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882화 >
다음 날 아침. 나는 정말 오랜만에 먼저 눈을 뜰 수 있었다.
내가 일어나는 시간은 항상 빨랐지만, 우리 애들이 내 기상 시간에 적응해버려서 요즘 상대적으로 늦게 일어나는 편이었으니까 말이야.
뭐, 적응한 걸로 따지면 당연히 가장 오래 같이 있었던 사라가 제일이기는 했지만, 오늘만큼은 제아무리 사라라도 일찍 눈을 뜰 수가 없겠지.
약점인 꼬리······아, 아니지. 엉덩이를 그렇게 집요하게 괴롭혀서 녹다운 시켰으니까.
나는 꼬리를 손에 쥐고 살짝 들어 올려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냐읏······!"
최대한 자극이 가지 않게 살짝 들어 올렸을 셈이었지만, 그래도 미약하게나마 엉덩이를 자극하기는 했는지 사라가 잠결에도 살짝 몸을 떨었다.
어젯밤에 계속 냥냥 거리면서 해댔기 때문인지, 잠든 상태에서도 무의식적으로 고양이 소리 비슷하게 신음하는 게 너무 사랑스러웠다.
맨날 싫은 척하면서 결국 해줄 건 다 해준다니까.
애초에 이것도 사라 스스로 준비해온 것이고.
그러고 보니 대체 언제 이런 걸 산 거지? 내가 없는 2주 동안 산 건가?
아니. 하지만 전에 들었을 때는 실비아랑 계속 훈련만 했다고 했는데?
물론 이런 걸 샀다는 걸 비밀로 하기 위해서 일부러 말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혹시 어제 넷이서 데이트할 때?
하지만 어제 이런 걸 팔만한 성인용품점에 간 적이 없는데?
근처를 지나갈 때 나는 들어가고 싶어 했지만, 우리 애들이 밥이나 먹으러 가자고 잡아끄는 바람에 결국 간판만 보고 눈물을 흘리며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사라랑 도중에 떨어진 적이 있었던 적이 있었던 것도······아, 그러고 보니 한 번 있었잖아.
그것도 방금 말했던, 성인용품을 지나치고 들어간 식당에서.
잠깐 그때의 상황을 제대로 돌이켜보자면, 분명 레이아가 나한테 치즈 파스타와 비슷한 음식을 직접 먹여주고.
"구원씨. 이것도 무척 맛있어요. 한 입 드셔 보시겠어요? 자, 아앙."
"아앙. 아음."
"어떠신가요?"
"맛있어!"
"후훗. 그렇죠? 하지만, 너무 급하게 드시면 체할 거에요."
그렇게 말하면서 내 등을 쓰다듬어주기까지 했다. 꼬리로.
"······."
"······."
그리고 그 모습을 사라와 디아나가 눈꼴시다는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평소의 사라 성격이면 뭐라고 할만한 타이밍이었는데, 그런 게 없기는 했지.
디아나도 레이아의 가슴에 내 팔이 엄청나게 붙고 있었는데 아무 말도 안 했고.
그걸 알면서 왜 그때는 눈치를 못 챘냐고?
그야 당연히······헤헷. 우리 천사님의 몸이 여기저기 딱 달라붙어서 음식을 먹여주시는데 내가 어떻게 딴생각을 하겠어.
"디아나, 술이나 한 잔 시키겠어요?"
"음. 그러겠나?"
"아니! 사라 넌 마시면 안 되지!"
그래도 그런 와중에도 위기는 사전에 틀어막았으니, 나도 나름 활약을 안 한 건 아니다.
"치이. 구원이 내버려두니까 심심해서 그러잖아."
뭐, 애초에 사라도 진짜 술을 마실 생각은 없었고, 그냥 내 시선이나 끌어보려고 말한 것 뿐이기는 했지만.
"뭐야. 그렇게 내가 신경 써줬으면 좋겠어? 그럼 말을 하지. 자, 일로 와."
아무튼 나는 입술을 삐죽 내밀면서 나 보라는 듯 토라진 표정을 짓는 사라의 허리를 팔로 감아서, 내 옆쪽으로 바짝 밀착하도록 의자 채로 끌어당겼다 끌어당겼다.
"흥. 됐네요."
하지만 사라는 곧바로 내 팔을 빠져나와서, 아예 자리에서 일어나버렸다.
그리고 원래 자기 위치로 의자를 옮길 거라고 생각했지만, 어째선지 아예 테이블을 떠나는 것처럼 멀어졌다.
"어?! 야! 어디 가?!"
"뭘 놀라고 그래? 잠깐 화장실 가려는 거야, 바보야."
당시에도 생각했지만, 역시 노리고 한 거겠지?
갑자기 말도 안 하고 가버리면 놀라는 게 당연하니까.
"아, 그럼 이 몸도 같이 가세!"
그리고 그런 사라의 뒤를 따라서, 디아나도 황급히 일어나서 따라갔다.
응? 잠깐만. 그러고 보니 디아나도······? 아니. 중요하기는 하지만, 일단 이 생각은 나중에 하자.
아무튼 황급히 사라를 따라가는 디아나를 보고도, 어째서 여자들은 항상 저렇게 둘 이상 모여서 같이 화장실에 가려고 하는 걸까? 정도밖에 생각하지 않았었다.
"······제가 너무 구원씨를 독점해서 화나게 해버린 걸까요?"
"아니. 레이아도 쟤들 성격 알잖아. 정말로 화났으면 대놓고 말하겠지. 별 감정 없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그리고 먼저 일어난 사라를 보고도, 나는 그렇게밖에 생각하지 않았었다.
실제로 둘이서 돌아온 다음에 아무렇지 않게 넷이서 잘 놀았고 말이다.
굳이 다른 점을 찾자면, 사라나 디아나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내게 매달렸다는 정도일까?
그래서 어딜 다녀왔다는 생각은 전혀 못 했는데, 설마 성인용품점에 다녀왔을 줄이야.
그리고 그때 성인용품점에 다녀왔다는 말은, 그 이후로 집에 돌아올 때까지 계속 이걸 가지고 다녔다는 얘기잖아.
위험해. 괜히 또 흥분되기 시작했다.
아니. 그야 넣고 다니거나 한 건 절대 아니겠지만, 사라 같은 애가 이런 걸 가지고 돌아다닌다는 것만으로도 뭔가 흥분되지 않아? 적어도 나는 그래.
"냐흐읏!? 뭐, 뭐야?!"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꼬리를 잡고 있던 손에 자연히 힘이 들어가 버렸고, 어제 너무 시달려서 죽은 듯이 잠들어있던 사라를 결국 깨워버리고 말았다.
또 고양이 울음소리 냈지? 진짜 예뻐 죽겠네.
"우흐읏······또오······?"
하지만 막상 정신을 차리자 고양이 울음소리를 안 내게 된 사라는, 살짝 풀린 눈으로 날 쳐다봤다.
한숨 자고 났어도, 어제 괴롭힌 여파가 몸에 남아있기는 한 모양이었다.
뭐, 음부에는 내 물건을 넣고, 엉덩이에는 이런 것까지 넣고 잤으니까 당연한가.
아니면 내가 아까부터 계속 꼬리를 건드려서 이렇게 된 걸지도.
"안 돼?"
사실은 사라가 일어나면 진짜 어제 그때 성인용품에 다녀온 거냐고 물어볼 생각이었지만, 지금 이 모습을 보고 나니 그런 것보다는 당장 하고 싶어졌다.
확인은 언제든지 할 수 있기도 하니까.
"······안 되지는 않······흐아으읏?!"
사라는 벽에 걸린 시계를 힐끔 바라봐서 시간을 확인하더니, 또 날 노려보면서도 고개를 끄덕여줬다.
그리고 사라의 승낙이 떨어지자마자, 나는 손에 힘을 줘서 그 엉덩이에 박혀있던 꼬리를 완전히 뽑아냈다.
어제 이걸로 철저하게 즐기기는 했지만, 이것 때문에 결국 내 것을 직접 엉덩이에 넣지는 못했으니까 말이야.
꼬리가 엉덩이 안쪽을 자극하며 강하게 뽑히는 그 감각에 사라는 분수를 뿜으며 몸을 바르르 떨더니 축 늘어졌다.
하지만 그런 사라에게 상관하지 않고, 나는 그 탄력 있는 엉덩이를 두 손으로 잡고 위로 들어 올려서 사라의 음부에 깊숙이 박혀있던 물건을 뽑아냈다.
윤활류도 충분히 묻어있고, 언제든 가능하겠어.
"하읏······아, 아침부터 거기······으응흣?!"
내 물건 끝이 자신의 엉덩이 구멍에 닿자 사라는 내 목에 얼굴을 비비며 고개만 간신히 위쪽을 향하고는 내 얼굴을 노려보며 한마디 하려고 했지만, 그보다 내 삽입이 더 빨랐다.
엉덩이를 잡고 있는 두 손을 내려서 강렬하게 삽입하자, 사라는 다시 한번 음부 쪽에서 분수를 뿜으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됐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아침부터 다시 진하게 즐기기 시작했고.
"하앗······하앗······너무······심하게 좋아하잖아······이 변태······."
결국 그 체력 좋은 용사님도 결국 침대에서 일어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뭐, 엉덩이 한 번만으로 끝낸 것도 아니고, 힐링 섹스는 체력도 회복시켜 주니까 체력이랑은 조금 다른 문제로 못 일어나게 된 것이기는 하지만.
"후하핫. 당연히 좋아하지. 우리 사라가 나 좋으라고 이런 것까지 준비해왔는데. 이런 것까지 준비해 온 같은 변태끼리 그러지 말자고."
"······이씨. 뭐라고 하는 거야, 이 변태가."
핀잔을 듣고도 내가 웃으면서 그 엉덩이를 가볍게 톡톡 두드려주자, 사라는 눈을 흘기면서 분해했다.
그래도 반박은 못 하겠지?
"아, 그리고 혹시나 해서 말해두는데, 내가 꼬리를 좋아한 건 절대 내가 꼬리 페티시라든가 레이아 생각을 했다든가 그런 게 아니라, 순전히 네 엉덩이······."
"그런 거 일일이 설명 안 해줘도 아니까, 가서 밥이나 먹어, 이 변태야!"
아니. 생각해 보니까 어제 네가 레이아가 꼬리로 내 등을 쓰다듬어 줄 때 나가서 이런 걸 사온 거니까, 혹시나 해서 말 한 거지.
아무튼 사라는 더는 못 들어주겠다는 듯이 누운 채로 팔만 간신히 들어서 내 아랫배를 손으로 밀어냈고, 나는 껄껄 웃으면서 사라를 침대에 놔둔 채 방을 나섰다.
그리고 그렇게 오늘 아침도 기분 좋게 시작한 나는, 방문을 나서고 나서야 잊어버린 게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아, 그러고 보니 결국 어제 성인용품에 갔었던 게 맞냐고는 못 물어봤네.
"······왜 그러십니까?"
바넷사가 그런 날 의심스러운 눈으로 쳐다봤지만, 나는 바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뭐, 상관없나. 어차피 물어볼 사람이 사라 한 명만 있는 것도 아니고.
"아니. 아무것도. 자, 가자."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바넷사의 어깨에 팔을······.
탁.
"지금은 집사입니다."
······너 그제 내 밑에서 그렇게 울면서 빌었던 걔 맞니?
하여간 우리 집사님은 철저하시다니까.
"자네 왔는가."
"응! 좋은 아침!"
"아, 아침부터 뭔가?!"
식당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만면의 미소를 지으며 디아나에게 다가갔다.
디아나도 그런 날 보면서 뭔가 불온한 기운을 감지했는지, 몸을 살짝 뒤로 빼면서 당황하기 시작했다.
후훗. 낭군님의 웃는 얼굴을 보고 그렇게 당황하다니. 역시 우리 디아나도 나한테 뭔가 숨기는 게 있는 모양이군.
혹시 어제 날 데리고 돌아다닐 때도, 준비한 무언가를 할 생각이었는데 기회를 못 잡았다든가?
"후훗, 기분 좋아 보이시네요."
"뭐 좋은 일이라도 있었던 거니? ······아, 아앗!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지금 얘기는 없었던 걸로!"
기분 좋아 보이는 날 보면서 레이아와 레이첼 누님도 각각 기분 좋은 미소를 지어주며 인사를 해 왔지만, 거기서 연륜······은 아니고. 익숙함의 차이가 드러났다.
어제저녁에 헤어지고 오늘 아침에 본 거다. 그 사이에 있었던 일이라면 하나밖에 없다.
레이아는 그걸 알고 그냥 기분 좋아 보인다고 하고 말았지만, 레이첼 누님은 거기서 한 발 더 들이민 거다.
뭐, 바로 자신의 실책을 깨달았는지 손을 파닥파닥 흔들면서 얼굴을 새빨갛게 붉혔지만.
벌써부터 출근 준비를 마치고 있어서 그 긴 귀는 단정하게 틀어 묶은 머리카락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았지만, 아마 귀 끝까지 빨개져 있겠지.
하지만 누님. 너무 그렇게 당황하시면 괜히 더 눈길을 끌잖아요.
뭐, 저런 모습도 귀여우시니까 나야 좋지만 말이야.
"하지만 유독 기분 좋아 보이시기는 하네요. 뭔가 다른 좋은 일이라도 있었나요?"
그리고 그런 레이첼 누님의 실수를 감싸줄 생각으로, 우리 추기경님이 그런 재치 있는 말을 해줬다.
"후후훗. 그건 말이지······디아나라면 알 것 같은데?"
"아침부터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겐가? 뭐 잘못 먹었는가?"
자, 과연 어떤 반응을 보여줄까?
살짝 기대하면서 디아나에게 토스를 해줬지만, 디아나는 정말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시치미를 뗐다.
오호라. 모르는 척하시겠다?
아니면 진짜로 사라가 뭘 했을지 짐작 못 하고 있는 건가? 같이 성인용품점까지 갔으면서?
"하하핫. 아직 아침도 안 먹었는데 벌써 뭘 잘못 먹었을 리가 없잖아. 우리 디아나는 농담도 잘해요."
나는 웃으면서 그런 디아나의 허리를 잡고 들어 올려서 내 무릎 위에 올렸다.
"으음? 으으응?"
그리고 그 정수리에 내 뺨을 비벼대자, 디아나는 갑작스러운 스킨십에 좋아해야 할지 당황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진짜로 모르는 건가. 뭐, 지금은 몰라도 괜찮아. 다들 있는 데서 할 말도 아니니까.
이따가 식사를 마치고 보자고.
"디아나. 오늘도 실험해야 하지 않아?"
그렇게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치고, 또 곧바로 디아나의 정수리에 뺨을 비벼대며 단둘이 될 기회를 노렸다.
"웅쿱! 쿨럭! 쿨럭! 어제 4계층까지 다 돌지 않았는가! 그 아래로 내려가는 건 위험해서 안 되네!"
마침 차를 들이마시려던 디아나가 사레들리는 바람에, 살짝 꾸중에 가까운 말을 들었지만 말이다.
크크큭.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 정도 꾸중으로 기죽지 않는다고.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882화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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