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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폭풍
"흐으으읏!"
사정 직후인데도 아직까지 빳빳하게 서있던 물건이 한번에 쑤욱하고 빠지자, 펠리시아는 다시 한 번 몸을 떨면서 절정에 달했다.
뭐, 뭐어…어차피 내 스킬의 여파를 풀려면 한 번 더 절정을 느낄 필요는 있었으니까, 이건 괜찮은 걸로 치자.
…괜찮겠지? 몸을 바들바들 떠는 게 뭔가 심상치 않은데.
"괘, 괜찮냐?"
"하읏…흐읏…괜찮냐니…흐읏…내가…? 아니면 자기가?"
살짝 걱정돼서 안색을 살펴봤지만, 역시 펠리시아는 펠리시아였다.
"아니. 뭐. 괜찮으면 됐다. …뭐하냐?"
게다가 펠리시아는 그냥 허세만 부린 게 아니라, 심지어 내 고간에 얼굴을 파묻고 내 물건을 핥기까지했다.
아니. 대체 얼마나 섹스가 좋은 거야. 방금 전까지 거의 실신할 정도로 느껴댔으면서.
"아음…흐읏…정액…아직 부족하단 말이야…으응. 완전히 가라앉으려면 더 필요해. 그래서 자기 여기도 아직 이렇게 빳빳한 거잖아?"
펠리시아는 내 물건을 입에 넣은 상태에서 말하느라 부정확한 발음으로 내 질문에 대답했다.
공주님씩이나 되는 사람이, 입에 뭐 넣고 말하는 게 아니라고 안 배웠냐?
아무튼 상당히 설명이 부족한 말이지만, 그걸로 대충 이해는 됐다.
과연. 그냥 성행위 전반에 걸쳐 정기를 흡수하는 구미호와 달리, 서큐버스는 직접적으로 정액이 필요하다는 건가. 그러고 보니 전에 그렇게 얘기했던 것 같기도 하다.
게다가 확실히, 듣고 보니 간신히 정신만 차렸을 뿐 몸은 아직도 뜨거웠다.
하는 수 없지. 일단은 이대로 빨게 내버려둘까.
"야. 빨면서 대답해도 되니까 좀 묻고 싶은 게 있는데, 그래서 결국 방금 이거 뭐였던 거야?"
하지만 궁금증을 참을 수 없어서, 나는 내 물건을 빨고 있는 펠리시아에게 사정 설명을 요구했다.
얘라고 제대로 알고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말이야.
솔직히 방금 전 얘랑 섹스할 때의 기억이 전부 명확하게 나는 건 아니지만, 어렴풋이 기억나는 얘 반응을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일부러 이런 건 아닌 모양이니까.
"으응? 자기도 대충 짐작하고 있는 거 아니었어?"
"그거야 그렇지만, 직접 듣는 거랑은 얘기가 다르지."
"응. 그러네. 굳이 말하자면, 왕가의 피를 잇는 사람 특유의 생존본능 같은 걸까?"
"생존본능?"
"응. 우리는 남성의 정액이 없으면 제대로 살아갈 수 없으니까. 그러니까 한계까지 몰리면 방금 전처럼 주변 사람들을 무작위로 발정시키고 유혹하는 기운을 내뿜는 거야. 뭐, 나도 지금까지 전해 듣기만 했지, 직접 겪어보는 건 처음이지만."
…처음인 거냐.
대체 얼마나…아니. 뭐 됐다.
"응. 하지만 전해들은 바로는 이렇게까지 넓은 범위에 강력한 유혹을 펼치진 않는다고 들었는데 말이야. 비슷한 레벨 정도면 간단히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들었는데. 역시 난 성욕이 강한 만큼 능력도 강한 걸까?"
펠리시아는 내 물건에서 잠시 입을 떼고, 혀로 물건끝을 낼름 핥으면서 매혹적인 미소를 지어보였다.
"…좋아할 일이 아니지 않냐?"
"어머? 어째서?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거라면 즐겨야지. 그리고 좋은 점이 없는 건 아니야. 매혹같이 편리한 스킬도 강하다는 거니까. 그거, 정치를 하는 입장에선 상당히 도움 되는 스킬인걸. 그런 스킬이 무려 성자님까지 헤롱헤롱하게 만들 수준인 거니까. 아하핫. 그러고 보니 자기 큰일 난 거 아냐? 나한테 사랑한다고 하고, 아름답다고 하고, 디아나님이나 다른 사람한테 들키면 혼나겠네?"
"야! 그거야! 너! 네가! 네가 문제잖아!"
"어머? 그거야 자기가 너무 늦은 게 잘못이잖아. 지금부턴 내 성욕 처리를 도와준다고 했으면서. 아까 말했다시피 생존본능 같은 거라, 너무 굶으면 나도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니란 말이야. 게다가 난 그런 상태로도 최선을 다 했는걸? 그래도 키스는 막아줬잖아. 자기가 너무 괴롭히는 바람에 정말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도 힘냈다고? 오히려 칭찬해줬으면 좋겠는데. 응읏…음…응…응긋…하아…. 쭙."
말하면서도 내 물건 끝을 핥거나 손으로 훑거나 하던 펠리시아는, 내 물건이 움찔움찔 떨리며 사정할 기색을 보이자 바로 다시 입으로 물건을 넣고 꿀꺽꿀꺽 받아마셨다.
그리고는 갈증 해소라도 된 듯 시원한 표정으로 다시 내 물건을 할짝할짝 핥으면서 자극하기 시작했다.
"아니. 그거야 진짜 고맙긴 한데. …야. 또 하려고?"
"당연하잖아. 자기 여기가 서지 않을 때까지는 짜내야 안심이 되는걸. 자기, 스킬로 회복한 거 아니잖아?"
뭐, 확실히. 싼 직후에 스킬도 안 썼는데 아직 이렇게 빳빳하다는 건, 아직도 그 이상한 기운이 남아있다는 건가.
"애초에 말이야. 왜 이렇게 될 때까지 참은 건데? 왜 이렇게 발정 기간이 빠른 거고, 다른 남자랑은 왜 안 한 건데?"
"응? 무슨 소리야? 발정 기간이 빠른 건 자기 때문이잖아. 영상 찍는다고 어중간하게 하고는, 더 해달라고 했는데 다음에 하자면서 그냥 간 주제에. 그리고 다른 남자는 자기가 자기 입으로 그런 거 싫어한다고 했잖아?"
내 지극히 당연한 질문에, 펠리시아는 오히려 날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대답했다.
아무래도 전에 내기를 하면서 내가 했던 말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아니. 그야 싫긴 한데, 그래도 넌 내 여자가 아니니까 내가 딱히 강요할 입장은 아니잖아."
내가 그렇게 대답하자, 천천히 내 물건을 훑던 손이 우뚝하고 멈췄다.
하지만 그건 아주 잠시뿐이었고, 다시 손은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내 물건을 자극해나갔다.
"……확실히. 그건 그렇지만. 난 또 다른 남자랑 하면 자기가 나랑 하기 싫다고 할 줄 알았지."
"확실히 싫긴 하지만, 그래도 약속은 지킬 거니까 걱정하지 마라."
"…흐응. 뭐, 생각해보면 서로 감정 없이 그저 필요에 의해 하는 섹스에 익숙해지게 만들어주겠다고 했던 건 내 쪽이고, 오히려 다른 남자랑도 하면서 하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네."
그렇게 대답하는 펠리시아의 표정은, 어째선지 잘 감정을 읽을 수 없는 표정이었다.
아니. 물론 평소처럼 유혹하듯 요염한 표정을 짓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어째선지 조금 느낌이 다른 것 같기도…뭐, 됐나.
그보다 나는 우선 펠리시아의 제안을 거절하기로 했다.
"아, 그거 말인데. 필요 없어."
"…응? 뭐가?"
"그러니까 감정이 담긴 섹스니 뭐니 하는 거 말이야. 굳이 그런 거에 익숙해질 필요 없다고. 그냥 내 맘 가는대로 하기로 했어."
"뭐어?! 하지만 자기! 그래선…!"
"상관없어. 우리 애들한테 허락도 받았어. 아직 본인한테 얘기는 안 했지만, 실비아도 첩으로 들일 거야."
"뭐, 뭐, 그런, 자기, 그래선…!"
"난 성자야. 성자씩이나 되는 사람이 여자 좀 많이 만든다고 행복하지 못하게 만들 리가 없잖아? 친구가 걱정되는 건 이해하지만, 굳이 네가 걱정 안 해도 전부 행복하게 만들어 보이겠어."
"……."
내가 확실히 반박하자, 펠리시아가 아연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면서 굳어져버렸다.
"뭣하면 오히려 내가 너한테 알려줄까?"
"뭐, 뭘 말이야."
"사랑이 담긴 섹스를 하는 방법 말이야. 말하는 걸 보니, 넌 그런 경험이 없는 거지? 매번 필요에 의해, 쾌락을 얻기 위해서 섹스를 했을 뿐. 진짜 사랑이 담긴 섹스는 해본 적이 없어. 안 그래?"
"하, 무슨 소릴 하나 했더니. 자기 날 너무…."
"사랑해."
"읏…!"
"아까 그렇게 말할 때마다 절정에 달하던데? 전에는 네가 피학성벽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보니 그게 아니었어. 넌 그냥 익숙지 않은 취급에 흥분하는 거였어. 지금까지 명령받은 적이 없었으니 명령을 받으면서 흥분했고, 사랑을 속삭여진 적이 없으니 사랑을 속삭이니 흥분했어. 아냐?"
"그, 그건…."
"피학성벽은 쿨하게 인정하던 애가 당황하네? 그렇게 사랑을 속삭여지는 게 부끄러운 모양이지? 그러고 보니 키스도 필사적으로 막았지. 실은 날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본인이 경험이 없으니 부끄러워서…읏!"
내가 계속 추궁하려고 하자, 펠리시아가 입에 내 물건을 깊숙이 넣고 강하게 흡입했다.
아무래도 대답이 궁해지니 행위에 몰두해서 위기를 회피할 속셈인 모양이다.
물론 그렇다고 고스란히 이대로 넘어가줄 내가 아니니까.
"아무튼 그런 고로 지금부턴 오히려 내가 가르쳐주지. 아, 내가 성욕를 담당하는 동안은 다른 남자랑 하는 것도 금지야. 사실 이렇게까지 할 자격은 내게 없다고 생각해서 말 안했던 건데, 뭐, 너도 그럴 생각이 충분히 있는 것 같으니까. 괜찮지?"
"……응읏…하음…."
"대답해."
"읏…! 네…."
내 말에 대답하지 않고 구강성교에만 몰두하는 척하던 펠리시아였지만, 내가 강압적인 말투로 대답을 종용하자 허리 부근을 바르르 떨면서 허벅지 사이를 가볍게 비비더니 물건에서 입을 떼고 순종적인 말투로 대답했다.
"…자기. 사람 약점을 이용해서 그러는 건 치사하지 않아?"
"후하핫. 무슨 소리를. 원래 약점이란 이용하라고 있는 법!"
"흐응? 그럼 나도 디아나님한테 자기가 나한테 사랑한다고 매달리면서 키스까지 하려고 했다고 말해도 되는 거지?"
"잠깐만. 야. 봐줘."
그러고 보니 너무 분위기를 탄 나머지 나도 약점이 잡혀있다는 사실을 잠깐 잊고 있었다.
아니. 그야 설명을 할 수는 있다.
애초에 불가항력인 사건이었고, 사라나 실비아, 바넷사도 이 기운을 체험했으니 설명하면 이해는 해줄 테고 말이야.
다만 그래도 이왕이면 그런 사실이 있었다는 것 자체를 알리지 않는 게 제일 좋은 것도 사실이었다.
"아하하핫! 자기 태세 전환이 너무 빠른 거 아냐? 뭐, 자기 하는 거 봐서 생각해볼게. 우선은…얘부터 좀 더 빨리 싸게 해줄래?"
"삽입하면 더 빨리 쌀 수 있는데."
"…그건 안 돼. 지금 이상하단 말이야. 정액은 부족해서 몸은 계속 발정하려고 하는데, 한편으론 자기 때문에 너무 만족해서 충만감이 느껴지고…이 상태로 더 하면 정말로 이상해져버릴 거야."
과연. 그래서 아까부터 계속 입하고 손으로만 이러고 있는 거였군.
서큐버스한테서 섹스로 이기다니. 역시 나란 녀석은…뭐, 매혹에 걸렸다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론 내가 이긴 셈이다.
"그럼 네가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어머? 내 기술을 얕보는 거야? 두고 봐."
"…읏!"
"흐흥."
입안은 진공상태로 만들고 빨아오는 펠리시아.
그 공격에 내가 움찔하자, 펠리시아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굳이 안 그래도 너 잘하는 건 이미 충분히 아니까 좋아할 거 없다.
아무튼 그렇게 펠리시아에게 하반신을 맡기고, 나는 생각에 잠겼다.
결과적으로 이겼다곤 하지만, 그런가. 섹스 관련은 무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런 유혹하는 기술이 나한테 약점이 될 수도 있는 건가.
젠장. 불굴의 성욕을 너무 믿었어. 섹스 불가능한 상태이상만을 막아준다니, 너무 어중간하잖아. 반대의 경우엔 완전히 저항 불가능이었다고.
아니, 뭐. 저런 기술, 펠리시아 이외에는 쓸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애초에 서큐버스란 건, 말하자면 여신님 버전의 용사 같은 거다.
전에 그 쓰레…레온의 말에 따르면, 용사는 전쟁신 시대의 왕족 같은 거라고 했으니까. 게다가 혈통으로 능력이 유전되는 거니까 정말로 완전히 판박이다.
즉, 흔한 능력이 아니란 거다.
그러니 다른 사람한테 이런 식으로 당할 걱정은 그다지 할 필요가 없겠지.
아니. 애초에 약점이라고 해도, 굳이 말하자면 그렇다는 거지.
보통 저런 류의 기술은 대부분의 생물체가 약점이잖아?
내 성자 기술도 생물체 상대론 거의 무적이니까.
하지만 성자도 그렇고 서큐버스도 그렇고, 이런 직업이나 종족이 여신님을 대표한다니.
전에 농담조로 한 번 생각했던 거지만, 실은 진짜로 우리 쪽 여신님이 마신인 거 아니야?
보통 판타지에서 보면 전쟁신 쪽이 선역이고, 음마 같은 걸 데리고 있는 신이 마신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긴 한데 말이야.
심지어 왕가에 앉혀놓은 서큐버스란 종족이, 정액이 부족하면 무분별하게 사람을 유혹하는 기운을 내뿜다니.
저런 만렙 성역선포 같은 기술을 종족 특성으로 심어놓는 시점에서…아니. 잠깐만. 성역선포?
그래. 그러고 보니, 서큐버스란 종족의 능력은 거의 성자의 하위호환 같은 거였다.
애초에 둘 다 여신님이 주신 힘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서큐버스의 기술이 성자의 기술과 동일 계통이라고 한다면…그 특징마저 같다고 한다면….
"…야. 펠리시아."
"응? 왜 그래 자기? 슬슬 쌀 것 같아?"
"네 기술에 당한 사람 말이야. 그거 혹시 네가 직접 안 풀어주면 계속 그대로 몸에 남아서 영향을 주거나 그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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