥 일어나라고만 했잖아."

    "아아······?"

    물건 끝이 미리엘의 입술 사이로 사라지기 직전에 그 이마를 손바닥으로 탁 막으며 말하자, 미리엘은 멍한 눈으로 날 올려다보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뒤처리는 방금 네 아래쪽 두 구멍을 이용해서 다 끝냈잖아. 자기도 기분 좋다는 듯 엉덩이를 떨어놓고 왜 이제 와서 모르는 척이야.

    "자, 정신 차려. 정신. 일어날 수 있겠냐?"

    아직도 내 섹스와의 여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미리엘의 가볍게 톡톡 치면서, 나는 미리엘을 정신 차리게 하려고 했다.

    참고로 뺨은 정말로 가볍게 건드리는 수준이었다.

    아마 힘을 줘서 찰싹찰싹 쳐도 지금의 미리엘이라면 쾌감을 느낄 테지만, 아무리 그래도 다른 곳도 아니고 여자 얼굴에 손찌검할 생각은 안 든다고.

    "응. 아, 아아."

    그제야 겨우 조금 정신이 드는지, 미리엘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평소의 그 시원스러운 말투로 대답해줬다. 혀가 풀려있어서 평소만큼 시원한 인상은 없었지만.

    "그럼 일단 몸이라도 씻어."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미리엘을 부축해서 방에 있는 욕조까지 데려다줬다.

    참고로 말하지만, 나도 같이 씻을 생각은 없었다.

    안 그래도 며칠 동안 얘만 붙잡고 있어서 우리 애들한테 미안해 죽겠는데, 얘랑 그런 조교랑 관련도 없는 알콩달콩한 짓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아아······응."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고 여전히 조금 멍한 상태의 미리엘이었지만, 그 몸을 욕조에 밀어  고 샤워기까지 틀어주자 겨우 조금씩 움직일 여력이 생기는 모양이었다.

    "성자님은 안 씻는 건가?"

    그리고 샤워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서야, 미리엘은 겨우 제정신을 완전히 찾은 듯 내게 그런 말을 건네왔다.

    저런 말을 했다고 해서 같이 씻고 싶다는 뜻은 아닌 것 같고, 아마 내가 가만히 자기 씻는 모습을 보고만 있으니 조금 어색한 모양이었다.

    옛날에 내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옷을 훌렁 벗고 갈아입었던 걸 생각해보면, 저것만으로도 장족의 발전이겠지만.

    "지금은 됐어. 난 이걸로 충분해."

    하지만 나는 물의 정령을 불러서 내 몸을 가볍게 씻어내는 것으로 대답하고, 계속해서 미리엘이 씻는 모습을 주시했다.

    말해두지만, 감상하고 있는 게 아니라 감시하고 있는 거다.

    아무리 도망갈 의사가 없어 보인다고는 해도, 쟤 상대로 방심은 금물이라는 걸 얼마 전에 뼈에 사무치도록 알았으니까.

    "후우······다 씻었어."

    마지막으로 머리의 물기를 쫙 짜낸 후, 미리엘은 고분고분하게 다시 내 앞으로 걸어왔다.

    씻기 전에는 몸도 못 가누는 수준이었는데, 그사이에 이렇게까지 회복하다니. 진짜 터프한 녀석이다.

    "흠."

    "······아무리 나라도 그렇게 바라보면 조금 부끄러워지는데. 괜찮아. 제대로 잘 씻었어. 성자님이 어디를 물고 빨아도 문제없을 거야."

    팔짱을 끼고 그 몸을 바라보고 있자니, 미리엘이 살짝 몸을 움츠리면서 그런 말을 해왔다.

    아니. 난 그냥 생각할 게 좀 있어서 머릿속을 정리하고 있었던 것뿐인데. 뭐야? 물고 빨아도 문제없을 거라는 건.

    "응? 본격적으로 해보려고 씻으라고 한 것 아니었어? 성자님도 성자님의 정액을 핥고 싶지는 않을 테니까."

    그런 생각이 표정으로 드러났는지, 미리엘이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그런 말까지 해왔다.

    "아니거든."

    "그, 그런가. 성자님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수준이 높군."

    "아니. 정액을 핥는 게 문제없다는 뜻으로 아니라고 한 게 아니라."

    하아. 이 녀석, 정신 차리니까 또 상대하기 귀찮아졌잖아.

    아니. 조교 전하고는 또 다른 느낌이기는 하지만.

    "아무튼, 곧 죽어도 마신의 힘은 포기를 못 하겠다고?"

    이대로 말을 이어가 봤자 점점 얘기만 꼬일 것 같았기 때문에, 나는 그냥 억지로 화제를 돌리기로 했다.

    "미안하군. 나도 나름의 사정이 있어서 말이지."

    "그 사정이 뭔지, 나한테 말해줄 수 있어?"

    "······."

    내 말에 살짝 미안함을 담은 시원스러운 미소로 답하는 미리엘.

    말해줄 생각은 없다는 듯하다.

    뭐, 여기까지는 예상했던 그대로의 반응이다.

    나는 미리엘과 눈싸움을 하듯이 잠깐 그 눈을 바라본 후,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런 고집불통인 너한테 한 가지 제안이 있다."

    "응?"

    "나랑 내기를 하나 하자. 내가 이기면 넌 이대로 마신의 힘을 포기하는 거고, 네가 이기면 곧바로 널 여기서 해방해 주지."

    "하핫. 멋진 제안이지만 사양할게. 성자님한테 성행위로는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걸 이 몸으로 톡톡히 느꼈거든."

    상당히 좋은 제안이었지만, 아니. 오히려 너무 좋은 조건의 제안이었기 때문에 더 의심스러웠던 거겠지.

    미리엘은 당연히 내기의 내용이 섹스일 거라고 생각하고는, 단칼에 거절했다.

    저렇게 거절한다는 것부터가 내기를 받아들여서 지면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있는 거니, 나로선 나쁘지 않은 반응이었다.

    "사람 얘기는 끝까지 들어. 누가 섹스로 승부를 겨루자고 했냐?"

    "응? 아닌 건가?"

    "전혀 아니야. 내기 내용은, 결투다."

    "······하핫. 그래 봤자 성자님······."

    역시나 전투광답게 내기 내용을 듣고는 한순간 눈을 빛냈던 미리엘이었지만, 이내 뭔가를 깨달았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미리엘이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나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물론, 난 성자 스킬을 안 쓸 거야. 진짜로 서로의 전투 실력만 놓고 겨루는 결투다."

    내가 그렇게까지 말하자, 미리엘의 입가에서 드디어 미소가 사라졌다.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거짓말 같아? 이래 봬도 의외로 허언은 잘 안 하는 편인데 말이야."

    "하핫. 성자님. 그렇게 말하면 가끔 허언을 한다는 것처럼 들려."

    "그야 그렇지. 그럼 사람이 어떻게 한 번도 거짓말을 안 하고 사냐. 아, 안심해. 방금 제안한 내기 내용은 거짓말이 아니니까."

    조금 분위기가 장난스럽게 흘러갔지만, 미리엘의 표정은 진지 그 자체였다.

    아까 하핫 하고 웃을 때도 입꼬리는 조금도 올라가지 않는 게 은근히 무서웠을 정도로.

    "아무래도 진심인 모양이네."

    "오냐. 성자님의 이 대범함에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지 않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널 망가트리고 끝낼 수 있는데도."

    "성자님이 사람이 너무 좋다는 건 진작 알고 있었어."

    아니. 내가 그런 소리 들을 정도로 사람이 좋지는 않은데.

    지금도 상당히 괜찮은 제안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미리엘 네가 아직 눈치를 못 챘을 뿐 실은 다른 꿍꿍이가 있어서 이러는 거고.

    "그래서, 이 은혜로운 제안을 받을 거야 말 거야? 아, 참. 말해두지만 검은 안 줄 거다. 그러면 네가 너무 유리하니까. 결투는 서로 장비 없이 맨주먹 대 맨주먹으로 할 거야."

    "충분해. 오히려 성자님이 너무 불리해서 걱정될 정도야."

    "얘가 사람 무시하네. 아무튼 그러면 받아들인다는 거지?"

    "그래."

    내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없는지, 아니면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미리엘은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바로······."

    "워, 워. 기다려. 뭘 여기서 싸우려고 그래. 방에 있는 물건 다 부술 일 있냐. 일단 옷부터 챙겨입어."

    진짜 이 녀석도 겉으로 멀쩡해 보여서 그렇지 위험한 녀석이라니까.

    그렇게 해서, 나와 미리엘은 각자 옷을 챙겨입고 지하에 있는 디아나의 마법 연구실로 향했다.

    사방이 파괴 불가능한 벽으로 뒤덮인 공간.

    거기서 나와 미리엘은 몸에 단순한 천 옷만을 걸치고 맨손으로 대치하게 됐다.

    "시작하기 전에 잠깐 주의사항이 있어."

    "응? 주의사항?"

    "그래. 만에 하나. 아주 만에 하나 네가 날 이겨서 내가 빈사상태가 되면, 그냥 가지 말고 힐링 섹스로 치료하고 가야 한다?"

    우리 애들한테는 비밀로 하고 왔기 때문에 구경꾼은 없다.

    아마 바넷사는 내가 방에서 빠져나와 여기로 온 걸 알았겠지만, 아마 괜한 참견을 하려고 하지는 않겠지.

    즉, 내가 당해버리면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얘기다.

    아마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하핫. 그건 걱정 안 해도 돼."

    처음에 내가 주의사항이 있다고 했을 때는 이제 와서 또 새로운 제약을 걸 거라고 생각했는지 표정이 굳었던 미리엘이지만, 내가 장난 섞인 말투로 힐링 섹스를 부탁하자 곧바로 표정이 풀어져서는 고개를 끄덕여줬다.

    "좋아. 그러면······."

    나는 살짝 말을 끌면서, 그사이에 남은 보너스 스탯을 전부 민첩에 투자했다.

    지금은 공격력이나 방어력 같은 게 중요한 게 아니다. 그냥 미리엘의 움직임에 반응만 할 수 있으면 돼. 그것만 가능하다면, 이기는 건 무조건 나다.

    "시작한다!"

    그렇게 외치고, 나는 기습적으로 미리엘의 그림자로 이동했다.

    마침 그림자는 미리엘의 등 뒤쪽으로 늘어져 있었기 때문에, 나는 미리엘의 뒤를 잡을 수 있었다.

    물론 그림자 이동의 특성상 나도 미리엘을 등지고 있게 됐지만, 먼저 마음먹고 위치를 바꾼 내가 아무래도 더 반응이 빠르지 않겠어?

    어쩌면 이 한 방으로 모든 것을 끝낼 수 있을 거나는 믿음을 담아, 나는 있는 힘껏 뒤돌려 차기를 날렸다.

    "훗!"

    내 발은 미리엘의 머리카락도 스치지 못하고 지나가 버렸지만.

    ······아니. 미리엘씨. 난 250레벨 한계도 돌파해서, 민첩 스탯도 댁보다 높을 수밖에 없거든요? 대체 어떻게 피한 건데?

    "과연. 승부를 걸만한 실력은 있었네. 미안해. 내가 성자님의 실력을 너무 무시했나 봐."

    게다가 내 스피드를 맛본 미리엘은 괜히 경계심만 강해졌는지, 두 주먹에 찬란하게 빛나는 푸른 화염을 두르기까지 했다.

    저거, 검에만 두를 수 있는 게 아니었구나.

    "야. 설마 한 방에 죽일 생각은 아니지? 말해두지만, 아무리 나라도 죽은 다음에 힐링 섹스는 안 된다? 내가 직업이 암살자 기반이라 빠르기만 한 거지, 방어력이 좋은 건 절대 아니에요."

    "걱정하지 마."

    내가 입으로 아무리 재롱을 부려도 시원스러운 웃음으로 맞받아쳐 주고, 미리엘은 살짝 무릎을 구부렸다.

    그리고 그 반동을 이용해 미리엘이 움직였다고 생각한 순간, 그 주먹은 이미 내 얼굴 바로 앞에 있었다.

    "으악 씹······!"

    그림자 이동으로 간신히 피하기는 했지만, 머리카락 끝에서 살짝 탄 내가 느껴졌다.

    게다가 미리엘의 공격은 아직 끝난 것도 아니었다.

    "야, 잠! 미! 왜 얼굴만 노리는데?! 그런 걸 얼굴에 맞고 살아남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너 진짜 나 죽이려고 그러지?!"

    내가 필사적으로 피하면서 그렇게 외치자, 미리엘은 물 흐르듯이 이어나가던 공격을 겨우 멈춰줬다.

    "······아, 그런가. 미안.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게다가 이 녀석. 인정했어! 얼굴에 한 방이라도 맞으면 즉사라고 인정했다고!

    진짜 말도 안 되게 위험한 녀석이잖아!

    젠장. 딱 한 대만 때리면 이길 수 있는데. 아니. 굳이 내가 때릴 필요도 없다. 정 어려우면 한 대 맞기만 해도 된다.

    그러면 바로 이 결투는 내 승리로 끝나지만, 저 활활 타오르는 주먹을 보고 있자니 도저히 맞을 생각이 들지 않았다.

    "진짜 얼굴은 봐줘라."

    "알았어. 그럼 이번엔 배를 노릴게."

    "너 내 배 엄청 좋아한다?!"

    "하핫. 그렇게 됐네."

    시원스레 웃으면서도, 어느샌가 미리엘의 주먹은 다시 내 배 앞에 있었다.

    그러니까 웃으면서 기습하지 말라고! 시작을 외침과 동시에 그림자 이동으로 기습했던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하지만, 어쩌지? 방금 말한 대로, 미리엘은 내 배만을 노려주는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배를 한 방 맞는 것도······아니야. 아무리 죽지는 않을 거라고 하지만, 내장이 파열될 건 불 보듯 뻔해.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미리엘의 주먹을 아슬아슬하게 간신히 피하면서, 나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문득 예전에 미리엘과 같이 싸웠던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 그거라면!

    미리엘이 한 번 본 기술이기는 하지만, 저 모습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그 기술을 꺼낼 가능성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모양이었다.

    한 대만 때리면 저택에서 탈출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눈이 멀어서 시야가 좁아진 건지도 모른다.

    "하앗!"

    다시 한번 내 배를 노리고 들어오는 미리엘의 주먹.

    그 이글이글 불타는 주먹을 보면서, 나는 마음을 굳히고 한 가지 스킬을 썼다.

    일어나라 마이 쏜!

    순식간에 부풀어 오른 내 물건은 바지 위를 삐져나와 내 배까지 덮었고, 아이언 페니스 패시브로 더욱 굳건해진 내 물건 위에, 배를 노리고 들어온 미리엘의 주먹이 격돌했다.

    "끄아흣!"

    한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것 같은 충격이 아래쪽에 엄습해왔지만, 지금의 충돌로 나보다 더 격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있었다.

    "으흐으으응읏!?"

    바로 자신의 주먹을 나머지 손으로 감싸 쥐고는 다리를 오므린 채 몸을 떠는 미리엘 말이다.

    겨우······겨우 끝났다. 휴우. 한순간 진짜 어떻게 되는 줄 알고 놀랐잖아.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936화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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