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성자-922화 (906/1,205)
  •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922화 >

    침착하자. 확실히 큰일이지만, 그래도 그렇게 호들갑 떨 만큼 큰일인 것도 아니잖아?

    이런 사고를 과거에 경험해본 적이 없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예전에는 내 레벨이 상대방보다 턱없이 부족해서 최후의 자존심에 기대지 않으면 절정에 달하게 할 수도 없는 경우마저 있었다.

    그래서 섹스를 할 수밖에 없었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나는 이제 성자의 손길만으로도 앨리시아를 느끼게 할 수 있을 만한 레벨에 도달해 있었으니까.

    그렇게 생각해보니, 정말로 지금 이 사건은 별거 아니라고 볼 수 있었다.

    ······뭐, 결국 던전의 심층에서 앨리시아를 느끼게 해야 한다는 건 변함이 없지만.

    "야. 괜찮냐?"

    지금 상황에서 이런 말이 의미 없다는 건 알고 있지만, 나는 일단 확인을 위해 그렇게 말하며 한쪽 무릎을 꿇고 앨리시아의 얼굴을 엿봤다.

    "으그윽!"

    앨리시아는 내 어깨에 손을 얹자마자 마치 몸에 전류라도 흐른 것처럼 부르르 떨더니, 이내 바닥에 주저앉아서는 자신의 두 손으로 다리 사이를 꾹 누르며 뭔가를 참는 것처럼 바들바들 떨기 시작했다.

    상당히 민감해져 버린 건지, 앨리시아는 눈높이를 맞추고 말을 거는 내 입김이 얼굴에 닿자 그것마저 기분 좋다는 듯 몸을 떨었다.

    음부를 어루만지며 스스로 달래고 싶은 모양이었지만, 아무리 화끈한 성격의 앨리시아라도 남의 눈을 신경도 안 쓸 수는 없는 모양이었다. 하필이면 또 자기 바로 앞에 있는 게 한번 고백했다가 차인 경험이 있는 나였으니까 더욱 그렇겠지.

    게다가 평소에는 그렇게 여자답지 않던 애가 이럴 때는 또 여자답게 다리를 바깥쪽으로 벌리고 주저앉은 자세가 돼서, 그게 왠지······.

    아니. 지금 앨리시아가 보여주는 의외의 여성성 같은 걸 논하고 있을 때가 아니지.

    일단 앨리시아의 반응을 보아하니, 섹스 없이 느끼게 하는 건 무척이나 손쉬워 보였다.

    아마 성자의 손길을 두르고 몇 번 톡톡 쳐주면 그걸로 끝나겠지.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레이아부터 어떻게 하지 않으면 안 되나.

    "레이아."

    딱히 성직자의 규율을 운운할 생각은 아니다.

    그런 건 사라와 같이 3P를 한 시점에서 이미 깨버린 거고, 애초에 앨리시아하고는 섹스를 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그런 건 아니지만, 지금 이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듯 앨리시아 얘도 일단 여자니까.

    다른 사람의 눈앞에서 부끄러운 소리를 내고, 부끄러운 표정을 보이며 절정에 달해버리는 건 부끄럽겠지.

    "네, 네?!"

    "미안. 조금 멀리 가 있······는 건 위험하구나."

    그렇게 생각한 나는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듯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레이아에게 말을 걸어서 우리가 보이지 않는 곳까지 가 있으라고 말하려 했지만, 이내 생각을 바꿨다.

    지금 막 앨리시아를 습격했던 스펙터 같은 케이스도 있는 거다.

    아무리 주변을 정리했다고 해도, 레이아를 눈에 보이지 않는 범위에 홀로 놔둘 수는 없었다.

    "미안한데, 거기서 뒤돌아서 귀를 막고 있어 주지 않을래?"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괜히 레이아의 설득에 시간을 오래 잡아먹을 수도 없는 일이라, 나는 굳이 구구절절 지금 레벨이 어떻고 앨리시아가 얼마나 느끼고 있고를 말하며 직접 섹스할 필요가 없다는 걸 설명하지 않았다.

    "아, 네! 그럴게요!"

    그래도 우리 천사님은 날 완벽하게 믿고 계신 건지, 아무런 반발도 없이 바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내가 시킨 그대로 행동했다.

    뒤를 돌아서 머리 위에 쫑긋 솟아 있는 두 귀가 앞으로 접어지도록 손으로 감싸 안은 후, 그대로 쪼그려 앉아 몸을 웅크리는 천사님.

    저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지어질 정도로 귀여운 모습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계속 천사님의 뒷모습만 보고 있을 수도 없었다.

    자, 잽싸게 끝내 버려야지.

    "앨리시아. 알고 있겠지만, 내 스킬에 당하면 내가 절정을 느끼게 해주기 전까지 해소가 안 돼. 그래서 지금부터 그렇게 하려고 하는데, 괜찮지?"

    "빨리, 해······!"

    부끄러움 때문인지 아니면 자신이 느끼고 있는 표정을 감추기 위함인지, 평소보다도 더 험악한 시선으로 날 노려보면서 앨리시아는 애써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러면······아래는 직접 벗을래? 힘들면 내가 벗겨줄까?"

    다시 한번 말해두지만, 난 딱히 섹스를 하려는 게 아니다.

    다만 이대로 해버리면 아래쪽이 완전히 젖어버리고 마니까.

    특히 가죽 부분은 그렇게 젖어버리면 물의 정령을 불러서 뒤처리를 시켜도 한계가 있으니, 아예 처음부터 벗고 느끼게 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거다.

    앨리시아도 자신의 애액으로 하반신을 적신 채 다른 애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돌아가고 싶지 않을 테고.

    "후읏······크윽······!"

    내 말에 대답하는 대신, 앨리시아는 마치 잡아 뜯는 것처럼 거칠게 손을 움직여 자신의 하반신을 덮고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벗어던졌다.

    갑옷부터 해서, 안에 입고 있던 속옷까지 전부.

    매번 여자답지 않다느니 폭력적이라느니 그런 말을 했던 나였지만, 역시 앨리시아도 외모만 놓고 보면 최상위 티어에 위치한 미녀였다.

    그렇게 하반신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가 되고 나니, 이런 상황임에도 내 눈은 자연스럽게 앨리시아의 하반신 쪽으로 고정되고 말았다.

    여자치고는 근육이 붙은 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근육이 몸매의 아름다움을 가리지 않는, 아니. 오히려 아름다운 라인의 하반신이 몸의 곡선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그럼 한다?"

    그대로 있으면 언제까지고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게 될 것 같아서, 나는 일부러 자신에게 말을 걸듯 그렇게 중얼거렸다.

    "후읏······흣······."

    내 말에, 앨리시아는 이번에도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대신 상체를 살짝 뒤로 눕히고, 맞붙은 허벅지를 살짝 비비며 꾸물꾸물 거리더니, 결국 결심이 섰다는 듯 두 다리를 활짝 벌렸다.

    내 눈에 자신의 음부가 제대로 보이도록.

    밀크커피 색의 비교적 어두운 피부색을 가진 앨리시아였지만, 그 음부는 지금까지 봐왔던 여자들보다도 더 색이 옅은 핑크빛을 자랑하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피부색이 어둡기 때문에 그 핑크빛이 더 돋보이는 효과가 생긴 걸까?

    그게 아니면 타는 듯이 선명한 붉은색의 모발 때문에 더······아니. 그러니까 이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뭐야? 왜 갑자기 다리를 그렇게 활짝 벌리는 건데?

    음부를 만지라고? 아니. 너 날 너무 무시하는 모양인데, 딱히 음부를 만지지 않아도 지금의 나라면 너 정도는 얼마든지······.

    "빨리, 해. 쫄았냐? 병아리."

    갑자기 음부를 드러내는 앨리시아의 행동에 당황한 나였지만, 앨리시아는 그런 내 태도를 다른 뜻으로 받아들인 모양이었다.

    거칠게 숨을 몰아쉬면서도 평소처럼 도발하듯 그렇게 말하는 앨리시아.

    그 모습에, 나도 조금은 평상심을 되찾을 수 있었다.

    "너 말이야. 내가 동정일 때 한 번 따먹었다고 계속 그때 얘기만 하는데."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앨리시아의 음부에 손을 가져갔다.

    어차피 음부를 만지는 게 시간도 더 단축될 테니까, 그렇게 원한다면 해드려야지.

    "응······크읏······."

    중지와 약지를 한데 모아서 음부에 삽입한다.

    아무리 그래도 아까의 성자의 전력 한방에 흠뻑 젖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촉촉하게 젖어 있기는 해서, 나 손가락은 별다른 어려움 없이 앨리시아의 음부를 가르고 들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중지와 약지를 뿌리까지 깊숙하게 박은 후, 검지와 소지는 대음순 위에 사뿐히 올려놓는 느낌으로 두고 나서, 나는 그대로 내 손에 성자의 손길을 발동시켰다.

    "으흐으으윽?!"

    그리고 그 순간 바닥에 붙어있던 앨리시아의 발이 위로 들렸고, 그 고개는 완전히 뒤로 넘어가 버리고 말았다.

    "난 이제 그때의 그 참는 것도 고작이던 동정 새끼가 아니라고."

    엄청나게 느끼는 모습이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성자의 손길 한 방으로 절정에 달하지는 않았다.

    나는 그대로 중지와 약지를 휘저어서 앨리시아의 약점을 찾아내고는, 그곳에 손끝을 맞춘 후 그대로 진동하듯 손을 떨었다.

    "흥그으으윽!"

    그러자 앨리시아는 위로 들린 발을 바르르 떨면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 뒤로 젖혀진 고개를 세차게 좌우로 흔들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 모습을 보고 나도 조금 흥분해버리고 말았다.

    어쩔 수 없잖아. 맨날 병아리니 뭐니 제멋대로 떠들던 녀석이, 처음으로 섹스를 했을 때는 별로 느끼지도 않으면서 여유롭게 일을 치르고 방을 빠져나갔던 녀석이, 내 손길에 완전히 허물어져서는 흐느끼고 있는 거니까.

    게다가 그 상대방이 내가 본 사람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미녀이기까지 한 거다.

    남자라면 누구나 정복욕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이래도 아직 병아리 같아? 응? 그런 것치고는 너무 느끼는데?"

    "응크으윽?! 하윽······크으윽!"

    가벼운 도발과 함께 손을 움직이는 내게, 평소라면 헤드락이라도 걸면서 응징했을 앨리시아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그저 몸을 떨기만 했다.

    평소에는 절대 들을 수 없을 여자다운 높은 콧소리와 함께.

    "응흐으읏! 흐으으읏!"

    그리고 흥이 오른 내가 갑옷 안에 손을 집어넣어서 그 가슴까지 꽉 주무르자, 결국 앨리시아는 더는 참지 못하고 너무나도 손쉽게 분수를 뿜으며 절정에 달해버리고 말았다.

    "후읏······흐읏······크흐읏······."

    그리고 앨리시아의 절정의 여운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나는 계속해서 두 손을 움직여줬다.

    천천히. 더 이상의 쾌락을 주는 건 아니지만, 지금 느끼고 있는 절정의 여운이 최대한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절정을 느끼게 했으니 더는 이러고 있을 필요가 없지만, 그래도 매너라는 게 있잖아.

    어차피 여기까지 해버린 이상, 조금 더 만지고 있었다고 해서 큰일 나는 것도 아니고.

    "기분 좋았냐?"

    그렇게 앨리시아의 몸에서 절정의 여운까지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나는 앨리시아의 음부에 넣었던 손가락을 뺐다.

    "응큿······! 하앗······하앗······."

    그 감각에 다시 한번 잘게 몸을 떤 앨리시아는, 내 말에 대답하는 대신 조금 멍한 눈으로 날 올려다보기만 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정신 차리자마자 한 대 맞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보아하니 아무래도 그럴 생각은 없는 모양이었다.

    "왜······직접 안 하는데?"

    대신 앨리시아가 처음 내뱉은 말은, 내 예상을 아득하게 뛰어넘는 내용이었다.

    직접 안 해? 뭘?

    잠깐 앨리시아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던 나였지만, 자신의 손가락에 묻은 애액을 새삼 다시 본 순간 앨리시아의 말뜻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너 설마. 아까 갑자기 다리를 왜 벌리나 했더니, 만져달라는 게 아니라 넣기 쉬우라고 그런 거였어?

    "여기서 그런 짓을 어떻게······아니. 어차피 손가락만으로 충분하잖아. 이 성자님께 걸리면 여자를 절정······우오우······!"

    뭔가 진지하게 대답하면 분위기가 묘해질 것 같아서 최대한 너스레를 떨며 대답하려 했던 나였지만, 앨리시아는 그런 내 너스레를 너무도 간단하게 막아버리고 말았다.

    내 다리 사이에 손을 가져가는 것으로.

    "너도 커져 있잖아."

    미묘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날 바라보는 앨리시아.

    그 살짝 기뻐 보이는 표정에, 나는 더욱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내가 자길 보고 흥분했다는 사실에 기뻐하고 있어. 다시 말해서 이 녀석······.

    "아니. 이건 어디까지나 남자라면 누구나 보일 생리적인 반응이잖아. 다른 뜻은 전혀 없어! 전혀!"

    다급해진 나는 조금 강하게 앨리시아를 거부해버렸고, 단순한 앨리시아는 그 말을 듣고 순식간에 표정이 시무룩하게 바뀌어버렸다.

    "아니. 야. 그러니까 말이지."

    딱히 네가 여자로서 매력이 없다든가 그런 뜻이 아니라.

    아오 진짜! 내가 왜 나 좋다는 미녀를 거부하려고 이러고 있는 건지 모르겠네!

    "구해준 보답으로······해준다고 해도 싫냐?"

    앞으로도 친구처럼 지내자는 그 약속을 지금까지 너무도 잘 지켜주고 있었던 성격 좋은 앨리시아였지만, 이런 기회가 갑자기 들이닥치니 욕심이 안 생길 수가 없는 모양이었다.

    앨리시아 본인도 지금 자신의 행동이 구질구질하게 보인다는 것쯤은 알고 있겠지. 평소에 그런 성격이 절대 아니기 때문에 더욱더.

    하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는 듯, 앨리시아는 바지 위로 잡은 내 물건을 놓지 않고 그렇게 질문했다.

    "······야. 저기 레이아도 있는데."

    그 앨리시아가 갑자기 이렇게 나와버리자 순간 대답이 궁해졌던 나였지만, 다행히도 그 순간 몸을 웅크리고 있는 천사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역시 천사님. 거기에 계시는 것만으로도 절 궁지에서 구해 주시다니.

    "저 여자만 없으면 싫지는 않다는 거냐?"

    위기를 잘 빠져나갔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의 앨리시아는 내 생각 이상으로 구질구질해져 있는 상태였다.

    얘 진짜······이런 거 절대 안 할 성격이면서 이렇게나······.

    아니. 그만큼 날 좋아한다는 뜻이니까, 좋게 받아들······이걸 좋아해야 하나?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922화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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