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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449화 (43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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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계 최초의

    아무튼 지금은 그런 것보다 빨리 영상 촬영을 끝내버리는 게 우선이다.

    "우선 시작하기에 앞서, 영상 내용의 전체적인 지도를 맡아주신 성자 구원님. 그리고 영상 제작과 배포를 지원해주신 펠리시아 공주님 덕분에 이런 훌륭한 영상이 만들어지게 됐음을 알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나는 우선 시치미를 뚝 떼고 목소리를 조금 깔며 스스로와 펠리시아를 띄워주는 말부터 했다.

    뭐, 우리 목적은 사람들의 구원보단 애초에 이거니까 말이지. 어떤 의미에선 제일 중요한 장면이라고.

    "우선 여성과 관계를 가질 때 가장 중요한 건 분위기입니다. 물건에 느껴지는 쾌감이 섹스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직접 쾌감이 중요한 남성과 달리, 여성은 분위기가 절반을 먹고 들어갑니다. 몸의 긴장감을 풀고, 편안한 상태에서 쾌감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도록 신경써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애정표현입니다. 상대를 사랑스런 눈길로 쳐다보고, 귓가에 입을 대고 예쁘다고 칭찬하거나, 사랑을 속삭이는 게 중요합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직접적인 애무보다, 그렇게 대화만을 나누며 분위기를 잡아갑시다. 이 영상은 테크닉 강좌를 위한  영상입니다만, 우선 가장 중요한 건 분위기. 테크닉은 그 다음이라는 걸 인지하시고 영상을 봐주시길 바랍니다. 그럼 우선 키스에 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잠깐! 키스하는 거야?!"

    "아니…."

    "이 영상은 사랑하는 여성을 제대로 만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는 남성들을 올바르게 지도하게 위한 거니까 당연하잖아요?"

    내가 대답하기에 앞서, 펠리시아가 그렇게 대답했네.

    "아까부터 생각했는데, 당신 뭔가 착각하고 있지 않나요?"

    "뭐, 뭘 말이죠?!"

    "영상 촬영을 위해 하는 행위는 전부 강의를 위한 것. 당신의 남자도 저도 거기서 하는 행위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어요. 당신도 그걸 모를 리 없을 텐데, 아까부터 왜 그렇게 따지고 들려는 거죠?"

    "그, 그건…."

    "알았으면 방해하지 말고 거기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어주시죠? 당신이 그럴수록 촬영이 더 길어질 뿐이에요. 자, 자기. 시작하자."

    펠리시아는 사라에게 그렇게 쏘아붙였다.

    솔직히 펠리시아가 하는 말이 지당하기는 했지만, 나 역시 키스를 할 생각은 없었다.

    "걱정 마. 사라야. 직접 키스를 할 생각은 없으니까."

    "뭐? 하지만 자기…으음."

    나는 사라를 다독여주고는, 마법구를 조작해서 사라가 끼어든 곳부터 다시 녹화를 시작했다.

    그리고 손가락 두 개를 곧게 펴서, 펠리시아의 입술에 가로로 가져다댔다.

    "직접 키스를 하면 영상에 제대로 보이지 않으니, 손으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제 이 두 손가락을 입술이라고 생각하고 설명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솔직히 굳이 영상까지 찍는 거니까, 제대로 보여주는 게 맞다는 건 나도 알고 있었다. 그래도 이것만큼은 어쩔 수 없지.

    우리 애들 셋하고 밖에 한 적 없는, 실비아조차도 해준 적 없는 키스를 펠리시아와 하는 건 나로서도 내키지가 않았다.

    "처음에는 입술이 닿을 듯 말 듯, 미묘한 거리를 유지하며 살짝살짝 입술을 맞댑니다. 이건 아까 말했던 분위기 만들기에도 아주 좋은 행위입니다. 그리고 조금 익숙해지면, 천천히 입술을 맞댑니다. 하지만 갑자기 혀를 넣거나 하면 안 됩니다. 윗입술이나 아랫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살짝 깨물거나 하면서, 일단 표면에 공을 들입니다. 가끔씩 쪽쪽 하고 소리를 내면서, 청각으로도 키스를 하고 있다는 실감을 주면 더욱 좋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너무 천박하게 들리지 않도록 적당히 조절하도록 합시다. 그렇게 여성이 준비가 된 것 같으면, 이제 혀를 넣습니다."

    손가락 두 개로 펠리시아의 입술 표면을 가지고 놀던 나는, 손가락을 떼고 이번엔 검지만을 세워서 펠리시아의 입 안에 넣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바로 혀와 혀를 뒤엉키게 하거나 해선 안 됩니다. 우선은 혀끝으로 톡톡 노크하듯 두드려주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성감대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간지러움을 느끼는 곳과 일맥상통합니다. 자신의 혀로 자신의 입 안을 만져보면, 다른 곳보다 민감하게 느껴지는 곳들이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입천장이라든지, 윗니의 안쪽 잇몸같이. 그런 곳을 혀끝으로 두드려주면 효과가 좋습니다."

    내가 그렇게 말하면서 손끝으로 입안이나 혀끝을 톡톡 두드리자, 펠리시아도 제대로 보여주려는 듯 입을 살짝 벌렸다.

    "그리고 충분히 달아오른 것 같으면, 드디어 서로의 혀를 얽히게 합니다. 지금껏 느긋하게 애를 태워왔으니, 더는 눈치 볼 것 없이 욕망이 이끄는 대로 격렬하게 혀를 뒤엉키게 합시다."

    "아음…흐음…쪽…하아…."

    내가 손가락을 움직여서 펠리시아의 혀를 휘감고 입 안을 휘젓자, 펠리시아가 그것만으로도 달콤한 콧소리를 냈다.

    입 이외에는 완전히 가려진 투구라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아마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지 않을까?

    "그럼 다음은 이제 본격적인 애무에 관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아까 말했다시피, 성감대란 기본적으로 간지러움을 느끼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기억하는데 조금 도움이 될 겁니다. 우선은 얼굴. 대수롭지 않게 여길지 모르지만, 얼굴 애무 역시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특히 처음에 말했던 분위기 만들기와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죠. 우선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주거나, 턱선을 따라 그리듯 손가락으로 쓸어내려 줍니다. 이러한 동작들을 하면서, 여성이 사랑스러워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를 풍겨주는 게 효과적입니다. 그리고 귀. 손가락으로 귓바퀴를 가볍게 쓰다듬어 주거나, 숨을 불어넣으며 사랑을 속삭이는 정도로 충분합니다. 이렇게…."

    "하응…흐읏…하아…."

    내가 펠리시아의 귀에 살짝 숨을 불어넣자, 이미 흥분한 펠리시아는 아까보다 더 신음소리가 커져갔다.

    다리를 살짝 오므리고 몸을 살짝 떠는 모습을 보니, 의외로 벌써부터 상당히 느끼는 모양이었다.

    나는 그런 펠리시아의 허리에 손을 감아 침대에 앉게 하고는, 천천히 상반신의 갑옷을 벗겨나갔다.

    "다음은 상반신 애무를 설명하겠습니다. 얼굴에서 목, 어깨, 쇄골 같은 부분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내려와 줍니다. 이때 가볍게 키스를 해주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흐으응…흐으읏…하으읏…."

    내가 펠리시아의 목에 입을 맞추면서 천천히 내려와 쇄골부분을 핥자, 펠리시아의 떨림이 더더욱 강해졌다.

    "상반신의 성감대는 다양합니다. 대표적인 성감대인 가슴부터 시작해서 팔, 복부, 옆구리, 등, 허리 등. 상대의 성감대를 찾아가며 애무를 해주도록 합시다."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상반신 누드가 된 펠리시아의 몸을 껴안고 여기저기 손으로 가볍게 쓰다듬으며 애무를 하기 시작했다.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조급해하면 지금까지 기껏 만든 분위기가 깨지는 효과만을 낳습니다. 사람들이 간과하기 쉬은 것이, 팔이나 손도 성감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쓰다듬거나, 손깍지를 껴고 마주잡아주는 것도 분위기를 만드는 데 효과적입니다."

    "흐아앙…하앙…하앗…."

    아니. 펠리시아. 너 왠지 엄청 느끼고 있지 않냐?

    나보다 레벨도 높으니까, 겨우 이 정도로 그렇게까지 느낄 필요는 없을 텐데.

    "다음은 드디어 가슴. 성급하게 유두부터 만지는 것이 아니라, 우선은 바깥쪽부터 원을 그리듯 천천히 가슴을 쓰다듬어 줍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느긋하게 서서히 유두 쪽으로 다가가도록 원을 그려줍니다. 조급하면 안 됩니다. 상대방도 손이 유두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걸 자각할 수 있도록, 천천히 애태우듯 움직여줍니다. 그리고 실컷 애태운 유두에 드디어 닿게 되면…."

    "흐으응읏!"

    …얘 지금 느낀 거 아니야?

    진짜냐. 나보다 레벨도 한참 높은 애가, 겨우 애무만으로 절정을 느꼈다고?

    심지어 아무런 스킬도 안 썼는데?

    "이런 식으로 효과적으로 상대의 쾌감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처음엔 가볍게, 유륜에 손끝을 대고 빙글 빙글 돌리듯…."

    "흐응…하앙…!"

    "그리고 유두도 너무 강하지 않게 힘을 조절하면서…."

    "흐응…! 흐아아앗!"

    가슴을 철저하게 애무하자, 결국 펠리시아는 다시 한 번 절정을 느끼며, 이번엔 뒤로 넘어가서 침대에 누워버렸다.

    "…이렇게, 천천히 공을 들이면 애무만으로도 여성을 충분히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하반신 애무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나는 일단 촬영을 멈췄다.

    "야. 괜찮냐?"

    "흐앗…하앗…하앗…자, 자기…호, 혹시…스킬 같은 거 썼어?"

    펠리시아는 평소의 여유 넘치는 목소리가 아닌, 다급하게 들릴 정도로 숨을 헐떡이며 그렇게 물어봤다.

    이거, 전에 피학 성벽을 자극했을 때랑 비슷한 수준으로 느끼고 있는 거 아냐?

    "아니. 안 썼는데."

    "그, 그런…하앗…자, 잠깐. 잠깐 휴식을 취해도 될까? 이대로 계속 찍는 건 힘들 것 같아서."

    "그래. 그래라."

    "응. 하앗. 그, 그럼 조금 열 좀 식히고 있을 게."

    펠리시아는 투구를 벗어던지고 자신의 얼굴에 손으로 부채질을 해댔다.

    그 얼굴은 누가 봐도 완전히 발정한 얼굴이었다.

    얘가 이렇게 여유가 없어지다니. 이건 이것대로 신선하네.

    아무튼 모처럼의 휴식시간이다.

    그런 펠리시아를 뒤로하고, 나는 사라에게 다가갔다.

    "사라. 괜찮아?"

    "흑…뭐, 뭐가…?"

    아니. 울고 있잖아.

    그렇게 싫으면 안 보면 될 텐데. 얘도 참 복잡한 성격이라니까.

    심지어 사라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 건 영상을 정지한 다음이다.

    아마 찍는 동안에는 필사적으로 참고 있었겠지.

    "하아…. 사라야. 역시 너도 다른 애들이랑 같이 기다리는 게 좋지 않을까? 쟤 모습을 봐. 매혹같은 거 걸 여유도 없는 게 보이잖아? 게다가 매혹이라는 게 자각하고 있으면 그리 간단히 걸리지 않아. 나도 계속 경계하고 있을 테니까."

    "하, 하지만…."

    "그리고."

    "흐응!"

    나는 사라의 바지 사이에 손을 집어넣었다.

    역시나 그 곳은 이미 질척질척하게 젖어있었다.

    "여기도 더 버티기 힘들잖아. 응? 다 끝나고 해줄 테니까."

    울정도로 싫으면서 여긴 또 젖다니.

    진짜 복잡한 성벽이라니까.

    "그, 그러니까 그런 게…."

    "오기 부리지 말고."

    내가 팬티 위로 음부를 살짝 눌러주자, 사라가 다시 한 번 몸을 떨었다.

    "흐응…! 아, 알았어…. 다른 사람들이랑…기다리고 있으면 되잖아."

    "그래. 잘 생각했어."

    나는 사라의 머리를 두드려주고, 물의 정령으로 가볍게 몸을 씻겨준 후 사라를 다른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방으로 보냈다.

    "이봐요! 당신! 또 매혹 같은 거 쓰려고 하면 용서 안 할 거예요!"

    방을 나서기 전에, 사라는 마지막으로 펠리시아에게 그렇게 쏘아붙이고는 옆방으로 이동했다.

    "어머. 가버렸네."

    정작 당사자인 펠리시아는 별로 신경도 안 쓴다는 듯 그렇게 중얼거렸지만.

    "화 안 내네?"

    "응? 무슨 말이야?"

    "아니. 너 사라한테만 유독 시비를 걸었으니까. 그런데 이번엔 반응이 약하다 싶어서."

    "벌써 딴 방으로 간 사람한테 화를 내서 뭐하겠어? 그리고 유독 시비를 걸다니. 난 별로…."

    그 대답을 듣고, 나는 뭔가 펠리시아가 얼버무리려 한다고 느꼈다.

    누가 봐도 사라한테 더 시비를 걸고 있었다는 건 확실한데, 그걸 얼버무리려고 해?

    거기에 방금 전의 반응이 없으면 재미없다는 식의 대답을 종합해보면….

    "아항. 과연. 사라한테 시비를 건 이유는, 유독 화를 잘 내는 사라의 반응이 보고 싶어서였다고?"

    "자, 자기도 참. 이상한 소리 하지 마. 그럼 내가 그냥 성격 나쁜 애 같잖아."

    그 반응을 보고, 나는 스스로의 추리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흔한 얘기다. 일면 ‘나한테 이러는 건 네가 처음이야.’라는 거다.

    공주라는 입장 상, 펠리시아가 아무리 제멋대로 굴어도 사라처럼 정면으로 화내는 또래 친구는 아마 없었겠지.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은 친구로 보이는 실비아는 저런 성격이니 아마 화를 내지 않았을 거고 말이다.

    즉, 펠리시아 얘는 사라의 신선한 반응을 보기 위해 일부러 사라를 도발했다는 거다.

    "아니. 성격 나쁘단 얘기가 아니야. 다만, 그냥 솔직하게 친구가 돼달라고 하면 될 텐데. 너도 참 성격 꼬였다."

    "자, 자기도 참! 더 이상한 소리를 하네! 그, 그런 거 아니야! 자, 자! 그보다 다시 영상이나 찍는 게 어때? 나라면 이제 괜찮으니까."

    그렇게 말하는 것 치고, 아직도 얼굴은 새빨갛지만 말이지.

    뭐, 아까랑 다른 이유로 새빨개진 거기는 하지만.

    "투구나 다시 쓰고 그런 말 해라."

    나는 그런 펠리시아의 반응을 보고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갑옷을 입고 들뜨는 것도 그렇고, 은근히 귀여운 구석이 있잖아.

    펠리시아가 처음으로 나보다 나이가 어린, 실비아나 사라 또래로 보였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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