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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911화 (895/1,205)
  •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911화 >

    "아흣!"

    내가 침대 가장자리에 다리를 내리고 앉아있던 그 몸을 덮치자, 펠리시아는 몸을 뒤로 눕히면서 애처로운 콧소리를 흘리면서 몸을 바르르 떨었다.

    두 손이 벌써 이불을 꽉 말아쥐고 있는 걸 보니, 상당히 참기 힘든 모양이다.

    뭐, 그야 그렇겠지. 아까도 애써 멀쩡한 척을 하기는 했지만, 대화하는 내내 중간중간 달콤한 한숨이 섞여 나오고 있었으니까.

    "흐읏······ 하앗······."

    게다가 내가 이렇게 밀착하기까지 하자 더욱 참기 힘들어졌는지, 펠리시아는 내 눈을 뚫어지라 쳐다보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일단 빠르게 한 번 해서 진정시키는 게 낫겠다.

    "후으읍! 하음······."

    그렇게 생각한 나는 우선 펠리시아의 드레스부터 벗기려고 했지만, 그 등 쪽에 손을 넣기 위해 몸을 밀착한 순간 펠리시아가 키스를 해왔다.

    뺨을 두 손으로 감싸 쥐어서 내 얼굴을 단단히 고정하고는, 혀를 집어넣어 내 혀에 적극적으로 달라붙어 오는 정열적인 키스.

    도저히 못 참겠다는 느낌으로 시작한 그 키스는 펠리시아가 그동안 얼마나 이런 걸 하고 싶었던 건지 너무도 절실하게 느껴져서, 나는 일단 펠리시아의 드레스를 벗기려던 손을 멈추고 키스를 받아주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뭐, 받아준다고 해도, 나는 혀를 살짝 내밀기만 하고 거의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었지만.

    그도 그럴 것이, 이 녀석이 진심으로 키스해오니까 진짜 장난 아니란 말이지.

    이런 상태에서도 서큐버스의 능력은 어디 가는 게 아닌지, 펠리시아의 그 키스만으로도 나는 뇌가 곤죽이 되는 것 같은 쾌감을 맛볼 수 있었다.

    마치 내 혀를 펠리시아가 펠라해주고 있는 기분이라고 할까.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키스만으로 절정에 달할 수 있을 것 같은 달콤한 키스.

    하지만 그런 나와 달리, 펠리시아의 달아오른 몸은 이런 키스만으로는 도저히 진정이 안 되는 모양이었다.

    "응하아······ 하앗······ 하앗······."

    타액의 실을 길게 늘어뜨리며 내게서 입술을 뗀 펠리시아는, 아까 전보다 더 달아오른 눈빛으로 날 바라보며 한동안 거친 숨만 몰아쉬었다.

    "하앗······ 미안······ 후읏······ 이제······ 방해 안 할게."

    하지만 용케 진정할 생각은 들었는지, 펠리시아는 그렇게 말하고 두 손으로 다시 이불을 말아쥐면서 고개를 옆으로 휙 돌렸다.

    야. 그렇게 애써 얼굴을 안 보고 있는다고 해서 체질 때문에 달아오른 몸이 참아지겠냐.

    그리고 애초에.

    "딱히 방해라는 생각 안 들었는데. 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더 해도 돼. 우리가 이제 키스 못 할 사이도 아니고."

    "읏······ 싫어."

    아니. 싫다니. 설마하니 키스하는 게 싫다는 얘기는 아닐 테고.

    ······ 아, 그런가. 아까 했던 귀여운 말이랑 연관 지어서 생각해보면, 이 이상 자기가 주도적으로 하기 싫다는 건가.

    방금은 도저히 못 참을 것 같아서 잠깐 멋대로 움직여버렸지만, 아무래도 펠리시아는 오늘 철저하게 내가 주도적으로 사랑해줬으면 하는 모양이다.

    하여간······ 뭐, 공주님이 그런 걸 원하신다면 들어 드려야지.

    나는 키스하느라 잠깐 멈췄던 손을 움직여서 펠리시아의 등 뒤로 뻗었고, 그제야 펠리시아의 옷이 상당히 대충 입혀져 있다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었다.

    언젠가 한 번 그랬던 것처럼 일부러 벗겨지기 쉽도록 입고 있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대충 입혀져 있었다. 황급히 입느라 제대로 입지 못하고 걸친 느낌이라고 할까?

    그렇다는 말은 이 녀석 혹시······.

    그렇게 걸치고 있는 드레스를 벗겨 내는 건 무척이나 손쉬웠고, 나는 순식간에 펠리시아를 알몸으로 만들 수 있었다.

    참고로 말해두지만, 속옷은 벗기지 않았다. 드레스만 벗겼는데 그 안이 알몸이었던 거다.

    그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야, 시야가 트인 내 눈에 방금까지 눈치 못 채고 있었던 많은 정보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황급히 이불 밑으로 밀어 넣은 모양이지만, 살짝 이불 옆으로 삐져나와 있는 브래지어 끈. 미묘하게 물기가 남아있는 그 손끝. 이미 잔뜩 솟아올라 있는 유두. 그리고 젖은 무언가를 황급히 닦아낸 듯한 허벅지 안쪽의 흔적까지.

    너 방금까지 자위하고 있다가 내가 온다는 연락을 받고 황급히 몸단장했구나?

    물론 전에 그랬던 것처럼 다른 여자를 끌어들여서 즐겼을 가능성도 없는 건 아니지만, 아마 자위한 게 맞을 거다.

    그도 그럴 것이, 여기까지 오면서 거동이 수상한 사람은 한 명도 만나지 못했으니까.

    아무튼 지금은 자위했냐 다른 여자랑 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얘가 나 때문에 황급히 몸단장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그렇게 나한테 잘 보이고 있었냐?

    "왜, 왜 그래, 자기? 안 해?"

    내가 자기 몸을 가만히 내려다보면서 흡족한 미소만 짓고 있자, 펠리시아는 고개를 옆으로 돌린 상태 그대로 힐끔 눈동자만 움직여서 내 얼굴을 엿보고는 다시 황급히 시선을 피했다.

    눈치 하나는 기가 막히게 빠른 펠리시아다.

    아마 내가 전부 눈치챘다는 사실을 알았겠지.

    "아니. 미안. 사랑스러워서."

    장난치길 좋아하는 얘한테 한 방 제대로 먹여줄 찬스였지만, 나는 그렇게 얼버무리기로 했다.

    아무리 그래도 내가 자신의 의지로 사랑해줬으면 좋겠다는 이유 하나만 보고 아직까지 억지로 참고 있는 애 상대로 그런 장난이나 칠 수는 없으니까 말이야.

    내가 이래 봬도 장난을 쳐선 안 될 때 정도는 구분하거든.

    "자기······ 으읍?!"

    하지만 펠리시아는 내가 장난을 치기는커녕 사랑한다고 속삭여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옆으로 돌리고 있던 고개를 다시 정면으로 돌렸다.

    그리고 그 타이밍에 맞춰서, 이번에는 내가 펠리시아의 입술을 입술로 틀어막았다.

    "흐으으읏?!"

    그리고 동시에 이미 젖을 대로 젖어있는 펠리시아의 음부에 물건을 밀어 넣자, 펠리시아는 반사적으로 다리를 오므려서 내 허리에 감고는 그대로 절정에 달해버렸다.

    하지만 펠리시아가 절정에 달했다고 해서, 나는 딱히 멈출 생각이 없었다.

    "벌써 느낀 거야? 귀엽기는."

    펠리시아의 혀를 한 번 강하게 빨아준 후, 나는 그 입술에서 입술을 떼지 않은 상태로 그렇게 중얼거려줬다.

    안 그래도 이런 알콩달콩한 섹스에 약한 펠리시아다.

    게다가 예쁘다거나 섹시하다는 말은 많이 들어봤어도 귀엽다는 말은 많이 들어보지 못했을 테니, 효과는 더 굉장했겠지.

    "아흣! 으응! 잠······ 흐읏!"

    펠리시아는 허리를 크게 요동치며 연속해서 절정에 달해버렸고, 결국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는지 두 손으로 내 가슴을 밀면서 날 잠시 멈추게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행동은 역효과밖에 불러오지 않았다.

    우리 섹스 좋아하는 서큐버스씨 입에서 잠깐 멈추자는 말이 나오다니.

    묘한 달성감 같은 걸 느끼게 된 나는 펠리시아의 두 손을 각각 마주 잡아서 깍지를 끼고는, 그대로 침대 위로 내리눌렀다.

    "아흐읏······ 자, 기이······ 너무······ 밀어붙인······ 하으읏."

    그렇게 온몸을 고정한 상태에서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니, 펠리시아는 그저 허리만을 경련하듯 움직이며 자신의 몸에 느껴지는 쾌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밖에 없게 됐다.

    그나마 마지막 발버둥이라도 하려는 듯 장난스러운 말투로 그런 말을 중얼거려봤지만.

    "너 같이 사랑스러운 여자를 앞에 두고 이렇게 안 되는 게 이상하잖아."

    "흐우으읏······."

    내가 가볍게 반격해주자 곧바로 입꼬리를 헤실거리며 격침되고 말았다.

    거의 원 패턴으로 사랑한다는 말밖에 안 하고 있는데 이렇게 격침되어버리다니.

    뭐, 그만큼 나한테 빠져있고, 혼자서 속앓이를 오래 했으니까 이런 단순한 말에도 이렇게나 행복을 느끼는 거겠지만.

    "흐읏······ 아응······."

    나는 아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자극이 강하지 않게, 느긋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하지만 이미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몸에 약점까지 찔리게 된 펠리시아에게는 그런 느긋한 움직임마저도 자극이 너무 강했는지, 정신을 못 차리고 연속해서 절정에 달하며 흐느껴댔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마치 내 정액을 착취하려는 것처럼 움직이는 펠리시아의 안쪽 감각에, 나 역시도 순식간에 사정감이 차올랐다.

    "으으응······ !"

    나는 딱히 참을 생각도 없이 그대로 펠리시아의 안에 사정했고, 펠리시아는 그 감각을 느끼며 다시 한번 절정에 달했다.

    "하아······ 하아······."

    그렇게 둘이서 동시에 절정에 달하고 나서도 한동안 서로 부둥켜안고 가만히 키스만 계속했던 우리였지만, 아무리 그래도 언제까지 키스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입술을 뗐고, 펠리시아는 입술이 떨어지고 나서도 한동안 몽롱한 눈으로 날 쳐다보며 내 뺨을 손끝으로 부드럽게 더듬었다.

    "자기, 아무리 오랜만이라도 그렇지, 너무 밀어붙이는 거 아니야? 너무 그렇게 조급하게 하면 인기 없을걸?"

    하지만 그런 알콩달콩한 분위기에 빠져있는 것도 잠시.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는 게 뭔가 견디기 힘들었는지, 펠리시아는 자기가 먼저 장난을 걸며 분위기를 깨버렸다.

    자기가 이렇게 하자고 했으면서 말이야.

    하여간 급한 불이 꺼졌다고 해서 금방 이런다니까.

    "내가 이 이상 인기 없어지면 넌 좋은 거 아니야?"

    "어머, 그것도 그런가. 자기. 앞으로도 계속 섹스 처음 해보는 동정처럼 막 밀어붙여."

    야. 아무리 그래도 동정처럼은 아니었잖아.

    오히려 너무 좋아서 잠깐 멈추게까지 하려 했던 주제에. 그리고 무엇보다.

    "이게 진짜. 달아오른 몸을 주체를 못 하고 혼자 쓸쓸히 자위하던 내 여자를 위해 힘 좀 써줬더니 못 하는 말이 없어."

    "으읏!"

    내가 빠르게 한 번 허리를 앞뒤로 움직이면서 그렇게 말하자, 펠리시아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한 번의 왕복 운동이 기분 좋았던 건지, 아니면 자위했다는 사실이 들켜서 부끄러운 건지, 그것도 아니면 내 여자라는 표현이 좋았던 건지.

    뭐, 어찌 됐든 모처럼 이 녀석을 이렇게 몰아붙였으니, 장난이나 계속 치자.

    아까는 분위기 깨기 싫어서 자중했지만, 어차피 먼저 분위기를 깬 것도 이 녀석이니까.

    "그보다 우리 공주님이 혼자 자위라니."

    나한테 보여주기식으로 한 적은 몇 번 있지만, 달아오른 몸을 식히려고 자위한 경험 같은 건 거의 없지 않을까?

    "상상하니까 흥분되지?"

    펠리시아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렇게 대꾸했지만, 역시 부끄럽기는 한 듯 미묘하게 눈동자가 떨리고 있었다.

    눈을 피하면 부끄러워한다는 걸 들키니까, 애써 나랑 똑바로 눈을 마주 보고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야 그렇지. 그보다 이번에는 왜 다른 여자를 안 끌어들였어? 여자 정도는 침대에 끌어들여도 대범하게 용서해줄 수 있어. 난 마음이 넓으니까."

    "아하핫. 뭐야 그게. 그냥 자기가 보고 싶은 건 아니고?"

    "보고 싶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전에 얘가 실비아랑 가위치기 할 때 그림이 조금 많이 흐뭇······ 남자라면 누구라도 그렇잖아?!

    미녀 둘이 부대끼고 있는 거라고! 눈 호강이잖아!

    "우와. 바로 대답하는 것 봐. 그것도 존댓말로."

    "나라는 남자는 이상을 추구할 때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해진다고."

    "아하하핫!"

    내 진지한 목소리가 그렇게 웃겼는지, 펠리시아는 눈가에 살짝 눈물까지 고이면서 웃어댔다.

    그게 그렇게 웃겻냐. 아니. 물론 나도 반쯤 농담으로 한 말이기는 하지만.

    "웃을 일이 아니야. 이것아!"

    "그치만, 자기가 그런 건 원하면 언제든지 볼 수 있잖아?"

    내가 장난스럽게 일갈하자, 펠리시아는 그제야 눈가를 훔치면서 웃음을 멈췄다.

    아직도 웃기기는 하는지, 입꼬리는 위로 올라가 있었지만.

    "아니. 그럴 리가 없잖아.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 응?"

    하지만 내가 그렇게 대답하자, 펠리시아는 이해가 안 간다는 듯 웃음을 완전히 멈추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는 한동안 펠리시아의 머리가 굴러가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아아······ 응. 그런 거네."

    자기 혼자 납득하고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뭐가 말이야."

    "자기, 오늘은 실비아도 데려왔지?"

    "그야······ 야. 잠깐만. 너 설마."

    갑작스러운 실비아 얘기에, 나는 무언가를 예감했다.

    "자기, 둘이 동시에 상대해본 적은 있어?"

    없지는 않지. 다만 그때는 여러모로 복잡한 상황이라 그렇게 된 거고, 정확히 말하자면 셋이서 같은 장소에 있었을 뿐 각자 따로따로 상대했으니 제대로 된 3P라고 말하기도 힘들었어.

    하지만 그런 설명을 구구절절 늘어놓을 수도 없어서, 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펠리시아의 다음 말만 기다렸다.

    "해보고 싶지 않아?"

    그러자 펠리시아는 그야말로 음마와 같은 미소를 띠면서, 유혹하는 목소리로 내게 그런 말을 속삭여줬다.

    "아핫. 대답은 들을 필요도 없는 모양이네."

    솔직히 그때 둘이서 가위치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그림이 좋았는데, 거기에 내가 끼기까지 할 수 있다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물건에 반응이 오는 광경이었고, 배 안쪽에서 내 물건이 떨리는 걸 느낀 펠리시아는 요염한 미소와 함께 자신의 배를 손끝으로 쓰다듬었다.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911화 > 끝

    ⓒ CurtainCall#o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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