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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583화 (567/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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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사의 본심 -->

    그렇게 끊임없이 서로를 탐하며 밤을 보낸 우리였지만, 과연 이틀 연속으로 밤을 샐 수는 없었다.

    아무리 힐링 섹스가 있고, 낮잠을 잤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사람은 제때 제때 잠을 자주지 않으면 안 되게 만들어져있다고.

    게다가 진짜 정신줄을 놓고 달린 영향도 있었고 말이다.

    때문에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어느 새인가 잠이 들어있었다.

    "응…으음…하음…."

    그리고 그렇게 잠든 날 깨우는 건, 입술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이었다.

    아니. 입술뿐만이 아니었다.

    몸 전체로 부드러운 뭔가가 느껴졌다.

    다리에는 부드러우면서 탄력 있는 뭔가가 닿아있었고, 가슴부근에는 뭔가 거대하고 기분 좋은 무게감이 내 가슴을 압박하고 있었다.

    게다가 두 뺨까지 뭔가가 부드럽게 감싸고는, 내 입술에 도장을 찍듯이 꾸욱꾸욱하고 마시멜로같이 말랑말랑한 무언가가 짓눌러져왔다.

    거기에 더해 뭔가가 내 입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아직 몽롱한 상태였던 나는 반사적으로 그 물체를 살짝 깨물고 말았다.

    "아읏! 아응…흐흐응…."

    그러자 귓가를 간질이는 것 같은 섹시한 콧소리가 지근거리에서 들리더니, 다시 한 번 내 입 안에 뭔가가 부드럽게 침입해왔다.

    그리고 그제야 나는 천천히 눈을 뜨고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을 확인해봤다.

    "아앙…응…쪽. 어머. 일어났네요? 간밤엔 잘 났나요?"

    역시나라고 할까.

    마틸다가 내 위에 올라타서 두 뺨을 손으로 감싸 안고는 열렬히 키스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응. 마틸다도 잘 잤어?"

    "으응…아니요오."

    "으, 응? 아니라고?"

    "네에. 너무 두근두근 거려서 잠들지 못했어요."

    그렇게 말하면서, 마틸다는 살짝 몸을 일으키며 한 손으로 내 손목을 붙잡고는 그대로 자신의 왼쪽 가슴에 댔다.

    속옷을 입은 상태로 신나게 해댔던 우리였지만,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히 속옷마저 모두 벗어던지게 됐고, 덕분에 마틸다의 가슴은 아무런 방해물도 없이 내 손에 직접 맞닿게 됐다.

    손바닥 가득 들어오는 물컹한 감촉 너머로, 확실히 마틸다의 고동은 꽤나 빠른 속도로 뛰고 있었다.

    "지, 진짜로? 한 숨도 안 잤다고? 너 어제도 안 잤다고 하지 않았냐?"

    손바닥을 가득 채우는 그 매혹적인 감촉에 하마터면 또 정신이 팔릴 뻔 했지만, 나는 가까스로 정신줄을 붙잡고는 그렇게 질문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손을 움직여 가슴을 주물럭거리기는 했지만 말이야.

    어쩔 수 없잖아? 이건 유전자에 각인 된 본능이라고.

    "아응…후훗. 걱정해주는 건가요? 괜찮아요. 당신 얼굴만 쳐다보고 있어도 시간 가는 줄 몰랐는걸요."

    마틸다는 한 손으로 내 뺨을 부드럽게 한 번 쓰다듬고는, 가슴에 느껴지는 감촉이 간지럽다는 듯이 쿡쿡 웃으면서 그렇게 대답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이틀 연속은 힘들지 않냐?

    게다가 저 말은 즉, 얘는 밤새 이 핑크빛 모드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건가.

    아무리 저주의 영향이라고는 하지만 굉장하네.

    아, 그러고 보니 저주하면….

    간밤에는 상당히, 상당히 많이 싸지른 기억이 있다.

    나는 뺨을 쓰다듬는 마틸다의 손을 위에서 덮듯이 잡아주면서, 힐끔 눈을 돌려서 마틸다의 몸에 새겨져있는 저주의 흔적을 확인해봤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그 모습은…지금까지 내가 마틸다의 저주 해제 작업을 얼마나 소홀히 했는지 반성하게 만드는 모습이었다.

    엄청 줄어 있잖아. 이거 이대로 며칠만 더 해대면 풀 수 있는 거 아냐?

    아니. 물론 아무리 나라도 어젯밤처럼 정신줄 놓고 매일같이 해댈 생각은 안 들지만 말이야.

    게다가 마틸다하고만 계속 밤을 지샐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아무튼 그런 생각이 잠깐 들었을 정도로, 마틸다의 저주는 급격히 줄어있었다.

    어느 정도 수준이냐면, 팔에는 저주의 흔적이 아예 자취를 감춘 수준이었다.

    물론 몸은 팔다리보다 면적이 넓은 만큼 저주의 흔적이 더 많이 새겨져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팔의 흔적이 전부 사라진 건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오프 숄더 복장까지는 아직 무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민소매 옷 정도는 소화할 수 있게 된 거니까 말이야.

    "당신? 왜 그래요?"

    "아니. 너무 예뻐서."

    "아앗! 당신도 너무 멋져요!"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자신을 바라보는 내게 살짝 의아한 표정을 지은 마틸다였지만, 내가 그렇게 둘러대는 순간 곧장 다시 내게 달라붙으며 키스를 해왔다.

    뭐,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굳이 저주를 상기시켜줘서 분위기를 깰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야.

    물론 저주 해제 작업이 엄청나게 진척됐다는 건 기쁜 소식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몸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 몸에 새겨진 저주의 흔적을 의식하게 되는 건 싫을 테니까.

    그리고 자연스럽게, 나와 마틸다는 다시 한 번 몸을 겹치게 됐다.

    격정적이었던 어젯밤과는 달리 이번에는 느긋하게 즐기듯이 말이다.

    "구원님. 아침 식사 준비가 끝났습니다."

    그리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침의 행위는 바넷사가 방문을 두드리는 것으로 끝을 고했다.

    "아앗! 다, 당신. 바넷사씨가…."

    이런 경험이 처음인 마틸다는, 핑크빛 모드가 풀릴 정도로 화들짝 놀라서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괜찮아. 당황하지 마. 매번 있는 일이야."

    "다, 당당히 말할 건 아닌 것 같은데요…."

    당황하는 마틸다를 진정시켜주자, 마틸다가 살짝 미묘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괜찮잖아. 어차피 저기 있는 인터폰 비슷한 마법 도구를 작동시키는 게 아닌 이상 우리가 하는 소리가 바넷사한테 들리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뭐, 그렇게 말하는 나도, 살짝 미묘한 기분이 들기는 했지만 말이지.

    그도 그럴 게, 이전과는 다른 거다.

    전과는 다르게, 이제는 아침마다 날 부르러 오는 게 내 여자인 거다.

    그런데 나는 이렇게 다른 여자랑 뒹굴다가 나가는 거니, 솔직히 미묘한 기분이 안 드는 게 이상한 거지.

    아무튼 그런 기분을 내색하지는 않고, 나는 황급히 마틸다에게서 떨어져 준비를 하기로 했다.

    "크, 크흠! 아무튼 빨리 갈아입자. 바넷사 기다리겠다. 아, 잠깐!"

    "뭐, 뭔가요? 소리를 지르고."

    "가터벨트는 내가 입혀줄래!"

    "당신도 참…. 빨리 하세요. 바넷사씨를 기다리게 만들면 미안하니까요."

    마틸다는 황당하단 표정을 지으면서도, 가터 링과 가터벨트를 내게 건네고는 살며시 자신의 다리를 내게 뻗었다.

    역시 이러니저러니 해도 어리광을 받아준다니까. 사랑합니다. 추기경님.

    그렇게 물의 정령을 불러내어 간단히 몸을 씻고, 마틸다에게 가터벨트까지 착용시키는 진귀한 경험을 한 후, 우리는 각자의 옷을 챙겨 입고 황급히 문을 나서려고 했다.

    하지만 방문을 나서기 직전에, 또 하나의 사건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앗!"

    갑자기 마틸다가 조그맣게 탄식 비슷한 목소리를 흘린 거다.

    그 목소리에 반응하여 마틸다를 돌아보니, 마틸다는 손으로 살짝 다리사이를 누르고는 다리를 꼼지락대면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갑자기 왜 저러는 거지?

    "왜 그래?"

    "다, 당신 먼저 가요."

    "응? 왜?"

    "머, 먼저 가라니까요?"

    "아니. 왜 그러는지 말을 해줘야지. 혹시 화장실이 급해서 그래? 그 정도는 기다릴게."

    마틸다는 어떻게든 날 먼저 보내고 싶은 모양이었지만, 왜 그러는지 이유가 궁금했던 나는 계속 버티고 서있었다.

    그러자 더는 못 참겠다는 듯, 마틸다가 새빨개진 얼굴로 외쳤다.

    "흐, 흘러나온단 말이에요! 당신이 제 속옷에 구멍을 뚫어놓은 덕분에 지금 다리까지 타고 내리고 있어요!"

    응? 흘러나와? 다리를 타고…아, 오우….

    잠깐 고개를 갸우뚱했던 나였지만, 곧바로 마틸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정령으로 씻겨줄까?"

    "안쪽까지 말인가요?! 그냥 좀 먼저 가세요!"

    "처, 천천히 해. 문밖에서 기다릴게."

    결국 나는 도망치듯이 황급히 문밖을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도망친 그 곳에는, 다른 여자와 내가 뒹굴다 나오는 걸 가만히 기다리고 있어준 내 여자가 있었다.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으, 응. 안녕…."

    "……."

    "……."

    어색해 죽을 것 같다.

    무슨 말을 해야 하지? 내가 평소 아침에 얘랑 무슨 말을 했더라?

    아니. 내가 왜 연애 처음 해보는 숙맥처럼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어야 되지?

    그렇게 번민하는 나와 다르게 바넷사는 전혀 어색해하지 않고, 언제나처럼 완벽한 무표정을 유지한 채로 가만히 날 바라보고 있었다.

    "마틸다님은 안 계시는 겁니까? 어젯밤은 마틸다님과 함께 지내셨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아니. 어색해하기는커녕, 오히려 핵심을 찌르는 질문까지 해대고 있었다.

    "으, 응? 그게 정…정돈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모양이야. 응. 조금만 기다리자."

    "그렇습니까."

    위험해라. 하마터면 정액이 흘러나와서 그거 처리하느라 늦는단 얘기를 할 뻔 했잖아.

    어제 이전이었으면 그런 얘기도 아무렇지 않게 했겠지만, 이제 얘도 내 여자가 된 거니까 그런 얘기는 안 해야지.

    아니. 생각해보니 어제 고백을 했다는 건, 그 이전에도 이미 얘는 날 좋아하고 있었다는 얘기잖아.

    그럼 난 날 좋아하는 애 상대로 지금까지 그런 얘기도 아무렇지 않게 한 거였어?

    "……."

    "……."

    죄책감에 죽을 것 같다. 덤으로 어색해서 죽을 것 같다.

    누가 좀 살려줘. 추기경님. 빨리 나와 주세요. 빨리 이 어색한 분위기를 깨주세요!

    "기, 기다리셨죠? 다 됐어요."

    "마틸다아!"

    "꺄악! 가, 갑자기 뭔가요?! 바넷사씨가 보잖아…으음…당시인…."

    그렇게 어색한 시간을 보내기 수 분.

    마틸다가 방에서 나오자, 나는 나도 모르게 기쁨에 벅차 마틸다를 꽉 끌어안고 키스를 했다.

    하지만 입술이 맞닿은 순간, 마틸다의 말을 듣고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았다.

    "…가시죠."

    머뭇머뭇 바넷사를 쳐다보자, 바넷사는 위화감이 들 정도로 딱딱한 무표정을 유지한 채로 그렇게 말하고는 발걸음을 돌렸다.

    안 그래도 완전히 첩으로 만들지도 못해서, 더욱더 내게 빠지게 만들어야 되는 상대를 두고 이런 짓을 하다니. 나란 놈은 진짜…디아나가 알면 혼내겠지?

    우울한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지만, 계속 이렇게 어색하게 굴 수는 없었다.

    나는 성큼성큼 걸어가는 바넷사의 뒤를 쫓아가면서, 우선 밝은 주제의 얘기부터 하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마틸다. 저주 해제 작업이 엄청 진척된 거 확인했어?"

    밝은 주제라고 생각하고 말을 했지만, 생각해보니 이것도 주제 선정을 실수한 거였다.

    바넷사 역시도 저주를 푸는 방법이 뭔지는 알고 있을 테니, 그냥 대놓고 어젯밤에 엄청나게 해댔다고 선전한 꼴이잖아.

    "네, 네에…. 이 저주, 이렇게 빨리 풀 수 있는 거였네요…."

    마틸다도 그걸 알고 있는지, 부끄러움 반 황당함 반 이라는 표정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기쁨보다 먼저 황당함이란 반응이 튀어나오다니.

    뭐, 기분은 이해하지만 말이야.

    그렇게 고생했던 저주가 이렇게 쉽게 풀려버리니 황당하기도 하겠지.

    "이대로 며칠만 힘쓰면 금방 풀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야."

    바넷사에게 들려주기 조금 그런 주제라는 걸 깨닫기는 했지만, 이미 내뱉은 말을 주워담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마틸다에게 있어서 기쁜 소식인 건 사실이니까 말이다.

    때문에 나는 계속해서 마틸다와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며칠이나 그렇게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저도 염치가 있다고요. 그러니까 이 얘기는 그만 해요. 어차피 의식하지 않더라도 당신과 같이 있다 보면 언젠간 풀리지 않겠어요?"

    그 얘기는, 평소 마틸다의 성격과 완전히 모순되는 내용이었다.

    저 저주는 마틸다 혼자만을 괴롭게 하는 게 아니라, 지금도 저주의 영향으로 고자가 되어있는 수많은 남성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거니까.

    우리 착하신 추기경님은, 자신이 받는 고통보다도 그 남자들이 받는 고통을 생각하여 저주를 빨리 없애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잘라 말하면서 대화를 멈췄다는 건, 마틸다 역시도 지금 이 대화를 계속 하는 건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는 거다.

    물론 그 이유라고는 단 하나밖에 없었다.

    그런 내 생각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마틸다가 살짝 바넷사를 바라보더니 다시 내 눈을 마주보고는 찡긋 윙크를 했다.

    나 역시도 마틸다의 마음씀씀이에 감탄하면서, 엄치를 들어올리며 찡긋하고 윙크를 해줬다.

    "아아…당시이인…."

    덕분에 마틸다가 다시 핑크빛 모드가 되어버려서, 식당으로 가는 내내 바넷사의 뒤에서 알콩달콩 달라붙어왔다.

    …마틸다야. 저주 최대한 빨리 풀자.

    ========== 작품 후기 ==========

    쿠폰, 추천, 코멘트 정말 감사합니다.

    누굴지? // 마틸다가 구원을 부를 때 쓰는 당신은 그냥 상대방을 부를 때 쓰는 그 당신이 아니라, 부부끼리 서로를 부를 때 사용하는 그 당신입니다.

    원래는 전자의 뜻으로 쓰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후자의 뜻으로 쓰고 있었죠.

    그걸 인식하고 보시면 조금 덜 거슬리실 것 같네요.

    14C2A58H2 // 무유 캐릭터 이미 있습니다. 디아나가 레이아에게 정신 공격 받고 실비아를 찾는 장면이 이미 몇 번인가 나왔었죠.

    asfdgads //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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