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866화 >
그리고 당연한 얘기지만 펠리시아의 몸이 어제의 그 행위로 진정되지 않았다는 것도 거짓말은 아니어서, 펠리시아는 내 정확한 애무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을 했다.
처음에는 안쪽을 직접 자극하는 것보다, 대음순을 손끝으로 천천히 쓰다듬으면서 지금부터 그런 짓을 할 거라고 알리는 것부터 시작이었다.
그 뽀송뽀송하고 말랑말랑한 감촉을 손끝으로 느끼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펠리시아의 몸은 반응을 보여와서 그 틈새부터 천천히 촉촉하게 젖어가기 시작했지만, 물론 나는 그 정도로 만족할 생각이 없었다.
검지와 중지로 대음순을 천천히 쓰다듬으면서, 동시에 엄지를 음핵 위에 살며시 얹어놓고는 부드럽게 누르며 좌우로 천천히 비벼줬다.
처음부터 너무 강하게 나갈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음핵을 덮고 있는 표피도 벗기지 않고.
그리고 나머지 한 손은 위로 뻗어서, 반쯤 누운 자세로도 전혀 형태가 무너지지 않고 있는 그 자랑스러운 가슴을 손 전체로 움켜쥐었다.
손 전체에 가득 들어오고도 조금 더 남는 그 가슴을 부드럽게 주무르면서, 검지만을 가슴의 중앙 쪽에 뻗어서 검지 끝으로 유륜을 따라 그리듯이 천천히 빙글빙글 돌려줬다.
"아으으읏······!"
그 평소와는 너무도 다른 플레이 스타일이 상당히 견디기 힘들었는지, 펠리시아는 반사적으로 다리를 움직여서 허공을 한 번 차고는 안타까움이 듬뿍 담긴 한숨을 내쉬었다.
뭐, 따지고 보면 원래 펠리시아는 그 체질 때문에 벗겨보면 이미 젖어있는 경우가 많았고, 때문에 얘랑 할 때는 대부분 펠리시아가 내 물건으로 장난 좀 치다가 바로 삽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니까.
내 쪽에서 전희를, 그것도 이렇게나 느긋하게 해주면 그야 안타깝겠지.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곧바로 삽입할 생각은 없었다.
분명 처음에는 빨리 할 일을 끝내버리고 돌아가기 위해서 펠리시아을 적실 생각으로 시작한 애무였지만, 막상 시작하고 나니까 이렇게 좋은 여자와의 섹스를 그냥 사무적으로 물만 빼고 빨리 끝내버리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버린 거다.
머리 한구석에서는 이대로 즐기기 시작하면 절대 후회할 거라는 경고가 울려 퍼지고 있었지만, 이미 감정에 상당 부분 몸을 맡겨버린 나는 그 경고음을 깔끔하게 무시했다.
어쩔 수 없잖아? 난 잘못 없어. 여신님이 날 이렇게 만든 거야.
음부의 틈새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한 애액도 그랬지만, 가슴만 봐도 펠리시아가 점점 더 흥분하고 있는 건 명백했다.
젖어있지 않았던 아래쪽과 마찬가지로 그 유두 역시도 처음에는 그냥 말랑말랑하기만 한 상태였지만, 유륜을 부드럽게 따라 그리던 손끝에 그 유두가 살짝살짝 스칠 때마다 점점 더 부풀어 오르고 딱딱하게 굳어져 가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 유두가 완전히 딱딱해져서 말랑말랑함을 잃기 직전에, 나는 검지 끝을 유륜에서 때고는 손가락을 튕기듯 가볍게 유두를 자극한 후, 아래쪽의 음핵에 그러고 있는 것처럼 검지로 살짝 눌러서 빙글빙글 돌려주며 자극을 이어나갔다.
"하읏! 자, 기이······."
그러자 다시 한번 펠리시아의 다리가 안타깝다는 듯 허공을 찼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펠리시아는 뭔가 혼란스럽다는 시선을 내게 보내왔다.
그러니까 그런 시선 보내지 말라니까 그러네.
이 녀석과 시선을 마주하고 있으면 진짜로 크게 실수할 것 같아서, 나는 곧바로 얼굴을 내려 그 나머지 한쪽 가슴을 입으로 베어 물었다.
동시에 두 손의 움직임에도 변화를 줘서, 가슴을 만지던 손은 엄지와 검지 사이에 유두를 두고 빙글빙글 돌리듯이 어루만져줬다.
그리고 음부를 만지던 손은 검지와 새끼손가락을 이용해서 그 말랑말랑한 대음순을 잡고 양옆으로 벌리고, 중지와 약지를 한데 모아서 촉촉하게 젖은 음부 안쪽에 천천히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이미 충분히 숙지하고 있는 펠리시아의 입구 쪽 약점을 손끝으로 지그시 눌러줬다.
"아흐읏······하으응······더······흐읏! 으읍! 으으응!"
드디어 안쪽을 직접 만져주자 순간적으로 이성이 날아갔는지, 펠리시아는 고개를 뒤로 젖히고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뭔가를 외치려고 했다.
하지만 무슨 말을 하려던 건지 내가 이해하기도 전에, 펠리시아는 한 손을 들어서 자신의 입을 틀어막고는 억눌린 신음성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게 또 은근히 내 심기를 거슬렀다.
사람이 모처럼 기분 좋게 해주고 있는데 저렇게 입을 틀어막고 신음소리조차도 들려주지 않다니.
이제는 완전히 딱딱해진 유두를 살짝 앞니로 깨물어준 다음, 나는 그 유두에 가볍게 키스를 하고 그대로 쪽쪽 키스를 하면서 펠리시아의 몸을 타고 얼굴을 점점 위로 올렸다.
풍만한 가슴을 지나 깊게 파인 쇄골로. 그리고 가늘고 긴 매끈한 목덜미까지 키스한 다음, 나는 그 입을 막고 있는 손등을 입술로 사정없이 두드렸다.
"으응······?! 으, 으읍······! 흣······!"
그러자 안 그래도 표정 관리를 못 하고 혼란스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던 펠리시아는, 정말로 당황했는지 눈동자를 사정없이 좌우로 떨면서 뭔가를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자기 손으로 입을 막고 있는데 그 입에서 흘러나온 소리가 뜻을 가진 소리로 완성될 리가 없었다.
그거 봐라. 너도 불편하잖아. 그러니까 입에서 손을 떼라고.
나는 이제는 아예 펠리시아의 이마에 내 이마를 마주 대고는, 눈동자의 초점도 제대로 잡히지 않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펠리시아의 눈을 강하게 노려봤다.
"흐······아, 아앗······아······으으으응!"
그렇게 서로의 숨결이 서로의 얼굴을 간질이는 거리에서의 눈싸움이 얼마나 이어졌을까?
물론 그 사이에도 내 손은 착실히 움직이며 펠리시아의 성감을 고조시키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펠리시아에게는 승산이 없는 싸움이었지만.
결국 나와의 눈싸움에서 밀린 펠리시아는, 보는 내가 안쓰러울 정도로 손을 덜덜 떨면서 자신의 입을 가린 손을 천천히 옆으로 치웠다.
훗. 어떠냐.
나는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듯, 중지와 약지로 펠리시아의 지스팟을 누르고는 강하게 진동을 줘서 그 입에서 커다란 신음성이 터져 나오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모습에 만족하며 펠리시아의 이마에서 이마를 떼고 얼굴을 들어 올린 나는, 드디어 눈동자에 초점이 맞으며 펠리시아의 그 표정이 눈에 들어오게 됐다.
턱을 덜덜 떨 정도로 혼란스러워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어딘지 모르게 미약한 희망을 품고 있는 것 같은 그 시선.
그 시선을 마주하고 나서야, 나는 조금 전까지 자신이 취했던 제스처가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깨달았다.
아, 아니야! 착각하지 마! 키스하려고 이런 거 아니야! 왜 그런 눈을 하고 날 쳐다보는 건데?
아니. 그야 내가 착각하게 만들기는 했지만! 내가 너였어도 착각했을 것 같기는 하지만!
"아, 아아앙······자, 흣······흐으으응!"
당황한 나는 음부를 자극하던 손을 더욱 강하게 움직였고, 안 그래도 한껏 달아올라 있던 펠리시아는 그 쾌감을 견뎌내지 못하고는 고개를 뒤로 젖히며 절정에 달해버렸다.
두 발로 침대를 밀 듯이 다리를 움직이면서, 밑으로 분수까지 뿜어낸 펠리시아.
하지만 나는 그런 요염한 모습을 제대로 관찰할 여유도 없이, 급하게 바지를 내리고는 물건을 꺼내서 펠리시아의 음부에 박아넣었다.
"흐아으으응읏!"
안 그래도 분수를 뿜을 정도로 강한 절정을 느끼고 있던 펠리시아는 그 강렬한 쾌감에 다시 한번 몸을 펄떡이며 절정을 느껴야 했고, 그 사이에 나는 자신의 상의를 벗어서는 그걸로 펠리시아의 얼굴을 덮어버렸다.
아까 베개로 얼굴을 덮어버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얘가 또 이상한 시선을 내게 보내는 걸 막기 위해서 그런 거였지만, 이렇게 삽입한 자세로 얼굴만 가려버리니 또 분위기가 묘해져 버렸다.
마치 강제로 겁탈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여자의 얼굴을 가려버린 느낌이라고 할까?
아, 아니. 이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아무리 펠리시아의 시선이 부담돼도 이런 식으로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에, 나는 결국 펠리시아의 얼굴을 덮었던 자신의 상의를 다시 들어서 옆으로 치워버렸다.
"하앗······흐읏······자, 자기이······나······."
그리고 상의 아래에서 다시 모습을 보인 펠리시아의 얼굴은, 강렬한 쾌감에 붉어져 있으면서도 촉촉한 시선을 내게 고정하고는 아까보다 더 턱을 덜덜 떨고 있었다.
안 그래도 눈치 빠른 펠리시아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내가 왜 이러는지 눈치를 못 챌 리가 없겠지.
아마 내가 아까 베개를 자기 얼굴에 밀어붙였던 이유까지도 전부 이해해버리고 말았을 거다.
펠리시아는 시선에 아까보다도 훨씬 더 여러 가지 감정을 담아서 날 쳐다봤고, 그 얼굴을 똑바로 내려다본 나는 결국.
"응······으응읍! 흐으으읍!"
펠리시아의 입술에 거칠게 입술을 맞대게 됐다.
솔직히 왜 이런 짓을 했는지 자신도 잘 모르겠다.
마틸다가 당부했던 것처럼, 아직 자신의 감정이 어떤 종류의 것인지도 모르는데 이런 짓을 해버리다니.
이성으로는 알고 있지만, 하지만 그래도 이러지 않고는 버틸 수 없었던 거다.
게다가 머리 한구석에서는 그렇게 이성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비판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입술을 맞댄 것만으로도 절정에 달해버린 펠리시아의 모습에 기뻐하고 있는 내가 있었다.
때문에 나는 차마 입술을 뗄 생각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입술을 더 움직여 펠리시아의 그 탄력 있는 입술 감촉을 만끽하기까지 했다.
허리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지만 그렇게 입술을 비벼주고 있는 것만으로도 절정 중에 허리를 느긋하게 움직여주며 끊임없이 자극해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지, 펠리시아는 계속해서 몸을 잘게 펄떡이며 큰 절정을 느끼는 중에도 자잘한 절정을 연속해서 느껴댔다.
"하, 하앗······하앗······."
그리고 펠리시아의 몸이 겨우 절정의 늪에서 빠져나와 안정되고 나서야, 나는 겨우 입술을 펠리시아의 입술에서 떼어냈다.
뭐라도 반응을 보이기를 기대했지만, 펠리시아는 떨리는 눈으로 날 쳐다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평소에는 그렇게 말이 많은 주제에.
그 대신 펠리시아의 눈가에 점점 이슬이 맺히는 것 같더니, 결국 큰 물방울이 되어서 얼굴 옆을 타고 아래로 주룩 하고 흘러내렸다.
일단, 뒷일은 나중에 생각하자.
그리고 그 눈물이 내가 이성을 완전히 놓아버리는 계기가 됐다.
감정 분석이니 뭐니 시답잖은 소리는 나중에 하자. 후회하더라도 그것 또한 나중으로 미루자.
지금은 일단 이성은 내려놓고 감정이 이끄는 대로 몸을 움직이자.
나는 펠리시아의 눈물 자국을 따라 입술을 맞춰서 혀끝으로 핥아 눈물 자국을 지워주고는, 다시 한번 펠리시아의 입술에 입술을 짓눌렀다.
그리고는 두 손으로 펠리시아의 목 뒤와 뒷머리를 각각 받치듯이 잡아서 끌어안고는, 천천히 허리를 앞뒤로 움직였다.
"아아······으응······흐읏······!"
그에 따라 펠리시아는 달콤한 신음을 흘리며 민감하게 반응을 보였지만, 바들바들 떨면서 꾸욱꾸욱 조여오는 아래쪽 입과는 달리 위쪽 입은 전혀 움직일 생각을 보이지 않았다.
그야 물론 키스가 익숙하지 않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교가 없는 건 아닐 텐데 말이야.
구미호인 레이아가 그랬던 것처럼, 서큐버스인 얘도 본능적으로 어떻게 혀를 움직이면 남자가 좋아할지 알고 있을 거다.
하지만 그럴 여유가 전혀 없다는 것처럼, 내가 혀를 움직여 잇몸을 톡톡 두드려 봐도 혀끼리 얽히게 해봐도 펠리시아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마치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자기가 받아들일 수 있는 허용 범위 밖을 벗어난 것처럼,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하고 그저 그저 멍하니 눈물만 흘리는 펠리시아.
뭐,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해도, 펠리시아의 안쪽은 본능적으로 내 정액을 한 방울도 남김없이 털어가려고 하는 것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여자가 나랑 하면서 섹스에 집중을 못 하면 이런 기분이구나.
그야 물론 내 생각을 안 하는 건 아닐 거다. 얘가 이렇게 된 이유 자체가 나 때문이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만 감정적이 되어서 이렇게 허리를 움직이는 게 뭔가 기분이 이상해서, 나는 천천히 움직이던 허리에 힘을 줘서 물건 끝으로 펠리시아의 가장 안쪽을 강하게 쳐올렸다.
"흐으으읏!?"
그리고 그렇게 되고 나서야, 한동안 멈춰있던 펠리시아의 머리도 겨우 자신의 몸이 지금 어떤 쾌락을 느끼고 있는지 눈치를 챈 모양이었다.
<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866화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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