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성자-738화 (72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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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번째 사도

    나는 허리를 멈추지 않고 흔들면서, 천천히 상반신을 앞으로 기울였다.

    여전히 바넷사의 한쪽 다리를 끌어안고 있는 상태기는 했지만, 바넷사의 높은 신체능력은 이런 보통이라면 무리일 자세마저도 충분히 받아들여주었다.

    "바넷사."

    "응…하읏?! 흐읏! 응읏?!"

    비록 얼굴을 가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내가 몸을 숙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

    자세는 물론이거니와, 그 손에 숨결마저도 닿을 정도로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고 있으니까.

    게다가 이 자세가 의미하는 바 또한 모르는 것이 아닐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넷사는 그저 쾌감에 흐느끼기만할뿐, 얼굴을 가린 두 손을 치우려고 하지는 않았다.

    "으음…그러고 있으면 키스를 할 수가 없는데."

    "읏…크흐읏…으응…흐읏…!"

    일부러 목소리에 곤란한 마음을 잔뜩 담은 내 중얼거림에, 바넷사의 몸이 긴장하는 것이 느껴졌다.

    아마 손을 치울지 말지 고민하고 있는 거겠지.

    아까 전에는 답지 않게 스스로 방치가 길었다는 말까지 했던 바넷사다.

    그만큼 애정표현에 굶주려있었다는 뜻이니, 아까 전에 했던 키스 정도로 만족하고 있을 리가 없었다. 아니. 분명 바넷사도 키스를 더 하고 싶을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고민한다는 건, 상당히 얼굴을 보여주기 부끄럽다는 뜻이겠지.

    역시 지금 저 손 아래에는 무표정이 깨져있는 걸까?

    "흐으응읏?! 크흐…으으으읏…?!"

    나는 그렇게 고민하는 바넷사를 재촉하기 위해서, 허리를 강하게 찔러넣어 바넷사의 음부 안쪽 가장 깊숙한 곳을 물건 끝으로 자극했다.

    그리고 그렇게 깊숙이 삽입한 채 허리를 뒤로 빼지 않고, 끌어안고 있는 다리를 단단히 잡아서 몸을 고정시킨 후 천천히 허리를 빙글빙글 돌렸다.

    "흐아, 아, 아아…읏…으으으으…."

    안쪽을 철저하게 공략하는 내 허리 움직임에, 바넷사의 입이 손 너머로 알 수 있을 정도로 벌어져가기 시작했다.

    뭐, 곧바로 다시 앙다물고 버텨버렸지만.

    힘으로 저 손을 치워버리면, 그 아래에 숨겨져 있는 표정을 보는 것쯤은 간단할 거다.

    …지, 진짜라고? 결코 힘으로 져서 이러고 있는 게 아니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고 있는 건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그냥 바넷사 자신의 의지로 내게 그 부끄러운 표정을 보여줬으면 하기 때문이다.

    그러는 편이 억지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불타오를 것 같잖아?

    때문에 나는 결코 억지로 그 손을 치우려고 하지 않고, 바넷사가 표정을 다잡지 못하도록 계속해서 쾌락을 주입시키면서 이렇게 손을 치우도록 유도하고 있는 거다.

    "키스, 하고 싶지 않아?"

    "흐읏…으읏…크으으으으응?! 아앗, 아, 흐으으읏!"

    나는 계속해서 허리를 빙글빙글 돌리며 그 귓가에 입을 가져가서는, 일부러 숨을 불어넣듯이 속삭였다.

    그리고 동시에 손끝으로 그 탄탄한 하복부를 스윽하고 가볍게 쓰다듬자, 결국 바넷사는 참을 수 없었던 건지 몸을 쭈욱 피면서 바들바들 떨었다.

    어깨에 걸치고 있는 발의 발가락까지 쫙 펴져서는 바들바들 떠는 걸 보니, 상당히 격렬한 절정을 맛보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동안 참고 있었던만큼, 반동이 크게 돌아와버린 걸까?

    "흐으읏! 크흣! 하앗! 흐읏! 하앗!"

    가려진 손 사이에서 들려오는 거친 숨소리가 너무 섹시했다.

    하지만 아무리 바넷사가 강렬한 절정을 느끼고 있는 중이라고 하더라도.

    "흥그으으으읏?!"

    나는 허리를 멈출 생각이 없었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표정을 다잡을 여유같은 건 주지 않을 거니까.

    "잠…흐읏…구워…히읏?!"

    "오, 지금 반말로 부른 거야?"

    그냥 쾌감에 흐느끼느라 끝까지 말을 못한 것뿐이다.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나는 일부러 바넷사를 놀리듯이 장난스런 말투로 걸고 넘어졌다.

    "그…으읏?! 그런 게…으읏…아니…으읏?!"

    "아니. 뭐라고 하는 건 아닌데. 괜찮잖아. 반말도. 어차피 지금은 집사도 아니고. 반말로 부르고 싶으면 얼마든지 반말로 불러."

    "그러니까 그흐으읏…?!"

    좋아. 완전히 말돌리기에 성공했어.

    분명 처음에는 절정중이니까 허리를 멈추라는 얘기를 하려고 하고 있었는데, 이제 바넷사의 머리에서 그런 말을 하려고 했다는 생각은 완전히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평소라면 얘 상대로 말돌리기가 이렇게 쉽게 먹히지는 않겠지만 말이야.

    노림수가 제대로 먹혀들어 흐뭇해하며, 나는 바넷사의 흔들리는 가슴과 침대 사이에 한 손을 끼워넣었다.

    응. 기분 좋아.

    딱히 손을 구부려서 움켜쥐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옆으로 누운 바넷사의 가슴은 그 탄력으로 인해 옆으로 너무 처지지 않으면서도 적당한 중량감을 내 손에 선사하며 기분 좋게 출렁였다.

    굳이 비유하자면 손 안에서 엄청나게 부드러운 고무공이나 물풍선 같은 게 흔들리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뭐, 이 부드러운 살결의 감촉은 그런 것들과 비교하는 것조차 실례일 정도로 기분이 좋았지만.

    "뭐, 아무튼 그건 그렇다 치고. 그래서 결국 키스는? 하고 싶지 않은 거야?"

    "그, 흐읏!"

    그렇게 전신으로 바넷사의 감촉을 만끽하면서, 다시 한 번 아까부터 하던 내 요구를 상기시켰다.

    이제 슬슬 포기하고 그 멋진 얼굴이 얼마나 멋지게 무너져내렸는지 보여달라고. 응?

    "크흐읏!? 응…으읏…!"

    아까부터 빙글빙글 돌리기만 하던 허리를 살짝 뒤로 뺐다가 다시 한 번 밀어넣자, 결국 드디어 바넷사는 결심을 한 모양이었다.

    크게 콧소리를 한 번 내더니, 얼굴을 가리고 있던 두 손을 천천히 위로 올리는 바넷사.

    다만 그 손은, 딱 입만 드러나는 정도까지만 올라가고 다시 움직임을 멈춰버렸다.

    진짜냐. 아무리 부끄러워도 키스를 이유로 밀어붙이면 결국 어쩔 수 없이 얼굴을 보여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아니. 입만 보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 표정을 짐작할 수는 있었다.

    멍하니 벌려졌다가, 다시 꽈악 앙다물고는 아랫입술을 잘근 깨물고, 다시 천천히 벌려지기를 반복하는 입.

    그것만 봐도 지금 바넷사의 표정이 얼마나 굉장할지는 대충 견적이 보였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역시 제대로 보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라서 말이야.

    뭐, 키스를 하면서 더 녹여보기로 할까.

    일단 스스로 말한대로 키스를 하기 위해서, 나는 그 입술에 입을 가져갔다.

    다만 원활하게 키스를 하는 건 불가능했는데, 옆으로 누운 바넷사가 좀처럼 얼굴을 옆으로 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키스를 하고 싶지 않다기보다는, 그냥 고개를 옆으로 돌릴 겨를조차 없다는 느낌이기는 했지만.

    게다가 얼굴을 가리고 있는 손과 그 팔이 방해까지 되어서, 이렇게 바넷사가 옆을 향하고 있으면 도저히 키스를 할 자세가 나오지 않았다.

    어쩔 수 없지. 고개는 내가 돌려주기로 할까.

    결코 노리고 한 건 아니었다.

    그냥 다른데를 건드리면 바넷사의 손에 닿게 될 테고, 그러면 내가 억지로 그 손을 치우게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

    그런 단순한 생각으로, 나는 바넷사의 뿔을 잡고 그 얼굴이 위를 향하도록 살짝 고개를 돌리게 만들었다.

    "흐으으읏!?"

    그리고 내 손이 뿔에 닿은 순간, 바넷사의 전신에 힘이 꽉 들어가면서 얼굴을 가리고 있던 손이 더욱 위로 미끄러져 올라갔다.

    어?! 야! 잠깐만! 이러면 내가 억지로 손을 치워버린 거나 마찬가지인 것처럼 느껴지잖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바넷사의 손은 완전히 얼굴을 벗어나지는 않았다.

    간신히 눈만 가릴 정도로 올라간 그 손.

    덕분에 이제 바넷사의 얼굴은 코부터 그 아래까지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조, 좋아. 괜찮아. 아직 세이프야. 세이프.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얘기도 있잖아? 결국 표정에서 제일 중요한 건 눈이라고. 눈.

    아무튼 아직 바넷사 스스로 자신의 표정을 보여줄 여지는 남아있는 거고.

    "응읍…으음…아음…흐읍…응…."

    황급히 뿔에서 손을 떼고 애써 스스로 그렇게 위안하며, 나는 바넷사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안그래도 키스가 익숙하지 않은 바넷사는 계속되는 쾌락에 정신까지 차리지 못하고 있어서 키스에 대한 호응은 그리 좋지 못했다.

    다만 그래도 바넷사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는 건 느껴져서, 나는 기쁜 마음으로 그 입술을 탐하며 허리를 움직였다.

    이번에는 얕고 잘게. 이 이상 강한 쾌감을 때려넣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해서 몸의 열기는 사라지지 않고 유지되도록.

    이렇게 하면 바넷사도 아까보다는 살짝 키스에 호응할 여유가 생겼겠지.

    키스에 호응할 수준은 만들면서, 동시에 표정은 다잡지 못하게 만든다.

    조절하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래도 나는 해보기로 했다.

    만에 하나 바넷사가 표정을 다잡고 무표정을 만든 후 손을 치운다고 해도…뭐, 그땐 어쩔 수 없지.

    나도 결국에는 바넷사와 사랑 넘치는 키스를 하는 게 더 중요하니까 말이야.

    "응…크흡…하음…우음…."

    그렇게 키스를 하면서 몸을 탐하고 있자, 바넷사의 입술이 오물거리며 뭔가를 말하려고 했다.

    "응? 왜 그래?"

    "응…쪽…하앗…하앗…."

    나는 살짝 고개를 뒤로 빼서 입술을 뗀 후 질문했지만, 바넷사는 아무 말 없이 그저 숨을 헐떡이기만 했다.

    말 할 수 있도록 허리 잠깐 멈추는 게 좋으려나?

    내가 잠깐 그렇게 고민하면서도 허리를 멈추지 않고 있는 사이에, 드디어 바넷사가 다음 행동을 취했다.

    그리고 그 바넷사의 다음 행동이란 바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두 손을 치우는 거였다.

    대체 어떤 심경의 변화인 거지?

    아까까지 그렇게 쾌감을 때려박아도 잘 버티던 애가.

    혹시 키스하는동안 표정을 다잡을 여유가 생긴 건가 싶었지만, 드러난 바넷사의 표정이 그건 아니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 표정은 완전히 녹아내리고 있었으니까.

    평소의 늠름한 무표정은 온데간데 찾아볼 수 없는, 사실 지금도 절정중인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녹아내린 표정.

    눈은 완전히 풀려서 초점이 맞지 않고 있었고, 뺨이나 입가쪽도 긴장이 풀려서 헤실헤실 웃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아니. 물론 어디까지나 바넷사의 평소 모습을 기준으로 놓고봤을 때 그렇다는 얘기지, 진짜로 헤실헤실 웃고있는 건 아니었지만.

    아무튼 그렇게 녹아내린 표정을 짓고있으면서도 자신의 얼굴을 완전히 드러낸 바넷사는, 부끄러운 건지 얼굴을 붉히며 순간 입술을 꼬옥 깨물었다.

    뭐, 곧바로 다시 입꼬리가 풀려버리기는 했지만.

    그리고 나서, 바넷사는 한 손을 뻗어 내 뒷통수를 붙잡고는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빨리 다시 키스나 해달라는 것처럼.

    그리고 그제야, 나는 바넷사가 얼굴을 드러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결국 바넷사도 나랑 똑같았던 거다.

    내가 바넷사가 무표정으로 돌아가더라도 기분 좋은 키스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처럼, 바넷사 역시도 자신의 부끄러운 표정을 드러내더라도 나와 눈을 마주보고 기분 좋은 키스를 하고 싶었던 거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자, 나는 지금 나와 입술을 마주대고 있는 이 여자가 사랑스러워서 어쩔 수가 없었다.

    아니. 사랑스러운 거야 평소에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뭐라고 할까. 감정이 폭발했다고 해야하나.

    "으응으읍…읏…! 흐읍…아음…응…쪽."

    그리고 그런 내 기분은 바넷사에게도 전달된 건지, 우리의 키스는 더더욱 정열적으로 변해갔다.

    하지만 그런 키스와 정반대로, 허리는 어디까지나 음미하는 것처럼 부드럽게 움직였다.

    그리고 그대로,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동시에 기분 좋은 절정을 맛봤다.

    느긋한 허리 움직임에 맞춰서, 그 절정은 결코 강렬하지는 않았다.

    이러는 게 자연스러운 일인 것처럼 부드럽게 사정하는 느낌.

    그리고 바넷사 역시도, 그다지 신음소리를 높이지 않으면서 부드럽게 절정에 달한 것처럼 보였다.

    응. 역시 가끔은 이런 것도 나쁘지 않네.

    특히 바넷사 얘하고는 전투적인 느낌으로 강렬한 섹스만 했었으니까.

    "기분 좋았네."

    "네에…읏…!"

    사정을 마친 내가 입술을 떼고 조용히 중얼거리자, 바넷사도 몽롱한 목소리로 내 말에 동조해줬다.

    그리고 곧바로 자신이 방금 어떤 목소리를 냈는지 자각한 듯, 얼굴을 옆으로 홱하고 돌려버렸다.

    그러니까 그렇게까지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야.

    "바넷사."

    "…뭐, 뭡니…까."

    내가 그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면서 이름을 부르자, 바넷사는 애써 목소리를 다잡으며 대답했다.

    역시 계속 녹아내려있는 건 자신답지 않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직 섹스가 끝난 것도 아니니, 어차피 또 녹을테지만.

    하지만 지금은 그 보다 먼저.

    "역시 사도 인장은 디아나랑 같은 데가 좋아? 아니면 다른데가 좋아?"

    나는 바넷사에게, 지금 제일 먼저 해결해야할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 작품 후기 ============================

    쿠폰, 추천, 코멘트 정말 감사합니다.

    하루 늦었지만 독자님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어제는 공지도없이 연재를 쉬어서 죄송합니다.

    지난화 후기에 예고한대로 기절해있었습니다.

    그래도 덕분에 신년회라는 이름의 술자리는 빨리 빠져나올 수 있었네요.

    루셀리크 //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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