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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의 이유
그동안 참아왔던 게 폭발한 탓에, 내 정액은 바넷사의 복부뿐만 아니라 가슴까지 치솟아 올라가 그 전신을 하얗게 물들였다.
"흐으응…하아…하앗…."
끝났다. 겨우 끝났다. 결국 우리 애들을 배신하지 않고 끝났어.
아직도 절정의 여운에 빠져서 흐느끼는 바넷사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그런 생각에 잠겼다.
고작 한 번 사정한 것뿐인데, 왠지 몸에 힘이 쫙 빠지네.
나는 본능에 몸을 맡겨서 욕조에 드러누웠다.
그러자 바넷사도 몸에 힘이 빠진 건지, 엉덩이를 뒤로 내밀면서 내 몸 위에 드러누웠다.
이래선 마치 아까처럼…우와앗!
내가 그런 생각을 했을 때, 다시 물건에 엄청난 쾌감이 느껴졌다.
설마…설마 그 바넷사가 청소 펠라를?!
내 허벅지를 배고 누워있는 걸 보아 몸에 힘이 쫙 빠진 건 확실할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넷사는 내 물건을 입으로 빨아줬다.
"응…쪽…하음…쪽…."
빠는 모습이 보이는 건 아니었지만, 밑에서 들려오는 음란한 소리가 다시 한 번 내 성욕을 북돋았다.
아까 힘이 빠진다고 생각했던 게 거짓말처럼, 내 물건은 다시 단단함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이대론 위험해. 이래선 또 다시 아까 전과 같은 일이 반복이 될 뿐이야.
"야. 바넷사. 이제 그만 됐으니까…으윽!"
나는 바넷사에게 이 이상의 행동은 그만두라 말하려고 했지만, 바넷사는 오히려 아까보다 더 강하게 내 물건을 빨아왔다.
그제야 나는 내가 뭔가 착각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건…청소 펠라 같은 게 아니야. 그냥 펠라야!
그럼 얜 설마 아직도?!
……아. 그러고 보니 나 아까 얘가 느끼고 난 후에도 허리 움직일 때, 스킬 풀었던가?
…….
이번엔 실패하지 말자.
나는 다시 아까처럼 바넷사가 움직이기 전에 먼저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하앗…하앗…하앗…."
그리고 얼마 후, 나와 바넷사는 욕조 안에 엎어져 있었다.
정확히는 바넷사가 먼저 사지를 늘어뜨린 채 엎드려 누워있었고, 그 위를 덮듯이 나도 바넷사의 위에 엎드려 누워있었다.
내 물건은 일단 다시 한 번 사정해서 힘이 빠지긴 했지만, 여전히 바넷사의 허벅지 사이에.
이번엔 아까랑은 다르게 후배위 자세로 했거든.
물론 자세만 그렇다는 것뿐이지, 삽입은 안 했다.
아까처럼 허벅지 사이에 넣고 봉 위쪽으로 음부를 문지르면서 자극했을 뿐이야.
중간에 그냥 실수한 척 삽입해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대체 몇 번이나 했는지.
정말로 그 유혹을 참아낸 스스로가 대견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하앗…하아…비…비키십시오…."
그리고 얼마동안 그렇게 둘이 포개져서 누워있었던 걸까?
바넷사가 아직도 호흡이 진정되지 않은 채로 겨우 목소리를 짜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평소에는 상상하기 힘든 그 힘없는 목소리에, 나는 팔에 힘을 줘서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여전히 꽉 닫혀있는 바넷사의 허벅지에 끼어있던 내 물건이 애액과 정액이 묻은 채로 찔꺼억하고 야릇한 소리를 내면서 그 허벅지를 빠져나왔다.
"흐읏!"
도중에 내 귀두가 바넷사의 음핵을 또 건드린 건지, 바넷사가 종아리와 엉덩이를 살짝 위로 띄우며 움찔하고 떨었다.
아무튼 그렇게 내가 비켜서자, 바넷사는 힘 빠진 동작으로 스멀스멀 몸을 일으켜서 욕조 안에 주저앉았다.
그리곤 무릎을 세워서 두 팔로 자신의 다리를 꽉 붙잡고, 그 사이에 고개를 푹 숙였다.
야, 야! 얘가 진짜 답지 않게 왜 이래.
전에는 그래도 쿨하게 훌훌 털고 일어났던 주제에.
"…야. 설마 우냐?"
예상외의 사태에 당황한 나는, 솔직히 뭐라고 말해줘야 할지 전혀 떠오르지 않아서 그런 섬세하지 못한 말을 내뱉고 말았다.
"…안 웁니다."
하지만 다행이도 바넷사는 별로 신경 쓰는 기색 없이 그렇게 대답했다.
목소리가 답지 않게 슬픈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말이다.
"다만,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져서 그런 것뿐입니다."
"아니. 한심하다니. 무슨 소리야. 오히려 지금까지 아무 내색 안 하거 버틴 게 대단한 거지. 그야 물론 조금 미련한 짓이기는 했지만, 넌 한심하지 않아. 괜찮으니까."
"그런 게 아닙니다. 그런 게…."
당연하게도 내 어설픈 위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는지, 바넷사는 그렇게 말을 흐리며 웅크리고 주저앉아있는 자세를 풀려고 하지 않았다.
얘가 이렇게까지 풀이 죽다니. 게다가 그런 게 아니라니. 그럼 대체….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도 짐작 가는 게 있었다.
먼저 절정을 느끼고도 계속해서 나와 섹스를 하려고 했던 것. 그리고 나와 키스를 하려고 했던 것.
그런 짓을 하고난 직후니까 이렇게 풀죽는 것도 이해가 됐다.
특히 언제나 완벽주의자 같은 면모를 보여주는 우리 슈퍼 집사님이다 보니 더더욱 풀이 죽을 거다.
어쩔 수 없지. 여기선 한 번 달래주기로 할까.
평소엔 언젠가 울리고 말겠다고 벼르고 있었던 나였지만, 막상 이렇게 풀죽은 모습을 보니 또 그냥 내버려둘 수 없어졌다.
진짜 내가 생각해도 난 너무 착한 것 같다니까.
"야. 혹시 한 번 느끼고 펠리시아에 의해 발정하고 있던 게 풀렸는데 계속 나한테 달라붙어서 그러냐?"
"읏…!"
내가 그렇게 말하자, 바넷사의 등이 움찔하고 떨렸다.
직접적으로 대답한 건 아니었지만, 반응을 보니 아무래도 정답이었던 모양이다.
진짜냐. 발정 풀리고도 그런 거였냐.
뭐, 하긴. 아무리 완벽해보여도 결국 얘도 사람이니까.
며칠 동안 발정상태를 꾹 참고 있었던 거다.
펠리시아의 영향이 풀렸다고 해서, 그냥 단순히 애무로 절정 느낀 것 정도로 만족할 수 있을 리가 없지.
때문에 바넷사는 그만 충동적으로 나와 섹스를 하려 했던 거다.
난 다 이해한다고. 그럼. 사람이 살다보면 이성보다 본능에 따라 행동하게 될 때도 있는 법이지.
게다가 결국 안 했으니까 됐잖아. 이런 건 끝이 좋으면 된 거라고.
"뭘 그런 걸로 그러냐. 너 그때 발정 풀린 거 아니야. 내 스킬에 당해서 정신 못 차리고 있었던 거야. 실수로 스킬 발동 중지 타이밍을 잘못 잡아서 말이야."
거짓말이다. 두 번째로 절정을 느끼게 했을 때는 정말로 실패했지만, 첫 번째로 느끼게 했을 때는 제대로 성공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 바넷사가 계속 이상태일 테니, 나는 스스로의 이미지를 조금 깎아먹는 한이 있더라도 거짓말을 하기로 했다.
애초에 얘한텐 더 이상 깎일 이미지도 없을 테고 말이다.
"읏…그, 그게 무슨…!"
내가 그렇게 말하자, 바넷사가 고개를 번쩍 들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그냥 자기가 이성을 잃었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알고 보니 내 잘못이란 걸 알게됐으니 그야 화가 나겠지.
그렇게 믿을 수 없단 표정으로 잠시 침묵을 유지하며 날 쳐다보던 바넷사는, 이내 못 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그렇습니까."
어라? 내 잘못이었단 걸 알면 당연히 뭐라고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별 말 안하고 쿨하게 넘어가네?
"미안미안. 고의는 아니었어. 아니. 나도 좀 흥분해서 말이야. 너 좀 섹시하더라?"
그런 바넷사를 보고, 나는 일부러 능청스런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지금 하신 발언, 성희롱입니다만."
그러자 바넷사는 평소대로 무표정으로 돌아와서는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까의 풀죽은 모습은 대체 어디로 간 건지, 완전히 본모습으로 돌아온 우리의 슈퍼 집사 바넷사였다.
"에이. 이렇게 살까지 맞댄 사이에 그런 말 하기야?"
"마치 저와 섹스하는 사이라는 듯이 말하지 말아주십시오. 그리고 이번 건 불가항력이었습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구원님은 지금…."
지, 지금 뭔데? 뭔데 무섭게 딱 그 타이밍에 말을 흐리냐?
뭔데? 왜 내 목을 보는 건데? 뭐? 분리시키겠다고? 만약 불가항력이 아니었으면 지금쯤 내 머리와 몸이 분리되어 있었을 거라고?
"에, 에이. 왜 그러냐. 자기도 내 생각하면서 자위하고 있었던 주제에."
그런 바넷사의 시선을 받고도 나는 겨우 미소를 유지한 채, 능청스럽게 말했다.
실컷 뻔뻔한 척 능청맞은 척 해놓고, 이제 와서 겁먹으면 체면이 안서니까 말이지.
"읏…! 구원님 생각을 하면서? 제가 말입니까?"
오, 솔직히 여기 들어오기 전에 그런 생각을 한 것도 있어서, 그냥 던져 본 건데.
의외로 바넷사는 유의미한 반응을 보여 왔다. 그럼 설마 진짜로?
"그래. 욕조에서 자위하고 있었던 거잖아? 그것도 이 방 욕조. 나한테 몸이 만져졌던 그곳에서."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바넷사의 턱을 짚어서 들어 올리고는 눈을 맞춘 후 최대한 멋진 미소를 지어보였다.
탁!
하지만 바넷사는 그런 내 손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손등으로 툭 쳐냈다.
그리고는 여전히 무표정을 유지하며 입을 열었다.
"사라님과 실비아님이 구원님에 의해 정상으로 돌아왔단 걸 생각해낸 것뿐입니다."
"또. 또. 그런다. 거짓말하면 안 된다고? 그럼 나한테 직접 왔어야지, 여기서 자위나 하고 있을 이유가…."
"혹시 균같은 게 남아있지 않을까 싶었을 뿐입니다."
계속해서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말하려 했던 나였지만, 결국 바넷사의 마지막 그 말에 마음이 꺾이고 말았다.
균이라니. 균이라니…내 능력을 병균 취급하는 거냐.
내게 마음이 있기는커녕, 오히려 엄청나게 취급이 안 좋은 거잖아!
"너, 너 말이야. 이거 여신님이 주신 능력이거든?! 신성모독이라고!"
"실례. 구원님의 이미지가 너무나도…크흠."
"너무나도 뭐?! 너무나도 뭔데?! 내 이미지가 뭐 어떤데?"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럼 자리를 비켜주시겠습니까? 조금 씻고 싶습니다만."
내 추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바넷사는 그렇게 자기 할 말만 했다.
이, 이 녀석…내가 선의의 거짓말까지 하면서 기분을 풀어줬더니 기고만장해져서는….
일단 난 네 주인님! …의 남자거든?!
진짜 이 녀석. 언젠가 반드시 울려주겠어.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울리고 싶은 것과는 별개로, 이 녀석 진짜 생긴 건 끝내준단 말이야.
여전히 용인족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그 나신은, 보통 인간과는 조금 다른 독특한 매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하아. 그래. 그럼 같이 씻을…농담이야. 먼저 씻어."
어쩔 수 없다는 말투로 말하면서 은근 슬쩍 같이 씻으려고 해봤지만, 마치 벌레라도 보는 것 같은 차가운 바넷사의 시선에 말을 끝까지 내뱉을 수도 없었다.
다시 한 번 말하는데 말이야, 난 네 주인님의 남자라고. 네가 모셔야 되는 몸이라고. 그런 눈으로 보는 건 실례 아니냐?
아니. 굳이 모셔야하는 몸이 아니더라도, 사람한테 그런 눈을 하는 건 실례라고. 알아듣냐?
뭐, 그나마 저런 시선은 나한테만 보내는 것 같으니 다행…아니. 전혀 다행이 아냐!
아무튼 그런 고로, 나는 욕조에서 일단 빠져나와서 바넷사가 씻을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정령을 불러서 씻어도 되겠지만, 바넷사와의 행위가 너무 농후했던 탓에 제대로 씻고 싶어서 말이야. 게다가 오늘 밤은 디아나 차례니까 더더욱.
그럼 다른 방에 가서 씻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아니. 안 그래도 옷이 다 찢겨서 새 옷을 꺼내 입어야 되는데, 이대로 새 옷을 입기는 찝찝하잖아.
라는 건 당연히 변명에 불구하고, 그냥 바넷사 씻는거나 감상하고 싶을 뿐이었다.
일단 불투명한 커튼을 치긴 했지만, 실루엣은 보이니까.
뭐, 우리 애들 배신 안 하려고 엄청나게 노력했으니까, 이 정도는 괜찮잖아?
"읏! 아직 있었습니까."
그리고 겨우 몸단장을 마치고 욕조에서 나온 바넷사는, 날 보고는 조금 당황하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반사적으로 손으로 몸을 가리려는 제스쳐도 취했지만, 이내 오히려 가리는 게 더 부끄럽다고 생각한 건지 손을 내리고는 허리를 꼿꼿이 편 채 당당히 섰다.
"나도 씻어야지. 이대로 나갈 수는 없잖아? 그리고 네 상태도 확인해야하고. 이제 진짜로 괜찮은 거지? 너 또 숨기거나 그러려고 하면 안 된다?"
지금은 화장한 상태도 아니니 알아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뜨거운 물로 몸을 씻은 바넷사는 전신이 상기되어 있어서 그 상태를 짐작하기 힘들었다.
"…읏. 괜찮습니다."
그렇게 대답하는 바넷사의 시선은 내 눈을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
뭐, 당연한가. 내가 아직도 알몸이니까.
게다가 바넷사의 목욕을 감상하느라, 물건도 다시 빳빳하게 선 상태였다.
그런 상태이다 보니, 과연 우리 슈퍼 집사님도 시선이 자연히 아래로 내려가는 건지 내 물건에서 눈을 못 떼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나도 엄청 부끄럽다.
하지만 바넷사와 마찬가지로, 나도 왠지 가리면 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대로 가만히 팔짱을 끼고 있기로 했다.
"그…."
"응?"
"크흠. 그럼 얼른 씻으시는 게 어떻습니까?"
내 물건에 시선을 고정한 채 뭔가 말하려 했던 바넷사였지만, 내가 되묻자 헛기침을 한 번 하더니 무표정으로 딱딱하게 그런 말을 내뱉었다.
"그래. 안 그래도 씻을 거다."
"읏!"
그렇게 말하며 내가 욕조로 다가가자, 바넷사는 황급히 욕조에서 나와서 내게 몸을 피했다.
그리고는 방에 있는 의자 위에 자신의 옷가지가 나란히 정리되어있는 걸 보고, 침음성을 흘렸다.
아니. 과연 나도 샤워만 구경한 게 아니라고.
계속 바닥에 흩뿌려진 상태로 놔두는 것도 좀 그래서 정리나 할까하고 말이지.
자신이 흩뿌려놨던 옷을 내가 정리한 게 부끄러운지, 얼굴은 여전히 무표정이었지만 바넷사는 평소보다 더 성큼성큼 자신의 옷가지로 걸어가서는 옷을 입기 시작했다.
"야. 그 팬티 그대로 입게? 아직도 젖어있던데?"
"…방에 가서 갈아입을 겁니다. 신경 끄시지요."
하여간 신경을 써줘도 말버릇하고는.
쟨 진짜 나한테만 저러더라.
"오냐. 그럼 난 샤워나 할란다. 알아서 가라."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할 겁니다."
"아, 참. 그리고."
"또 뭡니까?"
"오늘 일은 내가 디아나한테 제대로 설명할 테니까. 이상한 죄책감 같은 거 갖지 말고."
"……고맙습니다."
그제야 내게 감사 인사를 한 번 내뱉고는, 몸단장을 마친 바넷사는 내게 한 번 꾸벅 고개를 숙인 후 방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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