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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667화 (651/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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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계층 답파

    쉽사리 납득되지 않는 이 기분을 풀기 위해 당장이라도 레이첼 누님께로 달려가서 따지고 싶은 마음도 있었만, 나는 그 마음을 꾹 눌러참았다.

    레이첼 누님은 지금 일하는 중. 괜히 가서 소란피우지 말자.

    그리고 무엇보다도, 감정적으로 행동해서 좋을 거 하나도 없으니까.

    만약 지금 달려갔다가 누님의 애완견을 비하하는 것 같은 발언이라도 튀어나와버리면 사태는 걷잡을 수가 없어진다.

    우선은 냉정하게 머리를 식히고 누님과 대화를 나눠보도록 하자.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는 거다. 누님의 상심이 얼마나 컷을지 정도는 말이다.

    원인이 애완견이었든 사랑하든 사람이었든 상관없이, 누님이 자기 몸까지 던져가면서 3계층에서 조난당한 수인족 파티나 4계층에서 조난당한 날 구한 건 사실이니까.

    그러니까 지금은 감정에 몸을 맡겨서 누님한테 따지러가기 보다는, 우선 눈앞의 디아나하고 놀면서 머리나 식히자.

    "미안. 미안. 잠깐 좀 머리가 복잡해져서. 그보다 디아나."

    "뭔가?"

    나는 머리를 토닥토닥 때리는 디아나의 손을 붙잡아 말리고, 내쪽으로 당겨서 끌어안아 무릎위에 앉혔다.

    하지만 디아나는 내 무릎위에 앉자마자 다시 휙하고 내려가더니, 정면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언제 놀랐냐는 듯 태연한 척을 해보였다.

    역시 이상하단 말이야.

    "지금 많이 바빠?"

    만약 그런 거 아니면 나랑 놀아줘.

    그렇게 말하려고 했지만, 내 질문을 들은 디아나는 또 다시 눈에 띄게 당황하면서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려댔다.

    "으, 으음?! 바, 바쁘다고 말하자면 바쁘다고 말하지 않을 수도 없지는 않지 않네만…."

    아니. 그러니까 바쁘다는 거야 안 바쁘다는 거야. 얘 지금 일부러 헷갈리게 말하고 있는 거지?

    요즘 나한테 안기려고 하지 않는 것도 수상하지만, 이것도 수상하단 말이야.

    아까 전에 필사적으로 날 공방밖으로 밀어냈던 것도 그렇고, 밑에서 뭘 하는 건지는 몰라도 상당히 나한테 들키기 싫은 모양이다.

    "밑에서 뭐하는 건데?"

    하지만 상대방이 숨기려고 하면 할수록 알고 싶어지는 게 사람 마음인 거라서, 나는 대놓고 물어보기로 했다.

    "으음?! 그, 그러니까…아티팩트 연구일세!"

    "지금 말은 왜 더듬었어?"

    "자네에게 어떻게 쉽게 설명할 수 있을지 생각하느라 그런 것일세!"

    …야. 너 지금 빙 돌려서 내가 바보라고 말한 거지?

    아무튼 됐다. 그렇게 말하기 싫으면 말 안해도.

    "그래서 결국 바쁜 거야 안 바쁜 거야?"

    "그러니까 바쁘다고 말하자면 바쁘다고 말하지 않을 수도 없지는…."

    "아니. 그러니까 그건 이제 됐으니까. 하아. 그러냐. 아무튼 그럼 다시 가 봐. 나도 볼 일은 마쳤으니까."

    "음. 그런가. 도움이 됐다면 다행이구먼."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디아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공방으로 향하려고 했다.

    대체 뭐가 그렇게 급한 건지.

    왠지 모르게 심술이 나서, 나는 그 등에 대고 크게 한숨을 쉬었다.

    "하아…디아나랑 같이 놀고 싶었는데."

    "우…."

    "어쩔 수 없지. 디아나는 바쁘니까."

    "자, 자네. 이, 이몸은…그러니까…."

    내 구질구질한 말에 양심이 콕콕 찔린 건지, 디아나는 가던 걸음을 우뚝 세우고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응? 왜 그래? 안 가?"

    조금 너무 심술궂게 말했나.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나는 디아나에게 심술을 부리는 걸 멈추지 않았다.

    아니. 귀엽잖아.

    "조, 조금이라면 같이 있어도 될 것 같네만."

    "하지만 바쁜 거잖아? 나랑 있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로."

    "그, 그렇지 않네! 이 몸은 자네와 있는 시간이 가장 소중하네!"

    디아나의 우물쭈물하는 반응을 보고 내가 다시 한 번 삐진척하면서 말하자, 디아나는 결국 결심을 했다는 듯 그렇게 말하며 돌아와 의자에 앉았다.

    "그래? 그럼 저녁때까지 나랑 같이 있을래?"

    "무, 물론일세! 어쩔 수 없구먼! 자네가 이 몸의 품이 그렇게나 그리운 모양이니…."

    "농담이야."

    "…음?"

    그리고 나서 가슴을 쭉 펴고 또 다시 어른스런 말을 내뱉으려 한 디아나였지만, 이어지는 내 농담선언에 딱딱하게 굳어지고 말았다.

    "나도 마법사협회 누님들한테 괜히 밉보이기 싫고. 바쁘다는데 붙잡고 늘어질 수도 없지. 날 향한 디아나의 뜨거운 마음을 들은 것 만으로도 충분해. 하여간 디아나도 날 너무 좋아한다니까. 어이쿠. 후끈후끈해."

    나는 그렇게 굳어진 디아나의 몸에 손끝을 살며시 가져다댔다가 뜨거운 것에 데인 것처럼 확 움츠리고는 놀리듯이 그렇게 말했다.

    내가 그렇게 놀려댈 때까지도 아무 반응이 없던 디아나는, 몇 초가 지난 다음에야 겨우 얼음상태에서 풀려나서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부들부들 떨었다.

    "자네느으은! 자네느으으은!"

    그리고는 내 손을 확 쳐낸 후, 도망가듯이 황급히 방을…나서려다가 어째선지 유턴해서 내게 돌아왔다.

    "떼끼! 떼끼!"

    그리고는 마치 혼내는 것처럼 그렇게 말하며 내 머리를 주먹쥔 손의 손바닥 부분으로 토닥토닥 두 번 때리고는, 이번에야 말로 방을 나섰다.

    "밤에 두고보게에!"

    대마법사님 주제에 만화의 피라미 악당이나 내뱉을 것 같은 대사를 내뱉으면서.

    아니. 그보다 너. 밤에 두고보라니. 밤은 내 시간인 거 알잖아?

    아니면 뭐야? 뭔가 그렇게 말할 만한 근거라도 있는 거야? 예를 들어 공방에서 마법사 협회 누님들까지 총동원해서 한다는 게, 우리 밤일에 관한 무언가라든가.

    그야 그런 거면 밤이 될 때까지 나한테 들키기 싫겠지.

    오늘 밤이 되기 전에 완성해야 하니, 시간이 촉박해서 안절부절 못하기도 하겠고.

    역시 그런 건라고 보는 게 맞겠지?

    그렇게 필사적으로 숨기려고 했으면서 결국엔 스스로 자폭하고 가버린 디아나를 생각하며, 나는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밤에 또 제대로 카운터 쳐서 골려줘야지.

    그런 심술궂은 생각도 동시에 하면서.

    아무튼 디아나가 가고 나니, 또 다시 할 게 없어져버렸다.

    아직도 저녁시간까지는 시간이 차고 넘치도록 남아있다.

    레이첼 누님의 사정을 조금 더 자세히 알게 되기는 했지만, 지금 당장 누님을 찾아갈 수는 없고.

    디아나랑 장난을 치면서 머리는 좀 식었지만, 누님이 일하는 중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으니까.

    그럼 역시 남은 시간을 유효활용하는 방법은 마틸다랑 저주 해제작업을 하는 것밖에 없나.

    내일도 있으니 오늘은 되도록 마틸다 이외의 애들과 시간을 보내려 했지만,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지.

    "히얏! 다, 다녀왔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며 방을 나서서 마틸다의 방으로 향한 나였지만, 타이밍 좋게도 도중에 자기 방으로 들어가려던 실비아 딱 마주쳐버렸다.

    "오, 밖에 나갔다 온 거야?"

    "네, 넷. 으헷?! 구, 구원님?! 어째서 제 방에 같이…."

    "자, 자. 거기 서있지 말고. 들어가자."

    "그, 그러니까 제 방…."

    나는 곧장 실비아의 어깨를 감싸서 끌어안고, 실비아의 방으로 같이 들어갔다.

    중간에 실비아가 당황하는 게 보였지만, 얜 나랑 있을 때 항상 그러니까 별로 상관 없겠지.

    "구, 구원니임? 왜, 왜 갑옷을…."

    "몰라서 물어?"

    "으햐아아…."

    그리고 방에 들어온 나는, 곧장 실비아의 몸을 덮고 있는 갑옷부터 벗겨버리기 시작했다.

    실비아는 몸을 오들오들 떨면서 가련한 시선을 내게 보냈지만, 내 선문답같은 한 마디에 바로 침묵하고 말았다.

    그리고 실비아의 갑옷을 전부 벗겨서 아래에 받쳐 입는 옷만 남긴 후, 나는 곧장 침대에 걸터 앉고는 실비아를 끌어안아서 내 무릎위에 올려놨다.

    그것만으로 실비아은 더 이상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내 몸에 푹 파고들 듯이 몸을 기댔다.

    자기가 의도해서 내게 밀착하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녹아내려서 흐물거리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지만.

    뭐, 아무렴 어때. 하아. 치유된다. 역시 실비아테라피는 최고야.

    "그래서? 어디에 다녀왔어?"

    "우읏!"

    하지만 내가 그렇게 별거 아닌 질문을 한 순간, 실비아의 몸이 움찔하고 떨리며 긴장하는 게 느껴졌다.

    얘는 또 왜 이러지?

    "실비아?"

    "저, 저기…셔, 성에…."

    내가 재차 질문을 하자, 실비아는 어째선지 고개를 푹 숙이고 움츠러들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성에? 나도 어차피 한 번 가야되는데 왜 나랑 같이 안 가고?"

    "그, 그게…조금 개인적인 용무가…."

    "흐음."

    "져, 졍말입니댜아!"

    내 태도를 어떻게 받아들인 건지, 실비아가 필사적인 눈으로 호소해왔다.

    아니. 거짓말이라고 생각은 안 하는데 말이야.

    그렇게 갑옷을 번듯하게 차려입고 나갔다 온 거니까, 나도 대충 그럴 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실비아가 나한테 거짓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상상이 안 되잖아.

    하물며 이렇게 혀까지 풀어진 상태로 제대로 된 거짓말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지.

    "뭔가 숨기는 게 있는 것 같은데…."

    "우으으으…."

    중요한 건 성에 다녀왔다는 게 아니라, 얘가 뭔가 나한테 숨기는 게 있는 것 같다는 점이었다.

    내가 의심 가득한 시선을 실비아에게 보내자, 실비아가 몸을 바르르 떨며 시선을 피했다.

    오호라. 얘 봐라. 버티네?

    "뭔데. 말해봐."

    나는 실비아의 귀를 덮고 있는 머리카락을 넘겨준 후, 드러난 귀를 입술로 살짝 깨물은 후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 귀에 속삭였다.

    귀를 가볍게 깨물어진 게 좋았던 건지, 아니면 귓가에 걸리는 내 숨결이 좋았던 건지, 그것도 아니면 둘 다인 건지, 실비아는 또 다시 몸을 바르르 떨었다.

    동시에 실비아의 엉덩이와 맞닿은 내 고간부분에 살짝 습기가 차는 것이 느껴졌다.

    "흐야응…. 우으으…용셔해주십시오오…."

    안그래도 녹아있던 실비아는, 그렇게 가벼운 쾌감을 느낌과 동시에 곧바로 백기는 들었다.

    야. 아무리 그래도 항복하는 게 너무 빠르지 않냐? 좀 더 버텨보라고요. 여기사님.

    뭐, 그러면서도 입을 열지 않는 걸 보면, 완전히 함락된 건 아니지만 말이야.

    "내가 알 필요 없는 얘기란 거야?"

    "우…그, 그게…그러니까…."

    야. 알 필요 없는 얘기라고 대답하면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거기서 망설여버리면 괜히 더 신경쓰이잖아.

    "볼 일이란 게 나랑 관련 있는 일이겠다?"

    "요, 용셔해주십시오오!"

    "아니! 용서 못 해! 이렇게 된 이상 철저하게 캐내고 말겠어!"

    나는 실비아를 침대에 던지듯이 가볍게 눕히고는, 곧장 그 위를 덮쳤다.

    물론, 안 그래도 방금 전에 가볍게 쾌감을 느꼈던 실비아는 저항하지도 못하고 내게 몸을 맡겼다.

    그리고 어떻게 됐냐하면….

    "흐햐앙…히얏…햣…흐아아…."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체 뭘 하고 온 건지 전혀 캐내지 못했다.

    아니. 그게 말이야.

    얜 나랑 할 때 지나치게 민감하게 느끼잖아?

    그러니까 하다보면 말할 정신머리도 없어진다고 해야할지, 도저히 말을 하게 만들 상황이 아니었다고 해야할지, 아무튼 뭐 그런 거다.

    "야. 실비아. 괜찮냐?"

    나는 침대에 축 늘어지듯 엎드려있는 실비아를 보며 상태를 확인했다.

    흐트러진 머리를 쓸어넘겨 주거나, 조금 정리를 해주고 싶었지만, 괜히 여기서 더 만지면 엄청난 일이 될 것 같아서 함부로 만지지도 못하겠다.

    아니. 그 뭐냐. 응. 나도 너무 불타올랐어.

    "개, 갠찮…후아앗…하앗…."

    다행히도 죽지는 않은 모양인지, 실비아는 어깨를 들썩이며 크게 숨을 몰아쉬면서도 어떻게든 내게 대답은 해줬다.

    "저녁은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네, 네헤…."

    실비아는 착실히 대답해며 한쪽 무릎을 세우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려 했다.

    엎드린 자세로 한쪽 무릎을 세웠다는 건 당연히 엉덩이를 위로 올린, 그러니까 후배위를 하기 좋은 자세가 됐다는 얘기로, 솔직히 말해서 그 모습만으로도 다시 실비아를 덮치고 싶어졌다.

    솔직히 행위를 멈춘 것도 저녁 시간이 다 됐기 때문에 그런 것뿐으로, 아직 나는 한참 여유가 있었으니까 말이다.

    낮에 바넷사한테도 말했지만, 난 진짜 하루종일 할 수 있다고.

    "흐앗…!"

    게다가 그게 끝이 아니었다.

    한쪽 무릎을 세우고 바들바들 몸을 떨면서 어떻게든 일어나려고 했던 실비아는, 결국 음부에서 진한 정액을 한 줄기 내뿜더니 무릎에 힘이 풀리며 다시 침대 위에 축 늘어지듯 엎어지고 말았다.

    젠장! 얘 일부러 이러는 거 아니지!?

    참자. 참야한다. 이제 저녁 먹고 디아나랑 할 차례야. 지금은 참아야 돼. 참아야 돼.

    "힘들면 괜히 무리할 것 없어. 저녁은 메이드를 시켜서 방으로 직접 보내줄 테니까. 쉬고 있어."

    "제, 제셩합니다아…."

    "아니. 괜찮아."

    "흐햐앗!"

    실비아의 기특한 대답에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 머리를 쓰다듬어 버렸고, 그와 동시에 실비아의 음부에서 다시 한 번 내 정액이 한 줄기 뿜어져 나왔다.

    "그럼 난 간다!"

    조금이라도 여기 더 있으면 반드시 이성을 잃고 실비아를 다시 덮친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물의 정령을 물러 나와 실비아의 몸을 씻게 한 뒤 황급히 옷을 챙겨입고는 방을 빠져나왔다.

    ============================ 작품 후기 ============================

    쿠폰, 추천, 코멘트 정말 감사합니다.

    아하니 이분들이 대체 무슨 생각을….

    애완견 레벨은 당연히 다른 강아지랑 올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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