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성자-805화 (789/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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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남은 방법은 단 하나.

바넷사가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밖에 없지 않겠어?

하지만 그런가. 키스 정도로는 안 되는 건가.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역시 똑같은 짓을 똑같이 더 해서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밖에 없겠지?

그렇게 생각한 나는, 곧바로 바넷사의 벨트를 풀었다.

"뭐 하는 겁니까!"

과연 이번만큼은 바넷사도 냉정하게 있을 수 없었는지, 살짝 언성을 높였다.

다만 자신이 소리를 지르면 내가 손을 멈출 거라고 생각한 건지, 바넷사는 힘으로 내 손을 막으려고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걸 어쩌나. 난 멈출 생각이 없는데.

나는 바넷사의 말을 듣는 체 마는 체하면서 재빨리 손을 움직여 그 벨트를 풀어버리고, 그대로 바지를 허벅지 중간까지 내려버렸다.

"무…! 이런 곳에서…!"

내가 허공에 바넷사의 이름을 불러서 소환한 것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우리는 방 안이 아니었다.

이 저택의 방은 기본적으로 전부 방음이 완벽하게 되어있으니까 말이야.

때문에 천하의 바넷사도 설마 내가 이렇게까지 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지, 몸을 딱딱하게 굳히고 말았다.

하긴. 이런 데서 시작할 수는 없지. 얘가 디아나 같은 변태도 아니고.

아니. 디아나가 상대라도 갑자기 밖에서 이런 짓을 하지는 않지만. 정말이라고?

나는 하는 수 없이 근처에 있던 방문을 열고 그대로 바넷사와 안으로 들어갔다.

"됐지?"

"안 됐습니다!"

내 뻔뻔한 말에, 바넷사는 그렇게 일갈하고는 황급히 바지를 끌어 올리려고 했다.

물론, 내가 바지를 올리지 못하도록 잡고 있었기 때문에 그 시도는 무위로 돌아갔지만.

"…놓으십시오."

이대로 힘겨루기를 해봤자 결국 바지만 찢어질 뿐이다.

바넷사도 그걸 잘 알고 있는지, 슬슬 진심으로 화난 것 같은 목소리로 그렇게 으름장을 놨다.

"싫어."

"아까도 말했지만, 전 지금 집사입니다."

하지만 난 쿨하게 거절했고, 바넷사의 이마에 살짝 혈관이 솟아올랐다.

아마 속으로는 ‘이걸 콱 한 대 쥐어박을 수도 없고.’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바넷사의 얼굴은 화가 나 있었지만, 그래도 일단 바넷사는 애써 분노를 가라앉히려고 하는 것 같은 목소리로 차분하게 말했다.

"상관없어."

"…하?"

하지만 이번에도 내가 그렇게 대꾸해버리자, 바넷사는 결국 만년설보다 차가운 표정으로 날 노려봤다.

과연 슬슬 설명을 안 하면 진짜로 한 대 얻어맞으려나.

"그래. 내 여자가 돼도 넌 집사 일을 계속할 거고, 난 그걸 존중해야 해. 그건 잘 알아."

"그걸 아는 사람이…."

"하지만. 그건 평소에나 그런 거지. 지금 같은 상황은 예외야."

"뭐가 지금 같은 상황이라는 겁니까? 구원님 발정 난 상황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우와. 얘 말하는 것 좀 봐.

평소에도 은근히 할 말 다 하는 성격이기는 했지만, 지금은 진짜로 화났나 봐.

"아니야. 네가 날 대하는 태도를 말하는 거야. 까놓고 솔직히 말해봐. 너 아래에서 내가 했던 일로 화났어?"

"네."

이제부터 반격의 때다. 그렇게 생각하고 던진 질문에, 바넷사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 어라? 잠깐만요. 바넷사씨? 이런 대답을 기대한 게 아닌데?

"그, 그래. 조금은 화도 났겠지. 그래서, 네가 어제부터 그러는 게 화나서 그런 거야? 마중도 안 나와주고, 시선도 안 마주치려고 하고, 대화도 안 하려고 하고, 불러도 와주지도 않고. 나하고의 관계뿐만 아니라 네가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집사 일마저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거잖아. 진짜로 그게 화나서 그런 거야?"

잠깐 당황한 나였지만, 나는 곧바로 다시 바넷사를 몰아붙였다.

이 구원. 한때는 물에 빠져도 주둥이만 물 위로 둥둥 떠다닐 놈이라는 말까지 들었던 남자라고.

…칭찬이 아니라고? 그 정도는 나도 알아!

"……."

그리고 역시나, 바넷사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아니잖아? 그냥 단순히 부끄러워서 그런 거잖아? 게다가 시간이 그렇게 지났는데도 이럴 정도면, 이미 시간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수준이라는 거잖아? 그럼 억지로라도 그런 걸 당해도 부끄럽지 않도록 하는 수밖에 없잖아?"

그런 바넷사를 보며, 나는 기회는 이때다 싶어서 더욱 바넷사를 몰아붙였다.

좋아. 역시 나야. 잘 하고 있어.

"…앞으로는 그런 걸 안 한다고 해주셔도…."

"아무리 일하는 중이라지만, 내 여자랑 제대로 눈도 못 마주치는 거라고. 그런 건 괴롭다고. 적어도 난, 집사 일보다 이쪽 문제를 해결하는 게 더 급선무라고 생각해. 난 내 여자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도중에 바넷사가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나는 그 말을 황급히 끊고 끊임없이 말을 내뱉었다.

"으읏…!"

그러자 드디어 바넷사의 얼굴에서 화난 기색이 완전히 사라졌다.

아니. 이제는 조금 얼굴이 붉어지기까지 했을 정도였다.

아무리 냉정한 척 무뚝뚝한 척하고 있어도, 결국 바넷사도 날 좋아한다는 사실은 틀림이 없으니까.

너와의 관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내 말에 좋아하지 않을 리가 없다는 얘기다.

"바넷사는 그렇지 않은 거야?"

"…그건."

그리고 그 기세를 밀어붙여서, 나는 자연스럽게 대화의 주도권을 넘겨받았다.

추궁당하는 쪽에서, 추궁하는 쪽으로.

"바넷사도 그렇잖아? 언제까지나 나랑 눈도 못 마주치는 건 싫잖아? 내 말이 틀려?"

"…틀린 건…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이렇게 물어보는데,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건 제아무리 바넷사도 마찬가지라서, 바넷사는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여전히 집사 일을 하는 도중에 이런 일을 하는 건 꺼려지는지, 뒤에 다른 말을 덧붙이려고 하는 바넷사.

"그러니까 지금부터 이런 걸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거라고."

바넷사의 말이 완성되기 전에, 나는 황급히 그렇게 말하며 바넷사의 속옷 양옆을 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그대로 속옷까지 아래로 쭉 내리려고 했지만, 바넷사가 자신의 다리 사이를 손으로 막아서 속옷이 완전히 내려가는 걸 막았다.

내가 다시 시선을 들어서 바넷사를 바라보자, 바넷사도 무표정한 얼굴로 날 똑바로 마주 봐줬다.

바넷사씨? 제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아까의 살짝 부끄러워하는 것 같은 표정이 더 보기 좋은 것 같은데요. 다시 그 표정으로 돌아가 주시면 안 될까요?

"그냥 앞으로 그런 걸 삼가겠다고 말해주시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내 마음속 목소리가 들리지 않은 건지, 바넷사는 표정과 완전히 부합하는 무뚝뚝한 목소리로 그렇게 절충안을 제시했다.

뭐, 이제 아까처럼 화내지는 않을 모양이니까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나.

그건 그렇고 절충안이라.

다시 말해서 바넷사는 이렇게 말하고 있는 거다.

내가 앞으로 그런 짓은 안 하겠다고만 해주면, 자기도 아래에서 있었던 부끄러운 과거는 잊고 평소대로 행동하겠다고.

나쁘지 않은 절충안이다. 단 한 가지 문제만 제외하면.

"…못 해."

그 문제란 바로, 내가 그러지 않을 자신이 없다는 거였다.

그에 대한 검토는 이미 한참 전에 끝났다고. 내 마음속에서.

"…네?"

내 대답에 바넷사는 살짝 눈썹을 움찔거렸다.

"난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는 남자야."

"……."

그리고 이어지는 당당한 내 말에, 바넷사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어, 어쩔 수 없잖아! 너도 내 성격 알 거 아니야?! 어차피 나중에 또 한다니까?! 애초에 네 그런 모습은 그럴 때밖에 볼 수 없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난 네 다양한 모습이 보고 싶다고! 평소에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앞으로 그런 짓은 안 하겠다고 생각해볼 여지도 있었겠지만, 못 하잖아?! 한번 해 봐!"

"그런 모습, 평소에 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하지만 내가 아예 정색하고 맞받아치자, 바넷사의 뺨이 살짝 붉어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번에도 또 살짝 언성이 높아지기까지 했지만, 이번에는 누가 봐도 분노 때문이 아니라 부끄러움 때문이었다.

"거 봐! 그러니까 어쩔 수 없다는 거 아니야! 포기하라고!"

"이…! 후우…."

내가 살짝 억지를 부리듯이 말하자, 바넷사는 뭔가 더 말하려다가 갑자기 한숨을 푹 내쉬었다.

"…마음대로 하십시오."

그리고 잠깐동안 침묵한 끝에, 결국 바넷사는 그렇게 내뱉듯 중얼거렸다.

이렇게 계속 언쟁을 해봐야 결론이 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걸까?

"지금 마음대로 하라고 했지?"

"……."

아니. 바넷사씨. 주먹 꽉 움켜쥐고 부들부들 떨면서 노려보지 마시고요.

"어차피 약속해도 나중에 또 할 거라고 하면, 저도 더 이상 손 쓸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헤어지기라도 하지 않는 이상."

"안 헤어질 거지?!"

바넷사의 입에서 헤어진다는 단어가 튀어나온 순간, 나는 곧바로 바넷사에게 매달렸다.

아무리 그래도 나도 그 정도까지 리스크를 감수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거든.

물론 바넷사와 그런 격렬한 섹스를 앞으로 못하게 되고 그런 흐트러진 모습을 더 못 보게 되는 건 엄청나게, 무지막지하게 아쉽지만, 그래도 헤어진다는 말까지 나와버리면 나도 피눈물을 머금고 한발 물러설 수밖에 없잖아.

때문에 헤어진다는 말이 들리자마자 반사적으로 매달렸지만, 매달리고 나서 바넷사의 말을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넷사도 나랑 헤어지기 싫으니까 자기가 포기한다고 말하고 있는 거였다.

"…큿. 그러니까, …싫으니까, 하라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그런 내 생각에 쐐기를 박듯, 바넷사는 달라붙는 내게서 살짝 시선을 피하더니, 답지 않게 확실하지 않은 어조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자기도 헤어지기는 싫으니까 마음대로 하라고.

그 말까지 듣고 나서야 나는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아니. 한숨뿐만이 아니라 헤실헤실 실없는 웃음까지 새어 나올 정도가 됐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얘도 날 이렇게 좋아한다니까요?

좋아. 그럼 바넷사의 허락도 떨어졌으니, 이제 마음대로 하기로 할까.

나는 여전히 바넷사의 속옷을 꽉 잡은 채 놓지 않고 있던 손을 아래로 내리려고 했다.

하지만 바넷사의 손도 여전히 자신의 다리 사이를 막고 있었기 때문에, 속옷은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

"저기, 바넷사씨?"

"뭡니까?"

"지금 마음대로 하라고 하셨잖아요?"

"…지금 마음대로 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제가 구원님의 여자로서 관계를 맺을 때 그런…그렇게 하고 싶으면 마음대로 하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당장 관계를…."

"지금은 집사입니다."

뭐, 뭐지? 우리 얘기 잘 끝낸 거 아니었어?

왜 갑자기 시간이 조금 전으로 돌아간 기분이지?

"아니. 그러니까 집사 일보다, 내 여자랑 제대로…."

"제대로 눈도 마주치고 있고, 얘기도 하고 있지 않습니까?"

"……."

그, 그러고 보니까 어느새 그렇게 됐네요.

"아직도 이러고 있을 이유가 더 있습니까?"

"이왕 방에 들어온 김에…."

"안 됩니다."

"쳇."

저렇게 말해버리면 나도 더 구실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하는 수 없이 잡고 있던 속옷을 놔줬다.

그러자 바넷사는 무표정으로 속옷을 고쳐 입고는, 허벅지까지 내려가 있던 바지를 끌어 올렸다.

"아, 잠깐만."

하지만 바넷사가 바지까지 완벽히 고쳐 입기 전에, 나는 풀어진 앞섶에 손을 집어넣었다.

"흐응?! 큿…!"

그리고 손가락으로 속옷 표면을 더듬어서 살짝 확인을 하자, 바넷사는 자기도 모르게 섹시한 콧소리를 흘려버렸다.

곧바로 엄청 차가운 표정으로 날 노려보기는 했지만.

하지만 아무리 그 시선이 날카롭게 꽂혀도, 나는 기분이 좋기만 했다.

왜냐하면, 살짝이지만 젖어있었거든.

즉, 이러니저러니 해도 바넷사도 나랑 그런 짓을 하는 게 싫은 건 아니었다는 얘기다.

정말로 그냥 지금은 집사이기 때문에 거절한 것뿐.

"…웃지 마십시오."

내 미소가 거슬렸는지 바넷사는 바지를 고쳐 입고 벨트를 매면서 그렇게 경고했지만, 물론 내 입가에서 미소가 지워지는 일은 없었다.

"무슨 소리야. 사람은 웃어야 복이 온다는 얘기도 있다고. 자, 바넷사도. 스마일. 스마일."

"볼 일이 없으시다면 이만 가보겠습니다."

바넷사는 살짝 짜증스러운 시선으로 날 한번 쳐다보더니, 곧바로 방을 빠져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냥 도망가게 놔둘 수는 없지.

"아, 잠깐만."

"…또 뭡니까."

"그러고 보니 실은 이 얘기를 하려고 부른 게 아니었어."

"…뭔가 용무가 있는 겁니까?"

"응. 성에 가려고."

"……."

이봐요. 집사씨. 표정 좀 어떻게 해보세요. 시종이 보낼 시선이 아니잖아요.

아니. 무표정이지만.

"발정 나서 그러는 거 아니다."

이렇게 말하니까 꼭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정말 그런 거 아니니까.

아까 바넷사 네가 했던 말이 너무 뇌리에 남아서 이런 말이 나온 것뿐이야.

진짜로 원래 성에 가려고 부른 거였다니까?

도중에 네 태도를 보고 살짝 노선을 바꿨던 것뿐이라고.

뭐, 어느 쪽이든 결국 섹스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니 그렇게 보이는 것도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탓할 거면 성자의 특성을, 아니. 세계를 이런 식으로 만든 여신님을 탓하라고!

"…알고 있습니다. 슬슬 가야 할 시기라는 것쯤은."

다행히도 내 필사적인 눈빛에서 어느 정도 진심을 읽은 모양인지, 바넷사도 그 이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럼 마차를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아, 그리고."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방을 나서려고 하는 바넷사를, 나는 다시 한번 불러세웠다.

"또 뭡니까."

그렇게 징하다는 표정 짓지 마라.

아니. 무표정이지만. 나한테는 다 읽힌다고.

"성에 가느라 일 못 하게 됐다고 비워둔 시간이 없다는 얘기는 안 할거지?"

"…비워둔 시간이 있다는 얘기를 한 적도 없습니다만."

그리고 내가 그렇게 말하자 바넷사는 잠깐 침묵하더니, 이번에는 억지로 만든 것 같은 무표정으로 대답했다.

바넷사야. 그래선 무표정의 의미가 없지 않아?

"있잖아?"

"……."

디아나가 양보해줬던 그 날을 빼고는, 바넷사는 한 번도 아래로 내려오지 않았다.

나와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었는데 그걸 스스로 포기한 거다.

그런데 우리 퍼펙트 집사 바넷사씨가, 내가 위로 올라왔을 때 나와 둘이 있을 시간이 생기도록 스케줄을 조절해놓지 않았을 리가 없다.

아무리 부끄러워하느라 나랑 얼굴도 제대로 못 마주칠 수준이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이다음은 그때 가서 하자고. 그래서, 언제야?"

"……모레입니다."

내 뻔뻔한 물음에, 바넷사는 결국 조그만 목소리로 그렇게 남기고는 황급히 방을 빠져나갔다.

하여간 솔직하지 못한 녀석이라니까.

아무튼 이걸로 또 한 건 해결인가.

아무리 마틸다의 일이 급했다고는 해도, 얼굴 보게 되고 곧장 풀어준 게 아니라 어떻게 될까 싶었는데. 잘 넘어가서 다행이다.

그럼 이제 나도 실비아나 불러오자.

뭐, 내가 특훈하는 동안 실비아도 자기 차례가 아닌 날은 자유시간을 가졌고, 당연히 성에도 자주 들렀을 테니까 이번에는 딱히 성에 갈 용무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고 있는 그런 이유로 성에 가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성에 가자는 내 말에 실비아는 곧장 쫄래쫄래 따라왔다.

이거 이렇게 되면 점점 의혹이 더 깊어지는데.

그냥 내 왕자병이겠지 하고 넘어가려고 해도, 너무 상황이 이렇게 딱딱 맞아떨어지면 의심을 할 수밖에 없잖아.

========== 작품 후기 ==========

쿠폰, 추천, 코멘트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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