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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폭풍
"캬아! 이 탁 트인 전경! 환상적으로 어우러지는 물과 빛의 콜라보레이션! 주요 사용자가 누구인지를 말해주는 듯이 코끝을 감도는 희미한 잔향! 이곳이야 말로 인세에 구현된 극락! 그야말로 유토피아!"
"…엄청 좋아하는구먼."
욕실에 들어와서 기뻐하는 날 보고, 디아나가 조금 질렸단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래도 확실히 긴장은 풀린 모양이었다. 들어올 때까지만 해도 로봇처럼 딱딱하게 움직이며 엄청 긴장하고 있었는데 말이야.
정작 내가 순수하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자 조금 안심이 된 걸까?
뭐, 그래도 아직 내게서 조금 떨어진 채 살짝 몸을 움츠리고 있었지만.
손이 허공을 정처 없이 방황하고 있는 걸 보니, 손으로 가리는 게 좋을지 어떨지 고민되는 모양이다.
가리자니 사라나 레이아와는 평소에도 같이 목욕을 하는 사이에, 나와도 어차피 볼 거 못 볼 거 다 본 사이라 어색했고, 하지만 그렇다고 가리지 않고 있자니 조금 부끄럽단 느낌이었다.
"후훗. 저렇게 좋아하신다니. 진작 이렇게 해드릴 걸 그랬어요.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더 자주 있어도 괜찮겠네요."
반면 레이아는 그런 날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면서 쿡쿡 웃었다.
하지만 레이아 역시도 부끄럽기는 한 건지, 차분한 목소리와는 달리 얼굴은 새빨갛게 물들어있었다.
귀랑 꼬리도 가만히 진정하고 있지 못한 채 파닥파닥 거리고 있었고.
쓸데없이 고민하던 디아나와는 달리 손도 각각 가슴과 음부를 철저히 가리고 있었다.
뭐, 철저히 가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천사님의 위대함은 도저히 한 손으로 다 가릴 수 있는 것이 아닌지라, 여러모로 넘쳐흐를 것 같았지만.
팔에 눌린 풍만한 두 언덕이 오늘도 최고로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그 외모와 비견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하시는 말씀도 아름다우십니다.
역시 천사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좀 더 강하게 주장해주세요! 평소에도 더 같이 씻자고!
"레, 레이아. 아무리 그래도 자주 이러는 건…."
그렇게 말하는 사라의 목소리에서는 평소와는 다르게 그다지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
역시 자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된 거라는 자각은 제대로 있는 모양이다.
참고로 얘는 욕실에 들어와서도 한 손으로 내 손목을 단단히 붙잡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몸은 가릴 수 없었고, 어차피 가릴 수 없는 거 당당하게 있자는 생각인 건지 그 늘씬하고 탄탄한 몸매를 마치 자랑이라도 하듯이 모델처럼 자세를 잡고 서있었다.
뭐, 얜 굳이 자세를 잡지 않고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모델 포스가 풀풀 풍기기는 하지만.
"하지만 이렇게 좋아하시는 걸요."
"그거야 보면 알겠네마는…애초에 이렇게까지 좋아할만한 일인 겐가?"
뭐? 이렇게까지 좋아할만한 일이냐고?
얘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당연하잖아! 왜냐하면…!"
"왜냐하면?"
…미인 여럿이랑 동시에 목욕이라니. 하렘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그림이잖아!
우리 애들과 만나고 난 다음부터는 처음 이 세계에 왔을 때처럼 ‘난 하렘왕이 되겠어!’ 라는 바보 같은 생각은 안 하게 됐지만, 역시 이런 상황은 남심을 자극하는 법이라고!
덤으로 낭심도 자극되어서 내 아들은 벌써부터 폭발 직전이시다.
덕분에 내가 얘들 몸에 계속 시선이 가듯이, 얘들도 아까부터 내 가랑이 사이에 힐끔힐끔 계속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이 이상 없을 정도로 빳빳하게 서있는 물건을 보고도 아무 말이 없는 걸 보면, 일단 생리현상이라고 이해는 해주고 있는 모양이다.
아무튼 그런 상황인데, 그게 이렇게까지 좋아할만한 일이냐고? 그래. 확실히 말해서, 좋아할만한 일이다!
오히려 이 이상 행복한 일이 존재한다면 꼭 좀 알려줬으면 싶을 정도다!
…그렇게 강하게 주장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말해봤자 한 대 맞고 끝날 미래가 빤히 보였기 때문에 나는 굳이 입밖으로 내뱉지는 않았다.
대신 심호흡을 해서 들뜬 마음을 조금 가라앉히려고 노력하며, 나는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몸을 씻어줄 메이드들은 어디에?"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자네는! 결국! 그게! 목적이었는가!"
"그, 그럴 리가 있겠냐. 당연히 농담이잖아. 너무 그렇게 날뛰지 마라."
나는 내게 달려들어 맹렬한 토닥토닥 공격을 감행하는 디아나를 황급히 안아서 말렸다.
아니. 물론 전혀 아프진 않지만 말이야. 목욕탕에서 이렇게 격렬히 움직이면 넘어질 것 같아서 말이지.
우리 예쁜 디아나의 몸에 멍이라도 생기면 큰일이잖아?
아아. 난 왜 이렇게 마음씨가 착한 걸까.
"으그그그긋…!"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디아나는 의심 가득한 눈으로 날 노려봤다.
아니. 그래. 뭐. 메이드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아예 안 한 건 아니지만 말이야.
아니. 다른 여자가 목적이라든가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순수하게 시중드는 메이드들이 있는 편이 더 하렘 같은 분위기가 풍기니까 말이야. 이왕이면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난 너희 얼굴만 보고 있어도 행복하다고."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셋을 번갈아 쳐다봤다.
살면서 평생 한 명 만나기도 힘든 절세미인이 셋.
그것도 각자 전혀 다른 매력을 뽐내는 삼인이다.
방금 전에 한 말은 한치의 거짓도 없는 내 진심이었다.
"후훗. 저도 그래요. 그럼 구원씨. 그럼 여기로 오세요. 메이드는 아니지만, 제가 몸을 씻겨드릴게요."
레이아는 음부를 가리고 있던 팔을 내게 뻗어서, 살며시 내 팔을 붙잡고는 샤워기가 있는 쪽으로 인도했다.
"앗, 이, 이 몸도…!"
그 레이아의 부드러운 분위기에 압도되어, 우리는 자연스럽게 다 같이 샤워기가 있는 쪽으로 이동했다.
레이아는 나와 같이 몸을 씻은 경험이 제일 많은데다가, 그게 아니더라도 고아원에서 아이들을 씻겨준 경험이 많다보니 사라나 디아나보다는 훨씬 익숙한 동작으로 날 목욕 의자에 앉혔다.
그리고 목욕 타올을 하나 들더니, 부드럽게 거품을 내고는 내 팔을 들어 올려서 천천히 씻겨주기 시작했다.
드디어 그 모습을 완전히 드러낸 레이아의 가슴이 무척이나 감동적이었다.
"저, 저기…여러분. 너무 그렇게 빤히 보시면 부끄러워요…."
내 손끝부터 마사지하듯 부드럽게 목욕 타올로 씻겨주던 레이아는, 하지만 곧바로 움직임을 멈추고는 살포시 얼굴을 붉히면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레이아가 그렇게 말하고 나서야, 멍하니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라와 디아나가 움찔하고 놀라며 정신을 차렸다.
아니. 나는 그렇다 치고, 너희는 왜 그렇게 멍하니 보고 있었던 거냐?
역시 그건가? 우리 천사님의 천사다움은 동성조차도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있는 건가?
"핫! 이, 이 몸도! 이 몸도 씻겨주겠네."
"그, 그러네요. 그럼 모처럼 이렇게 된 거니 나도!"
하지만 빠져든 것과는 별개로, 위기감을 느낀 건지 사라와 디아나도 앞다퉈 내 몸을 씻겨주겠다고 선언해왔다.
그렇게 위기감을 느낄 건 없는데. 레이아는 레이아대로, 너희는 너희대로 저마다 다른 매력이 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나는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게, 셋이서 씻겨준다니. 그야말로 하렘이잖아.
여신님. 이 세계에 보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그런가요? 그럼 디아나씨는 여길 부탁드려요."
위기감이 발동한 둘과는 다르게, 레이아는 따뜻한 눈으로 둘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방금 전까지 자신이 씻겨주던 내 팔을 디아나 쪽으로 내밀었다.
사라는 이미 반대쪽 팔을 잡고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말이다.
"으, 음. 맡겨두게."
그 너무나도 자연스런 동작에 아무 생각 없이 내 팔을 건네받은 디아나는, 절대로 해내고 말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눈동자로 내 팔을 쳐다봤다.
맡겨두라니. 얜 자기 몸도 메이드가 씻기게 하잖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아니. 뭐, 난 튼튼하니까 좀 힘 조절이 안 되도 전혀 문제없지만 말이야.
"그러니까 이렇게…이렇게 해서…자, 어떤가? 괜찮은가?"
아까 레이아가 했던 것을 떠올리듯 천천히 목욕 타올에 거품을 내고는, 디아나는 내 팔을 부드럽게 닦아주기 시작했다.
레이아에게서는 연상의 누님이 귀여운 동생의 몸을 익숙하게 씻겨주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면, 디아나는 귀여운 동생이 익숙지 못한 동작으로 하지만 필사적으로 씻겨주는 느낌을 받았다.
뭐, 나이로 따지고 보면 동생은커녕 레이아보다도 훨씬 할머…누님이지만.
외견이나 행동에서 나오는 분위기 상 그렇다는 말이다.
"응. 귀여워."
"그, 그런 걸 묻는 것이 아닐세! 힘 조절 같은 건 괜찮은지 묻는 걸세!"
"아, 응. 좀 더 귀여운 느낌으로 힘을 주면 완벽할 것 같아."
"귀여운 느낌으로 힘주는 게 대체 뭔가?! 자네 일부러 그러는 겐가?!"
…뭐, 조금은?
"이런 식으로 아니에요?"
그리고 그렇게 내가 디아나랑 장난치고 있는 걸 보니 조금 질투심이 생긴 건지, 옆에서 어느새 준비를 마친 사라가 잔뜩 힘을 줘서 내 팔을 목욕 타올로 문질렀다.
"사, 사라야? 그건 좀 너무…살갗이 벗겨질 것 같은데."
"어머. 귀여운 동생이 귀엽게 밀어주는 거잖아? 겨우 이정도로 엄살은…미안해애! 사라가 잘못했어어!"
질투심에 불타서는 내게 장난을 쳐왔지만, 비누거품에 힘을 입어 쓰윽하고 팔을 빼내자 바로 유아퇴행하면서 사과하는 사라였다.
"흐끅…훌쩍…진짜 이 바보가아…."
"아니. 그. 미안. 반사적으로 그만."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아서 이렇게 된 사라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조금 편리하다고 생각해버렸어. 덤으로 귀엽기도 하고.
"구원씨도 차암. 디아나씨랑 사라씨를 너무 놀리시면 안 돼요."
그런 날 보고, 어느샌가 내 뒤로 돌아갔던 레이가 가볍게 내 등을 때렸다.
이 느낌은…꼬리? 하지만 미끌미끌한데….
"뭐, 뭔가 그것은…! 그런 건…그런 것은…!"
대체 내 등 뒤에서 어떤 광경이 펼쳐지고 있는 건지, 디아나가 입을 멍하니 벌리고 충격 받은 표정으로 덜덜 떨면서 내 뒤를 바라봤다.
"우와…저, 저런 게…."
디아나뿐만 아니라 사라 역시도 말문을 잇지 못할 정도라니.
대체 우리 천사님은 무슨 일을 하고 계신 거지?
그 의문은 금방 풀리게 됐다.
"후훗. 두 분이 팔을 씻겨드리는 동안, 저는 등을 씻겨드릴 게요."
부끄러움을 삼키듯 평소보다 조금 더 촉촉한 느낌의 레이아의 목소리가 들려온 후, 먼저 등에 닿는 감촉은 목욕 타올의 그것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디아나와 사라가 이렇게 놀랄 리가 없었다.
목욕 타올 말고도 내 몸을 타고 미끄럽게 문지르는 감촉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꼬리였다.
마치 목욕 타올처럼 거품을 잔뜩 묻힌 긴 꼬리는, 내 허리 옆을 지나 내 물건을 감싸왔다.
꼬리 끝으로 내 물건을 빙글하고 한 바퀴 감싼 후, 꼬리는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레이아의 꼬리가 길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레이아의 몸이 내게 바짝 밀착되어야 했다.
레이아가 내게서 등을 돌리고 있는 자세라면 모를까, 등에 목욕 타올이 닿고 잇다는 건 레이아가 내 등을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음을 의미하니까.
아무튼 그렇기 때문에 레이아의 몸이 내 등에 살짝 밀착하게 됐고, 당연히 그 거대한 가슴도 내 등에 부드럽게 모습을 바꾸며 짓눌려왔다.
"이, 이, 이런, 이런 일이,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겐가…? 가, 가슴뿐만이 아니라…."
그렇게 중얼거리는 디아나의 턱은 덜덜덜 떨리느라 제대로 말도 못하는 수준이었다.
눈동자도 정신없이 진동하고 있는 것이, 이 이상 없을 정도로 쇼크를 받은 모양이다.
…얘 괜히 트라우마 하나 더 생기는 거 아냐?
안 그래도 레이아의 가슴을 적대시하는데.
"후훗. 구원씨. 어떠신가요?"
하지만 그런 디아나와는 별개로, 내 등과 물건에서 느껴지는 감촉은 황홀하기 그지없었다.
마치 대딸을 쳐주는 것처럼 물건을 씻어주고 있는 꼬리는 물론, 등에도 커다란 두 개의 덩어리가 쉴 새 없이 뭉개지며 자극을 해주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목욕 타올은 덤이고 그냥 가슴으로 씻겨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 응. 기분 좋아."
"후훗. 다행이네요."
쇼크를 받은 채 멍하니 우리 모습을 바라보던 디아나였지만, 레이아의 그 요염한 목소리에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던 모양이다.
"핫! 이, 이런! 레, 레이아양! 레이아양! 등은 이 몸이! 이 몸이 할 테니…! 우갸악!"
이대로 놔두면 위험하다고 생각한 건지, 디아나는 벌떡 일어나서는 덜덜 떨리는 턱으로 그렇게 외치며 내 등에 달라붙어있는 레이아를 밀어내려고 했다.
지금 보니 이제는 눈동자가 떨리다못해 빙글빙글 돌아가는 중이었다.
하지만 내 등에 붙어있는 레이아와, 미끄러운 바닥에 그냥 서있는 디아나.
게다가 힘도 레이아가 훨씬 더 쎈 상황.
밀면 어느 쪽이 밀릴지는 명백했다.
결국 디아나는 그대로 발이 쭉 미끄러지면서 성대하게 뒤로 넘어졌다.
뭐, 바닥에 부딪히기 전에 내가 캐치를 해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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