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 성자-515화 (499/1,205)

515====================

처음 그때와는 다른

"쿠케케켁. 자, 각오는 되어 있겠지?"

"뭐, 뭐가 말인가?"

"그걸 몰라서 물어? 조금 참으라고 했겠다? 식사하기 전부터 쌓아둔 내 성욕을 전부 폭발시켜 주지!"

디아나가 몸을 씻고 들어오자마자, 나는 일부러 사악한 미소를 지으면서 디아나에게 겁을 줬다.

아니. 뭐 겁주는 척만 했을 뿐, 나도 오늘은 그렇게까지 괴롭힐 생각은 없었지만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오랜만에 단 둘의 시간을 가지는 건데, 이런 때까지 디아나를 괴롭히면서 좋아할 정도로 나도….

"후, 후응! 어디 해보게나!"

어, 어라? 뭔가 디아나의 반응이 예상하는 것과는 다른데?

당연히 또 오늘은 무슨 짓을 당할지 생각하며 떨 거라고 생각했는데, 디아나는 의외로 가슴을 당당하게 펴고는 외쳤다.

조금 허세부리는 느낌도 없잖아 있긴 했지만, 그래도 예상과는 상당히 차이가 나는 태도였다.

"크크큭. 그렇단 말이지? 자, 그럼 오늘은 어떤 플레이를 해볼까아?"

"자, 자네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만 말일세!"

은근 슬쩍 노출 플레이를 하겠다는 뜻까지 내비쳐봤지만, 디아나는 동요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조금 동요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강한 척을 해댔다.

"응?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후흥. 이 몸이 눈치 채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 겐가?"

내가 어리둥절해하며 질문을 던지자, 디아나가 승리를 확신한 듯 이겼다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뭐, 뭘?"

"그런 짓을 하면서도, 실은 자네도 남한테 들키는 걸 두려워 한다는 사실을 말일세!"

뭐, 뭣이?! 아니. 그야 당연하잖아.

너 같이 노출증이 아닌 이상 남한테 보이는 걸 누가 좋아하겠어.

당연한 얘기이기는 했지만, 이걸 디아나가 깨달았다는 게 문제였다.

내가 아무 말을 안 하고 있자, 디아나가 기고만장해서는 계속 떠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쭉 그런 생각이 들면서도 확신이 없었네만, 저번에 사라양이 난입해왔을 때 겨우 확신을 가졌네. 자네는 입으론 이 몸과의 행위를 남에게 보여준다느니 말하면서, 실상은 남에게 보여 지는 상황이 오면 부끄러워 한다는 것을 말일세."

확실히. 저번에 화장실에 사라가 난입했을 때, 한 번 싸고 나서 이성을 되찾은 나는 당황해서 사라를 말리려고 했었다.

분명 디아나도 흥분으로 반쯤 제정신이 아니었을 텐데, 용케 그 일을 기억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디아나야. 너무 기고만장해진 나머지 쓸데없는 얘기까지 해버리고 말았구나.

그냥 나도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정도로 끝났다면 네가 이겼을 텐데.

반격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말았어.

"확실히 그때 갑자기 사라가 튀어나와서 부끄럽고 당황스럽긴 했지."

"후흥. 인정하는 겐가? 알았으면 자네도 이제 두 번 다시…."

"하지만 디아나. 너무 흥분해서 그 다음 일은 기억이 안 나는 모양이지?"

"으, 응? 그, 그게 무슨 소리인가?"

기고만장해서 앞으로 노출 플레이 금지 선언을 하려 했던 디아나는, 내가 반격할 줄 몰랐다는 듯이 당황해서 말했다.

"분명 그 다음에 내가 너랑 사라 둘 다 정신을 잃을 때까지 괴롭혀준 걸로 기억하는데 말이야. 확실히 부끄러웠지만, 내 성욕은 그 부끄러움을 뛰어넘을 정도로 강력하다고. 하물며 상대가 디아나여서야 두말할 것도 없지."

"잠! 자, 자네! 그게 자랑할 것이…."

"즉, 나는 남한테 들켜도 조금 신경 쓰이기만 할 뿐, 얼마든지 계속 할 수 있다는 거야. 크크큭."

"자, 자네에…."

내가 사악하게 중얼거리자, 디아나는 몸을 오들오들 떨면서 자비를 구하듯 날 쳐다봤다.

완전히 형세가 역전됐군. 아까의 위세는 다 어디로 가고 말이야.

"하지만 뭐, 확실히 오늘은 그런 짓은 하지 말도록 할까?"

디아나에게 한 번 사악하게 웃어보여서 공포에 질린 디아나의 귀여운 얼굴을 감상하고, 나는 목소리에 힘을 빼면서 태연하게 말했다.

"우, 우응?"

내 말이 그렇게 예상 외였던 건지, 디아나가 멍한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뭘 그렇게 보냐. 아무리 나라도 이렇게 오랜만에 단 둘이 밤을 지내게 된 때까지 널 괴롭히면서 보낼 생각은 없어."

애초에 디아나는 오늘 자기 차례가 되는 것보다 먼저 성에 가라고 해준 거다.

내 대외적인 평판을 위해서 말이다.

그런 애를 당일 밤에 바로 괴롭히다니. 내가 아무리 쓰레기라도 그런 짓은 못하지.

"자, 자네에!"

내가 그렇게 말하자, 디아나는 감격한 얼굴로 내 품에 뛰어 들어왔다.

솔직히 말하자면, 애초에 괴롭히는 게 이상한 건데 말이야.

괴롭히지 않아준다고 하는 걸로 감동하다니. 어떤 의미로는 이미 조교가 완료되어있는 디아나였다.

아니. 딱히 조교할 생각 같은 건 없었지만 말이야.

"오늘은 이 몸에게 전부 맡기게나. 이 몸이 전부 받아주겠네."

디아나는 감동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더니, 낑낑대면서 내 바지를 벗겨나갔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에 디아나 차례 때도 디아나가 솔선수범해서 리드해나가려고 했었지.

하지만 어떻게든 날 이겨보려고 했던 그때와는 다르게, 지금은 순수하게 내게 감동해서 이러는 거라는 게 느껴졌다.

때문에 나도 주도권 운운 같은 생각은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디아나의 행동에 몸을 맡겼다.

"응읏! 후우…저, 정말로 흥분한 모양이구먼. 벌써 이렇게 되어있는 겐가…."

벌써부터 커진 물건이 걸리는 바람에 잘 벗겨지지 않는 바지를 어떻게든 벗겨내고, 디아나는 살짝 촉촉해진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럼. 그런 차림의 디아나랑 같이 있는데 당연히 이렇게 되지. 그리고…."

나는 목욕 가운 차림의 디아나를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

전에 누님 모드로 저 차림이었던 때보다 색기는 조금 부족할지 모르지만, 대신 디아나의 귀여움이 두드러졌고, 힐끗 보이는 탄력 있는 피부에선 젊음의 생생함이 잘 느껴지고 있었다.

제일 나이 많은 애한테서 젊음을 느끼다니 이거 완전…아니. 우리 디아나는 할머니가 아니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에서 내가 무슨 말을 할지 기대된다는 듯, 디아나는 촉촉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저러니까 조금 미안해지네. 디아나가 너무 극진히 대접해주려고 하니까 조금 쑥스러워져서 장난 치려고 그런 건데.

"말했잖아? 나 조난당하는 동안 계속 디아나로 달랬다니까."

하지만 이미 내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도 없어서, 나는 원래 하려고 했던 말을 그대로 내뱉었다.

"응? 그게 무슨…으아아…자, 자네란 사람은…!"

잠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던 디아나였지만, 이내 전에 내가 했던 발언이 생각났는지 얼굴을 새빨갛게 붉혔다.

그래. 조난당해 있는 동안 디아나의 영상을 보면서 달랬다고 했던 발언을 말이다.

사실 그 발언 자체가 농담이었는데 말이지.

실은 디아나 얼굴만 봐도 너무 그리워지는 바람에 자위는커녕 영상 자체를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하지만 조난당한 동안 내 정신 상태가 그랬다는 걸 이제 와서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나는 이대로 디아나가 착각하게 내버려 두기로 했다.

"그, 그렇게나 이 몸과 하는 것을 기대했던 겐가?"

애초에 디아나도 그렇게 싫은 것 같지 않고 말이다.

디아나는 그렇게 말하며 아까보다 조금 더 붉어진 얼굴로 내 가랑이 사이에 웅크리고 앉아 천천히 물건을 쥐고 위아래로 훑기 시작했다.

"그럼. 저번에 화장실에서 했던 것 가지고는 아직 한참 부족해. 오늘 밤은 재우지 않을 거야."

"으, 음. 이, 이 몸도…자네와 같은 기분일세. 재우지…말아주게. 아음."

디아나는 쑥스러운 표정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더니, 자신의 부끄러운 발언을 얼버무리듯 내 물건을 입술로 덥석 물었다.

입이 작은 디아나는 여전히 내 물건을 입으로 완전히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은 모양이었지만, 그래도 혀를 내밀어 필사적으로 물건 이곳저곳을 핥아가는 건 제법 좋은 자극이 됐다.

게다가 손으로는 계속해서 물건을 훑어주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후훗. 버, 벌써부터 두근두근 맥박 치는구먼. 자네는 대체 얼마나 기대한 겐가?"

내 물건 끝을 살짝 핥아 올린 후, 디아나는 부끄러움을 억누르고 억지로 미소 짓는 표정을 지으며 여유 있는 척 말했다.

"그야 디아나의 영상이 그만큼 굉장했으니까."

"우으읏…할짝. 그, 그렇게 굉장했는가?"

하지만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을 하자, 디아나는 결국 부끄러움을 참지 못했는지 움츠러들면서 다시 얼버무리듯 내 물건을 핥았다.

시선이 완전히 내 물건에 고정되어 있어.

내 물건에 빠져들어서 그런 게 아니라, 단순히 나랑 얼굴 마주치기 부끄러워서 그러는 것뿐이지만.

"응. 뭣하면 디아나도 같이 볼래?"

"으, 으음?! 우앗, 미, 미안하네!"

내 발언데 얼마나 놀랐던 건지, 내 물건 끝을 할짝할짝 핥던 디아나가 그만 내 물건을 앙하고 깨물어버렸다.

물론 디아나의 근력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것도 있고, 내게는 아이언 페니스가 있었기 때문에 데미지는 전혀 없었지만.

"아니. 나야말로 이상한 소리해서 미안해."

오늘은 정말로 괴롭힐 생각이 있었던 게 아니기 때문에, 나도 순순히 디아나에게 사과를 했다.

언젠가 디아나랑 같이 찍은 영상을 보면서 하는 것도 재밌을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오늘은 아니야.

"…그, 그럼…가, 같이 보겠는가?"

하지만 그런 내 생각과는 다르게, 조용히 내 물건을 손으로 훑으며 잠시 생각하는 표정을 짓던 디아나가 고개를 들고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 표정에는 미약하지만 흥분이 담겨있는 걸 눈치 챌 수 있었다.

얘 설마…아니. 원래부터 중증의 노출증이란 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 우리 영상을 우리 스스로 보는 걸로도 흥분하는 거야? 그런 걸로도 노출증이 자극 받나? 보통 아니지 않아? 아니. 난 노출벽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 그게 말일세! 그, 자네가 어떤 장면을 좋아하는지 같은 걸 알면! 그, 아, 앞으로의 관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나?"

내 깜짝 놀란 표정에서 뭔가를 느꼈는지, 디아나는 황급히 변명을 했다.

하지만 본인이 말하면서도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마지막으로 갈수록 목소리가 작아지더니 끝내는 말끝을 올리며 의문형으로 끝냈다.

"응. 그렇겠네. 그럼 같이 볼까."

솔직히 나도 지금 이걸 같이 보게 될 거라곤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당황하면서도, 나는 침대 옆 테이블에 마석을 놓고 마력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침대 옆 벽면에 나와 디아나의 모습이 그대로 비춰지기 시작했다.

"읏…!"

디아나는 순간적으로 몸을 움찔하고 떨었지만, 그래도 눈을 돌리지 않았다.

나는 침대 가장자리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서, 그런 디아나의 몸을 들어 올려 내 다리 사이에 앉게 했다.

물론 아직 삽입은 하지 않고, 그냥 내 물건 위에 걸터앉게 만들었다.

디아나의 엉덩이를 내 하복부에 찰싹 붙이자, 위로 솟은 내 물건이 디아나의 허벅지 사이를 지나 그 귀여운 복부에 찰싹 달라붙는 모양새가 됐다.

하지만 그런 자세가 되어서도 디아나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고, 조용히 다리를 오므리고 앉아서는 내 몸에 등을 기대며 영상을 관람하기 시작했다.

"어,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 말해주게나. 앞으로의 참고로 말일세! 참고로!"

아까 전에 했던 변명을 계속할 셈인지, 디아나는 날 살짝 올려다보면서 필사적인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는 내 시선이 벽을 향해있는 걸 깨닫고는, 부끄러운 듯이 다시 움츠러들었다.

"응. 나오면 말해줄게."

하지만 솔직히 이 영상을 제대로 보는 건 나도 처음이었다.

당연히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 같은 건 말해줄 수 있을 리가 없었고, 나는 일단 그런 식으로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다.

영상의 초반에는 내 뒷모습밖에 보이질 않았다.

그러고 보니 디아나를 신경써준다고 저렇게 누워서 했었지.

스스로의 홀딱 벗은 뒷모습을 관찰하는 건 전혀 재미있지 않았지만, 그런 부분조차도 의외로 흥분되기는 했다.

이렇게 영상을 통해 객관적으로 보고 있으니, 직접 몸을 섞을 때는 크게 신경 쓰지 못하는 세세한 부분들이 시각과 청각을 어지럽게 자극했기 때문이다.

서로가 내뱉는 거친 숨소리라든가, 진한 키스를 나누는 도중에 자연히 발생하는 끈적끈적한 소리라든가, 디아나가 몸을 움찔움찔 떨 때마다 위로 들려서는 내 몸 너머로 살짝살짝 엿보이는 디아나의 다리라든가.

살짝 들린 발은 벌써부터 발가락 끝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는 것이 보여서, 디아나가 얼마나 흥분해있는지를 나타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으으으읏…."

그리고 디아나도 그걸 눈치 챘는지, 벌써부터 부끄러워 죽으려고 하는 얼굴로 내 품에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 작품 후기 ============================

쿠폰, 추천, 코멘트 정말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애매한데서 끊겼네요. 그래도 너무 졸려서 이 이상은 못 쓰겠습니다.

작품 진행 속도를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쓰겠습니다.

저번 화 후기에서 언급한 건 펠리시아 공주가 아니라, 구원의 동정을 떼준 아라크네 클랜의 앨리시아 얘기였습니다. 저저번 화 코멘트에 언급하는 분들이 계셨거든요.

쓸 땐 몰랐는데 이제 와서 보니 둘이 이름이 비슷하네요. 제 작명 센스의 한계입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