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931화 >
정확히 말하자면, 미리엘의 기술이 전혀 통하지 않는 건 아니었다.
실제로 삽입하자마자 바로 위화감이 들 정도로 기분 좋다고 느끼기는 했잖아?
스킬의 본래 효과인 기분 좋게 해주는 건 확실히 효과를 보였다.
다만 미리엘이 기대하는 부가 효과가 안 통할 뿐이지.
조금 다른 얘기를 하자면, 내가 내 성자 스킬과 비슷한 기술을 겪은 건 지금이 처음이 아니다.
내 스킬을 카피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된 디아나도 있고, 서큐버스인 펠리시아가 폭주했을 때 내뿜는 그 기운은 내 성자 스킬과 상당히 비슷한 구석이 많았다. 사람을 강제로 발정시키는 것도 그렇고, 펠리시아가 풀어줄 때까지 발정 상태가 풀리지 않는다는 것도 그렇고.
그리고 펠리시아의 그 폭주 소동 덕분에, 서큐버스한테 걸려 발정 상태가 되어도 성자가 풀어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도 했다.
다시 말해서 이 성자님은 여신님의 축복을 받은 모든 이들의 상위 호환이라고 할 수 있다는 거다.
물론 그건 당연히 여신님의 축복을 받은 이방인도 마찬가지다.
"그런 고로, 네가 풀어주기 전까지 나도 계속 발정 상태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면 큰 착각이야."
미리엘이 기대했던 부가 효과는 내게 통하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으읏······!"
역시나 그걸 빌미로 나와 교섭을 할 생각이었는지, 미리엘은 침음성을 삼키며 고개를 아래로 떨궜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괜히 헛된 희망을 심어줬다가 깨부순 꼴이 되어버렸네.
뭐, 조교 하는 입장으로서는 잘된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하여간 얘도 이런 스킬을 가지고 있었으면 그냥 참고 6계층의 주인이 부활할 때까지 더 버텼으면 됐을 텐데.
그러면 우리도 얘가 혼자서 6계층에 갈 수 있을 거라는 확신도 없는 상황에 약속까지 제대로 지키는 모습에 조금은 방심했을지도 모르는 일인데.
괜히 성급하게 우리 뒤를 따라서 들어오려다가 걸려서 이렇게 되어버리냐.
뭐, 이해를 못 하는 건 아니지만 말이야.
미리엘 스스로 말한 것처럼 여러모로 급했겠지. 안 그래도 오랜 비원이 이뤄지기 직전이라 흥분했을 테고, 흥분을 억지로 가라앉히고 기다린다고 해서 무조건 기회가 생길 거라는 보장도 없었으니까.
6계층의 주인이 부활하기를 기다리는 한 달 동안 우리가 사명을 마쳐서 마신을 완전히 봉인해버릴 수도 있는 일이고, 기껏 한 달 동안 6계층의 주인이 되살아나기를 기다렸는데 우리 파티가 다시 와서 잡아버리면 의미가 없어지고.
그러니까 안달이 나서 그런 식으로 무리를 했던 거겠지.
아까 날 찌르려 했던 상황을 설명할 때 미리엘은 계획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그것도 아마 계획이라고 하기보다는 그 자리에서 기지를 발휘하여 즉흥적으로 생각해 낸 묘수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리는 표현이겠지.
아마 원래 계획은 우리 파티의 뒤로 돌아간 루티아를 이용해서 적당히 견제하다가 우리에게 틈이 생기면 그사이에 도망칠 생각이었을 거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고 있었던 내 강력한 범위 스킬에 당해버렸고, 그러자 즉흥적으로 일을 저지른 거다.
그렇지 않으면 앨리시아가 몸을 던져 이 녀석의 칼을 막은 것도 이상하고, 앨리시아를 찌른 후 이 녀석이 그렇게 당황한 것도 설명이 되지 않았다.
결국 여러 패를 가지고도 너무 서두르는 바람에 일을 그르치게 됐다는 미리엘의 자기 분석은 정확했다는 얘기다.
덕분에 나는 이렇게 무사히 이 녀석이 일을 벌이기 전에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이지만.
"애초에 네 스킬이 제대로 나한테 먹혀들어도 그다지 의미는 없잖아. 만에 하나 네가 풀어주지 않으면 계속 발정 상태가 유지된다고 치자. 그러면 정말로 나랑 교섭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이 상황에서? 난 그냥······."
거기까지 말하고, 나는 허리를 앞뒤로 크게 움직였다.
이번에도 허리로 미리엘의 엉덩이를 때리는 느낌으로 거칠게.
"흐으으으응?! 크흣······응······으으읏!"
그 갑작스러운 기습에 방심하고 있던 미리엘은 순식간에 절정을 느껴버렸고, 힐링 섹스의 효과로 연속에서 절정에 달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런 미리엘의 허리를 두 손으로 단단히 붙잡고, 나는 계속해서 허리를 움직였다.
미리엘은 엉덩이만 치켜든 채 상체를 침대에 딱 붙이고 엎드려 있는 자세였기 때문에, 앞뒤로 움직인다기보다는 거의 위에서 아래로 찍어누르는 느낌으로 강렬하게.
이런 좋은 여자랑 섹스를 하면서 벌써 두 시간 가까이 사정 한 번 안 하고 있었던 나였기 때문에, 그러려고 마음먹으니 사정감이 몰려오는 것은 금방이었다.
하지만 사정감이 몰려오니 또 살짝 고민이 됐다.
별 건 아니고, 그냥 어디에 싸는 게 좋을까 해서 말이야.
이대로 안에 싸버려도 별문제는 없겠지만, 뭔가 아닌 것 같단 말이지. 괜히 더 강해지고 싶어 하는 애 레벨 업 작업을 도와주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 미리엘은 레벨 한계에 막혀서 더 레벨이 오르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그럼 밖에? 확실히 몸에 뿌리는 게 뭔가 능욕 같은 느낌이 드니 상황에 어울릴 것 같기는 하지만······으음.
잠깐의 고민 끝에,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결정을 지었다.
사정하기 바로 직전까지 음부를 거칠게 괴롭혀준 다음, 나는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허리를 뒤로 빼서 물건을 뽑았다.
그리고 물건을 손으로 잡아서 그 끝을 살짝 올리자, 연속된 절정에 몸을 떨며 흐느끼기만 하던 미리엘에게서 곧바로 반응이 있었다.
"응······흐읏! 안! 서, 성자님?! 거긴······흐으으읏! 조, 조준이······응흐읏?!"
그 반응도 내가 허리를 앞으로 밀어 넣기 시작하자 바로 사라져버렸지만.
반응을 보아하니, 여긴 처음인가 보군.
하긴. 딱 봐도 섹스는 레벨 업을 위한 수단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으니까.
더 서지 않을 것 같은 물건을 억지로 다시 세우기 위해 손이나 입을 이용한 기술은 단련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레벨 업과 전혀 관계없는 이런 행위까지 굳이 해봤을 리가 없지.
내 물건이 자신의 엉덩이를 비집고 들어오자, 얼굴을 베개에 처박고 허리를 기묘하게 좌우로 꿈틀거리면서 그 생소한 감각을 버텨내려고 하는 미리엘.
아무리 애액으로 흠뻑 젖어있다고 하더라도, 내 물건처럼 커다란 것을 전혀 준비되지 않은 엉덩이로 받아낸다는 건 어려운 일이겠지.
평범하게 생각해서 찢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행위다.
게다가 엉덩이로 하는 건 힐링 섹스도 발동하지 않기 때문에, 미리엘은 그 고통을 고스란히 느끼고 있을 거다.
"응······으흣······흣······! 아응······!"
하지만 내 물건이 안쪽으로 비집고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베개에 막힌 미리엘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점점 더 섹시해져갔다.
방금까지 내 물건이 들어가 있었던 그 음부에서도, 누가 봐도 아까까지의 쾌락으로 인한 것이 아닌 애액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내 물건을 엉덩이로 받아들이면서, 미리엘은 명백하게 느끼고 있었던 거다.
자기 언니인 사라처럼 이 녀석도 엉덩이가 성감대일 가능성도 없는 건 아니지만, 굳이 섹스 애널라이즈를 써보지 않아도 나는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안 된다고 했던 사람치고는,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야?"
절반쯤 삽입한 상태에서 잠깐 숨을 고른 후, 나머지 절반을 단숨에 때려 박았다.
"으으응읏?!"
내 허리와 미리엘의 엉덩이가 찰싹하고 부딪히는 소리와, 미리엘의 고개가 위로 치켜들어지며 흘러나온 섹시한 신음소리는 거의 동시에 방안을 가득 메우게 됐다.
그렇게 힐링 섹스의 영향 없이도 절정에 달해버린 미리엘을 내려다보며, 나는 엉덩이 안쪽에 기분 좋게 사정했다.
역시나. 내 조교는 틀리지 않았어.
사실 엉덩이만 때리는 것으로는 너무 약해서, 나중에 진짜 단검 같은 걸로 몸을 베면서 해야 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히도 미리엘의 전신을 가득 메우고 있었던 그 상처 덕분에, 그런 상황까지 가기 전에 조교가 완료될 모양이었다.
이렇게 종류가 전혀 다른 통증에도 반응을 한다는 건, 거의 끝났다고 봐야겠지.
"후우우······아. 그래. 그래. 아까 하던 말을 이어서 마저 하자면, 이런 식으로 네 몸을 써서 멋대로 해소해버리면 그만인데 내가 너랑 왜 협상을 하겠어."
지나친 쾌감에 혼절까지 하던 상황에서 억지로 쥐어짜 낸 계책이니, 이런 간단한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딱히 이상할 건 없지만.
"응흐읏······흣······!"
내가 친절하게 미리엘이 저지른 실수를 알려줘도, 미리엘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그저 쾌감에 몸을 떨기만 했다.
힐링 섹스가 없으니 절정에 달했다고 해서 연쇄적으로 계속 절정에 달할 일도 없을 텐데 말이야.
"야. 듣고 있어?"
"흐으응?! 하읏······드, 듣고······있어······."
그 멋진 엉덩이를 찰싹하고 때리며 말을 걸자, 미리엘은 그제야 겨우 대답을 들려줬다.
말만 저렇게 할 뿐, 정신은 완전히 날아가서 내 목소리가 귀에 제대로 들어오고 있지는 않은 모양이지만.
뭐, 됐어. 한 번 쌌으니 이제 힐링 섹스를 통한 조교를 계속해야지.
그렇군. 오늘 목표는 일단 전신에 난 이 상처를 모조리 없애버리는 것으로 할까.
"아으으응?!"
나는 물건을 뽑아서 다시 미리엘의 음부에 거칠게 밀어 넣었고, 미리엘은 또다시 절정 지옥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됐다.
"후우. 안 그래도 엄청났는데, 상처까지 사라지니까 더욱 굉장하네. 이런 몸을 아깝게 상처투성이로 만들고 있었냐."
결국 미리엘의 몸에서 상처가 흔적도 없이 깔끔하게 사라지게 된 건, 다음 날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다음이었다.
우리가 여기로 돌아온 게 저녁 즈음이었으니, 거의 20시간 가까이 쉬지 않고 괴롭혔다는 얘기가 된다.
"으응······아아······흐읏······."
나한테 익숙해진 우리 애들도 버텨내지 못할 시간 동안 시달린 미리엘은, 결국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제대로 된 말도 하지 못하게 되고 그저 쾌감에 흐느끼기만 하는 인형처럼 변해있었다.
하지만 딱히 폐인을 만든 건 아니다. 그 정도는 다 계산하고 있었다고.
"오늘은 그럼 이쯤 할까?"
"드, 드디어······."
그 증거로, 임시 휴전을 알리는 말에는 이렇게 제대로 대꾸하잖아.
"그래. 드디어다. 고맙지?"
"······그렇구으으응?!"
내가 가볍게 엉덩이를 톡톡 두드리며 장난스럽게 말해도, 딱히 신경 쓰는 기색 없이 안도하는 미리엘.
하지만 엉덩이를 두드리는 손에 살짝 힘이 들어가자, 미리엘은 곧바로 내가 원했던 반응을 보여줬다.
이것만 보면 이미 내가 원하던 수준의 조교는 끝난 것 같지만, 이런 위험한 녀석의 처리를 그렇게 안일하게 끝낼 수는 없지. 신중에 신중을 기해서, 완벽하게 안심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해서 조교 해주자.
"응흐읏······! 이, 이건······."
그런 의미에서, 나는 미리엘의 음부에서 물건을 뽑고 대신 성자의 손길을 발동시킨 손가락으로 음부를 가볍게 휘저어줬다.
"말했잖아. 오늘은 여기까지라고. 내일 또 해야 하는데, 그사이에 뭔가 일을 꾸미기라도 하면 귀찮아지니까. 쉬는 동안 쾌감에 시달리고 있어줘야겠어."
"그, 그래선······흐읏······쉬는 게······."
"빨리 제대로 쉴 수 있게 되면 좋겠네."
미리엘은 정당한 항의를 하려고 했지만, 나는 웃으면서 그 항의를 묵살하고는 그 몸에 절정 속박까지 걸었다.
"그럼 내일까지 그러고 있으라고. 걱정 마. 음식 정도는 보내줄게."
그렇게 말한 후, 나는 나 자신의 몸을 물의 정령을 불러 씻어내고 재빨리 옷을 갖춰 입었다.
긴급 상황이니만큼 어쩔 수 없었다고는 하지만, 저택에 있었으면서 처음으로 우리 애들이랑 같이 밤을 보내지 않은 거다.
한시라도 빨리 우리 애들을 만나고 싶은 기분이었다.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931화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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