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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발견
"그럼. 난 이만."
"잠깐. 어딜 도망가려고."
조용히 속삭이고 도망가려고 했지만, 사라가 내 목덜미를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왜? 얘기 다 끝났잖아. 오해는 풀렸고, 난 너희 모두를 다 좋아해. 끝 아냐?"
"남의 성벽을 폭로해놓고 어디서 이대로 끝내려고!"
"아, 엉덩이로 느끼는 거 인정하는…크헉! 항복!"
"말해."
"뭐, 뭘?!"
"레이아의 성벽! 말해!"
"아니. 그러니까 레이아는 그런 거 딱히…."
"없을 리가 없네! 뭔가 있을 걸세!"
아니. 그러니까 너희 왜 그렇게 필사적인 건데.
"진정하라고. 왜. 뭐 어때서? 귀엽잖아. 그 정도는. 오히려 그런 점들이 섹스할 때 더 재밌기도 난 좋다고 생각…."
"저와 하는 건 재미없는 건가요?"
"아뇨. 최고에요! 끄악! 그러니 항복이라니까! 사라 네가 때리는 건 진짜로 아프니까!"
"이! 몸! 도! 때! 리! 고! 있! 네!"
아, 응. 넌 귀여우니까 계속 때려도 돼.
나는 어느 샌가 내 가슴에 달라붙어 토닥토닥 때리고 있는 디아나를 바라보며 잠시 흐뭇한 기분이 됐다.
"애초에 레이아는 삽입하면 구미호로 변해서 이성이 없어지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성벽이고 뭐고 모른다고. 그보다 너희들!"
"뭐, 뭐야."
내가 갑자기 강하게 나가자, 사라와 디아나가 움찔하고 몸을 떨었다.
일단 자기들이 떼를 쓰고 있다는 자각은 있는 모양이다.
그래 떼를 썼으면 혼이 나야지.
이제 반격의 시간이다.
"그보다 재밌는 얘길 들었는데. 내 본처니 뭐니 하면서 싸울 때, 사라 넌 분명히 엉덩이로 하는 걸 자랑했었지? 그리고 디아나는 그걸 듣고 질 수 없다고 생각해서 노출 플레이를 자랑했고."
"그, 그건…."
"그 말은 즉, 너희는 서로의 플레이를 부러워했다는 거다."
"아, 아닐세! 그런 거 아닐세."
"좋아. 그렇게 부러우면 지금 당장 해주겠어. 레이아. 나가있어. 난 지금부터 디아나의 엉덩이에 박아주고 사라에게 박은 채 밖을 돌아…."
"밖이라니! 미쳤어! 진짜 미쳤어!"
"아, 안 돼네! 그런 거 넣으면 찢어지네!"
역시 이 협박은 먹히는군. 역시나 서로의 플레이는 죽어도 하기 싫은 모양이다.
거 봐. 상대가 질색하고 싫어하는 모습을 보라고. 너희 그런 성벽 맞다니까.
"크크큭. 그게 싫으면 얌전히…."
"…구원씨!"
"네, 네?"
내가 비열한 웃음을 띠며 계속해서 협박해나가려고 했을 때, 갑자기 레이아가 비장한 목소리로 날 불렀다.
레이아는 가슴 앞에서 두 손을 마주잡고 살짝 고개를 숙여 기도를 드리더니, 다시 고개를 들고 뭔가를 결심한 눈으로 날 쳐다봤다.
뭐야. 이 기시감. 극히 최근에 본 기억이 있는 행동인데.
"언제까지 저 혼자만 따돌려지는 건 싫어요. 할 거라면 저도 함께…!"
"무우슨 소릴 하는 겐가아아! 안 되는 게 당연하지 않나아아!"
레이아의 선언이 다 끝나기도 전에, 디아나가 양 손으로 머리를 움켜잡고 경악한 얼굴로 외쳤다.
"그, 그래요! 레이아! 정신 차리세요! 레이아는 가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구원의 어리광을 받아주는 게 문제에요! 이 변태의 말을 다 들어줄 필욘 없다고요! 저흰 안 할 거예요! 안 할 거라고요! 누가 노출 플레이 따윌!"
"누가 엉덩이로 할 것 같나! 거긴 배설 기관일세! 섹스를 위한 기관이 아니란 말일세!"
너희 호흡이 잘 맞는 건지 서로 디스하는 건지 둘 중 하나만 해줄래? 헷갈리니까.
잘도 서로를 디스하면서 의기투합할 수 있네.
"그럼 난 이만 나가도 된다는 거지?"
"얼른 나가! 이 변태!"
아니. 사라야. 넌 안 나가게? 여기 디아나 방이다.
그런 의문을 남기면서도, 나는 시키는 대로 방을 나서기로 했다.
후우. 어떻게든 원만히 수습되는 모양이군.
"레이아양은 남게!"
"그래요! 우리 조금 얘기 좀 해요!"
"네에? 구, 구원씨!"
"…힘내."
뭐, 레이아는 아직 좀 더 고생해야 될 모양이지만.
아무리 추궁해도 레이아의 성벽 같은 건 없는데 말이야.
"앞으로 구원의 어리광을 너무 받아주지 않도록 철저히 교육 좀 시켜야겠어요!"
뭐? 그쪽이었어?!
아, 안 돼! 내 유일한 마음의 오아시스를! 천사님을 더럽히지 말아줘!
"괜찮아요. 구원씨. 전 언제라도…꺄응!"
"그. 러. 니. 까! 그게! 문제라는 걸세! 읏! 튀, 튕겨내지 말게! 흐잉…."
내 표정을 읽었는지 레이아가 포근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지만, 디아나의 토닥토닥 공격을 맞고 귀여운 비명을 질렀다.
공격당한 레이아보다, 토닥토닥 공격이 가슴에 의해 튕겨나가진 디아나가 훨씬 더 데미지를 입은 모습이었지만.
아무튼 결국 나는 레이아를 남겨둔 채 방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었다.
"하아. 실비아. 위로해줘."
"위, 위, 위로 말입니까아…. 어, 어떻, 어떻게…."
방에서 쫓겨난 이후, 나는 지나가던. 아니. 지나가는 척하면서 내 주위를 맴돌던 실비아를 포획해서 끌어안고 있었다.
사실 할 일이 없는 건 아니다.
대표적으로 영상 촬영. 하지만 뭔가 아까 너무 기력을 쏟은 느낌이 들어서, 지금은 그런 걸 찍을 기력이 전혀 나지 않았다.
이럴 땐 애니멀테라피…아니. 실비아테라피를 즐기며 심신을 안정시키는 게 최고지.
으음. 오늘도 적당히 좋은 진동이다.
소파 같은 곳에 공간을 만들어서 실비아를 넣어두면 마사지 의자로도 쓸 수 있지 않을까?
아니. 물론 그런 잔인한 짓은 안 한다고. 그냥 그 정도로 좋다는 거지.
하지만 이렇게 실비아를 껴안고 있다 보니, 나는 뭔가가 생각날 듯 말 듯 한 기분이 들었다.
전에 뭔가 다짐했던 것 같은 기분이…아! 실비아 성욕처리!
또 저번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바로 해주자고 다짐했었지!
위험해. 또 까먹을 뻔 했다.
"실비아."
"네, 네에에에…."
"일어서봐."
"후앗! 하앗! 하앗! 하앗! 이, 이번에야 말로 죽는 줄 알았다아…."
내가 팔을 풀고 해방시켜주자, 실비아는 스프링처럼 튀어 올라서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아마 혼잣말이겠지만, 숨을 거칠게 쉬고 있다 보니 자연히 목소리도 커져서 다 들렸다.
아니. 그러니까 사람은 그렇게 간단히 죽지 않는다고 몇 번 말해야…뭐 됐나.
"그럼 실비아. 바지 벗어."
"네…누에에엣!"
야. 그렇게 돌처럼 굳지 마라. 나랑 섹스 하는 게 처음도 아니잖아.
"여, 여기서 말입니까?! 이, 이런 대낮부터…저, 전! 으읏!"
아, 그러고 보니 여기 응접실이었지.
그러고 보니 실비아도 디아나가 밖에서 한다는 얘길 들었을 거다.
얘도 내가 그런 취미라고 생각하는 건가.
뭐, 그래서 이렇게 놀라고, 저렇게 결연한 표정까지 짓고 있는 거겠지.
디아나야. 봤냐? 사라도 그렇고, 보통 노출 플레이를 강요받은 사람의 반응은 저렇다고.
너처럼 흥분하면서 음부를 꾹꾹 조이고 허리를 흔드는 게 아니라.
"아니. 일단 방에 가자."
"이, 일단…!?"
아니. 그건 그냥 아무 의미 없이 뱉은 말이야.
나는 내가 노출 플레이를 좋아한다는 실비아의 오해를 고쳐주지 않고, 그대로 그 손을 붙잡고 방으로 향했다.
당연하잖아. 나도 일단 우리 애들의 명예는 생각한다고.
어젯밤에도 상대가 레이아니까 그렇게 쉽게 말했던 거고, 오늘도 우리 애들 셋만 불렀잖아.
다른 애들한테까지 전부 사라나 디아나의 성벽을 털어놓을 생각은 없다고.
"그럼. 벗어주실까."
"우…자, 잠깐, 잠깐 기다려주실 수…."
아까는 그렇게 결연한 표정을 지었던 실비아였지만, 내가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거라고 알게 된 순간 다시 평소대로 덜덜 진동하며 약해졌다.
실비아의 그런 모습을 보고 나는 스스로의 타이밍이 엄청나게 좋았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벗어."
"우으으으…."
내가 다시 한 번 말하자, 실비아는 살짝 울상이 되면서도 천천히 옷을 벗어갔다.
일단 상의부터. 디자인보단 활동성을 중시하는 걸로 보이는 윗옷을 벗자, 실비아의 새하얗고 가녀린 신체라인이 드러났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기사라곤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몸이다.
겉보기로만 따지면 디아나만큼이나 힘이 없어 보이고, 게다가 기본적으로 밖에서 활동하는 직업인데도 피부가 엄청나게 하얗다.
외견만 보면 그야말로 명문 귀족가의 영애란 말이 절로 튀어나오는 모습니다.
아니. 외견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그렇기는 하지만 말이야.
아무튼 그렇게 드러난 상체에는, 이건 또 디자인보단 활동성을 중시한, 이른바 스포츠 브라라고 불리는 물건이 착용되어 있었다.
새하얀 스포츠 브라가 실비아의 새하얀 피부에 무척이나 잘 어울리기는 하지만, 얘 브래지어를 차는 의미가 있기는 한 걸까?
아, 유두가 쓸리면 아프니까…아니. 이 이상 실례되는 생각은 그만두자. 예쁘면 된 거다. 예쁘면.
상의를 벗어서 가지런히 접어 발 옆의 바닥에 천천히 내려둔 실비아는, 잠깐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이번엔 브래지어에 손을 댔다.
역시나 하반신을 드러내는 것보다 위쪽부터 전부 벗는 걸 택했군.
그럴 것 같았어.
"우으…. 후우우…."
브래지어까지 벗고 상체를 완전히 노출시킨 실비아는, 뭔가 각오를 다지듯 한 번 심호흡을 하더니, 자신의 바지를 한 번에 내렸다.
아니. 정정하자.
바지와 팬티를 잡고 한 번에 내렸다.
팬티가 흠뻑 젖은 모습을 보면 더 티가 날 테니까 말이야.
시도는 좋았다고 해주지.
네 고간부터 발목까지 내린 바지 사이에 투명하고 끈적끈적한 액체의 실이 이어져 있는 게 아니었다면 완벽했을 텐데 말이야.
"흐아읏!"
나는 굳이 실비아의 음부를 만질 것도 없이, 실비아의 허벅지 사이에 한 손을 집어넣었다.
손바닥을 위로 향하고 잠시 그 자리에 가만히 손을 놓고 있자, 실비아의 허벅지가 부들부들 떨림과 동시에 실비아의 음부에서 투명한 애액이 뚝뚝하고 손바닥 위로 떨어져 내렸다.
"실비아."
"네, 네엣!"
내가 이름을 부르자, 실비아는 마치 혼날 걸 두려워하는 것처럼 나와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몸을 떨었다.
"내가 전에 분명 말했지? 이렇게 되기 전에 날 찾아오라고."
"우…네에…."
"언제부터 이랬어?"
"그, 그건…."
"설마 내 질문에 대답 못 하겠다는 건 아니겠지?"
"서, 성에서 돌아온 다음부터…입니다…."
"…뭐?"
예상보다 엄청 오래 됐잖아!
난 또 기껏해야 며칠 안 됐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가. 설마 던전에서 평소보다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도!
그냥 평소보다 난이도가 낮은 곳을 돌아다니느라 그런 거라고 생각했는데.
설마 나한테 닿을 때마다 흥분하고 있었던 거냐?!
"왜 말 안 한 거야?!"
"하, 하지만 저 때문에 던전 탐험을…."
"그런 거 하루 늦어져도 아무 상관없잖아!"
"죄, 죄송합니다."
"하아…. 이리와."
나는 실비아의 몸을 당겨서, 부들부들 떨리는 그 몸을 꽉 끌어안아줬다.
애초에 또 신경을 못 쓴 내 잘못도 있고. 마냥 실비아한테 화를 내는 건 부당한 거겠지.
"다시 한 번 말할게. 다음부턴 꼭 말해야한다?"
"구, 구원니이이임…우아우으으…."
내가 실비아의 복슬복슬한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부드럽게 중얼거리자, 실비아가 몸을 배배 꼬면서 반쯤 죽어가려고 했다.
"야. 사람이 좋게 말하는데 죽으려고 하지 마라."
"무, 무리, 무리입니다아…."
아니. 무리라니. 그럴 땐 좀 더 근성을 보이라고.
던전 탐험 할 땐 기사답게 근성이 넘쳐흐르는 주제에 말이야.
"하지만, 이렇게 말로 해선 또 실비아는 내 말을 들어주지 않겠지."
"…흐엣?"
상냥하게 대해주자 점점 행복사에 다가가던 실비아였지만, 내가 그렇게 중얼거리자 순식간에 모든 행동이 우뚝하고 멈췄다.
그리곤 대체 무슨 상상을 한 건지, 다시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너 말이야. 결국 어느 쪽이든 진동하는 건 마찬가지구나.
"지금부터 실비아가 좀 더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특훈을 하겠습니다."
"으엣?! 엣?! 솔직?!"
"그래. 실비아가 솔직하게 내게 섹스 부탁을 못하는 이유. 그건 즉! 부끄럽기 때문이다!"
"아, 아, 아닙니다! 잘못하면 죽을까봐! 죽을까봐 그런 겁니다! 전 생명의 위기를…!"
실비아는 사태의 심각성을 점점 이해하기 시작했는지, 필사적인 모습으로 반론해왔다.
너 아깐 던전이 어쩌고 하지 않았었냐?
그럼 그건 거짓말이었단 말이야? 실망이다! 실망이다 실비아! 설마 네가 나에게 거짓말을 할 줄이야!
"그러니 지금부터 실비아는 섹스를 부탁하는 것보다 더 부끄러운 경험을 해서, 그걸 극복해내는 거다!"
실망감에 가득 찬 난 그런 실비아의 반론을 완전히 무시하고 내 할 말만 계속했다.
"으, 으아아아아앙! 어, 어머니이! 실비아는 먼저 여신님의 곁으로오오!"
결국 자신이 어떤 꼴을 겪게 될지 직감할 실비아는, 모든 걸 포기한 표정으로 오열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좋아도 그렇지, 그렇게 몸을 떨면서 눈물까지 흘릴 정도로 좋은 거냐?
너무 그렇게 기뻐하면, 이런 멋진 계획을 생각해낸 몸으로서 나도 괜히 으쓱해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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