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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616화 (600/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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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펠리시아의 감정

    뭐, 확실히 이렇게 된 원인을 타고 올라가다 보면 그 발언이 나오게 되기는 하지만…그 상황에서 잘도 기억하고 있네.

    전에도 느꼈지만 얘가 생긴 거나 하는 행동이랑은 다르게 머리는 상당히 좋은 것 같단 말이야.

    아니. 그건 둘째 치고. 지금 뭐라고? 바넷사가 꽤나 예뻐?

    그거 수식어가 잘못 되지 않았냐? 엄청나게 예쁘단 말을 잘 못 말한 거겠지.

    "뭐야? 그 표정. 아니야? 으응…내 기억이 맞으면 꽤나 예쁘장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디아나님네 집사 맞지? 그 용인족의."

    게다가 거기에 더해서, 펠리시아는 그런 말까지 해댔다.

    아냐. 아니라고. 내 황당하다는 표정은 그런 뜻이 아니라고.

    "…꽤나?"

    "응? 갑자기 무슨…아, 아아. 그런 뜻이었어? 미안. 미안. 나는 나 자신이 이런 미모의 소유자잖아? 그러니까 어느 정도 예쁜 정도로는…그러네. 디아나님 수준까지 되면 아무리 나라도 찬양의 말을 늘어놓겠지만 말이야. 자기도 무슨 뜻인지 알지?"

    아니. 모르겠는데. 지금 얘가 뭐라고 하는 거야. 이 공주병…아니. 잠깐만. 젠장! 이건 진짜 공주라 공주병이란 말도 이상하잖아!

    "나는 바넷사가 너보다 더 예쁘다고 생각하는데."

    공주병이란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나는, 차선책으로 그렇게 말하기로 했다.

    뭐, 객관적으로 보면 펠리시아와 바넷사의 외모를 비교하는 건 무의미한 일일지도 모른다.

    둘 다 경국지색이란 말이 잘 어울리는 수준의 엄청난 미녀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니까 말이야. 그저 취향에 따라 누가 더 예뻐 보이는지 의견이 갈릴 뿐, 누가 더 예쁘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닐 거다.

    하지만 나는 굳이 그렇게 말을 했다.

    뭐, 내가 보기에는 그렇다는 거니까, 틀린 말은 아니다. 원래 팔은 안으로 굽는 법 아니겠어?

    "……흐응?"

    내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 내 물건을 위아래로 열심히 쓰다듬던 펠리시아의 손이 우뚝하고 멈췄다.

    딱히 표정변화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역시 프라이드에 상처라도 입은 걸까?

    방금 전 발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기 외모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한 모양이니까 말이야.

    하지만 그런 내 생각과는 달리, 펠리시아는 곧장 진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 내 물건을 쓰다듬던 손도 다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기는 그런 여자가 취향이구나? 그러고 보니 새침이도 꽤나 차가운 얼굴이지."

    아니. 딱히 내가 그런 취향인 건 아닌데 말이야.

    네 친구인 실비아만 봐도…아, 실비아도 나 없을 때는 무표정이던가.

    그럼 디아나나 레이아, 마틸다는? 특히 레이아는 무뚝뚝한 거랑은 완전히 정반대의 타입이잖아.

    나는 그렇게 반박을 하려고 했지만, 그보다 펠리시아가 조금 더 빨리 다음 말을 꺼냈다.

    "하지만 그렇게 예쁘다고 생각하면서도 안 한 거잖아? 그 말은 즉…."

    뜸 들이려는 듯 말을 흐리는 펠리시아를 보며, 나는 당당하게 그 다음에 올 말을 스스로 잇기로 했다.

    "그래. 내가 순정남이란 거지."

    "자기가 잡혀 산다는 뜻이잖아?"

    그리고 나와 펠리시아가 동시에 다음 말을 내뱉었다.

    서로 상당히 의견이 다른 말을 내뱉었지만 말이다.

    "……."

    "……."

    그리고 나와 펠리시아의 사이에서 잠깐 동안 어색한 침묵이 계속됐다.

    물론, 그 침묵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말이다.

    "푸흡! 아하, 아하하하하하핫!"

    펠리시아가 하얀 이를 환히 드러내며 폭소하는 것과 동시에, 나도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다.

    "웃지 마, 이것아! 대체 뭐가 웃기다는 거야!"

    "그치만, 아하, 그치만…! 아…배 아파…."

    한 손으로는 여전히 내 물건을 쥐고 있으면서, 다른 한 손으로 자신의 매끈한 배를 감싸고 박장대소하는 펠리시아.

    젠장. 흔들흔들 커다란 가슴이나 흔들어대고 말이야.

    잠깐 그 새하얀 가슴에 시선이 고정되어 정신이 팔릴 뻔 했지만, 나는 불굴의 의지로 견뎌내고는 펠리시아에게 논리적인 반박을 하기로 했다.

    "애초에 말이야. 누가 잡혀 산다는 거야. 누가. 오히려 내가 우리 애들을 잡고 살고 있거든?"

    "아하, 아하하하핫! 그, 그만! 아하, 정말로, 아하하, 정말로 배 아파!"

    "농담 아니라고, 이것아!"

    하지만 내 타당한 반박에도 여전히 배를 잡고 깔깔대는 펠리시아를 보며, 나도 더 이상 참고 있을 수만은 없게 됐다.

    우선 아까부터 좌우로 계속해서 흔들리며 시선을 강탈하는 가슴에 손을 뻗어서, 손바닥 가득히 꽉 움켜쥔다.

    물론 이정도로 펠리시아가 웃음을 멈출 리가 없다.

    오히려 펠리시아로서는 환영할만한 행위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건 어떨까?

    "꺄아악! 아팟! 알았어! 알았으니까!"

    손가락 사이에 새하얀 가슴살이 삐져나올 정도로 가슴을 꽉 움켜쥐고, 그 끝에 달려있는 핑크빛 유두를 살짝 통증이 느껴질 정도로 꼬집는다.

    그러자 그제야 펠리시아도 웃음을 멈추고는 내게 항복 선언을 했다.

    그렇게까지 아프게 하진 않았을 셈이지만 말이야. 여전히 직접적인 통증에는 약한 녀석이다.

    "정말. 난폭하다니까."

    펠리시아는 내게 불평을 하면서도, 그 핑크 블론드의 요염한 머리를 한번 뒤로 쓱 넘기고는 다시 몸을 숙여서 내 물건에 입을 가져다댔다.

    하여간 행동 하나하나가 쓸데없이 색기 넘치는 녀석이다.

    "아니. 이번엔 네가 먼저 잘못했잖아."

    이번에는 아까처럼 입안에 넣고 빠는 것이 아니라 혀로 날름날름 핥거나 키스를 하듯 입술을 눌러오는 등 가벼운 애무만을 선보이는 펠리시아를 보며, 나는 미안한 기색도 없이 대답했다.

    "그치만, 자기가 이상한 소리를 하니까."

    "그러니까 어디가 이상하다는 건데?"

    "자기 말이야. 진심으로 자기가 디아나님을 잡고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 아니. 디아나님뿐만이 아니야. 새침이만 하더라도, 전에 보니까 완전히 자기를 잡고 살고 있던데?"

    내가 되묻자, 펠리시아는 진심이냐는 표정으로 날 올려다보면서 그렇게 말했다.

    야. 적어도 말하는 동안은 혀로 핥는 걸 멈추는 게 어떠냐?

    아니. 기분 좋지만 말이야.

    "내가 잡혀 살고 있으면, 내가 여기저기서 여자들을 엄청 만들고 다니는 건 어떻게 설명할 건데?"

    "…역시 자각 있구나. 순정남씨."

    "시, 시끄러워!"

    펠리시아는 또 다시 살짝 미소를 머금으며 날 놀리듯 중얼거렸지만, 이내 살짝 생각하는 표정을 지었다.

    "응…하지만 그러네…. 자기를 봐주는 이유라…. 그냥 자기한테 도움이 되니까 봐주는 거 아니야?"

    "응? 도움이 돼?"

    "응. 잘 생각해봐. 처음 세 명 말고 나중에 자기가 건든 여자는 전부 꽤나 지위가 있는 사람들이었잖아? 실비아는 고위 귀족이고, 마틸다 추기경은 추기경이고. 레이첼씨도 길드장의 딸. 심지어 육체관계를 허락한 나조차도 공주. 전부 앞으로의 자기 인생에 도움 될 만한 사람들밖에 없잖아. 그러니까 허락한 거 아니야?"

    그리고 잠깐 생각을 정리한 끝에 펠리시아가 내높은 대답이 바로 이거였다.

    여러모로 딴죽 걸고 싶은 부분이 많지만 말이야.

    우선 너 레이첼 누님이랑 내 관계는 어떻게 알고 있는 건데?! 내가 말했던가?! 아니. 기억에 없는데. 내가 얘한테 굳이 그걸 말해야 할 이유도 없었고.

    게다가 상대가 높으신 분들이라 허락했다니.

    확실히 생각해보니 또 절묘하게 그렇게 되기는 했다.

    아니. 말해두겠는데, 노리고 그런 게 아니라고. 일부러 인생에 도움 될 높으신 분들하고만 그런 관계가 된다니. 내가 그렇게 재주 좋은 놈도 아니고 말이야.

    그리고 우리 애들 역시도, 그런 이유로 허락을 해준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내 인생을 생각해주고 있는 맞겠지.

    하지만 다른 여자들과의 관계를 허락한 건 결코 그런 이유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계산적인 속셈이 아닌, 좀 더 순수한 감정이 이유였다고 믿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펠리시아의 주장에는 큰 오류가 하나 있었다.

    "아니. 나 얼마 전에 바넷사도 내 여자로 만들었는데."

    그래. 바로 바넷사의 존재라는 오류가 말이다.

    펠리시아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 애들이 바넷사를 받아들이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말이다.

    물론 바넷사가 용인족이라는 특이성이 있다고는 하나, 그 특징이 다른 애들의 지위처럼 내게 뭔가 도움이 될 거라고 계산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무리 그래도 무리가 있었다.

    "아음!"

    "으앗! 깜짝이야! 놀래라! 뭐하는 거야?!"

    그리고 내가 바넷사를 내 여자로 만들었다고 말함과 동시에, 펠리시아가 내 물건을 물었다.

    입안에 집어넣었다는 뜻이 아니라, 진짜로 이빨로 물었다.

    물론 펠리시아는 육체파가 아니라 근력도 약했고, 나도 아이언 페니스가 발동 중이었기 때문에 데미지가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말이다.

    아무리 데미지가 없었다고는 하나, 거기를 공격당하면 반사적으로 움찍하게 되는 건 남자의 본능이란 거다.

    "어머, 미안. 깜짝 놀라서 그만. 호오. 호오. 많이 아팠어? 응. 그래. 그래. 건강하네."

    펠리시아는 곧장 내 물건에 입김을 호호 불더니, 내 물건이 반사적으로 까딱까딱 움직이자 착하다는 듯 내 물건을 손으로 쓰다듬어줬다.

    "자기, 걱정 마. 괜찮대."

    그리고는 마무리로 날 올려다보면서 능청스럽게 그렇게 말했다.

    아오. 이걸 콱 진짜. 내가 기분만 안 좋았어도.

    아니. 기분은 좋더라고. 하여간 서큐버스란 녀석은 왜 이렇게 행동 하나하나가 요염한 걸까.

    "하지만 바넷사를 여자로 만들었다니…그거, 집사씨 말하는 거 맞지?"

    "그래."

    "안 했다면서?"

    "네 기운에 당했을 때는 안 했지. 그런데 그게 또 바넷사의 심장을 직격한 모양이라서 말이야. 그 이후에 고백을 받고 무사히 사귀는 사이가 됐다는 얘기지."

    뭐, 사실은 용인족에 관한 트라우마라든가 여러 가지가 복잡하게 얽힌 사정이 더 있기는 했지만, 그걸 굳이 펠리시아한테 전부 말할 필요는 없겠지.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네 그 기운은, 우리 사이를 이어준 큐피트의 화살이 된 거라고나 할까? 땡큐."

    게다가 이렇게 말하는 게 펠리시아를 더 놀릴 수 있을 것 같고 말이다.

    안 그래도 아까 전부터 자기 기운에 당한 바넷사를 내가 어떻게 요리했는지 궁금해했었던 펠리시아다.

    분명 내가 바넷사와 그대로 관계를 가지고, 우리 애들한테 깨지는 얘기나 들으면서 재미있어하고 싶었던 거겠지.

    그리고 그런 펠리시아에게 있어서 내 대답은 상상했던 얘기중 제일 재미없는 부류에 속할 얘기였을 거다.

    "흐응…."

    역시나, 내 얘기를 듣자마자 펠리시아는 재미없다는 듯 입술을 삐죽이고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헤헹. 어떠냐. 한 방 먹었지?

    "그래서, 그 집사씨하고도 자기가 그렇게 강조하던 사랑 넘치는 섹스를 했다고?"

    "뭐, 그렇지. 왜? 부럽냐?"

    "아니. 별로."

    내가 뻐기듯이 말하자, 펠리시아는 고개를 살짝 좌우로 저으면서도 내 물건을 잡은 손에 아까보다 더 힘을 줘서는 위아래로 훑기 시작했다.

    야. 설마 그걸로 얼버무릴 셈이냐?

    "사실은 부러운 거지?"

    "아니. 전에도 말했지만, 나 섹스에 그런 감정은 별로 필요 없다고 생각하거든. 그리고 어차피…."

    "응?"

    "나도 자기랑 지금부터 할 거잖아? 사랑이 듬뿍 담긴 섹스."

    펠리시아는 그렇게 말하면서, 내 물건을 훑는 손을 멈추지 않은 채로 내 물건 끝에 쪽하고 가볍게 키스를 하고는 요염하게 날 바라보며 웃었다.

    "아니. 안 할 건데."

    얘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너랑은 그냥 정기적으로 육체관계를 맺는 것뿐이잖아. 무슨 사랑이 듬뿍 담긴 섹스야.

    그렇게 생각한 나는 일순의 망설임도 없이 곧바로 그렇게 내뱉었지만, 그래도 펠리시아의 입가에서 요염한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

    "응? 알려주는 거 아니었어? 사랑이 듬뿍 담긴 섹스. 나한테도 그냥 섹스와 사랑이 있는 섹스의 차이를 알려주겠다고, 분명 전에 말했었지?"

    아, 아차! 그러고 보니 그런 말을 했었지!

    당황하는 날 보며, 펠리시아는 요염하게 미소를 짓고는 유혹하듯이 끈적끈적한 목소리로 내 귓가에 속삭였다.

    "우리 전에도 했었지? 사랑이 담긴 섹스. 그거, 무척 기분 좋았어. 자기가 좀 더 알려줬으면 좋겠는데."

    "아니. 분명 하기는 했지만, 그리고 지금부터 알려주기도 할 거지만, 그래도 분명 진짜 사랑하는 사람과의 섹스하고는 차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음. 역시 진짜랑 그런 척을 하는 거랑은 엄연한 차이가 있지."

    그 행동이 마치 펠리시아가 자신을 우리 애들과 동등한 위치에 두려는 것 같이 느껴져서, 나는 반사적으로 우리 애들과 펠리시아 사이에 선을 긋고는 딱 잘라 대답했다.

    하지만 그게 또 함정이었다.

    "그럼 보여줘."

    "무, 뭐?"

    "그러니까, 진짜 사랑하는 사람들끼리의 섹스 말이야. 아무래도 그런 척을 하는 것 보다는, 진짜를 보는 게 나도 더 이해하기 쉽지 않겠어? 그러니까 보여줘. 분명 집사씨도 여기 와 있는 거지?"

    아까의 요염한 분위기는 어디로 가고, 이제는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하는 펠리시아를 보고, 나는 속았다는 걸 깨달았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다른 사람 앞에서 그건…."

    농담이 아니야. 바넷사한테 그런 얘기라도 꺼냈다가는…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응? 자기. 자기 여자들은 꽉 잡고 사는 거 아니었어? 그 정도도 못해?"

    당황하는 내게, 펠리시아는 더더욱 추격을 가해왔다.

    젠장! 내가 왜 아까 그런 말을 해서는!

    하지만 이대로 잡고 사는 게 아니라고 인정하는 건, 내 프라이드가 용납지 못한다.

    젠장. 어떻게 하면…대체 어떻게 하면….

    "그래! 좋아! 보여주겠어!"

    결국 나는 결심을 굳히고 그렇게 외쳤다.

    "어머? 자, 잠깐. 자기. 진짜로?"

    그리고 그런 나를 보면서, 펠리시아는 오늘 최고로 당황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니. 자기도 그렇게 놀랄 거면 애초에 말을 꺼내지 말라고.

    ============================ 작품 후기 ============================

    쿠폰, 추천, 코멘트 정말 감사합니다.

    귀찮은날들이, pleen, 허니앙쥬 // 오타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어제 날이 너무 습하다보니 글을 쓰면서 뇌가 익는 기분이었는데, 역시나 오타가 많이 나와 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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