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성자-809화 (793/1,205)
  • <-- . -->

    하지만 실제로 성자에게 섹스로 이기는 건 불가능한 얘기였다.

    그리고 제아무리 서큐버스 중에서도 특히 종족 특성을 강하게 타고난 펠리시아라고 할지라도, 그건 변함이 없었다.

    애초에 펠리시아 얘는 전에도 나랑 섹스 배틀 비슷한 짓을 했다가 손가락 하나 까딱 못할 때까지 당한 전적이 있으니까 말이야.

    게다가 나는 평소에도 계속해서 레벨을 올리고 있었던 반면, 얘는 나랑만 하느라 평소에는 레벨을 전혀 올리지 못하고 있기까지 했다.

    "흐으응?! 흐읏…으응…읏! 하아…하아…."

    그러니 아무리 펠리시아가 단단히 마음먹었어도, 결과가 이렇게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처음에는 특유의 정신없는 화법을 구사해서 쉴 새 없이 떠들며 내 위에서 허리를 흔들었던 펠리시아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말이 줄어들고 거친 호흡만을 내뱉는 시간이 길어졌다.

    역시 자기가 주도해서 움직여도, 견디기 상당히 힘든 모양이었다.

    일단 전과는 달리 내가 막 몰아붙이지도 않았고, 오히려 섹스 부스트 중첩이 쌓이지 않도록 사정감이 몰려오면 참지 않고 금방금방 싸버리기까지 했지만 말이야.

    아니. 딱히 져줄 생각까지는 없었지만, 아무리 나라도 이런 상황에서까지 펠리시아를 이겨 먹을 생각은 들지 않았으니까.

    "으흐으으으응?!"

    하지만 그런 내 도움이 무색하게도, 펠리시아는 내 사정과 동시에 다시 한 번 있는 힘껏 절정에 달하며 내 몸 위에 엎어졌다.

    그래도 절정 하느라 엉덩이를 움찔움찔 떨고 있으면서도, 내 목을 혀로 핥는 건 과연 서큐버스라는 말이 나왔지만.

    "어래애? 슬스을…항보옥?"

    "그럴지도."

    물론 아직 여유가 있었지만, 나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여줬다.

    이 정도면 엄청나게 잘 한 거지. 애초에 내가 섹스로 힘들어지는 게 가능하기는 할지 스스로도 의문일 정도니까.

    "아핫…응…읏!"

    펠리시아도 아직 내가 여유 있다는 걸 알 테지만, 그래도 내가 이렇게 대답해주는 게 만족스럽기는 한 모양이었다.

    펠리시아는 순수하게 밝은 미소를 지으면서, 내 가슴에 두 손을 대고 밀어서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생긴 거나 행동이나 마냥 섹시하기만 한 녀석인 줄 알았더니, 이런 미소를 지으니까 의외로 귀여운 인상도 받을 수 있구나.

    뭐, 그렇다고 전체적으로 섹시한 느낌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응…흐읏…흣! 하응! 아하하…."

    아무튼 몸을 일으킨 펠리시아는, 우리의 연결부 쪽에 손을 가져다 대고는 천천히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

    하지만 지나치게 느껴서 녹초가 된 탓에 그 동작은 상당히 완만했고, 때문에 여전히 빳빳하게 솟아있는 내 물건이 펠리시아의 안쪽을 진득하게 자극하는 효과를 낳았다.

    그리고 안 그래도 안쪽이 민감해져 있는 펠리시아에게 그 자극은 참기 힘든 쾌감을 준 모양이다.

    엉덩이를 좌우로 움찔움찔 떨면서도 천천히 들어 올리던 펠리시아는, 결국 내 물건을 전부 빼내지 못하고 움직임을 멈췄다.

    제아무리 펠리시아라도, 아니. 펠리시아이기 때문에 더 이런 상황이 어색한지, 펠리시아는 얼버무리듯 실없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으으으응! 흐읏! 하앗…하앗…하아아아…."

    그리고는 있는 힘껏 엉덩이를 들어 올려서 간신히 내 물건을 빼내고는, 펠리시아는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뒤로 물러났다.

    자신의 음부를 손으로 가리고.

    삽입할 때면 모를까 빼는 건데 왜 손을 연결부에 가지고 가나 했더니, 저럴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설마 이제 와서 음부에서 정액이 흘러나오는 모습을 보이는 게 부끄러워진 건가?

    …뭐, 고백만 안 했다뿐이지 자기가 날 좋아하는 건 다 들킨 상황이니, 부끄러워져도 이상할 건 없나.

    그렇게 생각해놓고 보니, 오늘 행위도 전체적으로 평소보다 퇴폐적인 느낌이 조금 덜한 것 같았다.

    그야 물론 서큐버스의 전력을 다한 리드였으니까 기분은 엄청 좋았지만.

    아무튼 뒤로 물러나서 내 다리 사이에 무릎을 꿇고 앉은 펠리시아는, 그대로 상체를 숙였다.

    아니. 숙였다고 할까…거의 앞으로 고꾸라지는 것처럼 픽하고 쓰러졌다.

    "하아…하아…."

    그렇게 내 허벅지에 이마를 박은 펠리시아는 나릇한 동작으로 고개만 살짝 옆으로 돌려서, 위를 향해 빳빳하게 서 있는 내 물건을 멍한 눈빛으로 한동안 쳐다봤다.

    "으응…할짝."

    그리고는 조금 호흡이 정돈된 다음에야, 겨우 혀를 내밀어 내 물건을 할짝할짝 핡기 시작했다.

    얘는 아무리 녹초가 돼도, 섹스가 끝난 다음에는 꼭 이렇게 핥아주더라.

    이것도 역시 남자가, 아니. 내가 좋아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이렇게 해주는 거겠지만.

    "피곤하면 딱히 안 해줘도 되는데."

    "으응. 내가 좋아해 하는 건걸. 이렇게나 기분 좋게 해준 멋진…아음."

    내 배려에, 펠리시아는 여전히 내 허벅지를 벤 채로 살짝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멋지다는 말을 하려다가, 애매한 미소를 지으며 물건 밑의 알을 입술로 깨무는 걸로 얼버무렸다.

    암묵적인 합의로 이제 사랑에 관련된 얘기는 안 하기로 한만큼, 멋지다는 말도 자중하려는 건가?

    그 정도는 평소에도 하던 말이니까, 딱히 해도 문제없을 것 같은데 말이야.

    애초에 너 날 부를 때 자기라고…그러고 보니, 섹스하는 동안에 얘가 날 자기라고 불렀던가?

    아까 제대로 리드하기 전에는 분명 그렇게 불렀던 기억이 있지만, 그 이후로는 자기라고 불린 기억이 없었다.

    호칭까지 전부, 수정하려는 건가?

    난 그냥 전이랑 똑같이 행동하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하는데.

    아니. 관계에 명확히 선을 긋기 위해서는 펠리시아처럼 행동하는 게 바람직할지도 모르겠지만…이런 건, 이런 건 뭔가 쓸쓸하잖아.

    역시 괜한 짓을 한 건지도 모르겠다.

    내가 괜히 펠리시아의 마음을 떠보려고 하지만 않았으면, 이럴 일도 없었을 텐데.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어느새 내 물건도 자연히 힘을 잃고 있었다.

    애초에 펠리시아도 딱히 날 기분 좋게 해주기 위해서 빨아준 게 아니라, 청소 펠라라는 명칭에 걸맞게 진짜로 깨끗하게 해주기 위해서 혀를 움직이고 있었으니까.

    뭐, 그래도 기분이 좋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아하하. 어쩜 좋아."

    그리고 그렇게 힘을 잃은 내 물건을 보면서, 펠리시아는 신기하다는 듯 살짝 흔들며 입술로 부드럽게 마사지를 하듯 애무해줬다.

    "정말로 텅텅 비게 될 때까지 해버린 거야? …오늘 밤에 큰일 났네."

    "그럴지도."

    "아하핫. 애써 담담한 척 하는 거야? 하지만, 그런가. 그렇게나 기분 좋았구나. 이러다가, …날 못 잊고 너무 빈번히 찾아오게 되면 어쩌지."

    내 담담한 대답에, 펠리시아는 쿡쿡 웃으면서 날 올려다보고는 그런 말을 중얼거렸다.

    다 좋은데 말이야, 굳이 입술을 물건에 대고 말해야겠냐?

    내 의지랑 상관없이 괜히 또 커지려고 하잖아.

    "그럴지도."

    "……?!"

    그렇게 요염하고 장난스러운 태도를 계속해서 취했던 펠리시아였지만, 또다시 이어진 내 담담한 대답에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할 말을 잃었다.

    그러니까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 건데?

    너 지금 장난치는 척하면서 이렇게 말한 거잖아. ‘우리 관계가 어색해지기는 했지만, 그것 때문에 날 찾아오는 빈도가 줄어들거나 하지는 않을 거지?’라고.

    그래서 빈도가 줄어들거나 하지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해준 거라고.

    그럼 설마 내가 그 정도도 못 알아들을까 봐 그러냐.

    "…차암. 디아나님한테 이를 게 또 하나 생겨버렸네."

    내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에 펠리시아도 단순히 그런 뜻으로 한 말이란 걸 이해했는지, 곧바로 미소를 지으면서 또다시 날 놀려댔다.

    하지만 내게는 지금 저런 시답잖은 장난이 문제가 아니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하나 더 줄까?"

    "응? 뭘?"

    "뭐겠어. 디아나한테 이를 거 말이지."

    "으, 응?"

    "자기라고 불러."

    그래. 이거 말이다.

    섹스할 때는 솔직히 쾌감 때문에 정신도 분산되고 신경 써서 들은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딱히 신경 쓰이지 않았지만, 이렇게 막상 깨닫고 나니까 신경이 쓰여서 어쩔 수가 없었다.

    이 녀석, 평소에는 자기라고 부를 타이밍에 계속 한 박자 쉬고 말을 하잖아.

    그야 말투를 바꾸는 거고,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말이야. 그래도 엄청 거슬린다고!

    "…아하하. 뭐야 그게."

    물론 펠리시아의 표정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서로 계속 서로의 속마음을 읽고 행동으로 대화를 나누기는 했지만, 일단 겉으로 이런 얘기를 꺼낸 건 처음이니까.

    이런 반응을 보일 것 정도는 나도 예상을 했다.

    "딱히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자기 자기 하던 애가 갑자기 안 그러니까 어색해 죽을 것 같다고. 그러니까 미안한데, 그냥 앞으로도 계속 자기라고 불러주면 안 되냐?"

    그리고 이런 말이 얼마나 펠리시아를 상처입힐지, 얼마나 이기적인 건지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얠 만나러 올 때마다 매번 이럴 걸 생각하니 이렇게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앨리시아때도 그랬지만, 내가 이런 식으로 관계가 변하는 걸 견딜 수 없어 하는 성격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새삼 깨닫게 됐다.

    그러니까 미안하지만, 펠리시아는 전처럼 날 대해줬으면 좋겠다.

    내가 이기적인 쓰레기인 걸 어떻게 하겠어.

    어차피 이제 앞으로 평생 얘한테 이 발언 가지고 놀려질 테니, 그걸로 봐줘.

    "정말, 욕심쟁이네."

    펠리시아는 내 물건에서 입술을 떼고, 하지만 여전히 내 허벅지를 벤 상태로 날 올려다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걸 이제 와서 알게 된 것도 아니잖아?"

    "하긴. 원래 그랬지. 그래도 싫다고 하면?"

    역시, 펠리시아로서는 이렇게라도 선을 긋지 않으면 견디기 힘들다는 걸까?

    솔직히 완전히 내 이기심이라는 걸 알고 있는 만큼, 이렇게 물어보면 나로서는 해줄 말이 없었다.

    "울며 빌면서 자기라고 할 때까지 섹스해줄 거야. 쾌감이 계속되면 사람이 어떻게 미치게 되는지 알려주겠어."

    "아하하. 뭐야 그게. 그런 거, 난 오히려 대환영인데."

    그래서 평소처럼 장난식으로 대답한 거였는데, 다행히도 펠리시아에게는 그게 먹혀들어 간 모양이었다.

    펠리시아는 깔깔깔 웃더니 다시 내 물건에 입술을 맞추고는, 일부러 입술을 과장되게 오물거리며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응…하지만, 지금은 녹초가 됐으니까, 어쩔 수 없네. 알았어. 자기. 됐지?"

    "음. 잘 했어. 칭찬해주지."

    "어머, 그럼 칭찬의 키스는?"

    게다가 펠리시아는 통 크게도, 자기라고 부르는 것뿐만 아니라 전과 같은 식의 장난까지도 다시 해줄 모양이었다.

    솔직히 전에는 당하면 피곤하다는 생각만 들었지만, 한번 그만뒀다가 이렇게 다시 해주니까 왠지 마음이 편해지네.

    "없어. 그런 거."

    "너무해. 나, 이용당하고 버려졌어."

    펠리시아는 손으로 눈가를 가리고 일부러 그렇게 훌쩍훌쩍 우는 척을 하면서, 입으로는 내 물건을 강하게 빨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청소 펠라가 아니라, 제대로 기분 좋게 해주려는 것처럼 강하게.

    "응…쪽. 하아아…."

    물론 내 물건은 순식간에 다시 그 크기를 회복했고, 펠리시아는 그 상태에서도 계속해서 내 물건을 빨아줬다.

    그리고 내가 충분히 고양되고 나서야, 펠리시아는 겨우 내 물건에서 입을 뗐다.

    "…야. 잠깐만. 이걸로 끝?"

    "자기, 이용하고 버린 여자한테 이 이상을 바란다는 거야? 너무해. 귀축. 사람이 아니야."

    아무래도, 펠리시아의 복수는 벌써 시작된 모양이었다.

    그냥 내가 억지로 자기라고 부르게 했다면서 놀려대기만 할 줄 알았는데, 설마 싸기 직전에 멈추는 걸로 복수하다니.

    "……."

    "자기? 그런 눈으로 봐도 안 해줄 거니까. 응…하지만 이대로 내버려 두는 게 불쌍하긴 하네. 얘는 죄가 없으니까."

    그렇게 말하고, 펠리시아는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이 빳빳하게 선 내 물건을 손끝으로 쿡쿡 찔렀다.

    네가 지금 찌르고 있는 걔가 나거든? 다른 생물 취급하지 마라.

    "아까처럼 열렬한 눈길로 쳐다보면서, 진지한 목소리로 부탁해주면 해줄게. 널 원해! 네가 아니면 안 돼! 제발 그 사랑스러운 입으로 날 자기라고 부르며 빨아줘!"

    "…나, 그렇게까지 열을 올리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흐으응? 정말로?"

    그러니까, 다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지 마라.

    자기도 진짜 내가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는 건 알고 있는 주제에.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나는 펠리시아의 태도가 평소대로 돌아왔다는 사실에 편안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쿠폰, 추천, 코멘트 정말 감사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