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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509화 (49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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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폭풍

    "……아아. 글쎄? 내 상태만 정상으로 돌아오면 영향은 자연히 사라지는 게 아닐까? …아마도지만."

    펠리시아는 내 질문의 의도를 금방 이해한 모양이다.

    뭐, 얘도 내 스킬을 직접 겪어봤으니까 말이다. 그것도 내 스킬에 당한 여자들 중 제일 오래 영향을 받은 채 시달렸지.

    때문에 펠리시아는 아차 싶은 표정을 짓고는 골치 아프다는 듯 중얼거렸다.

    "아마도?"

    "그도 그럴게, 말했다시피 난 이런 경우가 처음인걸. 하지만 만약 이렇게 되면 사후 처리를 어떻게 해야 한다든지, 그런 얘기는 딱히 듣지 못했으니까…."

    "네가 이렇게 될 거라곤 아무도 생각 안 해서, 굳이 말하지 않았을 가능성은?"

    "……괘, 괜찮아! 어차피 그래봤자 영향을 받은 건 아직 기사 셋에 메이드 다섯에 병사 둘 정도밖엔…."

    "충분히 많잖아! 게다가 그뿐만이 아니라고! 우리 애들도 영향 받았다고!"

    "우, 우리 애들?"

    "그래! 사라에 실비아! 그리고 디아나의 집사인 바넷사까지!"

    "……아차…."

    "아차라니! 아차라니! 왜 이렇게 반응이 가벼워! 만약 정말로 네가 직접 풀어주지 않으면 어쩔 건데?! 응?! 어떻게 할 건데?!"

    "어떻게 하냐니…그야 어떻게 할 수밖에 없잖아. 그…알지?"

    내 고함에, 펠리시아는 살짝 곤란한 표정을 띈 채 한 손으론 검지와 엄지를 이용해 원을 만들고, 나머지 한 손은 검지를 곧게 펴서 반대 손으로 만든 원 안에 쑤셔 넣는 시늉을 했다.

    공주씩이나 되는 애가 민망한 제스처 취하지 마라!

    애초에 뭘 쑤신다는 거야! 달려있지도 않은 주제에!

    "웃기지마! 내 여자를 맘대로…!"

    …아니. 잠깐 기다려봐. 확실히 상대가 사내놈이었으면, 난 분명 녀석을 때려죽였을 거다.

    하지만 펠리시아는 여자다.

    편견일지도 모르지만, 여자와 여자가 그런 짓을 하는 건, 솔직히 내 여자가 더럽혀진다는 기분이 심하게 들지는 않았다.

    게다가 펠리시아와 앙숙인 사라가, 어쩔 수 없이 그런 짓을 하고 쾌락에 젖어서 절정에 달해야 한다고?

    펠리시아와 절친이지만 아마 서로를 그런 눈으로 본적은 전혀 없을 실비아가, 펠리시아와 뒤엉켜야 한다고?

    우리 철혈 집사 바넷사가, 남자도 아니고 여자에 의해 쾌락에 흐느껴야 한다고?

    …예상외로 상당히 흐뭇하다고 할까, 므흣한 광경이 연출될지도 몰라.

    펠리시아 얘도, 성격이 좀 이래서 그렇지 절세 미녀란 사실엔 변함이 없으니 더욱더.

    …아냐!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아무리 여자라도 내 여자를 건드리는 건 용서 못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 게 좋아!

    "…자기 무슨 생각 해?"

    내가 화내던 도중 갑자기 말을 멈추자 수상하게 생각한 건지, 펠리시아가 지그시 나를 바라보며 질문했다.

    손으로 내 물건 훑으면서 그런 표정으로 바라보지 마라. 뭔가 기분이 묘해지니까.

    "…아니. 일단 확인해보는 게 우선이란 생각이 들어서."

    "흐응? 뭐, 확실히 그러네. 그럼 잠깐만 기다려. 아마 한 번만 더 마시면 일단 응급처치는 끝날 것 같으니까."

    펠리시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내 물건 끝을 입에 담은 채 자신의 가슴을 이용해 물건 전체를 감싸왔다.

    그리고 강력한 진동과 함께, 부드러운 가슴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마사지하듯 자극을 해왔다.

    사실은 지금 당장이라도 우리 애들의 상태를 확인하러 가고 싶었지만, 지금은 펠리시아의 말대로 하는 게 정답이다.

    일단 펠리시아가 이 이상한 기운을 뿜어내는 걸 멈추게 하지 않는 이상, 우리 애들의 상태도 정확히 파악하긴 힘들 테니까.

    다행이도 펠리시아의 그 절묘한 기술에 덕분에, 내가 다시 사정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후우…끝났냐?"

    "응. 일단 응급 처치는. 하지만 이대로 가면 또 며칠 안 돼서 오늘 같은 일이 벌어질 거야. 그러니까 자기, 확인하고 나면 조금 더 해줘야 돼?"

    "너도 참 대단하다. 너무 느껴서 이상해질 것 같다고 했던 주제에."

    "어쩔 수 없잖아. 필요한 거니까. 그리고 자기가 확인하고 올 때쯤이면 어느 정도 회복되어 있을 거야. 그럼 이번엔 다시 직접 할 수 있으니까."

    내 그런 말에도, 펠리시아는 부끄러운 기색 하나 없이 그렇게 말했다.

    성에 관한 일로 이렇게까지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있다니. 진짜 얘도 인물은 인물이야.

    "…그러냐. 아무튼 난 일단 확인하고 온다."

    "응. 다녀와."

    나는 황급히 옷을 주워 입…아까 찢어버렸지.

    내가 인벤토리에서 새 옷을 하나 꺼내 입고 일어서는 와중에도, 펠리시아는 기분 좋게 나른한 표정으로 침대에 누운 채 손만 살랑살랑 흔들어서 날 배웅했다.

    상당히 불건전한 자세네. 생긴 거나 평소 성격이랑 잘 어울리기는 하지만.

    아니. 어쩌면 그냥 하반신에 힘이 풀려서 못 일어나고 있는 것뿐인가?

    아무튼 나는 황급히 펠리시아의 방을 나섰다.

    그리고 조금 전진하자, 아까 전 그 메이드와는 다른 메이드가 불안한 표정을 한 채 안내를 멈췄던 그 자리에 그대로 서있었다.

    "앗! 성자님! 공주님은…."

    "해결했어요! 그래서, 우리 애들은요?!"

    "네, 넷? 그게, 저기, 그러니까…이, 일행분이라면 저 방에…."

    내가 심상찮은 표정으로 달려들어서 그렇게 말하자, 어째선지 메이드가 반쯤 패닉상태에 빠져서는 근처에 있는 문을 가리켰다.

    메이드한테 조금 미안한 짓을 했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메이드에게 사죄를 하기보다 우리 애들을 찾아가는 걸 우선시했다.

    "사라! 실비아! 바넷사!"

    "꺄악! 뭐, 뭐야. 구원, 놀랐잖아."

    내가 황급히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안에 있던 셋의 시선이 동시에 이쪽으로 몰렸다.

    사라가 대표로 내게 불평을 해왔지만, 나는 그런 것보다 우선 그 안색을 살피는 걸 우선시 하기로 했다.

    "잠…! 구, 구워언…?"

    사라의 양 볼을 손으로 감싸서 고개를 위로 들게 하고 지근거리에서 그 얼굴을 빤히 바라보자, 사라가 답지 않게 주저주저하면서 내 이름을 불렀다.

    그러면서도 자연히 그 손은 내 몸을 감싸 안으려는 것처럼 움직였다.

    "젠장. 역시 아직도 얼굴이 붉어. 역시 아직도 발정하고 있는 건가!"

    얼굴색뿐만이 아니다. 이 표정, 날 끌어안으려는 행동. 완전히 발정하고 있다는 증거잖아.

    큭! 그렇다면 역시 사라는 지금부터 펠리시아와….

    "이, 이 바보가! 누가 발정했다는 거야! 누가!"

    내가 분하다는 듯이 중얼거리자, 살짝 부끄러운 표정을 짓고 있던 사라가 두 눈에 쌍심지를 켜고는 내 배를 가격했다.

    "정말…갑자기 돌아와서는 무슨 소리를 하는 가 했더니…."

    사라는 힐끔 실비아와 바넷사쪽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홱 돌리고는 여전히 붉은 얼굴을 식히려는 듯 손을 파닥이며 얼굴에 부채질을 했다.

    아, 과연. 갑자기 내가 얼굴을 들이미니까 부끄러워서 그랬던 건가.

    미안. 너랑 펠리시아랑 그런 짓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조금 당황해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직 괜찮다고 단정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시선을 돌려서 실비아와 바넷사를 쳐다보자, 둘의 얼굴 역시도 어딘지 모르게 조금 붉은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역시 흥분상태가 풀리지 않은 거잖아.

    "…사라. 솔직히 말해봐. 아까 그 냄새를 맡은 다음에 흥분했잖아. 혹시 아직도 흥분하고 있어?"

    "뭐, 뭣…지, 지금 여기서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이 변태가!"

    "중요한 일이야."

    "……조금…하고 있어."

    내가 직접적으로 물어보자 당황해서 날 매도하려했던 사라였지만, 내가 진중한 표정으로 대답을 종용하자 뭔가 느끼는 바가 있었는지 솔직하게 대답해줬다.

    "실비아랑 바넷사도?"

    "넷?! 앗! 네, 네엣…."

    "……미약하게나마."

    역시나. 셋 다 펠리시아의 기운의 영향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확인되어버렸다.

    "구원? 대체 무슨 일인데? 질문만 하지 말고 좀 설명을 해줘."

    "…펠리시아는 너무 참은 바람에 아까 우리가 맡았던 그 기운을 제어하지 못하고 뿜어내게 된 모양이야. 지금은 내가 진정시키고 왔어. 다만 그 기운, 너희도 아까 말했다시피 내 스킬이랑 좀 비슷한 구석이 있다는 걸 깨달아서 말이야. 내 스킬의 특징, 너희도 뭔지 알지?"

    "구원의 스킬의 특징…서, 설마…!"

    "그래. 그 설마야. 펠리시아가 직접 풀어주지 않으면, 계속 그 상태일 가능성이 있어."

    "……아,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 그 여자가 안정됐다고 해도, 아직 우린 제대로 해소된 게 아니니까. 어쩌면 그냥 해소만 되면 진정될지도 모르는 거고!"

    펠리시아랑 그런 짓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상황이 무척이나 당황스러운 건지, 사라가 눈에 띄게 당황하면서 그렇게 빠르게 내뱉었다.

    사라는 그냥 현실을 부정하기 위해서 그렇게 내뱉은 것뿐인지도 모르겠지만, 그 말을 듣고 나는 확실히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역시 직접 확인해보는 방법밖에 없다는 거군.

    "…확실히. 좋아. 실비아. 바넷사. 너희는 잠깐 방에서 나가 있어줄래?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테니까."

    "잠깐! 구원! 뭘 하려고! 아니, 설마 여기서?!"

    "어쩔 수 없잖아. 만약을 생각해보면 돌아가서 하는 것보다 여기서 하는 게 좋잖아."

    "그, 그야 그렇지만! 하지만! 그래도!"

    "실비아. 바넷사."

    "네, 넵!"

    "……네."

    당황하는 사라를 무시하고 내가 다시 한 번 나머지 둘의 이름을 부르자, 둘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방문 밖을 나섰다.

    "잠깐만요! 실비아! 바넷사씨! 정말로?!"

    여기서 일을 치러야 된다는 사실이 상당히 부끄러운 건지, 사라는 사뭇 절박한 목소리로 실비아와 바넷사를 불렀지만 둘은 이미 방을 나선 후였다.

    "걱정 마. 어차피 네 욕구만 해소하면 되는 거니까 말이야.. 여기서 본격적으로 섹스를 하거나 하진 않을 거야. 괜찮아. 강력해진 내 스킬이면 금방 느낄 수 있을 거야."

    "그, 그런 문제가…흐으으응!"

    구미호 상태로 오해 받은 레이아와는 달리, 어젯밤 자기 차례에 내 스킬을 맛보지 않고 무사히 넘어갔던 사라는 결국 이런 식으로 내 강해진 스킬을 경험해야만 했다.

    "그래서, 어때? 제대로 해소 된 것 같아?"

    "하앗…하앗…하앗…그, 그렇게 곧장…알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이 바보…."

    사라는 의자에 드러눕듯 기대고 앉아서는 숨을 헐떡이며 날 노려봤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어쩔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는지, 결국 크게 한숨을 한 번 쉬고는 뺨에 달라붙은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제대로 대답을 해줬다.

    "하아…후웃…응…아마. 제대로 풀린 것 같아."

    "진짜로? 확실해?"

    "…왜. 살짝 아쉬운 표정을 짓는 거야?"

    "무, 무슨 소리야! 아쉽기는! 안도하는 표정이라고! 난 안도할 때 이런 표정을 짓는다고!"

    "흐으응…."

    "아, 아무튼 제대로 풀렸다니 다행이네. 그럼 다음은 실비아 차례인가?"

    수상하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사라의 시선을 피하면서, 나는 얼버무리듯 그렇게 중얼거렸다.

    사라와 펠리시아의 백합 씬 같은 거, 전혀 기대 안 했다고.

    "설마 실비아도 여기서 풀어주려고? 굳이 그 여자 도움이 필요 없다는 건 확인했으니까, 이제 돌아가서 해도 되잖아?"

    내가 정령으로 몸을 씻어주자, 사라가 다시 바지를 올려 입으며 무슨 소릴 하냐는 듯이 중얼거렸다.

    "아니. 실비아는 체질상 이런 종류의 스킬에 내성이 거의 없어서 말이야. 방에서도 실비아가 제일 상태 심각해보이지 않았어?"

    "…확실히. 아니. 잠깐만. 그런 처음부터 실비아로 확인했으면 됐던 거 잖아?! 난 그럭저럭 참을만했단 말이야!"

    "에이. 그거야 난 우리 사라가 제일 걱정돼서 사라부터 해결한 거지."

    "진짜 이 변태는…."

    내 말에 살짝 기분 좋아지면서도, 완전히 의심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사라였다.

    "히으으으읏!"

    그런 고로 곧장 실비아를 사라와 교대시키고, 실비아 역시도 일단 가볍게 스킬로 욕구 불만 상태만 풀어줬다.

    "오랜만에 하는 데 이렇게 손으로 간단히 해버려서 미안해. 제대로 된 행위는 나중에 제대로 시간을 마련해서 할 테니까."

    "아, 아닙니다! 행복합니다아!"

    응. 그건 보면 알아. 너 지금 승천할 것 같은 표정 짓고 있어.

    여기서 살짝 입맞춤하면 진짜로 죽겠지?

    귀여운 입술이 바르르 떨리는 걸 보니까 괜히 키스하고 싶어지는데 말이야.

    그래도 참자. 참아야지.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허무하게 죽일 수는 없으니까.

    나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은근슬쩍 고개를 내미는 욕구를 억누르고, 실비아의 몸을 정돈해줬다.

    그리고 밖으로 나와서, 마지막 남은 펠리시아의 희생자를 쳐다봤다.

    "바넷사. 일단 묻겠는데, 혹시 너도 필요하냐?"

    "…읏! 필요 없습니다!"

    "그래. 그러냐."

    평소보다 살짝 말투가 과격해진 걸 보니 확실히 펠리시아의 향기에 당한 효과는 남아있는 모양이지만, 뭐 그래도 우리 철혈의 집사님이라면 괜찮겠지.

    ============================ 작품 후기 ============================

    쿠폰, 추천, 코멘트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사랑은 // 요즘 거의 매일 연참하고 있는…만약 12시 정각에 두 편 올리는 걸 말씀하시는 거라면 죄송합니다. 제가 요즘 일이 바빠서 12시까지 두 편을 쓰질 못하고 있어요.

    나머지 한 편은 12시 지나서 쓰는 거라 부득이하게 올리는 시간이 좀 늦어지고 있습니다.

    asfdgads //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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