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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443화 (427/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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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당쾅쾅!

    방안에 요란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고급스런 테이블과 의자가 바닥에 엎어지는 것만으로, 말끔했던 방안이 난장판으로 보이는 효과가 생겼다.

    뭐, 방 안을 난장판으로 보이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다름 아닌 나겠지만.

    "크허억! 컥! 커헉…크흑…."

    공중을 부유하여 등부터 바닥에 떨어진 나는, 몸을 웅크리고 손으로 등을 매만지며 바닥을 뒹굴었다.

    아프다. 고통스럽다. 그런 자신의 상황을 필사적으로 어필하듯.

    갑자기 이게 뭐가 어떻게 된 상황이냐고?

    간단하다. 말했잖아? 방에 가면 두고 보자고.

    연기야. 연기.

    사라가 날 끌고 거칠게 방안에 들어오는 순간, 마치 사라의 팔 힘에 날아간 것처럼 할리우드 액션을 펼쳐 보인 거다.

    "크헉! 커헉! 크흐윽!"

    고작 그런 이유로 값비싼 테이블과 의자를 넘어뜨린 거냐고 질책하지 마라. 그래도 망가지지 않도록 나름 조심했다고.

    자, 어떠냐. 사라. 날 험하게 다룬 것에 대한 죄책감이 마구 샘솟지 않냐?

    하지만 내가 아무리 바닥을 구르고 있어도, 사라는 내게 다가오기는커녕 말조차 걸지 않았다.

    아, 역시 연기가 너무 과장스러웠나?

    하긴. 조금 당겼을 뿐인데 갑자기 사람이 몇 미터나 날아가 버리면 그야 할리우드 액션이라고 들키지 않을 리가 없지.

    쳇. 이쯤하지 않으면 사라가 죄책감을 안 느낄까봐 조금 오버한 것뿐인데. 실패인가.

    나는 바닥에 비비고 있던 얼굴을 살짝 들어서 사라의 얼굴을 쳐다봤다.

    바닥 더럽지 않냐고? 전에도 말한 것 같지만 아무 문제없다. 나는 우리 메이드들과 바넷사의 청소실력을…뭐, 이 얘긴 됐나.

    아무튼 올려다본 사라의 표정은, 내 예상과 상당히 동떨어져있었다.

    평소처럼, 아니. 평소 이상으로 쿨하고 냉정한 표정으로 바닥에 구르는 날 차갑게 쳐다보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라의 표정은 경악으로 물들어있었다.

    날 끌고 왔던 손은 앞으로 내민 채, 방에 들어온 그 자세 그대로 완전히 시간이 정지한 것처럼 멈춰있었다.

    …어라? 이거 혹시 통한 건가?

    나는 한번만 더 도박을 해보기로 했다.

    "크허억…."

    나는 그대로 모든 행동을 멈추고, 그대로 바닥에 축 늘어졌다.

    "엣…? 구, 구원? 노, 농담이지? 이상한 장난치지 마. 나 진짜로 화낼 거야?"

    그렇게 말하는 사라의 목소리는 조금 떨리고 있었다.

    좋아. 역시 내 연기는 완벽했어. 오버라니. 누가 그래?

    이대로 조금만 더 기절한 척하고 있어볼까.

    "구, 구원? 저기. 진짜로? 구원? 구원?"

    천천히 내게 다가온 사라는, 내 몸에 손을 얹고 살며시 흔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내가 아무 반응이 없자, 사라의 목소리에 점점 울음기가 섞이기 시작했다.

    "구, 구워언…?"

    "응. 왜?"

    물론 나도 장난이었던 만큼, 우리 사라의 예쁜 눈에서 눈물이 흐르게 만들 생각은 없었다.

    이쯤하면 사라도 나름 반성했겠지.

    그렇게 생각한 나는 벌떡 일어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

    아차. 조금 늦었나.

    몸을 일으키고 바라본 사라의 눈에는, 이미 살짝 눈물이 고여있었다.

    그리고 울먹이던 사라의 눈이 점점 분노에 물들기 시작했다.

    "이걸로 잘 알았지? 사라야. 폭력은…아따가! 아파! 사라야!"

    "진짜 걱정했잖아! 이 바보야! 진짜 믿을 수 없어! 어떻게 그런 장난을 해?! 이 바보! 변태!"

    "너 또 바보라고…아따가! 야. 진짜 타임! 알았어! 이번엔 봐줄 테니까 일단 때리지 좀…. 아파! 야! 넌 방금 내 연기로 뭐 느낀 거 없냐? 이제 그만 때려야 겠다든가…."

    "네가 좀 더 맞아야 정신 차릴 바보란 건 잘 알았어!"

    "네가? 너 지금 오빠한테…아야! 미안! 잘못했어! 한 번만 봐줘!"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사라를 혼내려고 했는데 도리어 내가 혼나고 있잖아.

    "이 바보! 변태!"

    하지만 진짜로 반쯤 울면서 때리는 사라를 계획대로 몰아붙이는 건 내겐 불가능했다.

    "하아…. 온 몸이 쑤신다."

    겨우 사라가 진정 한 이후, 나는 침대에 드러누우며 중얼거렸다.

    "훌쩍. 흥! 자업자득이야!"

    "뭐, 사라도 울정도로 놀려줬으니 서로 비긴 걸로 칠까."

    "아, 안 울었거든?! 이건 그거야! 구원이 바보 같은 연기를 하니까 나도 맞춰서 연기를 한 것뿐이야."

    아니. 너 방금까지 훌쩍였잖아. 게다가 아까 때릴 때 자기 입으로 진짜 걱정했다는 둥 떠들었잖아. 아무리 그래도 안 울었다고 주장하는 건 너무 억지 아니냐?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난 굳이 그걸 더 따지고 들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사라를 위해서 말이다. 난 참 마음이 넓단 말이야.

    "그래? 그럼 난 속아 넘어가고 거기에 더해 맞기까지 했단 말이잖아?"

    그리고 뭐…사라의 저 퉁명스런 태도를 역이용할 수 있기도 했고.

    이건 어디까지나 덤 같은 거고, 사라를 위해서 모른 척 넘어간다는 말은 거짓말이 아니야. 정말이라고?

    "아…. 자, 잠깐 그건…."

    "으아아악! 사라한테 맞은 데가 쑤신다! 온 몸이 아파!"

    "자, 잠깐! 엄살은…!"

    "엄살인지 아닌지 확인해볼래?"

    "으, 응?"

    "좋아. 확인시켜주지."

    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서 황급히 옷을 벗었다.

    솔직히 말해서 몸은 전혀 아프지 않았다. 내 자연 회복력은 쓸데없이 좋으니까 말이야.

    이건 도박이다. 흔적아 제발 남아 있어줘.

    나는 황급히 속옷까지 전부 벗어던져 알몸이 되고, 자신의 몸을 살펴봤다.

    흔적이 남아…있기는 한데 엄청 희미하네.

    살을 살짝 꼬집었다가 뗀 정도? 아니 그것보다도 더 희미하게 사라의 손자국이 몸 여기저기에 남아있었다.

    젠장. 이런 거라면 사라를 추궁할 수도 없잖아.

    "우으…."

    나는 내심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지만, 사라는 나와 정반대의 감상을 품은 모양이다.

    내 몸에 희미마게나마 자신의 손바닥 자국들이 남아있는 걸 보고, 사라는 엄청나게 기죽은 얼굴로 내 안색을 살펴왔다.

    …어? 이번에도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

    아까도 그랬지만 사라야. 너 너무 쉬운 거 아니냐?

    아니. 이렇게까지 쉽다는 건, 자기도 평소에 때리면서 실은 이래도 되는 건지 어떤지 불안했던 건가? 내가 매번 헤실헤실 웃으면서 넘어가니까 계속된 것뿐이고.

    "사라. 이 손자국들을 봐. 이걸 보고 나한테 뭐 할 말 없어?"

    "읏…미, 미안…."

    내가 목소리를 깔고 질문하자, 사라는 차마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면서 조그만 목소리로 사과했다.

    "말로만?"

    "그, 그럼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데?"

    "핥아."

    "……뭐?"

    "손바닥 자국들을 전부 계속해서 자국이 없어질 때까지 핥아."

    "이, 이 변태 역시 그런 걸 시키려고…!"

    눈치 채는 게 늦단다, 사라야.

    애초에 너랑 내가 왜 방에 왔는지 생각해봐.

    성행위로 연결되는 게 당연하잖아!

    내 사고는 언제나 기승전섹…아니. 밤에만 말이야. 밤에만.

    "그래서 안 할 거야?"

    "으으으…알았어! 할게! 하면 되잖아! 이 변태!"

    야. 그렇게 속았단 표정으로 노려보지 마라.

    일단 아팠던 건 사실이라고? 뭐 살짝 리액션에 과장이 들어가긴 했지만, 그 정도는 애교로 볼 수 있는 수준이고 말이야.

    "너 나한테 오빠라고 몇 번 말해야 되는지 알지?"

    "이잇…오…."

    "아니. 지금 할 필요 없어. 핥으면서 해."

    "무…! 하아…진짜 이 변태랑 있으면 피곤해."

    "그래? 그럼 다른 애랑 바꿀…아니. 미안. 잘못했어. 난 오늘 밤 사라랑 있고 싶으니까 제발 같이 있어줘."

    그렇게 울 것 같은 표정이 될 거 없잖아.

    "훌쩍. 흥. 어쩔 수 없네."

    사라는 날 밀치듯이 침대 위에 눕히고는, 자신도 천천히 옷을 벗은 후 내 위에 올라탔다.

    "아, 잠깐만."

    모두 모여 얘기를 하다 온 탓에, 그러고 보니 둘 다 씻질 않았다.

    사라야 나중에 씻어도 상관없다 쳐도, 내 몸은 씻어두는 편이 좋을지도.

    일단 실비아와 한 다음에 정령으로 씻긴 했지만, 그래도 지금부터 사라가 핥아야되니까 말이다.

    나는 물의 정령을 불러내어 내 몸과, 그리고 덤으로 사라의 몸도 씻겨줬다.

    "피이. 바보. 별로 그렇게까지 신경 안 써도 되는데."

    사라도 내가 신경을 써줬다는 걸 알았는지, 피식 웃으면서 내 가슴에 입을 맞춰왔다.

    "너 또 바보라고 했다."

    "핥으면서 오빠라고 해주면 되는 거잖아. 안 그래 오빠? 아음. 쪽. 할짝. 이렇게 하면 되는 거야?"

    "응. 그래. 그거야."

    이제는 거의 보이지도 않는 손자국을 따라 그리듯, 사라는 혀를 내밀고 내 가슴 위에 혀가 기어 다니게 만들었다.

    표면은 말랑말랑하면서도 상당히 탄력 있는 미끈한 혀가 내 가슴 위를 기어 다니는 감촉은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겉보기엔 쿨하기 그지없는 사라가 눈을 치켜떠서 내 얼굴을 올려다보면서 핥고 있는 거니까 말이다.

    피부에 느껴지는 감촉뿐 아니라 그 광경에 의한 정신적 만족감도 상당했다.

    "진짜로…그런 멍청해 보이는 얼굴이나 하고. 바보 오빠…. 방에 들어올 때부터 한 행동 전부 이런 거나 시키려고 그런 거였어?"

    "아니. 진짜로 아프긴 했다니까. 반성 좀 하라는 의미에서."

    "나, 나도 반성을 안 하는 건 아니야. 하지만 구워…오빠가 맨날 바보 같은 짓을 하니까…."

    "혀는 떼지 말고."

    "정말…음…쪽. 하음…."

    좀 더 불평하고 싶다는 얼굴을 하면서도, 사라는 순순히 내 가슴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는 천천히, 천천히 위를 타고 올라오더니, 내 쇄골 쪽을 낼름낼름 핥기 시작했다.

    아니. 거긴 맞은 기억이 없는데.

    손자국 있는 거 맞아?

    "사라?"

    "음…쪽. 응? 왜 오빠?"

    "헤헷. 아무것도 아냐."

    뭐, 아무렴 어때. 우리 귀여운 사라가 핥아주고 있는 건데.

    사라는 다시 천천히 내려가서 내 가슴에 키스 세례를 퍼붓더니, 이번엔 내 옆구리 쪽에 입을 맞춰왔다.

    "하핫, 사라야. 거긴 좀 간지러…."

    "뒤로 돌아."

    "응?"

    "손자국이 제일 많은 건 등일 거 아냐?"

    아니. 뒤로 돌아버리면 시각적 만족감이 충족되지 않으니까 등은 하지 않아도…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러면 또 이렇게 핥으라고 한 명분이 사라져버린다.

    할 수 없지. 마사지 받는 기분으로 등도 조금 맡겨볼까.

    내가 뒤를 돌아눕자, 사라는 내 엉덩이 쪽에 자신도 엉덩이를 내리고 걸터앉았다.

    "이, 이렇게나…미안…."

    등은 앞쪽보다 손자국이 조금 더 있었던 건지, 사라는 순간 또 울먹이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면서 내 등을 자신의 손으로 살며시 쓰다듬었다.

    얘도 은근히 눈물샘이 약하다니까. 생긴 건 바넷사 뺨치게 쿨하게 생긴 주제에.

    뭐, 그게 사라의 매력이지만 말이야.

    애초에 얘가 이런 태도를 보이는 상대는 나뿐이기도 하고.

    잠깐 동안 내 등을 어루만지던 사라는, 다시 몸을 숙여서 먼저 내 목에 살며시 입을 맞춰왔다.

    목 역시도 맞은 기억은 전혀 없었지만, 뭐 기분 좋으니까 됐다.

    내 목에 쪽쪽하고 몇 번이나 키스를 한 후, 사라는 겨우 입을 등으로 옮겨갔다.

    하지만 가슴을 핥았던 것처럼 등 여기저기를 오가며 핥는 게 아니라, 척추를 타고 내려가듯이 목에서부터 쭈욱하고 점점 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 야.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 벌써 허리까지 왔잖아. 어디까지 내려갈 셈인데? 왜 멈추지 않는 건데? 그 이상 내려가면….

    "으아악! 야! 잠깐! 뭐하려는 건데?!"

    "응? 그냥. 엉덩이도 때린 것 같아서."

    내가 화들짝 놀라서 외치자, 사라가 쿡쿡 웃으면서 대답했다.

    이 녀석…아까까진 울먹였던 주제에. 울다가 웃으면 똥구멍에…아니. 그럼 곤란한 건 나잖아.

    젠장! 치사하다!

    "엉덩이 맞은 적 없거든! 애초에 손자국이 있는 곳만 핥으면 된다고 했잖아!"

    "어머. 그러면 너무 미안하잖아. 제대로 사죄하려면, 자국이 없더라도 때린 데는 전부 핥아주지 않으면."

    "됐거든! 그러니까…야! 됐다니까! 내가 괜찮다고 하잖아!"

    "아니. 오빠가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내 맘이 편치 않아. 그러니까 피하지 말고 빨리 엉덩이 대! 이 기회에 평소 내가 엉덩이를 공격당하면서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겠어!"

    "야! 너 지금 본심이 흘러나오고 있거든! 미안하긴 무슨! 그럴 속셈으로 뒤 돌라고 한 거였냐?! 야! 진짜로 안 떨어져?! 야! 엉덩이에서 떨어져!"

    "포기하고 빨리 엉덩이 대!"

    "난 그런 취미 없거든! 애초에 넌 뭔 애가 입으로…더럽다곤 생각 안 하냐?!"

    "괜찮아. 구워…오빠 몸에 더러운 구석 따윈 하아아나도 없어!"

    사라는 마치 준비라도 했다는 듯이 생긋 웃으면서 내게 그렇게 말했다.

    어째선지 들어본 적 있는 대사다.

    위험해. 정말로 위험해. 사라 이 녀석. 눈이 완전 진지해.

    이대로 가면 내 청년막이…!

    ============================ 작품 후기 ============================

    쿠폰, 추천, 코멘트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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