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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성에서 펠리시아를 제대로 안은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일단 삽입도 했고 한 번 싸기도 했으니 몸에서 냄새가 나지 않을 리가 없다.
내 코는 자는 동안 냄새에 익숙해져 버린 건지 아무 냄새도 안 나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만에 하나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다른 여자를 안은 다음 씻지도 않고 바로 이러는 건 매너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마틸다를 자연스럽게 욕조로 유도하려고 했지만, 나보다 마틸다의 행동이 조금 더 빨랐다.
"아, 그렇군요. 제가 생각이 짧았네요."
내가 잠깐 멈춰 선 것을 보고 무슨 착각을 한 건지, 마틸다는 살짝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 침대 위에서 몸을 일으켜 무릎으로 섰다.
그리고는 그대로 무릎으로 걸어서 내 쪽으로 다가오더니, 내 목에 두 팔을 둘러서 달라붙고는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살며시 가져다 댔다.
진하게 서로의 혀를 탐하는 격렬한 키스는 아니었지만, 입술에 부드럽게 눌려오는 마틸다의 탱글탱글한 입술 감촉과 몸이 밀착되면서 가슴에 닿는 탄력 있는 가슴 감촉에 나는 한순간 자신이 뭘 하려고 했는지 잊어버리고 말았다.
특히 가슴 쪽은 아까 한쪽 어깨가 완전히 드러날 정도로 옷과 속옷을 팔 옆으로 흘러내리게 한 탓인지, 내 가슴에 맞닿은 두 개의 동그란 감촉이 그냥 평소에 옷 위로 닿을 때보다 훨씬 더 생생하게 느껴졌기 때문에 더욱더.
속옷에 모양이 잡힌 채 내 가슴에 짓눌리는 딱딱한 감촉이 아니라 좀 더 부드럽게 모양을 바꾸며 짓눌리는 감각이라고 할까? 그냥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 가슴 사이에 천 하나만 덧대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 황홀한 감각을 벗어나기란 상당히 힘들어서, 나는 자신이 뭘 하려고 했는지 깨닫고 기억해내고 나서도 한동안 가만히 마틸다와의 키스만 즐기게 됐다.
어쩔 수 없잖아. 얼굴도 몸도 완벽한 우리 추기경님이라고.
오죽하면 내가 처음 만났을 때 오만한 귀족 같은 모습만 보여줘서 인상이 그다지 좋지 않았을 때조차 용모만큼은 완벽하다고 생각했겠어.
과연 추기경님이라고 해야 할까?
안 그래도 성직자는 레벨이 오르면 매력 스탯이 올라갈 정도로 성직자들이 예쁜 세계에서, 거의 정점에 가까운 위치에 있는 인물이니까.
아니. 뭐, 따지고 보면 성직자가 아닌 펠리시아도 최악의 첫 만남을 가지고도 외모는 완벽하다고 생각한 건 마찬가지였…아, 아니. 여기서 펠리시아가 왜 나오는 거야. 지금 걔는 상관없잖아.
아무튼 중요한 건 얼굴도 몸도 심지어 테크닉도 완벽하신 우리 추기경님이 진심으로 내게 달라붙어 키스를 해주며, 뭔가 마음이 안정되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계신다는 거였다.
차라리 핑크빛 모드가 되어서 막무가내로 내게 달라붙어 오는 거면, 나도 그 뭔가 진지하지 않은 분위기를 이용해 장난스럽게 넘어가며 빠져나올 수 있었을 텐데.
그렇게 마틸다의 녹아들 것만 같은 키스에 휩쓸려서 한동안 가만히 마틸다와 입술만 비벼댔던 나였지만, 언제까지 이러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아직은 괜찮다. 펠리시아 걔랑 키스한 것도, 입술로 어딜 애무해준 것도 아니니까.
하지만 마틸다가 물건을 건드리게 놔둬서는 안 된다.
이미 단단히 서서 마틸다의 복부에 밀착되어 옷 너머로 비벼지고 있기는 했지만, 아무튼 이 이상은 안 되지.
"마틸…으읍."
"하아음…쪽. 으응…."
그렇게 생각하여 마틸다와 떨어지려고 한 나였지만, 마틸다는 이름을 부르면서 내 입술이 자신의 입술에 비벼지는 감촉이 상당히 좋았던 건지 달콤한 콧소리와 함께 내 목에 두른 팔에 더욱 힘을 줬다.
그리고 이제는 아예 침대에 누우려는 건지, 마틸다는 내 몸을 꽉 끌어안은 채로 몸을 뒤로 기울이기까지 했다.
일단 씻고 올 생각인 나는 몸에 힘을 주고 버텼지만, 마틸다는 그런 날 컨트롤하는 방법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일단 내 입안으로 부드럽게 혀를 넣어서 내 혀를 감고는, 자신의 입까지 자연스럽게 인도해서 앞니로 내 혀를 가볍게 깨물어주는 마틸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 행위에 통증 따위는 전혀 없었고, 오히려 적당한 자극이 날 더 흥분시키기만 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 영향을 받아서 내 물건이 꿈틀거린 바로 그 순간, 마틸다가 허리를 요염하게 꼬듯이 움직여서 자신의 복부로 내 물건을 비벼줬다.
"으윽!"
"아응…!"
결국 나는 버티지 못하고 몸에 한순간 힘이 풀리고 말았고, 마틸다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나와 함께 침대로 쓰러졌다.
게다가 분명 마틸다가 뒤로 내가 앞으로 쓰러졌는데, 쓰러지는 도중 방향을 바꿔서 정신 차리고 보니 내가 마틸다의 아래에 깔린 자세가 되어있었다.
과, 과연 전 성기사단장님. 몸매만 보면 레이아나 레이첼 누님과 같은 풍만하고 부드러운 과라서 착각하기 쉽지만, 얘가 이래 봬도 육체파란 말이지.
"응흐으음…쪽. 후훗."
그리고 그렇게 날 밀어 넘어뜨리고 나서야, 마틸다는 겨우 키스를 그만뒀다.
마지막까지 떨어지고 싶지 않다는 듯 입술을 꽉 눌러 붙인 다음에야 떨어졌지만 말이다.
"피곤하실 테니까. 오늘 밤은 전부 제게 맡겨주시고, 당신은 가만히 계셔주세요. 걱정 없이 푸욱 잠들 수 있도록, 기분 조옿게 해드릴 테니까요. 응훗."
그리고는 마치 내 귓가에 숨을 불어넣어 간질이는 것 같이 그런 말을 해오는 마틸다.
그런가. 아까 내가 잠깐 멈칫했던 걸 보고, 아직 피로가 가시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착각한 건가.
게다가 키스하는 도중에 나에 대한 사랑을 억누를 수 없게 된 건지, 마틸다의 말투나 표정은 어느샌가 완전히 평소의 핑크빛 모드로 변해있었다.
계속 버티고 있으면 내가 억지로 핑크빛 모드를 만들려고 했기 때문에 살짝 아쉽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중요한 건, 마틸다가 핑크빛 모드인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평소와 다른 것 같다는 점이었다.
행동이 막무가내가 아니라고 할까?
말끝에 하트가 붙을 것 같은 말투가 눈동자에 하트가 떠오를 것 같은 시선은 그대로이면서도, 무작정 내게 달라붙고 보는 게 아니라 적당히 절제하면서 날 자극해주는 마틸다.
피곤한 날 상대하는 거니, 핑크빛 모드가 되어서까지도 어느 정도 자제심을 발휘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슬슬 핑크빛 모드 진짜 네 임의로 조절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태클 걸기도 귀찮아지기 시작하는데 말이야.
너 실은 진짜로 이거 저주 때문에 이러는 거 아니지?
"아니. 마틸…."
"당시인. 안 된다고 했잖아요오? 움직이면."
그 증거로, 그 행동을 제지하려는 내게 마틸다는 달콤한 목소리이면서도 항거할 수 없는 압박감을 담아서 날 타일렀다.
뭐야 이거. 완전히 핑크빛 모드랑 추기경님 모드의 혼종 같은 거잖아. 무슨 기어를 중간 단계로 놓는 것도 아니고. 이런 모드도 있는 거냐고.
말이나 행동은 핑크 핑크 한 주제에 묘하게 날 타이르듯이 대하니까 더 상대하기 힘들잖아.
"아아…당시인…피곤하실 텐데 절 위해 이렇게나 늠름하게…."
아무튼 두 손으로 내 가슴을 누르고 다시 한번 입술로 내 입술을 밀어붙여서 내 뒷머리가 완전히 베개에 파묻히게 한 마틸다는, 황홀한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한 손을 천천히 아래로 내렸다.
손끝으로 내 몸을 간질이면서 지나가듯이 가슴과 복부 근육을 타고 미끄러지듯 지나가서 날 오싹오싹하게 만든 후, 하복부에 다다라서는 손가락 사이사이를 넓게 벌려서 다섯 손가락 끝 전부로 내 하복부를 간질이는 마틸다.
그리고 마무리로 손을 더 아래로 내리려는 찰나에, 나는 마틸다의 손목을 잡았다.
아까도 말했지만, 마틸다가 여길 그냥 잡게 하는 건 절대 안 돼.
"우으응…당시인…?"
마틸다는 그런 내 행동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살짝 눈썹을 찌푸리면서 내게 압박감을 주는 핑크빛 시선을 보내왔지만, 나도 이번만큼은 물러설 수 없었다.
"미안. 실은 성에서 못 씻고 왔어. 좀 씻고 올게."
"그런 거짓말로 관계를 피할 정도로 피곤하신 건가요? 그런 거라면 그냥 솔직하게 말씀해주시면, 저도 무리하게 할 생각은…."
"아니.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야. 내가 뭐하러 이런 거짓말을 하겠어? 밑에 팔팔한 거 보이잖아? 오히려 섹스 없이 그냥 자라고 하면 울 자신이 있을 정도라고."
이렇게까지 말하면 아무리 핑크 추기경님 모드인 마틸다라도 이해해줄 거라고 생각했지만, 내 말을 듣고도 마틸다는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당신, 몸에서 비누 향이 나는 걸요. 자, 이렇게나. 아음."
그리고 마틸다는 그렇게 말하며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살짝 코를 킁킁거리더니, 그대로 내 유두 한쪽을 입술로 머금고 혀로 굴리기까지 했다.
그 가슴에 느껴지는 달콤한 감각에 뇌가 마비되는 것 같으면서도, 나는 한편으로 다른 생각을 했다.
그러고 보니 막 잠에서 깨어났을 때, 물건이 물기 하나 없이 말끔했지.
일단 삽입도 하고 사정도 한 번 했으니까, 말라붙었다고 하더라도 흔적은 남았어야 정상인데.
그렇다는 말은, 자는 동안 씻겨준 건가?
하지만 남들 시선 신경 쓰지 않고 대놓고 하던 예전과 달리, 펠리시아도 최근에…아니. 꽤나 옛날부터…잠깐. 언제부터 그랬지?
아무튼 나랑 할 때는 방에서 시종들을 전부 물리고 행위를 했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그 자기 혼자서는 옷도 제대로 안 입을 것 같은 그 공주님이, 내가 자는 동안 날 씻겨주고 다시 침대 위에 돌려놓기까지 했다고?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닐 것 같으니까, 시종을 불러서 날 씻긴 건가?
하지만 그 프라이드 강한 애가 자기를 알몸으로 놔두고 내가 잠들어버린 모습 같은 걸 남한테 보여주고 싶어할 리가 없잖아.
애초에 시작할 때 시종을 다 물리는 것도,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인 내 알몸을 시종한테 보여주고 싶지 않아 그러는 것일 수도 있고.
잠깐.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행위를 치를 때 시종을 물렸을 때부터 펠리시아는 날 좋아했다는 얘기가 되지 않아?
그럼 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으앗?!"
길게 이어졌던 내 사색은, 가슴에 느껴진 가벼운 통증으로 겨우 깨졌다.
"당시인…이럴 때는 절 봐주지 않으시면 싫어요오. 아니면 역시 피곤하신 게…."
"아, 아니. 괜찮아. 미안. 너무 좋아서 잠깐 넋이 나갔어. 계속해줘."
그래. 지금은 펠리시아 생각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지.
이 멍청한 놈. 마틸다랑 있으면서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펠리시아 생각을 하다니.
지금은 마틸다한테 집중하자. 오늘은 마틸다와의 밤이라고.
게다가 마틸다 말대로 내 몸이 이미 씻겨진 거라면, 마틸다의 행동을 막을 이유도 없다.
아니. 막기는커녕 오히려 적극적으로 환영한다.
"응후훗. 네에…당시인…."
마틸다는 아예 혀의 움직임이 내게 보이도록 혀를 입술 사이로 내밀어서 그 끝을 재주 좋게 꾸물꾸물 움직여 내 유두를 자극했다.
그리고 동시에, 내게 손목을 잡혀서 멈춰졌던 손을 다시 천천히 아래로 내리기 시작했다.
다섯 개의 손끝만을 맞대고 하복부를 간질이듯 아래로 내려간 손은, 그대로 벌려진 검지와 중지 사이에 내 물건을 끼웠다.
물론 내 물건의 두께 때문에 손가락 사이에 깊이 끼워지지는 않았고, 검지와 중지 끝으로 살짝 집고 있는 것처럼 끼워졌지만 말이다.
아무튼 마틸다는 개의치 않고 손가락을 번갈아가며 움직여서, 검지와 중지의 첫마디 옆면으로 내 물건을 비비듯이 자극을 해주며 내 물건을 타고 천천히 올라갔다.
그렇게 두 개의 손가락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히 내딛듯이 내 물건을 타고 올라간 마틸다는, 그 끝에 다다라서는 손을 오므려서 손가락 다섯 개를 한데 모았다.
그리고는 그 끝으로 내 귀두 끝을 빙글빙글 비비듯이 마사지해주기 시작했다.
기분 좋으면서도 물건에 닿고 있는 면적이 작아서 살짝 안타까운, 그런 기분이었다.
"아아…당시인…제 손 안에서 이렇게나 뜨겁게에…으응…기분 좋으신가요오?"
하지만 안타까운 건 마틸다도 마찬가지였는지, 마틸다는 허리를 움직여서 자신의 젖은 음부를 내 한쪽 허벅지에 비벼대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서 아예 끝장을 보려는 듯 격렬하게 비벼대는 건 아니었고, 그저 자신의 흥분을 일정 이상으로 고조만 시키듯 느긋하게.
이런 점도 평소의 핑크빛 모드랑은 살짝 다르단 말이지.
아무튼 그 느긋한 움직임 덕분에 속옷 너머로도 마틸다의 말랑말랑한 대음순이 비벼지는 감촉이 너무도 잘 느껴져서, 나는 괜히 더 안타까운 기분이 들게 됐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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