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성자-807화 (791/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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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내가 그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지, 펠리시아는 고개를 숙여서 내 가슴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 처음부터 진하게 간다는 듯, 빙글빙글하고 마치 내 유두를 감싸듯 혀를 움직였다.

    보통은 할짝할짝 핥는 것부터 시작하지 않냐?

    이런 걸 보면, 역시 서큐버스라는 생각이 든다니까.

    "응…으음…쪽."

    그렇게 혀를 움직이면서 입술을 오므리고 쪽쪽 빨기까지 하다가, 펠리시아는 가볍게 키스하는 것 같은 소리를 내면서 입술을 뗐다.

    그리고는 고개를 아주 살짝 들어 올리고 눈을 치켜떠서 날 올려다본 다음, 펠리시아는 그대로 혀를 길게 내밀어서 그 끝으로 내 가슴을 할짝할짝 핥아댔다.

    그냥 내 얼굴을 보고 싶어서 이러는 게 아니라, 아마 노리고 하는 거겠지.

    그리고 펠리시아는 내 반신에만 몸을 얹고 있는 만큼, 내 한쪽 가슴을 핥는 그 얼굴 옆쪽으로 시선을 조금 더 뻗으면 위로 빳빳하게 내 물건이 보이고 있었다.

    펠리시아는 마치 보란 듯이 자신의 손을 움직여 내 물건 위에 사뿐히 잡고는, 부드럽게 손목 스냅을 이용해서 내 물건을 훑기 시작했다.

    잘 설명은 못 하겠지만, 뭔가 살짝 느리면서 부드럽게 스냅을 살려 움직이는 그 모습이, 자신의 손 움직임을 괜히 더 강조하는 것 같은 모양새였다.

    즉, 이것도 저것도 전부 내게 보여주기 위한 행동으로, 자신의 모습이 어떤 구도로 어떻게 보일 때 예뻐 보이고 남자가 좋아할지를 펠리시아는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얘기였다.

    안 그래도 예쁜 애가 자신이 어떻게 하면 예뻐 보일지까지 완벽하게 꿰뚫고 행동하니, 그 파괴력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진짜로, 겉모습만큼은 완벽하단 말이지.

    그리고 이런 애가, 날 진심으로 좋아할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아니. 물론 아직도 확실한 건 절대 아니다.

    조금 전에 ‘그랬지.’라고 과거형으로 말하기는 했지만, 그건 문맥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르게 해석될 여지도 있고.

    ‘사랑이라는 감정과는 담쌓은 몸이었지.’라는 뜻으로 말한 게 아니라, ‘그러고 보니 자기한테 그런 얘기도 했었지.’라는 뜻으로 말했다든가.

    그러니까 얘는 분명 날 좋아하는 거라고 확신을 가질 단계는 아직 아니었지만, 어째선지 나는 묘한 확신이 생겼다.

    "으응? 자기? 왜 그래? 너무 기분 좋아서 정신이 아득해질 것 같아? 새삼 반하겠어?"

    내가 자기 쪽에 시선을 두고 있으면서도 묘하게 먼 곳을 바라보며 딴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눈치챘는지, 펠리시아가 앞니로 가볍게 내 유두를 깨물어 내 주의를 끌고는 장난스러운 말투로 그런 말을 해왔다.

    "만약 그렇다면 어쩔 건데?"

    "어머, 정말? 그야 나쁜 기분은 안 들지만…곤란하네. 디아나님한테 혼나기는 싫은데. 나도 참 너무 예뻐서 탈이라니까. 그렇다고 날 때부터 예쁜 걸 어쩌겠어. 일부러 못생겨질 수도 없고."

    일부러 살짝 진지한 목소리로 되물어본 나였지만, 펠리시아는 곧바로 그렇게 장난을 치면서 일부러 더 눈을 크게 뜨고 깜빡깜빡거리며 예쁜 척을 해댔다.

    이 모습만 봐서는 진짜 나한테 일말의 관심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까부터 계속 펠리시아의 얼굴만을 주시하고 있던 나는 놓치지 않았다.

    내가 되물어본 순간, 펠리시아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기 직전에 아주 살짝 씁쓸한 미소가 지나간 것을.

    좋아하면 어쩔거냐는 얘기를 듣고 쓸쓸한 미소를 지었으면 그건 그거대로 관심 없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달랐다.

    내가 자길 좋아할 리가 없다. 절대 진심이 아니다.

    그걸 전제로 깔고 있기 때문에, 펠리시아는 씁쓸한 미소를 지은 게 아닐까?

    "너 진짜 공주병 말기…아, 공주니까 공주병은 아니랬나."

    "그런 거야. 그리고 병이 아닌 진짜 공주님은, 상대방이 자길 정말로 좋아하는지 아닌지도 잘 알고 있다는 얘기. 그러니까 괜히 목소리 깔고 분위기 잡아도 소용없어."

    그렇게 말하면서, 펠리시아는 다 꿰뚫어 보고 있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며 미소지었다.

    "쳇. 들켰나."

    "아하핫. 당연하잖아. 대체 날 두근거리게 만들어서 어쩔 셈이었어? 혹시 아까 내가 인기 없을 거라고 얘기해서 삐졌어?"

    "아니. 안 삐졌거든."

    "흐으응? 그으래? 아핫. 덕분에 나는 건수가 하나 더 생겼지만."

    "건수?"

    내 의문에 대답하는 대신, 펠리시아는 혀를 내 몸에 댄 상태 그대로 몸을 쭉 올렸다.

    내 가슴부터 쇄골, 목을 타고 뺨까지 혀로 길게 핥은 펠리시아는 마지막으로 내 귓불을 입술로 가볍게 깨물고는 내 귓가에 숨을 잔뜩 불어넣으며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

    "자기가 날 진심으로 꼬시려고 했다고, 디아나님한테 이르면 어떻게 될까?"

    "그만둬, 이 가정파탄범아!"

    "아하하하하핫! 가정이래! 아직 결혼도 안 했으면서!"

    내 고함에, 펠리시아는 재미있다는 듯 깔깔깔 웃으면서 살짝 상체를 일으켰다.

    그리고는 한쪽 다리를 내 몸 반대쪽으로 넘겨서 내 배 위에 완전히 걸터앉은 후, 다시 상체를 숙여서 자신의 가슴을 내 가슴에 완전히 밀착시켰다.

    그리고는 내 바로 눈앞까지 다가온 눈동자를 색정적으로 빛내며, 요염하게 자신의 아랫입술을 혀로 한번 핥았다.

    "걱정하지 않아도, 자기가 인기 많다는 건 나도 알아. 그러니까 삐지지 마. 이렇게…."

    아니. 안 삐졌다니까.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이어지는 펠리시아의 행동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펠리시아는 두 손을 자신의 가슴 양옆, 그러니까 내 가슴 위에 올리고 있으면서도, 엉덩이만을 움직여서 아무런 어려움 없이 내 물건 끝을 자신의 음부 입구에 맞췄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민할 것도 없다는 듯, 펠리시아는 곧바로 몸을 아래로 내려서 내 물건을 끝까지 삽입했다.

    "흐으으응?! 하아…이렇게, 훌륭한 걸 가지고 있으니까. 벗기고 박기만 해도, 여자는 자기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게 되니까."

    그 순간 펠리시아는 높은 신음소리와 함께 고개를 위로 치켜들더니, 완전히 황홀한 표정이 되어서는 천천히 고개를 내려 다시 날 내려다봤다.

    미묘하게 아까보다 더 거리가 가까워지지 않았냐?

    살짝만 다가가도 입술이 맞닿을 거리인데.

    "아니. 그건 네 기준이잖아."

    "으응…그렇지만도 않을걸? 내가…으흥…조금 더 밝히는 건 맞지만."

    야. 양심이 있어 봐라. 아무리 그래도 조금은 아니지 않냐? 조금은.

    뭐, 종족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애초에 그 밝히는 너도 벌써 나랑 몇 번이나 했는데, 그렇다고 딱히 날 좋아하는 것도 아니잖아."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또다시 살짝 떠보는 것 같은 말을 내뱉었다.

    이번에도 그냥 얼굴 표정이 어떻게 변하나 관찰이나 할 생각이었지만, 펠리시아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대답을 들려줬다.

    "어머,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 난 자기 좋아하는데? 정말 많이. 세상 그 어떤 남자보다."

    "무, 뭐?!"

    너 지금 나한테 고백한 거야?! 숨기려는 거 아니었어?!

    느닷없는 펠리시아의 폭탄 발언에, 나는 반사적으로 소리를 높이며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 펠리시아의 얼굴을 조금만 가까이 다가가도 입술이 맞닿을 정도로 내 얼굴에 바짝 붙어있었고, 그 상황에서 내가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당연히 우리의 입술도 가볍게 맞닿게 됐다.

    게다가 또 타이밍 나쁘게 그 직전에 펠리시아가 왠지 혀를 내밀었기 때문에, 우리는 마치 혀까지 써서 진하게 키스를 하는 것 같은 모양새가 됐다.

    물론 나는 황급히 떨어졌지만, 이미 내가 나서서 펠리시아의 입술에 키스를 하는 그림이 완성됐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자기, 아무리 그래도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야? 그렇게 나하고 한 키스가 잊을 수 없었어?"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펠리시아는 입술이 떨어지자마자 곧장 그렇게 말하며 날 놀려댔다.

    이번만큼은 펠리시아도 진심으로 놀랐는지, 그 얼굴이 완전히 새빨갛게 물들어 있기는 했지만.

    하지만 곧바로 한쪽 손을 자기 뺨에 가져다 대면서 부끄러워 죽겠다는 듯 온몸을 과장되게 꼬는 걸로, 펠리시아는 일부러 그러는 척이라고 넘어갈 생각인 모양이었다.

    "아니거든?!"

    "오해하게 해서 미안해. 난 그런 뜻이 아니었어. 아, 세상 남자 중 제일 좋아한다는 건 진짜야. 그치만, 지금까지 만난 남자들 중에서 제일 섹스를 잘 하는걸. 좋아하는 게 당연하잖아? 하지만 사람들이 말하는 사랑은 아니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미안해? 괜히 두근거리게 만들어서."

    그리고나서, 펠리시아는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내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연기라는 걸 알지만, 알아도 진짜 미안한 표정이라 열받는 건 변함이 없었다.

    이 녀석, 그러니까 쓸데없이 연기를 잘 한다고.

    "그러니까 아니라니까!? 왜 내가 차이는 것처럼 되는데."

    "자기도 참. 부끄러워하기는. 괜찮아. 난 다 이해해. 어쩌겠어? 내가 이렇게 예쁜걸. 특별히 디아나님한테는 비밀로 해줄 테니까. 그러니까 진심을 말해봐. 응?"

    하지만 내가 아무리 부정해도, 펠리시아는 그렇게 말하며 날 놀려댔다.

    "헛소리하지 말고 빨리 움직이기나 해! 네가 안 하면 내가 움직인다?"

    "또 그렇게 얼버무리려고. 정말 부끄럼쟁이라니까. 그러면 또 아까처럼 내가 먼저 말해주면 돼? 자기, 좋아해. 사랑은 아니지만. 또 오해하고 덤벼들까 봐 말하는 거다?"

    펠리시아의 얼굴은 아직도 새빨갛게 물들어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눈을 치켜뜨고 하는 그 고백은 쓸데없이 파괴력이 굉장했다.

    뭐, 뒤에 덧붙인 말이 전부 망치고 있었지만.

    "야! 너 진짜!"

    "아하하하핫! 당황한 것 봐! 자기도 아까 전에 나한테 똑같이 해놓고!"

    그렇게 날 놀려대고 나서야 펠리시아는 겨우 만족했는지, 깔깔깔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

    설마 그 복수를 하려고 일부러 좋아한다는 말을 한 거였냐?

    아니. 그래도 난 대놓고 좋아한다고 말하지는 않았잖아. 만약 내가 너한테 반하면 어쩔 거냐고 했지.

    …그게 그건가.

    "그치만 슬슬 나도 참기 힘드니까. 이 정도에서 봐줄게. 고맙지?"

    그리고는 내게 가볍게 메롱 하며 그렇게 선심 쓰는 척 말했다.

    아까 입술 닿았을 때 혀 내민 거, 메롱 하려고 그런 거였냐.

    메롱 하려다가 딥키스를 당하고도 그정도 반응으로 끝났다니. 상황 대처 능력이 대체 얼마나 좋은 거야.

    레이첼 누님이랑 정반대네. 아니. 레이첼 누님은 그게 귀여우신 거지만.

    아무튼 완전히 몸을 일으킨 펠리시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몸을 반 바퀴 돌려서 뒤를 바라봤다.

    물론, 여전히 내 물건은 삽입한 상태로.

    "뒤는 또 왜 돌아?"

    "그치만, 자기 얼굴 보고 있으면 또 웃어버릴 것 같은걸. 자기도 섹스할 때 갑자기 내가 웃어대면 깨지 않겠어?"

    …뭐, 확실히 갑자기 그러면 조금 깰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정말로 그런 이유 때문일까?

    내 하복부에 맞닿아있는 그 엉덩이는, 아직도 화끈화끈하게 느껴질 정도로 뜨거웠다.

    물론, 섹스의 흥분 때문에 그런 게 아니다.

    그 증거로, 비단같이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핑크 블론드 사이로 살짝 보이는 펠리시아의 귀는 여전히 익은 것처럼 새빨갛게 물들어있었다.

    혹시 이 녀석, 슬슬 표정관리가 힘들어져서 뒤를 돌아버린 게 아닐까?

    평소보다 장난을 빨리 접은 것도 그렇고.

    아까의 그 사고, 원래 얘 성격이면 한참을 더 가지고 놀면서 장난 쳤을 만한 일인데.

    "그럼 자기, 지금부터는 장난 없이, 기분 좋아지기야? 움질일 테니까? 응…흐응…."

    그리고 내가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펠리시아는 더 이상 깊게 생각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듯 타이밍 좋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직은 앞뒤로 가볍게 흔드는 수준의 움직임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쾌감이 약한 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엄청나게 강했다.

    남자가 느낄 포인트를 잘 알고 있다는 듯 완벽한 타이밍에 강약조절을 하면서 허리를 움직이고, 게다가 그에 맞춰서 음부까지 조였다 풀기를 반복하기까지 하니까.

    진짜로 타고 났다는 게 뭔지 보여주는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그런 엄청난 쾌감조차도, 내가 생각에 빠지는 걸 막을 수는 없었다.

    이래 봬도 난 이쪽 방면으로는 세계 최고인 성자라고.

    그리고 이럴 때조차 쾌감에 집중하지 않고 하는 생각이란 바로….

    "아핫. 기분 좋아서 움찔움찔하는 거 봐. 자기도…하응…그렇게 기분 좋아? 아, 하지만…흐읏…또 사랑한다고 달려들면 안 되니까?"

    바로 이거였다.

    너 섹스에만 집중하려고 그렇게 등 돌리고 있는 거 아니었냐?

    아니. 애초에, 이 녀석 아까부터 묘하게 계속 얘기를 그쪽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나한테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싶은 건가?

    ========== 작품 후기 ==========

    쿠폰, 추천, 코멘트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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