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펠리시아의 본심? -->
"하아…자기."
그리고 성에 도착해서 펠리시아를 만나자마자, 펠리시아는 푸욱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왜?"
"…아무것도 아니야. 그럼 너희는 이만 물러가도 좋아. 실비아도. 나중에 봐."
펠리시아는 뭔가 말하고 싶은 눈치였지만 그렇다고 뭔가 말을 하지는 않고, 대신 다른 사람들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나와 단둘이 되고 싶으니까 나머지는 당장 나가라고.
왠지 오늘은 나한테 뭔가 말하고 싶다는 표정만 짓고 참는 애들이 많네.
뭐, 펠리시아 얘는 원래부터 자기 속내를 털어놓는 애가 아니니까 나도 그러려니 하는 생각밖에 안 들지만.
그런 것보다 보자마자 다른 사람들한테 축객령을 내리다니.
얘가 섹스광이기는 하지만, 이 정도 수준은 아니었는데.
아니. 정정하자. 처음 만났을 때는 이 정도 수준, 이보다 더 심한 수준이었지. 보자마자 덮치려고 들었으니까.
그래도 최근 들어서는 많이 나아진 상태였는데 말이야.
내가 그런 걸 싫어한다는 걸 알고 자제하고 있는 건지, 어차피 나랑 섹스를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유가 생긴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요즘은 일단 시작 전에 대화도 조금 나누고 했었는데, 오늘은 이렇게 나오는 건가.
뭐, 생각해보니 그 대화도 그다지 길게는 안 했지만.
"자기, 문이 제대로 닫혔는지 확인해줄래?"
그리고 다들 나가자마자, 펠리시아는 내게 문단속부터 재차 확인하게 만들었다.
얘가 이런 걸 신경 쓰는 애도 아니었는데. 진짜 얘 오늘 조금 이상하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나는 일단 문이 제대로 닫혔나 확인했다. 딱히 어려운 일도 아니고 말이야.
"제대로 닫혔어."
"…그래."
그리고 내 대답에 펠리시아는 살짝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뭔가 결심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침대에 가서 앉더니, 그대로 몸을 축 늘어뜨렸다.
마치 몸의 긴장을 완전히 풀어버린 것처럼.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내 코끝에 맡아본 적 있는 달콤한 향기가 나기 시작했다.
물론 펠리시아의 방에는 원래부터 좋은 향기가 나기는 했지만, 그 향기가 아니었다.
이 향기는…펠리시아를 중심으로 퍼져오고 있는 이 향기는….
"야. 너 잠, 뭘 하는…!"
젠장. 멀쩡해 보이길래 괜찮은 건 줄 알았더니! 아무렇지 않은 척 참고 있는 거였냐?! 이왕 잘 참은 거 조금만 더 참지!
향기의 정체를 눈치챈 나는 황급히 코를 막고 펠리시아를 다그치려고 했지만, 이미 때는 늦은 상태였다.
내뱉던 말을 마무리하기도 전에, 나는 정신이 몽롱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왜 그래, 자기? 빨리 와줘."
"물론이지."
그리고 미의 결정이라고 표현해도 부족함이 없는, 아니. 오히려 그런 표현으로도 이루 다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우신 여신님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 정도로, 나는 인내심이 강한 놈이 아니었다.
침대의 헤드 보드에 몸을 비스듬하게 기대고 날 바라보시는 펠리시아.
빨리 와달라는 그 말만 내뱉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펠리시아였지만, 그 붉게 물든 뺨이나 흥분한 표정, 그리고 아름다운 입술에서 새어 나오고 있는 달뜬 한숨까지. 그 모든 것이 내게는 말초신경부터 뇌까지 태워버릴 정도로 자극적으로 유혹하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마치 섹스를 처음 하게 된 동정이라도 된 것처럼 여유 없는 발걸음으로 황급히 침대로 다가가서는, 펠리시아의 옷을 거칠게 벗겨버렸다.
마치 언제라도 쉽게 벗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 같은 그 옷은, 여유가 없는 나조차도 찢지 않고 쉽게 벗겨낼 수 있었다.
이거 절대 공주가 평상시에 입을만한 옷이 아니지.
그렇다고 해서 펠리시아가 내가 언제 올지 알 수 있었던 것도 아닐 테고.
그렇다는 말은 언제 내가 찾아와도 좋도록 계속 준비하고 있었다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자, 나는 괜히 더 심장이 요동치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드디어 옷이 완전히 벗겨지고 드러난 그 몸에, 나는 다시 한번 정신줄을 놓을뻔했다.
마치 예술작품 같은, 만지면 흠이 날까 두려울 정도로 아름다운 몸이었다.
하지만 지금부터 이 몸을 만질 수 있단 말이지.
아니. 만지는 것뿐만이 아니다. 뭐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거다.
나는 덜덜 떨리는 손을 펠리시아의 가슴에 가져가, 일단 부드럽게 주물렀다.
"으응. 자기, 너무 급해. 거칠게 하는 건 싫어."
하지만 내 생각보다 살짝 더 힘이 들어가 버린 건지, 펠리시아의 입에서 그런 말이 튀어나왔다.
살짝 미간을 찌푸린 모습마저도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게다가 펠리시아는 지금 명백하게 흥분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거칠게 얼른 박아달라고 하기보다는 부드럽게 사랑이 담긴 섹스를 하자고 말하고 있는 거다.
즉 무슨 말이냐면, 외모뿐만이 아니라 내면까지도 여신님 그 자체라는 말이다.
"아, 미, 미안. 부드럽게 할게."
나는 그 미간에 부드럽게 키스를 하고, 이번에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며 그 완벽한 가슴의 감촉을 만끽했다.
"흣…으읏…."
펠리시아는 긴장한 듯 몸에 살짝 힘이 들어가기는 했지만, 이내 긴장이 풀어지며 다시 몸에 힘을 쭉 빼고 침대에 몸을 파묻듯이 기댔다.
가까이서 들리는 신음 소리가 마치 천상의 노랫소리 같았다.
나는 방금 전에 입을 맞췄던 미간부터 쪽쪽 하고 펠리시아의 얼굴 전체에 가볍게 키스를 했다.
오똑 선 콧날을 타고 내려가며 코끝까지. 그리고 내 애무가 기분 좋은 듯 몽롱하게 떠져 있는 그 눈가에.
눈가에 키스를 하자, 펠리시아의 눈이 스르르 감겼다.
나는 그 긴 속눈썹에 감탄하며 눈꺼풀에까지 키스를 해준 후, 뺨을 타고 내려와 그 부드러운 뺨에 키스 세례를 퍼부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부분에 키스를 하기 전에, 거칠어진 호흡을 가다듬고 그 이름을 불렀다.
"펠리시아."
"으응?"
내가 이름을 부르자, 감겨있던 눈꺼풀이 스르르 올라가며 그 보석 같은 눈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랑해."
"흐읏! 나, 나도…"
그리고 내가 사랑을 속삭이자, 그 보석 같은 눈이 감격에 찬 것처럼 좌우로 떨렸다.
나는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이 내 사랑의 속삭임만으로 이런 표정을 지었다는 사실에 희열을 느끼면서, 부드럽게 얼굴을 전진시켰다.
"아, 아아…음…."
하지만 여신님의 입술 감촉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 조금 느낌이 달랐다.
뭔가, 생각보다 딱딱한데?
이렇게 완벽한 여자와 나누는 키스의 감각이 이렇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나는, 살짝 얼굴을 뒤로 빼서 원인을 확인했다.
그리고 나와 펠리시아의 입술 사이에, 펠리시아의 아름다운 손이 끼워져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뭣…?! 대, 대체 왜…. 여, 여신님이 내 키스를 거부하셨어?!
"응…아하하. 얼빠진 표정."
엄청나게 충격을 받은 나였지만, 여신님은 그런 날 보고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셨다.
뭐, 이렇게 충격받은 사람을 눈앞에 두고 진심으로 웃을 수 있을 여신님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미소는 살짝 어색해 보이기는 했지만.
"아직…키스는 안 돼."
그렇게 말하고 나서, 여신님은 손바닥의 방향을 반대로 바꿔 살며시 그 손등을 내 입술에 맞댔다.
"아직?"
"내가 지금 원하는 게 뭔지…자기도 알잖아?"
과연. 그런 건가. 그런 거라면 또 내가 적임이지.
나는 여신님의 손등을 혀로 핥아서 거기에 남아있는 여신님의 입술 감촉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고, 우선 여신님이 제일 원하시는 것부터 해주기로 했다.
아니. 해주기로 한다는 건 너무 표현이 위에서 내려다보는 표현인가.
여신님이 지금 제일 원하시는 건, 나로서도 바라마지 않는 일이니까.
"하응?!"
나는 한 손을 내려 여신님의 가장 소중한 곳을 어루만졌다.
이미 한참 전부터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던 여신님의 그곳은 역시나 이미 충분히 젖어있어서, 굳이 애무가 필요한 상태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손끝의 감각에 신경을 집중하며 세심하게 그 음부를 어루만졌다.
우선 딱 알맞을 정도로 도톰하게 살이 붙은 그 대음부를 부드럽게 두 손가락으로 쓰다듬어 주고, 살짝 좌우로 벌려서 드러난 핑크빛 속살 표면을 부드럽게 손끝으로 어루만져 봤다.
끈적끈적한 애액에 뒤덮인, 넣는 것만으로도 남자의 뇌를 태워버릴 것같이 완벽한 생김새의 주름들이 손끝에 만져졌다.
그리고 그 틈으로 살며시 손가락을 찔러 넣어보자, 고작 손가락임에도 불구하고 안쪽의 주름들이 완벽히 밀착해와서는 무섭게 빨아들였다.
"자기이…나 더는…."
"앗, 미안. 너무 예뻐서 그만."
그리고 손가락의 감각이 느껴지자 이제 더는 참을 수 없었는지, 여신님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내게 애원을 해왔다.
이런, 딱히 애를 태우려는 건 아니었는데.
그저 나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것뿐이었다.
지금부터 여기에 내 물건을 넣는 거니까.
지금까지 몇 번이나 해왔던 행위지만, 전에는 어떻게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었는지 나 스스로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는 황급히 음부에 넣었던 손가락을 빼내고, 바지를 벗으려다가 움직임을 멈췄다.
이 손가락은 어떻게 하지?
어디 닦아 버리려니, 여신님의 애액을 그런 식으로 처리해서는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여신님은 그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내 손을 잡아끌더니 내 손가락을 자신의 입안에 넣고 굴리기 시작했다.
젠장. 저 손가락이 내 혀가 될 수도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고, 나는 바보 같지만 아까 하지 못했던 키스를 생각해내며 자신의 손가락에 질투했다.
"응…쪽. 와줘."
그리고 여신님의 그 말이 기폭제가 되어서, 나는 황급히 바지와 속옷을 한꺼번에 벗어 던지고 아플 정도로 빳빳하게 선 물건의 끝을 여신님의 음부에 맞췄다.
그리고 허리를 밀어 넣는 순간, 역시나 생각했던 대로 뇌가 타버릴 것 같은 쾌감이 느껴졌다.
"흐으으응!"
게다가 삽입과 동시에 여신님은 가볍게 절정까지 하셔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몰려오는 쾌감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여신님 앞에서 꼴사나운 모습을 보일 수는 없지.
나는 황급히 자신의 몸에 절정 속박을 걸고, 허리를 앞뒤로 움직였다.
"사랑해."
"하응. 흐읏."
내 속삭임에 여신님은 대답도 하지 못할 정도로 느끼고 계셨다.
살짝 깨물은 아랫입술이 너무나도 섹시하게 보였다.
젠장. 키스하고 싶다.
"펠리시아, 사랑해."
"나, 나도…하읏, 흣, 자, 자기이…아응!"
재차 사랑을 속삭이자 이번에는 제대로 대답해주는 건가 싶었지만, 이번에도 여신님은 끝까지 사랑한다는 말을 완성하지는 않고 아랫입술을 깨물어 버렸다.
그러니까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괜히 더 키스하고 싶어진다고.
"기분 좋아?"
"응…흐읏…자기가, 최고…."
이런 말에는 제대로 대답을 해주시는 겁니까.
"그럼 나도 부탁이 있어."
"응…읏. 뭐, 뭔데…?"
"만족하고 나면, 키스해줘."
"읏…!"
아까 전에 키스를 거부하던 태도도 거의 그럴 것이라고 말한 거나 마찬가지였지만, 나는 여신님의 입에서 확답을 듣고 싶었다.
"부탁이야. 약속해줘. 이렇게 좋아하는데, 이렇게 사랑하는데 키스도 못 한다니."
"읏…흣…으, 응…만족…하응…만족하면…키스…흐읏…해줄게…."
내 절실한 심정이 전해졌는지, 펠리시아는 살짝 울 것 같은 표정을 짓더니 결국 고개를 끄덕여줬다.
그리고 그런 대답을 들어버린 이상, 나도 더욱 노력할 수밖에 없었다.
한 번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뇌가 타버리는 기분이었지만, 나에게는 불굴의 성욕이 있다.
여신님과의 키스를 위해라면 이 한 몸 불살라주겠어.
"사랑해. 펠리시아. 사랑해. 너무 예뻐."
"흐앗! 앗, 앗, 아앗! 응! 흐읏!"
나는 때려 박듯이 허리를 움직였고, 그에 따라 여신님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의 템포도 점점 더 빨라져 갔다.
"자, 자기. 나, 나아…! 같이…같이…!"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신님께서 몸을 떨며 그런 말을 흘렸다.
물론 거부할 내가 아니었다.
"읏, 응…하으으으으응!"
물건에 느껴지는 압박감이 더욱 거세어지며 여신님이 목소리에서 최고조의 신음이 터져 나왔을 때, 나는 자신의 몸에 걸려있던 절정 속박을 풀었다.
몸이 떨리는 것이 펠리시아의 떨림인지, 내가 떨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 정도로, 눈앞이 새하얘질 정도의 쾌감을 맛본 후, 나는 사정하면서 반사적으로 펠리시아를 꽉 끌어안았던 팔에 살짝 힘을 풀었다.
그리고는 그 핑크 블론드의 머리카락을 얼굴로 헤치고 찾아낸 귀에 입을 가져간 후, 나는 펠리시아에게 조용히 중얼거렸다.
"야. 조금만 더 참았으면 안 됐냐."
꼭 그렇게 남의 흑역사를 하나 더 만들어야 했냐?
…죽고 싶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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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구 //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