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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683화 (667/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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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

    참아왔던 성욕을 한번에 폭발시킨 반동은 엄청났다.

    우리는 이성을 잃고, 절정의 여운같은 건 느낄 새도 없이 곧장 허리를 격렬히 움직이며 서로의 몸을 탐했다.

    그래. 말그대로 뒷일은 생각도 않고 말이다.

    그런 고로, 결국 어제의 실비아에 이어서 마틸다도 저녁식사 전에 거동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아니. 마틸다의 경우 실비아보다 더 심한 상태였다.

    그나마 실비아는 정신이라도 차리고 있었지. 마틸다는 마지막 절정과 동시에 결국 완전히 정신을 잃고 기절해버렸으니까.

    아니. 일단 변명거리는 있다.

    패시브는 어쩔수 없다고 쳐도, 액티브 스킬은 하나도 안썼다고.

    마틸다의 경우는 레벨도 높고, 실비아같은 특이케이스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될줄 내가 알았겠어?

    다 내가 너무나도 뛰어난 정력과 테크닉의 소유자라서 불가피하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거야.

    지금까지 마틸다랑 해본 게 몇 번인데 이제와서 그런 변명을 하냐고?

    그런 세세한 문제는 신경쓰지마. 중요한 건 저주 해제 작업이 엄청 진척됐다는 사실이라고.

    전에 마틸다와 같이 밤을 보냈던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말이야.

    …뭐, 같이 잤던 것만큼 오래하기도 했지만.

    신전에서 돌아오자마자 곧장 방으로 달려와서 지금까지 한 거니까.

    시야 구석의 시계를 확인하자, 어느샌가 벌써 저녁시간이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다니. 진짜 오래하기는 했네.

    그리고 시간을 확인한 순간, 성욕에 눈이 멀어서 잊고 있었던 허기가 갑작스레 덥쳐왔다.

    그러고 보니 점심도 걸렀지. 그리고 그건 아침부터 쭉 나하고 같이 있었던 마틸다도 마찬가지였다.

    "…야. 마틸다. 살아있냐?"

    "하앗…하앗…하앗…."

    일단 확인차 마틸다를 불러봤지만, 마틸다는 눈을 감은 채 그저 달뜬 숨만 몰아쉴뿐이었다.

    이래서야…아무래도 깨워서 같이 저녁식사를 하러 가는 건 불가능하겠지?

    나는 하는 수 없이 마틸다와 같이 식사를 하러 가는 건 포기하고, 허리를 뒤로빼서 물건을 꺼냈다.

    "으응…!"

    그러자 기절한와중에도 느끼는 건지, 마틸다가 섹시한 콧소리를 흘렸다.

    음. 기절한 추기경님을 강제로 느끼게 만든다는 상황도 꽤나 나쁘지 않은…아니. 방금 마틸다를 기절시켜놓고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나는 황급히 고개를 흔들어서 잡념을 없애고, 물의 정령을 불러서 내 몸과 마틸다의 몸을 씻게했다.

    그러고 보니 마틸다, 아직도 추기경복을 입은 채로 있네. 역시 벗겨주는 게 좋겠지?

    아니. 사심같은 거 없이 순수하게, 이대로 자는 건 불편할테니까.

    아까는 구조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벗기지 못했지만, 그때는 성욕을 빨리 발산해버리고 싶은 마음에 조급해져서 그랬던 것뿐이었으니까.

    세심히 구조를 살피며 차근차근 벗겨나가니, 나 혼자서도 어떻게든 마틸다의 옷을 벗길 수는 있었다.

    뭐, 다시 입히는 건 자신이 없었지만.

    아무튼 그렇게 추기경복을 벗기고나니, 마틸다는 몸에 스타킹과 가터벨트만 걸친 차림새가 됐다.

    위험해. 이미 차고 넘치게 했는데도 또 흥분되기 시작했다.

    어차피 내가 안에 싸면 그만큼 저주해제가 빨라지는 거니까, 지금 당장 한번 더 해도….

    그런 욕망이 스멀스멀 머릿속을 차지하려고 했지만, 나는 황급히 자신을 억누르며 스타킹과 가터벨트까지 깔끔하게 벗겨냈다.

    성자가 되고나서 정력이 끝이 없어진 건 좋지만, 그만큼 성욕도 끝이 없어졌다는 게 옥의 티라니까.

    이왕 여신님의 사자로서 만든 직업이라면, 이런 문제점도 제대로 해결해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뭐, 섹스를 꼭 필요할 때만 하면서 성욕을 완전히 컨트롤하는 나라는 것도 나답지 않다면 나답지 않지만.

    마틸다의 아름다운 몸에 너무 집중하지 않기 위해서 일부러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기계적으로 인벤토리에서 내 옷중 가장 심플하고 질이 좋은 면티를 하나 꺼내 마틸다의 몸위에 입혔다.

    잠옷대용이라는 거다.

    마틸다도 잠옷이 있겠지만, 어디있는지도 모르고. 그걸 찾는다고 방안을 전부 뒤져볼 수도 없는 노릇아니겠어?

    뭐, 내 상의라면 마틸다에게는 거의 품이 넓은 초미니 원피스 수준이니까. 잠옷으로 딱 맞지.

    나는 마틸다에게 내 옷을 입히고 다시 침대에 제대로 뉘여서 이불까지 덮어준 후, 마지막으로 그 뺨에 가볍게 키스를 해주고 방을 나왔다.

    "…빨리 나오셨군요. 아직 저녁 준비까지는 조금 시간이 있습니다만."

    그리고 마틸다의 방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복도에서 바넷사가 뚜벅뚜벅 이쪽으로 걸어오며 내게 인사를 했다.

    저렇게 말하는 걸 보니 날 데리러온 건 아니고, 그냥 지나가던 중이었던 건가?

    아무튼 인사하는 바넷사의 표정을 보면서, 나는 한 소리 안하고 지나갈 수가 없어졌다.

    "야. 왜 의외라는 표정을 짓고있냐?"

    "제가 그런 표정을 짓고 있습니까?"

    "응. 엄청."

    얘가 안 어울리게 시치미를 떼고있어.

    안 그래도 평소에 완벽한 무표정이라 살짝만 표정이 바뀌어도 엄청 티나는 애가.

    "그렇다면 분명 의외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좀 돌려 말해라 이것아! 그야 매번 네가 부르러 올때까지 계속했지만!"

    전부터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역시 얘도 그렇구나.

    아무리 바넷사가 집사 일을 할 때에는 내 여자가 아닌 충실한 집사가 된다고는 해도, 내가 다른 여자와 뒹구는 걸 밖에서 기다리는 건 그다지 좋은 기분이 들지는 않는 모양이다.

    그러면서도 다른 메이드를 보내지 않고 매번 자신이 직접 오는 건, 과연 완벽 집사님이라는 말밖에 안나왔지만.

    "그래서, 오늘은 어쩐 일이십니까?"

    "그냥 널 매번 밖에서 기달리게 만드는 것도 미안하니까. 조금 빨리…왜 안믿는 눈치냐."

    바넷사가 저런 질문을 한다는 것에 살짝 위화감을 느끼면서도, 나는 일단 질문에 대답해주기로 했다.

    뭐, 바넷사는 전혀 믿는 눈치가 아니었지만.

    아니. 그야 거짓말이지만, 좀 믿어주면 어디가 덧나냐.

    "구원님은 단둘이 있을 때는 다른 여자들보다도 우선 눈앞에 있는 자신의 여자에게 집중하는 성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거, 욕이냐 칭찬하는 거냐?"

    "…칭찬입니다."

    왜 한 박자 쉬고 말하는건데. 이 녀석, 절대로 반쯤은 욕으로 한 말이지.

    나는 바넷사의 무표정을 미심쩍은 눈으로 바라보면서, 이번엔 이쪽에서 반격을 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그러는 바넷사는 웬일로 내가 일찍 나온 이유까지 궁금해하는데?"

    "아까도 말씁드렸듯이 의외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거짓말하지 마라. 네가 언제부터 그런 성격이었다고. 너 혹시 질투하냐?"

    "아닙니다."

    그리고 내 반격에, 역시나 바넷사는 반박자 빠르게 대답했다.

    응. 질투하고 있네. 귀여운 녀석.

    "크크큭. 정 그렇다면 너도 지금부터 나랑…."

    "저는 아니라고 대답했습니다만. 방금 전에 마틸다님의 방을 나오셨으면서 아직도 그런 생각이 드십니까?"

    "크하하. 성자의 성욕을 우습게 보지 마라! 마음만 먹으면 잠도 안자고 며칠동안도 가능한…그러니까 그런 한심한 놈을 보는 눈으로 주인님을 보지 마라! 집사!"

    "실례했습니다. 그만 본심이."

    야! 그러니까 이럴 땐 차라리 부정을 해달라고!

    "뭐, 농담은 이쯤하고. 그래서? 진짜로 지금부터 시간돼? 저녁시간까지 얼마 남지는 않았지만, 시간있으면 내 방에 가서…."

    "농담은 이쯤한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아니. 농담 아닌데. 진지하게 말하는 거야. 지금 아니면 시간이 별로 없을 것같으니까."

    "무슨 말입니까?"

    "그러니까 던전에 가기 전에 너랑 할 시간 말이야. 너도 들어서 알겠지만, 우린 내일모레 다시 던전에 갈 생각이야. 그리고 내일도 일정이 빡빡해서 이래저래 할 시간은 없을 거란 말이지."

    낮에는 점심시간에 맞춰서 레이첼 누님께 얼굴도 비춰야 하고, 오후에는 성에 들러서 펠리시아의 성욕도 풀어줘야 한다.

    물론 성에 일찍 가서 펠리시아와의 일을 빨리 끝내면 성에 다녀와서 저녁시간때까지 시간 여유가 조금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레이첼 누님과의 대화부터 얘기가 얼마나 길어질지 장담할 수 없었다.

    전에 디아나한테 들었던 얘기를 제대로 한 번 해보지 않으면 안되니까.

    그런고로, 내일은 오늘보다 더 바쁘면 바빴지 시간이 남지는 않을 거다.

    "시간이 없으면 안 하시면 그만아닙니까?"

    "그건 내가 싫어."

    이래봬도 위에서 쉬는 기간동안은 내 여자들이랑 꼭 한번 이상씩은 하기로 정해놓고 있다고.

    앞으로는 더 열심히 던전에 다닐 생각이니, 그만큼 애정표현을 할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들 테니까 더더욱.

    이런 세세한 부분을 신경써주지 않으면 나중에 어떤식으로 감정문제가 생길지 모를 일이고.

    이런 건 의식하지 않으려고 해도, 우리 애들끼리 서로 의식이 될 수밖에 없는 문제니까.

    내가 얼핏보기에는 생각없이 사는 것 같아도, 의외로 꽤나 신경을 많이 쓰며 살고 있다고.

    하렘이라는게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전 그 마음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정말로 일때문에 시간을 낼 수 없습니다. 내일 성에 갈 마차를 몰러 가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미리 일을 조금 끝내놔야 하니까요."

    내 말투에서 뭔가 느끼는바가 있었는지, 바넷사도 더 이상 내 얘기를 장난취급하지 않고 제대로 대답을 해줬다.

    "…그러냐."

    "네. 죄송합니다."

    "아니. 미안한 건 오히려 내가 미안한 거지만 말이야…. 그런가. 그럼 이번에는 못하는 건가. 말해두는데, 못했다고 해서 내가 딱히 너에대한 애정이 다른 애들보다 부족하다는 얘기가 아니니까."

    오히려 자신이 사과를 해오는 바넷사에게, 나는 최대한 진심을 담아서 그렇게 말해줬다.

    "…알고 있습니다. 데이트도 해주셨으니까요. 그럼 전 이만."

    그리고 내 말은 들은 바넷사는 그렇게 대답함과 동시에 내 인사를 듣지도 않고 황급히 뒤를 돌아 멀어져갔다.

    야. 걸음이 너무 빠르지 않냐? 아니. 그보다 너 그쪽에서 오지 않았냐? 왜 다시 돌아가는데?

    하여간 제대로 부끄러워할줄도 모른다니까.

    뭐, 그 점이 귀엽기는 하지만.

    아무튼 그런 일이 있은 후, 나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저녁식사 시간에 맞춰서 찾아온 바넷사의 뒤를 따라 식당으로 내려갔다.

    "어머. 구원씨. 다녀왔어요."

    그리고 식당에 도착하자, 이미 레이아도 어느샌가 저택에 돌아와있었는지 살포시 내게 웃으며 인사를 해왔다.

    "응. 잘 다녀왔어? 애들은 다 잘 있고?"

    "후훗. 네. 그런데 혼자 오셨나요? 마틸다 추기경님과 같이 계셨던 게 아니셨나요?"

    그리고 레이아는 자연스럽게 내 팔에 자신의 팔을 휘감은 후,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아, 응. 역시나 이 얘기가 나오는구나. 아니. 당연한 거지만.

    "응. 그게 말이지…."

    레이아의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순수한 눈동자를 바라보며, 나는 무안한 얼굴로 그렇게 말을 흐릴 수밖에 없었다.

    "자네는 대체…어제 실비아양에 이어서, 마틸다양까지 그렇게 만들어놓은 겐가."

    "아우…."

    그리고 그런 내 반응을 보고 대충 어떻게 된 일인지 짐작을 한 듯, 식탁에 앉아있던 디아나가 한숨을 내쉬면서 그렇게 말했다.

    야. 너무 그러지 마라. 저기 구석에서 가만히있던 실비아가 괜히 스플래시 데미지를 받고있잖아.

    "실비아에 이어서라니. 정확히 말하자면 실비아에 이어서 널 기절시킨 다음에 마틸다를…."

    구석에서 부끄러움에 떠는 실비아가 너무 불쌍해보였기 때문에, 나는 실비아가 입은 데미지를 조금 경감시켜주기 위해서 디아나의 핀잔을 정확히 정정해주기로 했다.

    "그, 그런 얘기까지는 할 필요 없네에!"

    "아우으으으…."

    실비아는 동병상련의 정을 느끼기는커녕 더더욱 데미지를 입었고, 덤으로 디아나까지 데미지를 받는 결과를 낳았지만 말이다.

    디아나는 파닥파닥 거리며 황급히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두 주먹을 머리 위로 들고 내게 달려왔다.

    그리고 여지없이, 내 가슴을 향해 토닥토닥 공격을 감행해왔다.

    "자기가 먼저 얘기 꺼내놓고…알았어. 미안해. 미안하다니까. 야. 자꾸 때리면 레이아의 가슴으로 방어한다?"

    "해, 해보는 게 어떤가?! 이, 이 몸은 하나도 안 무섭네!"

    너 목소리 엄청 떨리고 있거든.

    내가 가슴 크기에 구애되지 않고 자기 가슴도 좋아한다고 충분히 이해시켰는데도 저런 반응이라니. 대체 얼마나 트라우마로 남은 거야.

    나는 결국 디아나의 토닥토닥 공격을 멈추지 못하고, 그대로 몸으로 받아내며 식탁에 가서 앉았다.

    ============================ 작품 후기 ============================

    쿠폰, 추천, 코멘트 정말 감사합니다.

    닭구 //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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