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성자-929화 (913/1,205)
  •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929화 >

    미리엘의 모습을 내려다보면서, 나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이 녀석, 반응이 조금 이상하지 않아?

    확실히 내 물건은 훌륭하고, 넣는 것만으로도 여자가 좋아하는 반응을 보이는 건 익숙한 풍경이었다.

    게다가 미리엘은 내 성자 스킬에 한참 고통받다가 조금 전 절정에 달하며 겨우 해방된 거니,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몸은 민감해져 있을 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저렇게 전신을 비틀며 어쩔 줄을 몰라하는 미리엘의 저 반응은 조금 이상하게 보였다.

    "크흣······이, 이건 대체······!"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건 나뿐만이 아닌 모양이었다.

    자신이 이렇게 반응할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다는 듯 당황한 기색을 역력하게 내비치면서, 미리엘은 떨리는 눈동자로 날 바라봤다.

    "왜? 겉으로는 굉장하다. 굉장하다. 해줬으면서, 속으로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었나 보지? 생각했던 거랑 많이 다르냐?"

    조금 이상하기는 했지만, 미리엘이 생각보다 더 느껴준다고 해서 내게 나쁠 건 전혀 없었다.

    나는 살짝 입꼬리를 올리면서 미리엘을 말로 괴롭혀주기로 했다.

    이 녀석, 그렇게나 태연한 표정으로 섹스 따윈 별거 아니라는 것처럼 행동하더니.

    어쩌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쉽게 함락할 수 있겠어.

    "그런 차원의······윽······문제가······!"

    하지만 내 도발에 미리엘은 조금 핀트가 어긋난 대답을 들려줬다.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니. 내 물건이 너무 기분 좋아서 저러는 게 아니라는 말이야? 그럼 지금 그 반응은 대체 왜 그러는데?

    여전히 발버둥 치듯이 몸을 꿈틀대면서, 거칠게 팔다리를 움직이려 하는 미리엘.

    원인 파악을 위해 그 모습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자니, 나는 문득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미리엘의 손이, 마치 뭔가를 만지고 싶어 하는 것처럼 움직이고 있었던 거다.

    게다가 손의 방향을 보아하니, 그 대상이 나는 아닌거 같았다.

    ······한 손만 풀어줘 볼까.

    일단 날 찌르려고 했던 녀석이니 혹시 몰라서 사지를 구속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내 물건이 박혀있는 이상 미리엘이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미리엘이 무엇을 하든, 내가 훨씬 더 빨리 미리엘을 제압할 수 있으니까.

    잠깐의 고민 끝에, 나는 미리엘을 일단 한 손만 풀어주기로 했다.

    그리고 한 손이 해방된 미리엘은, 그 손을 곧장 자신의 몸으로 가져가 더듬어대기 시작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의 상처 부위를.

    "아, 그런가. 힐링 섹스 때문인가."

    말했다시피, 미리엘은 지금까지 자신이 얼마나 격한 전투를 벌이며 살아왔는지 그 증거를 보여주듯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다.

    아라크네 클랜의 클랜장쯤 되면 상처를 입자마자 없애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았겠지만, 미리엘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마 전투의 훈장쯤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겠지.

    그리고 그 온몸을 가득 메운 상처가, 지금 힐링 섹스로 한 번에 치유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으응······이, 이렇게······오래된 상처까지······."

    "뭘 새삼스럽게 그러냐. 너도 아까 말했잖아? 고위 성직자의 회복 마법을 뛰어넘는 성능이라고."

    나로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사태였지만, 나는 겉으로는 다 의도한 것인 마냥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아마 미리엘은 지금 상처가 빠르게 치유되면서 전신이 간질간질한 기분이 들고 있을 거다.

    그리고 그 간지러움이라는 감각이 묘한 구석이 있어서, 상황에 따라서는 쾌감으로 여겨질 때가 있다.

    괜히 사람의 주요 성감대가 간지러움을 많이 타는 부분과 일치하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즉, 지금 이 상황을 잘 이용하면······좋아. 노선 변경이다.

    원래는 정신적으로 굴복시킬 생각이었지만, 그러는 것보다는 지금 떠올린 새로운 계획이 훨씬 더 손쉬운 해결방안이 될 것 같아.

    "온몸에서 느껴지는 쾌감에 어쩔 줄 모르겠지?"

    미리엘은 아직 간지럽다고 느끼고 있겠지만, 나는 굳이 그렇게 말하며 미리엘의 손을 다시 침대 모서리에 구속했다. 스스로 만지지도 못하는 게 더욱 안타까울 테니까.

    그리고 그 대신, 나는 미리엘의 두 다리를 자유롭게 풀어줬다.

    발로는 자신의 몸을 만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발버둥 치면서 더욱 안타까워질 거다.

    그렇게 사전 준비를 마치고 나서, 나는 본격적인 공략을 위해 타액에 성자의 성수를 발동시켰다.

    "지금이라도 다 포기하겠다고 맹세하면 용서해줄 수 있는데."

    "그럴······수는······!"

    본격적으로 착수하기 전 마지막 자비를 베풀어봤지만, 아무래도 미리엘은 내 조교를 받고 싶어서 어쩔 줄 모르는 모양이었다.

    거짓말이라도 맹세하겠다고 하면 당장은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인데.

    이런 점에서는 참 솔직한 녀석이란 말이지.

    "하으으읏?!"

    한차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준 다음, 나는 결국 고개를 숙여서 내 입을 미리엘의 몸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혀를 내밀어서 미리엘의 상처 부위를 하나하나 꼼꼼히 핥아주자, 미리엘이 더욱 격한 반응을 보이면서 자신의 음부를 꾸우욱 조여왔다.

    훗. 어떠냐. 250레벨의 한계를 돌파한 성자님의 성수가.

    "응, 큿, 흣, 으응······! 크흑······으, 으읏······응흐으읏!"

    미리엘은 묶여있는 손으로 침대의 시트를 꽉 말아쥐고, 다리를 오므렸다가 벌리기도 하고 침대 시트를 발로 밀어내는 것처럼 발버둥 치기도 하면서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 필사적인 노력은 내가 가볍게 허리를 움직여주는 것으로 너무도 손쉽게 허물어지고 말았다.

    나로서는 가볍게 한 번 흔들어준 것뿐이지만, 미리엘로서는 안쪽 가장 깊은 곳에 쿠웅 하고 묵직한 충격이 느껴지는 일격이었던 것이겠지.

    결국 필사적으로 움직이던 두 다리를 내 허리에 휘감아 버리고, 미리엘은 강렬한 절정에 달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절정이 또 미리엘에게는 좋지 않았다.

    아까 내가 성자의 손길로만 느끼게 해준 절정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도 그럴 것이, 힐링 섹스라는 스킬은 절정 시에 그 진가가 발휘되는 스킬이거든.

    "아, 아아······응흐으읏! 크흣······안······흐으읏?! 흐읏······시, 싫······하으으읏!"

    절정에 달해서 상처가 순식간에 회복되어 버리고, 회복하면서 느껴지는 간질간질한 감각이 쾌감으로 치환되어 다시 절정에 달해버리고 만다.

    그 무한 사이클의 지옥에 빠진 미리엘은,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어도 혼자서 음부를 꾹꾹 조이고 내 허리에 휘감은 다리에 힘을 주며 연속해서 절정에 달해버리고 있었다.

    몸에 있는 상처가 다 나으면 이 지옥의 사이클에서 벗어날 수 있겠지만, 미리엘의 몸에 상처가 조금 많아야 말이지.

    게다가 너무 오래되어서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절대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되어서 그런지, 힐링 섹스의 효과를 이렇게 받으면서도 미리엘의 상처는 그 회복 속도가 상당히 더뎠다.

    이래서는 상처가 다 회복되는 것보다 미리엘의 머리가 쾌감으로 곤죽이 되는 것이 더 빠르겠지.

    하는 수 없지. 아무리 그래도 폐인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고.

    일말의 자비심을 담아서, 나는 일단 미리엘에게 절정 속박을 걸어주기로 했다.

    "응······흐읏······아응······."

    절정 속박에 걸리고도, 미리엘은 한참 동안 연속 절정의 파도에서 헤어나오지를 못하고 몸을 떨었다.

    강제로 절정을 멈췄을 뿐이지 쾌감은 고스란히 몸에 남아있을 테니, 어쩔 수 없겠지만.

    "하앗······하앗······."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미리엘은 겨우 몸을 들썩이는 걸 멈추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시작하기 전의 그 시원스러운 미소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서, 지금은 그저 멍한 눈동자로 입가에는 타액까지 흘리면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조금 항복할 생각이 생겼냐?"

    "하앗······하앗······."

    대꾸 없음인가. 이건 아직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겠지?

    이렇게나 기회를 줬는데도.

    "그러냐. 그럼 이제 나도 더는 봐주는 거 없다. 끝까지 갈 거야."

    슬슬 항복할 기회를 준답시고 흐름을 끊는 것도 귀찮아졌기 때문에, 나는 이제는 진짜 끝까지 하기로 결심했다.

    "읏?! 잠······!"

    미리엘이 뭔가를 외치려는 것 같았지만, 그보다 내가 절정 속박을 푸는 것이 더 빨랐다.

    "흐으으읏······!"

    절정에 달하려는 걸 억지로 틀어막고 있었던 것이니 절정 속박을 풀자마자 절정에 달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지만, 미리엘은 이를 악물고 바로 절정에 달하는 것만큼은 간신히 참아냈다.

    아까의 그 절정 지옥을 한 번 맛봐버린 만큼, 다시 그럴 꼴이 되는 건 싫은 거겠지.

    뭐, 쓸데없는 노력이지만.

    찰싹!

    "으읏?!"

    나는 손을 들어 올려서, 미리엘의 엉덩이 옆쪽을 찰싹하고 때렸다.

    가끔 우리 애들하고 이미지 플레이를 하거나 할 때처럼, 소리만 크게 나고 아프지 않게 때린 게 아니다.

    진짜로 손자국이 남을 정도로 힘을 줘서 때렸다.

    이유야 어찌 됐든 여자한테 이런 식으로 폭력을 휘두르고 싶지 않아서 마지막까지 기회를 줬던 거지만, 이제는 정말 할 수밖에 없겠지.

    이것도 다 앞으로 미리엘이 전투에 나서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응······크흫······응하으으응읏?"

    내가 손찌검을 하자, 미리엘은 처음에는 놀랐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바라보기만 했다.

    하지만 내가 남긴 손자국이 힐링 섹스에 의해 급속도로 사라지면서 남기는 그 감각에, 미리엘은 겨우 내 행동의 의미를 이해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절정에 달해버리고 말았다.

    어떤 식으로 이해한 건지 대충 짐작이 되니까 하는 말인데, 아마 네가 예상하는 그건 아닐 거야.

    나는 슬슬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 미리엘의 두 팔을 자유롭게 풀어줬다.

    미리엘은 곧장 자신의 상처 부위를 어루만지려고 했지만, 그러라고 풀어준 게 아니거든.

    삽입한 채로 미리엘의 몸을 빙글 돌려 후배위 자세를 만들고, 나는 허리를 움직이면서 미리엘의 엉덩이를 또다시 힘을 담아 때렸다.

    "크흐응! 흐읏?! 무, 뭘 하는······?!"

    미리엘은 또다시 절정 지옥에 빠져버렸기 때문에, 손자국은 아까보다도 훨씬 더 빨리 사라졌다.

    그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 나는 이번에는 멈추지 않고 미리엘의 엉덩이를 연속해서 찰싹찰싹 때렸다.

    "상처가 사라지는 게 싫은 거잖아? 그러려면 네가 안 느끼는 게 제일 좋겠지만, 절정을 도저히 못 참겠는 모양이니 내가 조금 도와주는 거야. 이렇게 새로운 상처를 늘리면, 원래 있던 상처가 회복되는 속도는 조금 느려지지 않겠어?"

    말은 그렇게 했지만, 물론 거짓말이다.

    미리엘의 상처는 아무래도 좋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상처가 없는 편이 더 좋다.

    상처에 빛이 바래지 않을 정도로 멋진 몸이라고는 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역시 상처가 없는 편이 더 예뻐 보이는 것도 사실일 테니까.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미리엘의 몸에 계속해서 손찌검을 하고 있는 건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다.

    바로 미리엘이 고통으로 쾌감을 느끼도록 조교 하고 있는 거다.

    자신의 몸에 이렇게 상처가 남아도 신경 쓰지 않고, 아니. 오히려 훈장으로 여길 정도로 전투에 미친 미리엘이, 과연 고통을 느낄 때마다 쾌감에 흐느끼게 되고도 계속해서 강함을 추구하며 전투에 미쳐있을 수 있을까?

    "그러니까······!"

    "흐으읏?!"

    내가 다시 한번 그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내리치자, 미리엘이 몸을 바르르 떨면서 다시 한번 절정에 달해버리고 말았다.

    아까부터 꾸욱 조여서 풀어질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음부에서, 한줄기 애액이 푸슉하고 새어 나올 정도였다.

    아까 처음 때렸을 때 놀라기만 하고, 상처가 회복되는 감각을 느끼고 나서야 절정에 달한 것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 모습이었다.

    어차피 계속해서 절정에 달하는 중이니, 우연히 내가 때리는 타이밍과 절정 타이밍이 맞물린 것인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지금은 그걸로 충분하다. 이 과정이 몇 번이나 계속해서 반복되다 보면, 결국 미리엘의 몸도 착각하기 시작할 테니까.

    찰싹!

    "크흐응?!"

    허리를 앞으로 내밀어서 그 탄력 있는 엉덩이와 내 허리가 부딪히는 소리와 동시에, 내 손바닥도 미리엘의 엉덩이와 부딪힌다.

    그리고 엉덩이와 음부 안쪽에 느껴지는 두 개의 서로 다른 강렬한 충격에, 미리엘은 또다시 절정에 달해버리고 말았다.

    자, 전투광씨. 이 일이 끝났을 때 과연 이기는 건 네 전투 본능이 될지 성적인 본능이 될지 한 번 두고 보자고.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929화 > 끝

    ⓒ CurtainCall#p5k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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