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899화 >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상당히 당황했다.
아니. 나도 하고 싶기야 당연히 엄청 하고 싶지.
만약 천사님의 저 행동이 나중에도 후회하지 않을 본심이었다면, 나도 아무런 고민 없이 달려들었을 거다.
하지만 천사님은 누가 봐도 명백하게 구미호의 본능에 충실해진 상태였다.
그러니 천사님의 이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지금, 나라도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되잖아?
"왜 그러시나요? 필요 없으신가요?"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자, 천사님은 잡고 있던 치맛단을 살랑살랑 흔들면서 동시에 다른 한 손은 내 다리 사이로 뻗어서 검지 끝으로 귀두 위를 빙글빙글 간질여줬다.
"엄······크윽······."
엄청 필요합니다!
그 너무나도 요망한 행동에 나도 모르게 그런 말이 튀어나올 뻔했지만, 나는 가까스로 억눌렀다.
안 된다, 구원아. 안 돼. 참아. 넌 할 수 있어.
만약 여기서 진짜로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어차피 제대로 끝까지 하지도 못할 거라니까?
안 그래도 본능에 충실해져 있는 천사님은 크게 신음을 흘릴 거고, 그 소리에 다른 애들이 깨어나서······그 뒤에 남은 건 여러모로 고통받는 미래뿐이야.
"레이아. 진정해봐."
"응훗?"
나는 최대한 이성적으로 차분하게 레이아를 진정시키려 했지만, 그다지 효과는 없었다.
레이아는 요염한 미소와 함께 내게 한 걸음 다가와서는, 엉덩이를 뒤로 빼고 상체만 살짝 숙여서 자신의 가슴을 내 가슴 아래쪽에 밀착시켰다.
그리고는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 얼굴 옆면을 내 가슴에 밀착시킨 다음, 그대로 고개를 위로 들어서 내 얼굴을 올려다보며 환하게 미소를 지어줬다.
그러니까 천사님. 아무리 구미호 상태라도 그렇지, 왜 그렇게 행동 하나하나가 요염하신 거에요.
평소에는 마냥 청순하게만 보였던 저 환한 미소가 이렇게나 요염하게 보이다니.
"진정해야 하는 건······."
그리고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레이아는 내 물건을 역수로 잡고는 천천히 앞뒤로 흔들어주기 시작했다.
그 손에 묻었던 내 정액은 레이아가 전부 핥아마셔서 없어졌지만, 그 대신 레이아 자신의 타액으로 범벅되어있어서, 레이아의 손은 마치 윤활유라도 바른 것처럼 미끌미끌하게 내 물건 위를 움직였다.
안 그래도 좋은 레이아의 손기술에 충분한 윤활유까지 더해지니, 아까보다 한층 더 황홀한 쾌감이 날 덮쳤다.
"구원씨. 어떻게 하실 건가요?"
덕분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됐고, 천사님은 그런 날 더욱 거세게 몰아붙이기 위해 뒤로 빼고 있던 엉덩이를 천천히 앞으로 내밀었다.
그렇게 하니 당연히 내 물건 끝이 천사님의 하복부에 닿게 됐고, 천사님은 그대로 내 물건을 빙글빙글 돌려서 그 끝으로 자신의 하복부에 동그랗게 원을 그리듯 비벼줬다.
"후훗."
그러면서 다시 한번 내게 요망한 미소를 지어주시는 천사님.
이번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지만, 나는 천사님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똑똑히 알 수 있었다.
정말로 여기에 넣고 싶지 않으신가요?
천사님은 그렇게 말하고 계신 거다.
"하지만, 소리 내면 위험하니까······."
진짜로 천사님이랑 하고 싶어서 돌아버리고 싶은 지경이었지만, 그래도 난 천사님의 유혹을 버텨냈다.
천사님이 제정신 차리고 후회할 것 같지만 않으면 진짜 바로 덮치는 건데.
이런 때마저 천사님을 위해 행동하는 나란 남자는······.
"정말인가요? 킵 해둔 건, 이번 것이 마지막이에요?"
그러니까 천사님! 모처럼 제가 천사님을 위해 멋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너무 그렇게 유혹하지 말아 주세요! 결심이 흔들릴 것 같잖아요!
"어쩔 수 없네요······그럼······."
하지만 결국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천사님은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다시 엉덩이를 천천히 뒤로 뺐다.
휴우. 겨우 천사님도 포기하신 건가. 이제······.
"하고 싶어지시면, 언제든지 얘기해주세요?"
참고로 말하자면, 내 물건 끝을 자신의 하복부에 비비고 있을 때에도 천사님은 나머지 한 손으로 자신의 치맛자락을 옆으로 젖히고 있었다.
그리고 엉덩이를 뒤로 뺐던 천사님은, 내 물건의 방향을 조금 더 아래로 내래서 그 끝이 옆으로 젖힌 자신의 치맛자락 밑으로 들어가게 하였다.
그 상태로 다시 천사님이 엉덩이를 앞으로 내밀어 내게 밀착하자, 내 물건이 그대로 천사님의 옷 사이로 파고들어 가 버렸다.
천사님의 옷은 예전에 내가 섹시하게 개조한다면서 몸에 착 달라붙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렇게 옷 사이로 들어가니 천사님의 복부와 옷 사이에 내 물건이 꽉 끼이게 됐다.
그리고 그렇게 내 물건을 끼운 상태로, 천사님은 자신의 옷 위로로 확연히 보일 정도로 툭 튀어나온 내 물건을 한 손으로 가볍게 감싸고는 몸을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였다.
물건 아랫면에 천사님의 고운 살결이 비벼지고, 때로는 물건 끝이 움푹 들어간 배꼽 쪽에 걸리기까지 한다.
거기다가 내 가슴 쪽에 맞대고 있는 그 커다란 가슴 역시도 부드럽게 뭉개자면서 내 가슴을 자극해줘서, 안 그래도 아까부터 천사님의 색기에 매료되어있던 나로서는 견디기 힘든 쾌감이 전해져왔다.
"응훗. 아직 인가요?"
내 물건이 자신의 배 위에서 움찔하고 떨리는 게 느껴졌는지, 천사님은 또다시 요염한 미소를 지으셨다.
이러는 와중에도 얼굴 옆면은 여전히 내 가슴에 기댄 채 올려다보는 것이, 괜히 더 천사님을 요망하게 보이게 만들었다.
"이번에 싸면 킵 해둔 것도 없어지니까, 빨리 말하지 않으면 못 하게 되어버려요? 그래도 괜찮으신가요?"
"그······!"
위험해! 하마터면 나도 모르게 하자고 할 뻔했잖아!
"으응······?"
천사님은 그런 날 보면서 더욱 미소를 진하게 하더니, 두 팔을 내 목을 감고 천천히 위로 올라왔다.
그렇게 몸을 일자로 꼿꼿하게 편 다음, 천사님은 내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져왔다.
그렇다고 해서 평소처럼 키스하려는 건 아니었다.
"그······뭔가요······?"
그렇게 말하고 나서, 천사님은 앞니로 내 아랫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살짝 위아래로 끄덕였다.
빨리 입을 움직여서 뒷말을 더 해보라는 것처럼.
"으윽······."
"으응······정마알······정말 그렇게 가만히 계실 거예요? 저, 속박도 걸지 않았잖아요?"
아니. 천사님. 천사님 낮에 구미호로 변신하고 있던 동안에도 그런 기술 어떻게 쓰는지 모르겠다고 하셨잖아요.
뭘 이제 와서 쓸 수 있는 것처럼······혹시 오랜만에 구미호의 본능이 완전히 이겨버려서, 지금은 쓸 수 있게 되신 건가?
확실히 지금은 절대 평소의 천사님이······.
"이제 정말로······시간이 없어요?"
천사님의 요망하게 집어삼켜 질 것 같아서 필사적으로 딴생각을 해보려고 했던 나였지만, 그마저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천사님이 그 매력적인 엉덩이를 좌우로 살랑살랑 흔들었기 때문이다.
천사님이 이렇게 몸을 꼿꼿이 세우고 내게 밀착해있다는 것은 다시 말해서 내 물건도 내 배와 천사님의 배 사이에 끼워져있는 모양새가 됐다는 것으로, 그렇게 천사님의 복부가 아까보다 더 강하게 밀착된 상태에서 천사님이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기까지 하시니, 물건에 느껴지는 쾌감에 도저히 버틸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하읏······이번에 싸시면······정말로······후읏······끝이에요······? 더는 없어요······?"
천사님도 상당히 흥분하신 건지, 날 유혹하는 그 속삭임에도 조금씩 달콤한 한숨이 섞이기 시작했다.
"정마알······너무 고집이 강하세요······."
하지만 그래도 내가 끝끝내 대답하지 않자, 천사님은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다시 한번 내 아랫입술을 앞니로 살짝 깨물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자신이 깨물었던 부분을 혀로 할짝할짝 핥아준 다음, 갑자기 노선을 바꿨다.
"저랑 하고 싶지······않으세요······?"
"크윽!"
갑자기 평소의 천사님이 된 것처럼 부끄러움 가득한 얼굴로 그렇게 중얼거리는 그 모습에,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두 손으로 천사님의 엉덩이를 꽉 잡고 그 몸을 위로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대로 삽입을 시도했던 나였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천사님의 속옷에 막혀서 삽입에는 성공하지 못하고 다시 천사님의 배 위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흐윽?!"
하지만 그렇게 속옷 위로 강하게 찔러진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는지, 천사님은 두 손으로 황급히 자신의 입을 틀어막으며 짧은 신음성을 흘렸다.
잠깐 이성을 잃을 뻔했던 나도 그 모습에 다시 제정신이 돌아와서, 나는 그대로 천사님의 엉덩이를 붙잡고 그 몸을 위아래로 살짝살짝 흔들어 내 물건을 천사님의 배에 비벼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천사님의 배꼽에 물건 끝을 집어넣으면서, 천사님의 옷 안에 그대로 사정을 해버리고 말았다.
"으응······하앗······응후훗······."
허리를 부들부들 떨면서 아무것도 못 하고 있는 나와 달리, 그나마 여유가 있으신 천사님은 한 손을 아래로 내려 자신의 옷 위로 내 물건을 쓰다듬어줬다.
안에 있는 것들을 전부 빼내듯이, 뿌리에서부터 위쪽으로.
그리고는 귀두 쪽을 손바닥으로 덮고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어서 마지막 한 방울까지 빼내준 후, 옷 위에서 자신의 배꼽 부근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마치 내 정액을 자신의 배 위에 펴 바르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마지막 기회도 사라졌네요······."
자신의 유혹을 끝까지 버텨낸 내가 사랑스러워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이,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아쉽다는 듯이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천사님은 이번엔 제대로 내게 키스를 해줬다.
"······어머?"
하지만 그렇게 키스를 했다는 건 천사님과 내 몸이 다시 완전히 밀착했다는 얘기로, 가슴에 눌리는 그 몽실몽실한 감촉이나 물건을 눌러오는 하복부의 감촉에 내 물건은 다시 한번 움찔하고 떨렸다.
당연히 그 감촉은 천사님에게도 전해졌고, 천사님은 내게서 입술을 뗀 후 다시 진한 미소를 지어 보이셨다.
"아직 부족하신가요? 하지만······이제 킵 해둔 것은 더 없어요······?"
"그래. 나도 알아. 충분······."
여전히 요망하신 천사님이었지만, 그래도 사정을 하고 나니 조금은 냉정해질 수 있었다.
나는 이쯤에서 끝내기 위해 입을 열었지만, 천사님은 말과는 달리 이쯤에서 끝낼 생각이 전혀 없으셨던 모양이었다.
자신의 머리를 묶고 있던 머리끈을 풀어서 그 긴 머리를 공중으로 나부끼고, 천사님은 손에 든 머리끈을 내 목에 한 바퀴 빙글 감았다.
그리고 그 끈을 잡아당겨서, 다시 한번 내 입술에 입술을 맞춰주시는 천사님.
"어떻게 하시겠어요?"
즉, 지금 여기서 내가 자신의 머리를 묶어주면, 한 번 더 할 수 있다는 거다.
다 끝났다고 생각했을 무렵 다시 한번 찾아온 기회에, 나는 냉정해졌던 가슴에 다시 불이 붙는 기분이 들었다.
천사님은 진짜로······사람의 마음을 어쩜 이렇게 잘 파고드시지?
"그······!"
툭.
나는 목에 감긴 머리끈을 확 잡아챘고, 너무 기세 좋게 팔을 움직인 나머지 뒤에 세워져 있던 대문을 그만 툭 쳐버리고 말았다.
"우왁!"
뛰어난 반사신경 덕분에 다행히 대문이 뒤로 넘어지는 일은 없었지만, 하마터면 위험할 뻔했어.
눈구멍에 살짝 눈을 맞춰서 건너편을 엿보자, 다행히도 아무도 깨어날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 약간의 해프닝은 내 머리를 차갑게 만들기 충분해서,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시 고개를 정면으로 돌렸다.
이번에야말로 진짜 끝이라고 말하기 위해.
"아아······아······아으읏······."
그리고 거기에는, 어느샌가 변신이 풀려서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있는 우리 천사님이 계셨다.
아무래도 방금 해프닝으로 제정신을 차린 건 나뿐만이 아닌 모양이었다.
"천사님?"
"······우, 우선······이것부터······."
내가 천사님의 이름을 부르자, 천사님은 자신의 옷 아래에서 여전히 꿈틀거리고 있는 내 물건을 가리키며 어쩔 줄을 몰라하셨다.
나는 그런 천사님의 몸을 들어서 물건을 빼내고, 물의 정령과 바람의 정령을 불러서 각각 우리 몸을 씻기고 공기를 환기하게 했다.
그리고 그러는 동안에도, 천사님은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싸 안고는 축 처진 귀만 가끔 움찔움찔 움직이셨다.
"······그 뭐냐."
"아, 아무 말도 하지 말아주세요오······."
천사님의 강렬한 요망 때문에, 나는 결국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아무 말도 없이 서로 옷을 갈아입고, 우리는 대문을 치운 후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와 서로의 옆에 찰싹 붙어 앉았다.
대화하는 건 부끄러워하시지만, 그래도 옆에 앉는 건 피하지 않는 천사님이었다.
"······저, 구원씨······?"
그리고 한참의 침묵 끝에 레이아가 겨우 입을 열었다.
그 얼굴은 여전히 새빨갛게 물들어있었지만, 그래도 레이아는 날 똑바로 바라봤다.
"응?"
"이제 그만······주무시는 게······."
아, 그러고 보니. 그런 시간이지.
원래는 레이아랑 불침번을 교대하다가 잠깐 얘기를 나누던 것뿐이었고, 지금은 레이아 혼자 불침번을 서고 있어야 할 시간이니까.
"괜찮아. 왠지 이러고 있고 싶은 기분이니까. 아니면······천사님은 나랑 이러고 있고 싶지······않으세요?"
"······그런······으으읏?!"
처음에는 평범하게 고개를 저었던 천사님은, 내 말투에 위화감을 느꼈는지 잠깐 골똘히 생각하더니, 이내 내가 뭘 흉내 낸 것인지 깨닫고는 황급히 몸을 옆으로 돌려서 웅크렸다.
그리고는 꼬리로 날 팡팡 때려대기까지.
"미안. 미안. 농담. 농담이니까."
내가 아무리 그 허리를 끌어안고 진정시키려고 해도, 천사님은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하셨다.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899화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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