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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791화 (77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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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응. 그러고 보니 그랬지.

    전부터 전투 시에 구미호 상태가 되어보려고 노력했던 레이아다.

    그런 레이아가 이렇게 나와 단둘이 사냥을 해야하는 상황을 앞두고 노력을 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내가 던전으로 내려오고 자기 차례가 올 때까지, 삼일동안 혼자서 엄청나게 연습을 한 거겠지.

    아까 마을 밖으로 나오기 전에 살짝 긴장한 것처럼 보였던 것도, 나와 단둘이 전투를 하게된다는 상황에대한 긴장보다는 제대로 구미호로 변할 수 있을지에 더 긴장했던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연습한 보람이 있었는지 레이아는 내가 피라냐 떼를 처리하는 그 짧은 시간동안 변신을 마쳤고, 게다가 방금도 당황해서 말이 헛나왔다고는 하지만 또 그 말을 내뱉기까지 했다.

    부끄러워서 제대로 입에 담기도 힘들어했던 전과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이었다.

    뭐, 지금도 부끄럽지 않은 건 전혀 아닌 모양이지만.

    몸을 동그랗게 말고 무릎쪽을 팔로 끌아안은 후, 다리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물속에 둥둥 떠있는 레이아.

    그 와중에 꼬리 하나만 아래로 축 늘어져서 물살에 따라 살랑살랑 흔들리는 모습이 뭔가 귀여우면서 웃겼다.

    "레이아. 무슨 말인지 이해했으니까. 괜찮아. 응?"

    "아우으…."

    그런 레이아의 머리에 살짝 손을 얹고 쓰다듬어주면서 그렇게 다독여봤지만, 레이아는 마치 여우 울음소리 같은 소리를 흘리며 고개를 도리질쳤다.

    도리질 칠때마다 옆으로 축 처져있는 레이아의 두 귀가 내 손을 간질이며 지나가는 감각이 뭔가 기분 좋았다.

    아니.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만.

    연습을 했다고는 하지만, 부끄러움을 이기고 재빨리 변신할 수 있었던 것에는 여기 4계층의 특성도 크게 영향을 줬던 모양이다.

    여기라면 아무리 부끄러운 말을 해도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을 테니까.

    하지만 그 직후에 내게 대놓고 섹스를 좋아한다고, 그것도 굳이 그런 말을 해도 되지 않았을 타이밍에 내뱉어버린 거니, 그야 부끄럽겠지.

    하지만 계속 이렇게 있을 수도 없으니, 슬슬 고개를 들게 만들어야할텐데.

    좋아. 그렇다면.

    "무슨 말을 하려던 건지 이해했으니까. 응? 그리고 진짜로 레이아가 그렇게 섹스를 좋아하면 난 좋기만…."

    "정마아알! 구원씨이!"

    내가 그렇게 말하고 나서야, 레이아는 겨우 새빨개진 얼굴을 들었다.

    예상대로 효과 만점이군.

    뭐, 우리 천사님한테 살짝 노려봐지기는 벌을 받기는 했지만.

    아니. 어떤 의미로는 포상인가?

    "미안. 미안. 그렇게 부끄러우면 굳이 구미호로 변하지 않아도 되니까. 어차피 여기선 위험할 일도 없고."

    "…그건…싫어요."

    "응. 그럼 너무 무리하지는 말고."

    "…죄송해요. 구원씨의 성장에 집중해야할 때에 괜히 발목이나 잡는 것 같아서."

    "아니. 전혀 상관없어. 오히려 더 기대줘도 좋을 정도야. 간만에 레이아 앞에서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인 것 같아서 나도 좋거든."

    "후훗. 뭐에요. 그게. …전 언제나 구원씨가 어른스럽다고 생각하는 걸요?"

    내가 일부러 우쭐해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말하자, 레이아는 입가에 손을 가져가고는 쿡쿡 웃어줬다.

    "…어, 어? 그, 그래?"

    천사님. 제 입으로 할 말은 아니지만요. 그건 좀 콩깍지가 너무 씌신 건 아닌지?

    애초에 내 여자들 중에서도 보통 내가 제일 응석부리는 건 레이아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야.

    아니. 좋게 봐주신다면야 그야 물론 좋지만.

    "아무튼 갈까!"

    "후훗. 네. 힘낼게요!"

    내 어색한 태도가 조금 재미있었는지, 천사님은 계속해서 한 손은 입가에 가져다대고 쿡쿡 웃으면서 나머지 한손으로 귀엽게 파이팅 포즈를 취하셨다.

    그리고 스스로 말한 것처럼, 레이아는 그 이후로 진짜로 힘을 냈다.

    내가 전투를 마치고 확인할 때마다, 레이아는 구미호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뭐, 나와 얼굴을 마주친 순간 곧바로 얼굴을 붉히면서 변신이 풀려버렸지만.

    변신을 했다는 건 그 부끄러운 대사를 외쳤다는 거니, 자신의 변신한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레이아는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음. 언제까지나 수줍음을 잃지 않는 그 모습. 너무 보기 좋으십니다.

    그리고 발전해나가는 건 레이아뿐만이 아니었다.

    내 사냥이라고 할까 학살에 가까운 사냥법도 점점 더 진화해갔다.

    어제까지는 그래도 팔다리를 휘저으며 열심히 공격이라도 했던 나였지만, 오늘은 간단하게 성역 선포로 어그로를 끌고 은신과 성자의 전력을 쓴 채 가만히 몬스터의 공격을 받기만 했다.

    그리고 날 공격한 몬스터는 여지없이 카운터라도 맞은 것처럼 그 자리에서 명을 달리했다.

    겉보기에는 공격조차 안하고 대충 맞고 끝내는 것처럼 보여서 뭔가 잘못된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절대 그런 게 아니었다.

    이 사냥법은 일일이 때리려고 움직일 필요가 없다보니, 체력 소모가 엄청나게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었다.

    아무리 스탯이 무식하게 높은 나라고는 하지만, 물 속에서 계속 격렬히 움직이는 건 꽤나 지치는 일이니까 말이야.

    게다가 성역 선포도 처음에 잠깐 어그로 끌때만 사용하는 식으로 활용하니, 마나 소모도 생각했던 것만큼 크지 않았다.

    이 사냥법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일단 공격을 받는 게 전제인 만큼 전투때마다 내 생명력도 야금야금 깎여나가는 점이었지만, 그마저도 힐러인 레이아가 붙어있다보니 전혀 단점이 아니었다.

    오히려 내 직업 레벨도 올리면서 겸사겸사 레이아의 직업 레벨과 스킬 레벨도 올릴 수 있었으니, 장점으로 볼 수도 있었다.

    "아무리 빠르고 편하다고 하지만, 너무 무모해요. 계속 이런 식으로 싸우셨던 건가요?"

    뭐, 정작 그 천사님께서는 사냥이 끝나고 날 치료해줄 때마다 속상한 표정으로 핀잔을 주셨지만 말이다.

    "아니. 설마. 레이아가 있으니까 이렇게 하는 거지."

    "…정말. 이런 식으로 도움이 되더라도 기쁘지 않으니까요."

    처음에는 정말 자기와 둘이 다니는 게 정말 도움이 될지 걱정했던 레이아는, 내 무식한 해법에 복잡한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내 몸을 구석구석 세세하게 관찰하며 손으로 문질러주시는 모습이 역시 천사님은 천사님이었다.

    아무튼 그런 식으로 레이아와의 사냥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이 됐고, 우리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은 채 마을로 귀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까지 나랑 눈이 마주치면 변신이 풀리는 건 나아지지 않았네."

    "아우으…그, 그 얘기는 하지 말아주세요."

    "그럴 수는 없지. 레이아도 말했잖아. 힘내겠다고. 좋아. 오랜만에 또 제대로 구미호 대책 특훈을 할 때가 온 건가."

    "또 그렇게…."

    내가 턱에 손을 대고 중얼거리자, 레이아는 얼굴을 붉히면서 곱게 눈을 흘겼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안 한다는 말은 안 하는 천사님이었다.

    음. 음. 향상심을 가지는 건 좋은 일이지.

    그런 대화를 나누며 알콩달콩한 분위기로 여관방에 들어온 후, 나는 당장 레이아의 몸에 걸치고 있는 로브를 벗겨버렸다.

    갑자기 레이아가 무슨 로브냐고?

    잘 생각해봐. 차이나 드레스처럼 몸에 착 달라붙는 모양으로 개조한 사제복을 입고 있는 레이아라고.

    그런 레이아가 푹 젖어서 온거라고.

    아무리 옷에 방수 처리를 했다고는 하지만, 옷이 몸에 착 달라붙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고.

    그러니 대충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상상이 되잖아?

    이 엄청난 모습을 다른 놈들 눈에 보여줄 수는 없지.

    그런고로 마을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내 로브를 레이아에게 걸치고 있었다.

    그리고 로브를 벗겨내자, 당연히 그 아래에 숨겨진 엄청난 모습이 내 눈앞에 공개됐다.

    안그래도 몸에 착 달라붙는 옷이 물기 때문에 몸에 더더욱 찰싹 달라붙어서, 우리 천사님의 넓은 마음만큼이나 커다란 가슴이…크윽. 볼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살아있다는 건 좋은거야.

    "정마알…."

    레이아도 그런 내 노골적인 시선을 느끼고는 살짝 부끄러워하는 표정을 짓더니, 내 몸을 꽉 끌어안았다.

    그에따라 그 커다란 가슴이 내 가슴팍에 눌리며 눈이 즐거워지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워지기도 했다.

    천사님! 저 지금 갑옷 입고 있어서 안 느껴져요! 안 느껴진다니까요?!

    그런 내 마음 속 외침을 들은 건지, 레이아는 내 등에 팔을 둘러서 천천히 내 갑옷을 벗겨갔다.

    하지만 애초에 내게 안겼던 이유가 갑옷을 벗기기 위해서였던 건지, 레이아는 내 갑옷을 벗기자마자 바로 내 몸에서 떨어졌다.

    아앗…내 꿈과 희망이….

    그리고 레이아는 갑옷 안에 받쳐입고 있던 내 옷마저 전부 벗겨낸 후, 주위를 돌면서 천천히 내 몸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뭐, 뭐지?

    "호, 혹시 벌써 구미호 특훈 시작한 거야?"

    "아, 아니에요! 정마알! 혹시 치료를 못한 곳이 있는지 확인하는 거에요."

    조금 두근두근하면서 물어본 나였지만, 물론 그럴 리는 없었다.

    레이아는 젖은 꼬리로 내 몸을 몇 차례 찰싹찰싹 때리더니, 다시 진지한 표정으로 내 몸을 관찰했다.

    "괜찮아. 구석구석 깔끔하게 치료됐어."

    최근에는 거의 공격을 피하는 식으로 전투를 했었으니까 말이야.

    오랜만에 내가 무식하게 전부 맞아가면서 싸워서, 아니. 오늘은 진짜로 무식하게 맞기만 했지.

    아무튼 그런 이유로, 우리 천사님은 내 몸이 걱정되어서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어차피 치료 못한 곳이 있더라도 곧바로 섹스를 할 테니까, 힐링 섹스로 나을 테지만 말이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지만, 우리 천사님의 상냥한 마음씨를 무시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나는 천사님의 신체 검사가 끝날 때까지 가만히 두 팔을 벌리고 서서 기다렸다.

    "응. 네. 정말 괜찮으신 모양이네요. …그런데 구원씨?"

    그리고 구석구석 확인하기 위해 살짝 몸을 숙이고 있던 천사님은, 확인이 끝난 후에도 그 자세를 유지한 채 살짝 시선만을 올려서 내 얼굴을 쳐다봤다.

    "응?"

    "여기는…왜 벌써 이렇게 되어있는 건가요?"

    그리고는 속옷을 뚫어버릴 듯 솟아나있는 내 물건의 끝을 손가락 끝으로 지그시 누르며 그런 질문을 던졌다.

    하하. 왜냐니. 우리 천사님도 참. 당연한 질문을 하시네.

    "아니. 레이아가 갑자기 옷을 벗기고 내 몸을 관찰하니까. 들어오자마자 당장 색녀 플레이라도 시작한 줄 알아서."

    "새, 색…!?"

    내 대답을 듣자 마자, 레이아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고는 그대로 굳어져버렸다.

    하지만 여전히 검지끝은 내 물건을 지그시 누르고 있는 상태라, 부끄러움에 굳어져버린 그 모습이 오히려 묘한 느낌을 자아냈다.

    "아니. 레이아가 색녀라든가 그런 뜻이 아니라. 변신을 위해서는 좀 대담해진다고 할까, 성욕에 솔직해질 필요가 있잖아? 그러니까 특훈으로 그런 플레이도 하려는 건가 싶어서."

    황급히 변명한 나였지만, 그래도 레이아는 딱딱하게 얼어버린 채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레, 레이아?"

    너무 심하게 얼어버린 그 모습에 레이아의 눈앞에 손을 펼치고 흔들어보기까지 했지만, 레이아의 눈동자에는 반응이 없었다.

    응. 완전히 얼음이 됐네. 그렇게 색녀라는 말이 충격적이었던 건가?

    "으읏…구, 구원씨는, 그런 걸 기대하신 건가요?"

    그렇게 한동안 얼어있던 천사님은, 겨우 해동된 후에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그런 말을 내뱉었다.

    "아니. 기대한다기 보다는 구미호 변신을 자유자재로 하기위한 특훈이라면, 그정도는 해야되지 않을까하고 생각한 건데."

    사실 마을에 돌아오고 특훈 얘기가 나왔을 때부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방금 색녀라는 단어가 입에서 바로 튀어나왔던 것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랬던 거고.

    "아우읏…. 트, 특훈…."

    내 말을 들은 레이아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힌 채 내 물건 끝을 누르고 있던 검지를 빙글빙글 돌려가면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니. 천사님. 그거 은근히 자극이 심한데요.

    게다가 천사님은 여전히 몸을 살짝 숙이고 있는 상태라, 안 그래도 옷이 몸에 달라붙은 바람에 강조되고 있는 가슴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중이었다.

    "트, 특훈이니까요. 이상하게 생각…안 하실 거죠? 싫어하지 않으실 거죠?"

    그리고 결국 고민 끝에 결심이 섰는지, 레이아는 내 눈을 올려다보며 조그만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물론, 그런 질문을 받고 내가 할 대답이라고는 하나밖에 없었다.

    "레이아. 잘 들어."

    "네, 네?"

    "세상에 그걸 싫어할 남자는 존재하지 않아."

    나 스스로 느끼기에도, 내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지!

    레이아같이 예쁘고 평소에 조신한 여자가 밤에 적극적이 된다니. 모든 남자의 이상같은 거라고!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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