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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초보의 오해
처음에는 같이 느끼고 싶었으니까 좋았다니.
역시 이 누님은 섹시한 컨셉보다 귀여운 컨셉을 미는 게 더 어울리는 거 아닐까?
아니. 그렇다고 해서 섹시하지 않다는 건 절대 아니지만.
그 증거로, 사정을 끝낸 내 물건은 여전히 힘을 잃지 않고 누님의 안에서 빳빳하게 서 있었다.
"그, 그보다 말인데요…."
내가 새삼 사랑스럽다는 눈길로 누님을 바라보자, 누님은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살짝 움츠리고 시선을 옆으로 피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뭔가 할 말이 있다는 듯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조금 전에…누나한테, 반말…했죠?"
그리고 이어지는 누님의 말에, 나는 일순 고개를 갸웃하게 됐다.
응? 내가? 누님한테?
…아.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을 곰곰이 돌이켜 보니, 확실히 무심코 그냥 이름으로 부른 것 같기도.
"아, 아니. 그러니까 그건 저도 모르게 무심코…결코 속으로는 누님한테 반말을 하고 있었다든가, 그런 게 아니라 말이죠."
이건 진짜다. 오히려 속으로 생각만 할 때도 꼬박꼬박 누님이라고 부르고 있을 정도라고.
"아, 아뇨. 화내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그게…."
내가 당황하며 변명하자, 누님은 황급히 고개를 흔들며 그렇게 말해주고는 다시 말끝을 흐렸다.
오히려 라니. 그렇다는 말은 즉, 그런 뜻인가?
"…괜찮아요?"
"…네. 그, 그러니까! 어차피 디아나님이나 다른 사람들도 다들 반말로 불리고 있잖아요? 저한테만 존댓말을 해주시는 건 조금 쓸쓸하다고 할까…. 아, 아니! 물론 처음에 그렇게 했던 습관으로 계속 존댓말을 써주고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요! 그래도 그게…!"
내가 재차 확인하자, 누님은 살짝 부끄러워하면서도 빠른 목소리로 황급히 변명을 늘어놨다.
그런 것까지 신경을 쓰고 있었다는 건가.
하지만 내가 괜찮냐고 물어본 건 그런 의미가 아니었는데 말이야.
"하지만…."
"…아, 안 되나요?"
내가 망설이는 이유를 누님 스스로 생각해낼 수 있도록 살짝 뜸을 들여봤지만, 누님은 그런 생각에 전혀 다다르고 있지 못한 건지 그저 슬픈 표정만을 지을 뿐이었다.
아니. 그러니까 누님. 전 그 디아나한테도 말을 놓으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말을 놓은 놈이라고요. 그런 제가 왜 이렇게 뜸을 들이고 있겠어요?
그야 물론 디아나와 막 만났을 당시와 비교하면 내 성격이 상당히 순해지기는 했지만, 그런 이유로 이러고 있는 게 아니라고요.
누님은 지금까지 계속 경험 풍부한 누님 행세를 하고 있었잖아요?
그런데 제가 지금부터 반말을 해버리면, 일단 표면상으로는 경험 풍부한 누님과 그에 휘둘리는 연하남 상태를 유지하고 있던 우리 관계가 완전히 바뀌어버릴 거라고요.
말이라는 건 내뱉으면 내뱉을수록 의식을 따라가게 만드니까.
만약 내가 디아나한테 계속 존댓말을 했다면, 장담할 수 있는데 아마 지금처럼 막 장난을 쳐대지는 못했을 거다.
"아뇨. 그런 건 전혀 아니지만…아, 그러면 대신 조건이 있어요."
"조건…이요?"
"네. 앞으로 누님한테 반말할 테니까, 대신 누님도 저한테 반말을 해주세요. 물론 이름 뒤에 씨를 붙이는 것도 안 돼요."
"아…."
내가 조건이라는 말을 꺼내자 잠깐 표정이 흐려진 누님이었지만, 이어지는 내 말에 다시 표정이 화악 하고 밝아졌다.
"그, 그럼…구원…아? 이, 이러면 되니? 후, 후훗. 이런 말투 써본 적이 없다 보니 조금 어색하네요. 으응. 어색하네."
그리고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면서, 어색하게 미소지으면서 내게 반말을 해왔다.
그리고 누님의 반말은, 내가 상상했던 것 이상의 파괴력이 있었다.
존댓말로 대해주실 때도 예의 바르고 친절한 누님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지만, 반말은 반말대로 다른 매력이 있네.
특히 그냥 구원이라고 이름을 부르는 게 아니라, 뒤에 아를 붙여서 마치 어린애를 부르는 것처럼 부르는 게 또 좋았다.
누님은 그냥 자신이 누나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 그렇게 부르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마치 옛날부터 알고 지낸 상냥한 옆집 누님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아니. 물론 살면서 옛날부터 알고 지낸 상냥한 옆집 누님이라는 존재가 있었던 경험이 없으니, 전부 내 망상이지만. 들을 때 받는 느낌이 그렇다는 거다. 느낌이.
애초에 이 세계를 기준으로 하면 내가 제일 오래 알고 지낸 사람이 이 누님이니,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니잖아.
"구, 구원아…?"
내가 누님의 누님다움에 넉다운되서 잠시 말을 잃고 있자, 누님이 아래에서 내 얼굴을 엿보듯이 눈을 살짝 치켜뜨며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다시 한번 내 이름을 불렀다.
"네. 누나! 아, 아니. 응. 레이첼."
그 파괴력이 또 엄청나서, 존댓말 반말 전환이 누구보다 빠르다고 자부하는 나조차 저도 모르게 누나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왔을 정도였다.
"하읏…. 후, 후훗."
그리고 아무래도 상대방의 반말에 넉다운 된 건 나뿐만이 아닌 모양이었다.
내가 황급히 반말로 고쳐 부르자, 누님은 이 이상 없을 정도로 얼굴을 새빨갛게 붉혔다.
그리고는 평소의 커리어 우먼 이미지와는 살짝 어울리지 않는, 실없는 미소를 띠며 헤실헤실 웃어 보였다.
"왠지 새삼 이렇게 반말로 하니까, 어색하네…? 조금 이상한 기분."
"이제 와서 무르기 없어. 이젠 싫다고 해도 계속 반말로 할 거니까."
사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살짝 어색한 건 마찬가지였다.
가슴 한구석이 간질간질한 기분이라고 할까.
내가 원래 이런 성격이 아니었는데 말이야.
이 누님은 존댓말을 한 기간이 길어서 이러는 걸까?
아니면 진짜로 내 성격이 옛날이랑 이렇게나 많이 달라진 건가?
하지만 그런 간질간질한 기분과 상관없이, 방금 말한 대로 반말을 그만둘 생각은 전혀 없었다.
누님이 나한테 계속 반말을 해줬으면 한다면서 든 이유를 생각해보면 당연한 거다.
우리 애들한테도 다 그러니까.
즉, 누님은 이제 완전히 자기를 우리 애들과 똑같이 취급해줬으면 한다고 말한 거다.
물론 아까 전에 버리지 말아 달라며 소란을 피우고, 밀당 얘기까지 실토한 시점에서 누님은 완전히 내 여자가 된 거나 다름이 없었지만.
아무튼 이렇게 말투를 바꾸는 건, 그냥 말투만 바꾸는 게 아니라 우리 관계가 한 단계 발전했음을 나타내기도 하는 거다.
사실은 누님의 과거 얘기를 하고 충분히 안심시킨 후에 이렇게 될 생각이었지만, 설마 그 얘기를 꺼내기도 전에 먼저 우리 관계가 발전부터 할 줄이야.
"응…후훗. 그러렴."
레이첼 누님은 그런 내 생각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나와 마찬가지로 어딘가 간지럽다는 듯 몸을 움츠리며 그렇게 대답해줬다.
"그럼 얘기도 대충 정리됐겠다. 슬슬 다시 하던 거나 할까?"
그리고 얘기가 정리된 시점에서, 나는 누님의 가슴을 빤히 쳐다보며 노골적으로 그렇게 말했다.
안 그래도 블라우스와 재킷, 그리고 무엇보다 누님 자신의 팔로 양옆에서 조여져 강조되고 있던 가슴이 조금 전 몸을 움츠리는 행동으로 더더욱 강조되어 앞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보이고 있었다.
"…하던 거?"
하지만 내 그런 노골적인 시선에도, 누님은 귀엽게 얼굴을 갸웃거렸다.
아니. 누님. 지금 우리가 뭘 하던 중이었는지 잊으신 거 아니죠?
그러고 보니 조금 전 우리의 대화는 누님도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는 대화였을 거다.
아무리 예상치 못한 상황에 약한 누님이라도 방금 그 대화가 패닉 상태에 빠질만한 대화는 아니었으니 심각하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역시나 예상치 못했던 대화에 정신이 너무 팔려버린 걸까?
"이거 말이야."
"하응?!"
나는 우리가 뭘 하는 중이었는지 상기시켜 주기 위해서 허리를 살짝 뒤로 뺐다가 위로 힘차게 쳐올렸다.
그리고 동시에 누님의 두 팔을 잡고 있던 손을 아래로 힘껏 내리자, 누님의 안쪽에 가만히 박혀있던 내 물건이 다시금 엄청난 존재감을 내뿜으며 그 안쪽을 찔렀다.
그리고 나는 한 손으로 누님의 두 손목을 한꺼번에 잡아서 그 하복부 앞에 놓고는, 나머지 한 손으로는 공격적으로 앞을 향해있는 누님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마치 새가 발로 먹이를 잡는 것처럼, 손가락 사이 사이를 쫙 펴고는 그 가슴 모양에 따라서 힘껏.
"전에는 장소가 장소다 보니 내 전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오늘은 각오하는 게 좋을걸? 그동안 못했던 만큼, 철저하게 녹여줄게."
"하읏…! 바, 반말을 허락해줬다고 너무 우쭐해지는 거 아니…니? 누, 누나한테…."
누님의 두 손목을 잡은 손을 살짝 당겨서 그 몸을 내 쪽으로 당기고, 나는 누님의 코앞까지 얼굴을 가져가서 그렇게 말해줬다.
누님은 일단 경험 풍부한 누님 컨셉을 잊어버리지는 않았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내 예상외의 태도에 당황한 듯 그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이번에는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살짝 패닉 상태에 빠져버린 모양이었다.
"그냥 하는 말인지 어디 한 번 두고 보자고. 오늘…."
오늘 밤은 재우지 않겠어.
누님의 귀여운 모습에 속으로 흐뭇하게 웃으면서 그렇게 상투적인 말을 하려다가, 나는 잠깐 멈칫했다.
잠깐만. 아무리 그래도 오늘 이대로 집에 안 들어가면…아마 난리가 나겠지?
그것도 그냥 우리 저택 안에서만 난리가 나는 작은 소동 정도가 아니라, 그야말로 도시 전체가 뒤집어 엎어질 정도로.
과장하는 것 같지만, 결코 과장이 아니다. 우리 애들한테는 충분히 그럴만한 힘이 있었다.
게다가 우리 애들한테는 마석 정산만 하고 와야 할 사람이 갑자기 행방불명이 되어버린 것처럼 보일 테니까.
그야 물론 길드에 오면 내가 레이첼 누님과 같이 사라졌다는 것쯤은 알 수 있을 테니 대충 왜 집에 안 오는 건지 짐작은 하게 되겠지만, 그런다고 해서 납득해줄 리가 없잖아.
"오늘은 너무 기분 좋아서 정신을 잃는다는 게 뭔지 알려주겠어."
재빠르게 생각의 정리를 마친 나는, 황급히 하려던 말을 바꿨다.
좋아. 이거라면 어떻게든 저녁 시간까지는 할 수 있을 거야. 아니. 해야만 해.
나는 사명감과 비슷한 감정까지 느끼며, 그렇게 선언했다.
"누나…하응! 잠깐! 구원씨!"
레이첼 누님은 그런 내 말을 듣고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뭔가를 말하려고 했지만, 나는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았다.
"레이첼, 지금부터 존댓말은 금지라니까?"
나는 누님의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채 내 손에 팔을 붙잡혀 눕지는 못하고 있었던 누님의 몸을 천천히 뒤로 뉘었다.
그리고는 두 손으로 각각 그 가는 발목을 붙잡아 그 머리의 바로 옆까지 가도록 밀어붙였다.
그에 따라 누님의 허리는 위로 붕 떠서 엉덩이를 위로 올리는 자세가 됐고, 누님과 연결되어 있던 나는 위에서 누님을 덮치는 모양새가 됐다.
"그럼."
그렇게 자세를 만들고, 나는 여전히 단정하게 묶여있던 누님의 머리를 풀었다.
그러자 레이아의 찬란한 황금빛과도 같은 금발과는 조금 느낌이 다른, 옅은 레몬색의 금발이 침대 위로 퍼지며 엘프 특유의 긴 귀가 모습을 드러냈다.
"각오해."
나는 몸을 숙여서 그 귀에 입을 가져가 그렇게 속삭여준 후, 그 귓불을 살짝 입술로 깨물었다.
아무리 오래됐다고는 하지만, 누님이 귀가 약점이었다는 것 정도는 기억하고 있거든.
"흐으응!"
내 그런 행동에, 누님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몸을 떨면서 흐느끼기만 했다.
더 이상 경험 풍부한 누님 연기를 할 정신조차도 없는 모양이다.
뭐, 상관없지만.
누님이 그런 행세를 하는 건 귀엽기도 하고 좋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처음 제대로 섹스에는 연기를 버리고 서로 진심으로 몸을 탐하는 게 제일 어울리지 않겠어?
나는 입술로 누님의 귓불을 오물오물 씹고 혀를 내밀어 그 귓바퀴를 가볍게 핥아주면서, 허리를 위로 살짝 들었다가 아래로 힘차게 찍어 내렸다.
지금부터 싸는 정액은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전부 그 안에 때려 박겠다는 것처럼.
"하으읏! 구, 구원…흐응! 으읏! 흐읏!"
그렇게 해서, 나는 결국 선언했던 대로 누님이 극심한 쾌감에 정신을 잃을 때까지 섹스를 계속하게 됐다.
그리고 그렇게 됐을 때는, 이미 시간은 저녁을 훌쩍 넘어있었다.
아니. 그게 말이야. 물론 누님을 기절시키는 것에만 집중하면 좀 더 빨리 끝낼 수 있었어.
하지만 그래선 안 되는 거잖아?
우리 애들이 신경 쓰인다는 이유로 기절시키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섹스할 때는 상대방만을 생각하며 진심으로 몸을 탐하는 게 맞는 거잖아?
그래서 서로 섹스에만 열중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고 할까….
아무튼 큰일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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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ins //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