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성자-935화 (919/1,205)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935화 >

조금 잠이 들었던 건지도 모른다.

나는 깍지 낀 두 손을 베개 대용으로 삼고 누워, 온몸에 힘을 풀고 있었다.

몸의 긴장을 풀고 눈을 감아서 시각까지 차단하고 있으니, 나머지 감각들이 더욱 민감하게 느껴졌다.

창가를 통해 들어오는 따뜻한 햇볕과 부드러운 바람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며 잠에서 막 깨어 민감한 피부를 어루만져 주는 감각이 너무도 기분 좋게 느껴졌다.

잠기운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 살짝 멍한 머리로, 나는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

역시 사람은 머리를 써야지 몸이 고생 안 한다니까.

세상에 나처럼 편하게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놈이 있을까?

허리 위에서는 부드럽고 탄력 있는 물체가 가볍게 통통 튀듯이 리듬에 맞춰서 내 다리 사이를 두드려온다.

온몸의 긴장이 풀린 와중에도 유일하게 딱딱하게 굳어서 긴장하고 있는 곳. 그곳에 느껴지는 주름 하나하나의 감촉까지 섬세하게 느끼며, 나는 그 기분 좋음에 구름 위를 노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기분을 더욱 극대화해주는 것이 바로, 노래를 부르듯 귀를 간질이는 여자의 달콤한 숨소리였다.

"응······흐읏······으흐으읏!"

하지만 그 기분 좋은 숨소리는, 물건이 꾸우욱하고 더욱 조여지는 순간을 기점으로 딱 하고 멈춰버렸다.

내가 잠든 사이에 이런 과정을 대체 몇 차례나 반복하고 있었을까?

내 물건이 자신의 민감한 곳을 자극하도록 허리를 움직일 수 있게 된 미리엘은, 이제는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어도 혼자서 멋대로 절정에 달하는 경기에까지 이르렀다.

오랜 습관을 뜯어고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결국 나는 해낸 거다.

뭐, 미리엘도 섹스에 재능이 없는 건 절대 아니었고, 그런 미리엘한테 나라는 최고의 강사가 붙었으니 안 되는 게 이상한 거지만.

"으으응······하읏······후으으······."

허리 위에서 통통 튀던 그 탄력 있는 엉덩이가, 이제는 내 고간에 딱 달라붙어서는 앞뒤 좌우로 꾸물꾸물 움직인다.

이렇게 절정을 느끼고 있는 순간을 더욱 길게, 그리고 진하게 유지하고 싶다는 듯, 자신의 민감한 부위를 내 물건에 비비고 있는 거다.

물론, 이것도 내 교육의 성과다.

미리엘은 자신이 기분 좋아지는 것만을 최우선시해서 움직이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기분 좋아지지 않는 건 또 아니었다.

게다가 잠깐 움직임이 정체됐다고 하더라도, 조금 있으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거다. 그러라고 시켰으니까.

굳이 눈을 뜨고 상황을 지켜볼 마음도 들지 않아서, 나는 이렇게 반쯤 잠에 빠져있는 상태로 밑에서 느껴지는 달콤한 쾌락에 취해있기로 했다.

뚝. 뚝.

하지만 그 순간, 내 잠기운을 완전히 달아나게 하는 감각이 느껴졌다.

바로 입술에 떨어지는 액체의 감각이었다.

기분이 나쁘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잠에 취해있는 사람의 몸은 물 같은 감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법이다.

아래쪽은 이미 잠에서 깨기 전부터 흠뻑 젖이었었으니 문제없지만, 입술은 그렇지 않으니까.

"후우우······."

입술에 떨어진 액체를 혀로 핥아내고, 나는 크게 숨을 내쉬며 천천히 눈을 떴다.

"하앗······하앗······으응······!"

눈을 뜨자마자 바로 앞에 보인 건, 뺨을 붉게 상기시킨 채 몽롱한 눈으로 달콤한 숨을 내뱉는 미리엘의 얼굴이었다.

내 입술에 떨어진 액체의 정체는 바로 멍하니 버려진 입술을 타고 흘러내리는 타액이었다는 얘기다.

미리엘은 내 시선을 눈치채고 표정을 다잡아보려고 한 모양이었지만,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절정을 겪어서 풀릴 대로 풀려버린 그 안면 근육이 말을 들을 리가 없었다.

결국 표정을 다잡는 건 포기했는지, 미리엘은 얼굴이 풀린 채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응읏······조교를······하읏······너무 편하게 하려고 하지······응······않아······?"

그 말대로다. 내가 생각해도 완전히 날로 먹으려고 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날로 먹으려는 행위가 이렇게 확실히 효과를 보고 있으니, 이제 와서 방식을 바꿀 마음도 들지 않았다.

인간, 열심히 한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라는 거다.

뭔가 목소리를 내기도 귀찮아져서, 나는 가볍게 고개만 까딱였다.

성의 없기 그지없는 태도였지만, 미리엘도 딱히 나한테 성의를 바라고 한 말은 아니었겠지.

"응······흐읏······하앗······."

그 사이에 절정의 파도가 잔잔해졌는지, 미리엘은 다시 천천히 엉덩이를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슬슬 조교가 끝난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미리엘은 지금처럼 쾌락에 빠져들어 버렸다.

전부 내 추측에 불과하지만, 이렇게 된 것은 아마 미리엘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방식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강해지는 것만 생각하며 꾸준하게 자신을 단련해왔던 미리엘에게는, 섹스란 레벨 업을 위한 수단에 불과했겠지.

물론 그런 섹스에서도 쾌감을 느낀 적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런 쾌감에 빠져들어 있을 만한 정신적 여유가 미리엘에게는 없었을 거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레벨은 한계에 달해서 섹스할 필요도 없는 상황에서, 자신이 기분 좋아지기 위해 스스로 허리를 움직이고 있는 거니까.

게다가 나한테 이런 식으로 붙잡혀서 성자 스킬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도 알아버렸으니, 도망가거나 후일을 도모하거나 할 생각도 사라진 건지도 모른다.

결국 아무 생각 없이 쾌감에만 몰두하게 될 환경이 처음으로 미리엘에게 제공됐고, 지금까지 섹스의 쾌감에 주목한 적이 없었던 미리엘은 너무도 빠르게 그 몸을 쾌락으로 물들여버렸다.

게다가 하필 처음으로 집중하게 된 섹스의 쾌감이 성자님에 의한 것이니까. 이렇게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말하는 건 여전한 걸 보아 정신까지 완전히 타락하거나 하진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도 아마 자각이 없는 것뿐이겠지.

미리엘은 만약 지금 여기서 내가 자신을 풀어주면 평소처럼 지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그렇게 해방이 되더라도, 내가 다시 섹스를 요구하면 미리엘은 절대 날 거절할 수 없을 거다.

그렇게 생각될 정도로, 미리엘의 행동은 나와의 섹스에 푹 빠져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뭐, 이렇게 되기까지 생각보다 빨랐다고는 해도, 벌써 며칠째 이러고 있는 거다.

우리 애들조차도 며칠 내내 쉬지도 않고 나랑 이렇게 뒹군 적은 없으니, 그냥 전부 내 힘인 건지도 모르겠지만.

어쩌면 내가 며칠 동안 섹스로 괴롭히면 누구든 이렇게 되는 건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렇게 된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미리엘이 이제 완전히 넘어온 것 같다는 거지.

게다가 난 단순히 미리엘이 섹스에 빠지게만 한 게 아니었다.

몸에 힘을 빼고 있어서 그런지 평소보다 빠르게 찾아온 사정감에, 나는 아무 말 없이 손의 깍지를 풀었다.

한 손은 여전히 베개로 한 채, 나머지 한 손만 아래로 내려서 위아래로 열심히 들썩이고 있는 미리엘의 엉덩이 위로.

"응흣?! 흐읏······!"

그리고 찰싹찰싹 가볍게 손을 몇 번 내리치자, 미리엘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허리를 활처럼 휘면서 몸을 바르르 긴장시켰다.

아마 절정에 달할 만큼 느꼈겠지만, 내가 왜 자신의 엉덩이를 때렸는지 알고는 간신히 참아낸 모양이다.

절정에 달하면 타이밍을 못 맞추게 되니까 말이다.

"하아······하아······아아······응······. 알고 있어······."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간신히 절정에 달하는 것만은 참아낸 미리엘은, 애써 숨을 고르면서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

절정을 참기 위해서 상당히 힘을 주고 있어서, 천천히 엉덩이를 들어 올리는 그 행동이 오히려 더 기분 좋았다.

강하게 쥐어진 채 뿌리부터 귀두 끝까지 천천히 쭈욱 짜올리는 듯 한 느낌이라고 할까?

"응하아······."

내 귀두 끝이 음부를 벗어나는 그 순간까지도 음부를 강하게 조여오던 미리엘은, 결합이 완전히 풀리자 섹시한 콧소리를 흘리며 시선을 아래로 떨궜다.

멍한 눈으로 빳빳이 선 내 물건을 바라보던 미리엘은 내 다리 사이로 슬금슬금 기어가듯이 몸을 뒤로 물리고는 상체를 앞으로 숙였다.

"쪽. 아음······. 쭈우읍."

그리고 내 물건을 손으로 잡고 흠뻑 묻은 자신의 애액을 이용하여 위아래로 몇 차례 가볍게 흔들더니, 아무런 망설임 없이 내 물건을 자신의 입에 담았다.

마치 키스를 하듯이 귀두 끝에 입술을 쪽 하고 맞추고는, 그대로 내 물건 모양에 따라 입술을 벌리며 천천히 고개를 아래로. 마치 섬세한 귀중품이라도 다루듯 조심조심.

그렇게 입술이 내 물건 뿌리에 닿을 때까지 고개를 내려서 목구멍까지 이용해 내 물건을 완전히 입에 담은 미리엘은, 고개를 위아래로 움직이려고 하지 않고 그 자세 그대로 혀만 사용해서 내 물건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아까 엉덩이를 때렸던 손을 이번에는 미리엘의 머리 위에 얹은 채, 나는 이미 아까부터 폭발 직전이었던 내 물건은 너무도 간단하게 미리엘의 입안에서, 아니. 목구멍 안에서 폭발시켰다.

"응읏······읍······으읍······응긋······."

머리 위에 손을 얹었다고는 하지만, 딱히 힘을 준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미리엘은 입술을 내 물건 뿌리에서 떼려고 하지도 않고, 목구멍에 다이렉트로 퍼부어진 정액을 고스란히 받아마셨다.

전부 다 삼키기에는 양이 너무 많았는지 가끔 뺨이 부풀어 오르기도 했지만, 그래도 입술을 꽉 오므려서 단 한 방울도 밖으로 새어 나오게 하는 일 없이 전부 깔끔하게.

"후읏······후읏······."

그렇게 내 정액을 전부 처리한 미리엘은, 코로 거칠게 숨을 몰아쉬면서 천천히 고개를 위로 들어 올렸다. 물론 입술은 힘을 줘서 꽉 오므린 채로.

"하앗······하앗······. 그렇게 쌌는데도 성자님은 대체······정말로 한계가 없는 건가?"

불평이라기보다는, 순수한 의문.

내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주자, 미리엘은 어이가 없는 건지 아니면 몇 번이고 계속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쁜 건지 "하아······." 하고 감탄과도 같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사정을 마친 후 입술로 한번 짜냈다고는 하지만, 그것 한 번으로 안에 있는 것까지 깔끔하게 전부 짜내졌다고는 보기 힘들다.

하지만 그럼에도 미리엘은 뒤처리를 더 하려고 하지도 않고, 다시 천천히 몸을 일으켜 내 위에 걸터앉으려고 했다.

남은 건 자기 안쪽으로 짜내면 된다는 생각인가.

뭐, 피임 걱정 때문에 안에 싸지 않는 것도 아니니, 별로 상관은 없지만.

"으흣! 흐으으읏!"

아까처럼 또다시 내 위에 걸터앉은 미리엘이었지만, 나는 미리엘이 움직이기 전에 그 허벅지 바깥쪽을 찰싹찰싹 때렸다.

아까 삽입을 풀기 전에 억지로 절정을 참았던 만큼 이번에 느껴지는 자극은 참을 수 없었는지, 아니. 참을 수 있더라도 딱히 참을 필요를 못 느꼈겠지.

미리엘은 너무도 간단하게 절정에 달해버리고 말았다.

"하앗······하앗······."

몸을 앞으로 숙여서 그 모양 좋은 가슴을 내 가슴에 밀착시키고 거친 숨을 몰아쉬는 미리엘이었지만, 나는 미리엘이 쉴 틈도 주지 않고 다시 한번 허벅지 바깥쪽을 찰싹찰싹 때렸다.

"으응······흐읏······! 뒤로 하라는······거지······?"

며칠째 내게 시달린 미리엘은 지금의 신호도 완벽하게 이해해줘서, 절정의 여운이 채 가시지도 못하고 바르르 떨리는 몸을 천천히 뒤로 돌렸다.

마치 무릎 꿇고 절을 하는 것처럼 무릎을 모아서 내 허벅지 사이에 두고, 힘이 들어가지 않는 상체를 앞으로 푹 숙이는 자세.

발등은 쫙 펴서 그 발을 내 아랫배 위로 올려놨는데, 가지런히 모인 발끝이 왠지 너무 공손해 보여서 괜히 웃음이 나왔다.

아무튼 그렇게 무릎 꿇고 엎드려 절하는 자세에다가 발까지 내 배 위로 올리니, 위로 치솟은 미리엘의 엉덩이가 무척이나 강조되는 자세가 됐다.

특히 그 엉덩이의 가운데, 아까 잠들기 전에 쌌던 내 정액이 미리엘의 엉덩이 틈에서 흘러나와 음부를 적시고 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야릇하게 보였다.

조금 전에 입으로 처리한 것도 그렇지만, 그 밖에도 정액을 쌀 때는 전부 음부가 아닌 다른 곳으로 처리하게 시켰거든.

"으응!"

손을 뻗어서 미리엘의 한쪽 엉덩이를 쥐어짜듯이 꽉 움켜쥐니, 미리엘의 엉덩이가 더 벌어지면서 그 사이에서 꿀렁꿀렁하고 진한 정액이 더 흘러나왔다.

뭐, 잠들기 전에만 쌌던 게 아니니까.

이 며칠 동안 엉덩이로 사정을 받아내게 한 것도 한두 번이 아니니, 이렇게 끊임없이 정액이 새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응······흣······."

그렇게 미리엘의 엉덩이를 조금 거친 느낌으로 가지고 놀고 있자니, 미리엘의 엉덩이가 다시 위아래로 가볍게 통통 튀듯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야."

물건에 느껴지는 쾌감을 음미하면서, 나는 잠에서 깨고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으응······? 응?"

대답하는 미리엘의 목소리에서 살짝 기쁜 기색이 느껴지는 건 내 기분 탓일까?

"슬슬 항복하고 마신의 힘을 포기할 생각은 안 드냐?"

"아······."

내 질문에, 미리엘은 자기가 왜 이러고 있는지 퍼득 깨달았다는 듯 그런 목소리를 흘렸다.

아까 자기 입으로 조교당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던 주제에. 진짜 빠져도 단단히 빠져있었군.

"미안해. 흐읏······성자님. 나도 그것만큼은······으응······양보하기 힘들어서······아응······."

하지만 그렇게 섹스에 절어있었으면서도, 미리엘은 잠깐 멈췄던 엉덩이를 다시 위아래로 튕기면서 내 제안을 거절했다.

역시 아까 생각했던 대로, 미리엘은 아직 자기가 풀려나기만 하면 지금까지처럼 지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러냐."

미리엘의 대답에 한숨을 내쉬면서,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하핫으응······드디어 제대로 조교 할 생각이이잇?!"

그리고 미리엘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힘껏 잡은 후, 나는 허리를 무식할 정도로 난폭하게 앞뒤로 흔들어댔다.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935화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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